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틀링(Breitling)이 1960년대 인기를 모은 자사의 역사적인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 탑 타임(Top Time)을 새롭게 부활시켰습니다. 당시 출시한 몇 종의 버전 중 투 카운터 바탕을 대칭으로 삼각뿔처럼 형상화한 특정 모델을 충실하게 재현했는데요. 미국의 작가 존스턴 맥컬리(Johnston McCulley)가 창조한 가상의 멕시코 영웅 조로(Zorro)의 마스크를 연상시킨다 해서 일부 컬렉터들로부터 '조로 다이얼'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 1960년대 중반 제작된 오리지널 탑 타임 '조로 다이얼'
직경 36mm, 비너스 수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188
새로운 브라이틀링 탑 타임 리미티드 에디션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선보이며, 케이스 직경은 41mm, 두께는 14.27mm, 양면 반사 방지 코팅 처리한 박스 형태의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라스로 다이얼을 보호합니다. 오리지널 모델과 마찬가지로 회전 베젤을 생략한 간결한 라인이 돋보입니다. 사실 케이스 및 푸셔/크라운 형태만 봐서는 1965년 제작한 블랙 다이얼 바탕에 화이트 카운터를 갖춘, 리버스-판다 다이얼 모델과 더 닮아 있습니다. 해당 모델은 이안 플레밍 원작의 네 번째 007 시리즈 영화 '007 썬더볼(Thunderball)'에도 등장해 훗날 탑타임 '썬더볼'로 불리기도 했는데요. 가장 유명한 탑 타임 모델을 바탕으로 조금은 더 유니크한 '조로 다이얼' 디자인을 접목함으로써 나름의 방식으로 레트로 디자인을 재해석한 셈입니다.
미색을 띠는 실버 오펄린 다이얼에 십진법 기반의 눈금과 초 단위 눈금, 그리고 바형의 아워 마커가 놓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오리지널 '조로 다이얼'과 마찬가지로 투 카운터를 바탕으로 검은 띠를 두른 듯한 특유의 개성적인 디자인을 적용했습니다. 스네일 마감한 카운터 중앙은 다이얼 컬러와 같게 실버 컬러 처리해 투-톤의 시각적 대비 효과가 두드러집니다. 끝이 뭉툭하면서 레드 액센트를 입힌 핸즈 디자인은 오리지널 탑 타임의 그것과도 닮아있지만, 분과 초 카운터의 핸드 디자인은 다소 생소합니다. 주사기를 연상시키는 시린지(Syringe) 핸드는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에 걸쳐 제작된 슈퍼오션(Superocean) 모델(Ref. 2105)을 떠올리게 합니다. 반면 3시 방향의 분 카운터 일부를 레드 액센트 처리한 건 오리지널 모델과 같습니다.
예상 밖으로 무브먼트는 프리미에르처럼 수정한 B01 칼리버가 아닌, ETA 7753 베이스를 수정한 칼리버 B23을 탑재했습니다(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 48시간). 어김없이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 인증을 받았으며, 스틸 소재의 스냅식 케이스백을 채택해 무브먼트는 따로 노출하지 않습니다. 케이스 방수 사양은 30m.
- 새롭게 도입한 '디지털 패스포트' 보증 프로그램
한편 탑 타임 리미티드 에디션은 브라이틀링이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한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패스포트(Digital passport)가 함께 제공되는 첫 번째 제품입니다. 시계 구매시 별도의 전산화 작업을 통해 사용자와 제품을 등록하는 기존의 보증 시스템을 대신해,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정품 여부와 소유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계의 소유자는 언제든 해당 시계의 디지털 패스포트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고, 원하는 경우 간단한 처리를 통해 소유권을 이전할 수도 있습니다. 오데마 피게, 바쉐론 콘스탄틴, MB&F 등 최근 몇몇 시계제조사들도 멤버로 가입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보안 전문 회사 아리아니(Arianee)와의 협업을 통해 해당 디지털 보증 프로그램을 지원합니다.
브라이틀링 탑 타임 리미티드 에디션(Ref. A23310121G1X1)은 총 2,000피스 한정 제작되었으며, 브라이틀링 e-커머스 채널을 통해 우선적으로 선보이고 추후 요청에 따라 선택된 브라이틀링 부티크에서도 구매가 가능할 예정입니다. 참고로 리테일가는 4천 950 스위스 프랑(CHF)으로 책정됐습니다.
왜 방수성능까지 복각을 하는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