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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라이(Panerai)는 올해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Watches and Wonders Geneva 2021)에서 유네스코 산하 정부 간 해양위원회(IOC-UNESCO)와의 파트너십을 공표하고 오는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 개발을 목표로 한 공동의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더불어 전례 없이 높은 비율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신제품까지 선보여 브랜드의 새로운 방향성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떠한 큰 변화가 있는지 지금부터 주요 노벨티를 통해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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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mersible eLAB-ID Concept 
섭머저블 e랩-아이디 PAM01225

파네라이는 최근 에코 티타늄™(EcoTitanium™)을 비롯해 재활용 PET 스트랩 등 각종 재활용 소재를 컬렉션에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최대 화두로 부상한 지속가능성 이슈에 관한 리치몬트 그룹 및 파네라이의 화답이라 할 수 있는데요. 근래 각종 카탈로그와 브로슈어, 포장재도 산림관리협의회(Forest Stewardship Council, FSC®) 인증 받은 지속가능성 요건을 충족하는 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연장선상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올해부터 유네스코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향후 10년 간 이어질 프로젝트의 장대한 서막을 열기 위해 이들은 도무지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컨셉 워치를 기필코 완성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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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머저블 컬렉션을 통해 선보인 e랩-아이디 컨셉 워치는 전체 중량의 98.6%을 오롯이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케이스, 다이얼, 스트랩 정도만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전적이 있는 파네라이로서는 가히 파격적인 시도인데요. 시계를 구성하는 거의 대부분의 요소를 이 정도 높은 비율의 재활용 소재로 완성한 예는 파네라이가 세계 최초이고, 앞으로도 아마 비슷한 예가 나오기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참고로 e랩의 e는 생태학을 뜻하는 단어 에콜로지(Ecology)의 이니셜이고, 랩-아이디(LAB-ID)란 이름은 지난 2017년 장장 50년 워런티를 강조하며 출시한 루미노르 모델(PAM00700)에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네라이의 매뉴팩처를 칭하는 아이디어 워크샵(Laboratorio di Idee)에서 따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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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머저블 e랩-아이디는 44mm 직경의 케이스 전체를 재활용 티타늄 소재인 에코 티타늄™으로 제작했습니다. 케이스 바디는 물론 레이저 인그레이빙으로 양각의 스케일을 새긴 단방향 회전 베젤, 특허 받은 세이프티 락 크라운 보호장치, 스크류 타입의 케이스백과 스트랩에 사용된 버클까지 전부 에코 티타늄™을 사용한 것입니다. 관련해 2018년부터 파네라이에 에코 티타늄™ 케이스 제조 노하우를 공유한 에라메트(Eramet)가 어김없이 협력 업체로 참여했습니다. 에라메트와 母기업인 오베르 & 듀발(Aubert & Duval)은 우주항공산업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고성능 재활용 티타늄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 덧붙여, 파네라이 정도의 세계적인 브랜드가 외주 부품 공급 업체를 이렇게까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이례적인 일입니다. 자사 매뉴팩처 능력 밖의 솔루션은 해당 전문 업체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차근차근 노하우를 쌓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무조건 자신들이 다했다고 외치는 쪽보다는 훨씬 상식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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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앞서 시계 전체 중량의 98.6%가 재활용 소재라고 강조한 것에서 예상할 수 있듯, 케이스 뿐만 아니라, 파네라이를 상징하는 특징적인 샌드위치 다이얼과 무브먼트의 메인 플레이트 및 브릿지까지 에코 티타늄™으로 제작했습니다(반면 핸즈는 재활용 골드 소재를 사용). 그램 수를 기록하진 않았지만 당연히 시계 무게도 엄청 가볍겠지요?! 참고로 다이얼만 협력사가 다릅니다. 혁신적인 레이저 커팅 기술을 보유한 프로 카드랑(Pro Cadrans)이라는 업체가 공급 받은 에코 티타늄™을 바탕으로 오직 파네라이에만 공급하는 샌드위치 다이얼을 완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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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워 마커와 핸즈에 코팅한 발광도료인 슈퍼루미노바까지 특수한 프로세스 노하우를 통해 재활용한 슈퍼루미노바를 사용했습니다. 야광도료까지 재활용한다? 상식을 뛰어넘는 발상을 실현한 것부터가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섰음을 의미합니다. 관련해 여러 시계 브랜드에 발광도료를 납품하는 스위스의 RC 트리텍(RC Tritec)과 발광 물질을 연구하는 출자 회사인 모니코(Monyco)가 파트너로 참여했고, 이들에게는 최초로 파네라이가 재활용 슈퍼루미노바를 사용한 레퍼런스로 남게 되었습니다. 한편 전면 돔형의 사파이어 크리스탈도 재활용 사파이어를 사용했으며, 노보 크리스탈(Novo Cristal)이 파트너사로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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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는 3일(약 72시간) 파워리저브 성능의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 P.900e를 탑재했습니다. 칼리버 넘버가 익숙하지요? 기존의 P.900의 설계를 기반으로 하지만 브라스 재질이 아닌 에코 티타늄™으로 플레이트와 브릿지를 제작했습니다(단, 로터는 재활용 골드 소재를 사용). 그런데 이스케이프먼트와 헤어스프링 등 주요 부품은 100% 재활용된 실리콘을 사용했습니다. 첨단 실리콘도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걸 이번 기회에 처음 알았네요. 관련해 프랑스의 재활용 실리콘 솔루션 개발 회사인 실트로닉스 ST(Siltronix ST)와 스위스의 실리콘 부품 공급 업체로 유명한 시가텍(Sigatec SA)이 파네라이 에콜로지코 프로젝트를 위해 의기투합했습니다. 솔리드 에코 티타늄™ 케이스백을 사용해 무브먼트는 노출하지 않습니다. 케이스 방수 사양은 300m. 한편 스트랩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바탕으로 패브릭 질감이 나도록 처리했습니다. 9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스트랩 제조사 모렐라토(Morellato)가 파트너로 참여했습니다. 파네라이는 해당 스트랩을 가리켜 그리지오 로씨아(Grigio Roccia)로 칭하고 있습니다. 

