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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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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독립 시계제조사 RJ(舊 로맹 제롬)는 지난해 마블(Marvel)과 손잡고 인기 슈퍼히어로 캐릭터인 스파이더맨(Spider-Man)에서 착안한 동명의 리미티드 에디션을 성공적으로 런칭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마블과의 두 번째 협업 에디션을 역시나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브랜드 최초로 센트럴 투르비용 무브먼트를 탑재함으로써 더욱 더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지금부터 화제의 주인공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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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 스파이더맨 투르비용(Arraw Spider-Man Tourbillon)은 기존의 스카이랩(Skylab) 케이스 디자인을 이어가면서, 외장 소재에 따라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됩니다. 하나는 미들 케이스는 물론 베젤, 러그까지 블랙 카본과 함께 케이스 양 프로파일 위아래로 돌출한 일명 RJ 범퍼(RJ Bumpers™) 장식은 블랙 러버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블랙 카본 베이스에 레드 컬러 파이버글라스(Fiberglass)를 레진과 함께 주입해 완성한 독자적인 컴포지트(합성) 소재를 케이스 및 베젤, 러그에 적용했습니다(범퍼 장식은 카본 버전과 마찬가지로 블랙 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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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상 블랙과 레드 컬러 버전으로도 분류할 수 있는데, 스파이더맨의 코스튬을 연상시키는 후자(레드 & 블랙 컴포지트 케이스) 쪽이 한눈에도 더 유니크하고 제품명에 부합하는 느낌입니다. 두 버전 공통적으로 케이스 직경은 45mm이며, 100m 정도의 방수 사양을 보장합니다. 한편 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삽입한 케이스백의 소재는 5등급 티타늄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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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인 무브먼트는 RJ 자체 워크샵에서 100% 인하우스 개발, 제작한 새로운 수동 센트럴 투르비용 칼리버 RJ-7000을 탑재했습니다. 센트럴 투르비용 워치를 선보이는 제조사는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그리 많지 않은데요. 메이저 브랜드 중에는 오메가가 대표적으로 유명하고, 코럼, 비애니 할터, 하이섹, 할디만과 같은 일부 마이너한 독립 시계제조사들도 센트럴 투르비용 모델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6일이 넘는(약 150시간) 긴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커다란 직경의 싱글 배럴 위에 기어트레인이 포개어지고, 제일 상단 중앙에는 스파이더맨의 상징인 스파이더 웹(거미줄)을 연상시키는 모양의 투르비용 케이지가 남다른 위용을 뽐내며 분당 1회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풀-스켈레톤 무브먼트의 브릿지 일부를 스파이더맨 마스크의 눈을 형상화하고 블랙 PVD 코팅 마감해 강조함으로써 시계를 정면에서 봤을 때 누구나 쉽게 제품 컨셉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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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투르비용은 투르비용 메커니즘을 전면에 강조하기 때문에 특유의 개성은 분명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어트레인의 구조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아날로그 핸드를 정렬하고 시간을 표시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이럴 때는 오메가의 선례가 그러했듯, 플래니터리 기어 시스템(Planetary gear system)과 함께 360° 회전하는 페리페럴(Peripheral)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는데요. RJ 역시 바로 이러한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오메가나 할디만처럼 일반적인 핸드 형태를 포기하고, 무브먼트의 한 일부처럼 보이는 독특하게 생긴(혹은 거미의 다리를 연상시키는) 스켈레톤 핸드를 사용한 것입니다. 그래서 언뜻 봐서는 뭐가 시를 가리키고, 뭐가 분을 가리키는지 잘 모르겠는데, 단번에 시간을 확인하기 어렵다면 가독성은 좋지 못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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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페럴 방식은 우리에겐 브레게, 피아제, 예거 르쿨트르, 불가리 등 일부 제조사들의 울트라-씬 자동 무브먼트의 로터 설계를 통해 비교적 친숙한 편입니다. 하지만 이들과 달리 RJ는 센트럴 투르비용 케이지의 회전 운동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표시하기 위해 페리페럴 방식을 응용하고 있습니다. 메인 플레이트 외곽에 두 겹으로 기어 링을 추가하면서 입체적인 구조의 양 핸드를 다시 중앙의 기어트레인과 맞물리게 함으로써 타임 디스플레이를 가능하도록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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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비용 케이지 상단 좌측의 펼쳐진 형태의 핸드가 시를, 우측의 가운데가 뚫린 형태의 핸드가 분을 가리킨다. 
위 사진 속 시계를 기준으로 하면, 현재 시각은 11시 4분. 

왜 굳이 이렇게 생긴 핸드를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스켈레톤 무브먼트의 한 일부처럼 감춰진(?) 형태를 띰으로써 다이얼에 드러나는 무브먼트의 기계적인 측면이 한층 더 부각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참고로 센트럴 투르비용 케이지는 스틸에 비해 훨씬 가볍고 단단한 5등급 티타늄으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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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시계는 일반적인 형태의 크라운이 없는데요. 수동 무브먼트임을 감안하면 와인딩은 그럼 어떻게 할까요? 정답은 케이스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5등급 티타늄 케이스백 안쪽 홈에 놓여진 후프 형태의 부품을 들어 올려 감아주면 와인딩이 됩니다. 후프 와인딩 장치의 중앙 고정부에는 또한 거미 프린트를 추가해 스파이더맨 스페셜 에디션임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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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패키지에서도 스파이더맨 컨셉을 확인할 수 있다. 

스트랩은 블랙 러버 바탕에 내열성 및 내구성이 뛰어난 블랙 폴리아미드를 덧대었습니다. 또 양 러그 쪽은 스파이더(거미) 로고로 장식했군요. 그리고 아로 컬렉션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인터체인저블(Interchangeable) 방식을 채택해 러그 중앙의 돌출된 부품을 눌러 누구나 간편하게 스트랩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버클은 블랙 PVD 코팅 마감한 티타늄 소재의 폴딩 클라스프를 장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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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첫 센트럴 투르비용 무브먼트와 함께 야심 차게 선보인 RJ의 아로 스파이더맨 투르비용은 레드/블랙 컴포지트 케이스 버전(Ref. 1C45T.BBBR.1023.PR.SPM19)과 블랙 카본(일명 '스텔스') 버전(Ref. 1C45T.BBBR.1010.PR.SPM19) 각각 10피스씩 한정 제작되었습니다. 리테일가는 전자가 9만 7,700 달러, 후자가 9만 2,000 달러(USD)로 각각 책정됐습니다. 둘 다 한화로는 1억원이 넘지만 개성적인 투르비용 무브먼트와 특별한 외장 소재, 그리고 무엇보다 컬렉션의 희소성을 감안하면 충분히 수긍할 만한 가격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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