시계 역사상 전례 없이 높은 비율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섭머저블 e랩-아이디(Ref. PAM01225)는 컨셉 워치로 현재로서는 구매 가능한 제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내년 안에는 상용 모델을 30피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내년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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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minor Marina eSteel™
루미노르 마리나 e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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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소재를 향한 파네라이의 집요한 도전은 또 다른 메탈 소재로 향하고 있습니다. 재활용 스테인리스 스틸을 기반으로 한 e스틸™이 그것입니다. 관련해 파네라이는 프랑스의 철강 제조 업체인 우기텍(Ugitech)과 손잡았습니다. 외장 케이스 전체 및 컬러 샌드위치 다이얼을 재활용한 e스틸™로 제작한 것입니다. 이로써 시계 전체 중량의 약 58.4% 정도가 재활용 소재로 이뤄져 있습니다. 앞서 보신 컨셉 워치 e랩-아이디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루미노르 마리나 e스틸™은 바로 상용 출시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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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노르 마리나 e스틸™은 직경 44mm, 두께 15.45mm 사이즈에 쓰리 핸즈 데이트 형태를 띠고 있는 루미노르 컬렉션의 가장 베스트셀러 디자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이얼은 폴리시드 및 은은하게 그라데이션 마감한 다크 블루, 그린, 그레이 3가지 컬러를 지원하는데, 파네라이는 다이얼 컬러에 따라 제품명도 이탈리아어로 블루 프로폰도(Blu Profondo), 베르데 스메랄도(Verde Smeraldo), 그리지오 로차(Grigio Roccia)로 칭하고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다이얼 하단에 'eSteel' 로고를 프린트했는데, e 이니셜만 기울어진 형태로 그린 혹은 터콰이즈 컬러 처리해 포인트를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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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면 크라운도 다이얼 컬러와 같게 PVD 코팅 마감했습니다. 스트랩은 재활용된 텍스타일(직물) 스트랩을 사용하고, 다이얼과 어울리는 컬러로 염색해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주고 있습니다. 러그 안쪽에 조작 가능한 코렉터 형태를 띠고 있어 시계 구매시 함께 제공되는 도구를 이용하면 간편하게 여분의 스트랩으로 교체하며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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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버전 공통적으로 무브먼트는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 P.9010을 탑재했습니다(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 72시간). e스틸™로 제작한 스크류 타입의 케이스백으로 무브먼트는 노출하지 않으며, 300m 방수를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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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노르 마리나 e스틸™ 에디션은 블루 프로폰도(Ref. PAM01157), 베르데 스메랄도(Ref. PAM01356), 그리지오 로차(Ref. PAM01358)은 리미티드 에디션이 아닌 레귤러 모델로 출시하며, 리테일가는 세 제품 동일하게 각각 8천 500 유로(EUR)로 책정됐습니다. 참고로 그린 다이얼인 베르데 스메랄도(Ref. PAM01356) 버전은 전 세계 지정된 파네라이 공식 부티크와 온라인 샵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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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어느 때보다 재활용 소재에 천착한 파네라이의 의미 있는 도전의 결실을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았나요? 이러한 활동들이 단기간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계속 이슈화되고 전 컬렉션에 확대되어 나아가 여러 브랜드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면 시계 업계에 정말 거센 변화의 바람이 휘몰아치게 될 겁니다. 이미 리치몬트 그룹 소속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는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고 다각적으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파네라이는 고급 시계 브랜드의 재활용 소재 도입에 갖는 편견을 정면 돌파하면서 여전히 고급스럽고 차별화한 디테일, 한층 정교한 완성도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제 평가는 파네리스티들을 포함한 시계애호가들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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