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럭셔리를 표방하는 스위스 시계제조사 프레드릭 콘스탄트(Frederique Constant)가 세상에 등장한지 올해로 벌써 3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1988년 피터 스타스(Peter Stas)와 알레타 스타스(Aletta Stas) 부부는 고품질의 스위스 메이드 시계를 접근 가능한 가격대로 선보일 꿈을 안고 선대의 워치메이킹 전통을 잇겠다는 의미를 담아 아내 알레타의 증조부 할아버지의 이름인 프레드릭(Frédérique)과 남편 피터의 증조부 할아버지의 이름인 콘스탄트(Constant)에서 각각 이름을 따서 조합한 '프레드릭 콘스탄트'라는 브랜드를 설립합니다. 이후 1991년 첫 프로토타입을 완성, 이듬해 총 6가지 종류의 제품을 출시해 큰 성공을 거두고, 마침내 1994년 출시한 첫 하트 비트(Heart Beat) 시계가 소위 대박을 터트림으로써 브랜드의 눈부신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 1992년 출시한 브랜드 첫 시계 중에서
- 1994년 발표한 첫 하트 비트 시계
고가의 투르비용 모델이 아닌 심플한 타임 온리 시계를 통해 오픈 워크 가공한 다이얼 면으로 기계식 무브먼트의 핵심 부품 일부(밸런스 휠과 밸런스 스프링 등)를 노출하는 컨셉은 당시로서는 프레드릭 콘스탄트가 최초로 선보인 것이었다. 하지만 특허 신청을 하지 않아 하트 비트의 대성공 이후로 여러 브랜드에서 앞다투어 이 컨셉을 차용한 사실은 업계에서는 공공연히 알려진 비화다.
나아가 일찍이 인하우스 제조의 중요성에 눈뜬 이들은 완전한 자사 무브먼트 라인업을 목표로 2001년 돌연 매뉴팩처 선언을 하고 대담한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2004년 마침내 첫 결실을 얻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매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여 2018년 현재 기준 연간 16만 개의 시계를 생산하는 스위스 플랑레와트 지역을 대표하는 시계제조사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한편 프레드릭 콘스탄트는 얼마 전 프랑스 파리에서 창립 30주년을 기념한 성대한 행사를 열고, 거침없이 성공 가도를 달려온 브랜드의 지난 30년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 그룹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피터 스타스와 COO인 알레타 스타스 부부가 모두 참석해 자리를 빛냈으며, 2016년 회사를 인수한 일본 시티즌 그룹(Citizen Group)의 고위 관계자들 또한 참석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더불어 이날 행사에서는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은 총 4종의 특별한 리미티드 에디션도 공개되었습니다. 올 초 바젤월드 현장에서도 시제품을 전시해 많은 관심을 모은 퍼페추얼 캘린더 투르비용 매뉴팩처(Perpetual Calendar Tourbillon Manufacture, 혹은 줄여서 QP 투르비용 매뉴팩처)가 그 주인공입니다. 각설하고 2016년 슬림라인 매뉴팩처 라인을 통해 성공적으로 런칭한 퍼페추얼 캘린더 베이스에 투르비용을 결합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통상적인 그랑 컴플리케이션 사양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어찌됐든 프레드릭 콘스탄트가 지금까지 출시한 시계 중에서는 가장 복잡한 기능을 자랑합니다. 특히 브랜드 30주년을 자축하는 이벤트에 이 제품을 공개한 사실에서 프레드릭 콘스탄트가 해당 시리즈에 갖는 높은 자부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퍼페추얼 캘린더 투르비용 매뉴팩처는 3종은 스틸 케이스로, 1종은 18K 로즈 골드 케이스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케이스 직경은 42mm, 무브먼트는 새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 FC-975를 탑재했습니다(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 약 38시간). 총 188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FC-975 칼리버는 앞서 선보인 자동 퍼페추얼 캘린더 칼리버 FC-775의 설계를 바탕으로 다이얼 6시 방향에 위치한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를 제거하고, 대신 해당 다이얼면을 오픈 워크 처리해 투르비용 케이지를 노출하고 있습니다. 2,100년 3월까지 별도의 날짜 조정이 필요 없는 퍼페추얼 캘린더 베이스에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하트 비트를 연상시키면서도(그러나 단순 하트 비트와는 격이 다른) 고급 정밀 시계의 상징과도 같은 투르비용을 더함으로써 나름대로 창립 30주년을 알차게 기념하려는 의지를 불태운 셈입니다. 더불어 첨단 실리시움(실리콘) 소재의 이스케이프 휠과 팔렛 포크를 적용해 진일보한 일면도 보여줍니다.
- 퍼페추얼 캘린더 투르비용 매뉴팩처 스틸 Ref. FC-975MC4H6 (88피스 한정)
- 퍼페추얼 캘린더 투르비용 매뉴팩처 스틸(로즈 PVD) Ref. FC-975MC4H4 (88피스 한정)
2종의 스틸 케이스 버전에는 프레드릭 콘스탄트 특유의 클래식함이 돋보이는 로만 인덱스와 일명 클루 드 파리 기요셰(Clous de Paris guilloché) 패턴이 어우러진 실버 컬러 다이얼을 적용하고, 다른 스틸 버전 1종과 로즈 골드 버전 1종에는 스켈레톤 가공한 실버 컬러 다이얼을 차등 적용해 눈길을 끕니다.
- 퍼페추얼 캘린더 투르비용 매뉴팩처 스틸 Ref. FC-975S4H6 (88피스 한정)
- 퍼페추얼 캘린더 투르비용 매뉴팩처 로즈 골드 Ref. FC-975S4H9 (30피스 한정)
참고로 퍼페추얼 캘린더 투르비용 매뉴팩처의 공식 리테일가는 스틸 클래식 다이얼 버전(Ref. FC-975MC4H6)은 1만 9,495 스위스 프랑, 로즈 골드 PVD 스틸 케이스 버전(Ref. FC-975MC4H4)은 1만 9,995 스위스 프랑, 스틸 스켈레톤 다이얼 버전(Ref. FC-975S4H6)은 2만 995 스위스 프랑으로 각각 책정되었습니다. 스틸 버전 3종은 각각 88피스씩 한정 제작되었고요. 매뉴팩처 퍼페추얼 캘린더 & 투르비용 사양의 하이 컴플리케이션 제품을 스틸 케이스로도 선보인다는 점, 그리고 그 가격대가 한화로 2천만 원대 초중반에 불과한 점에서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저력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반면 1종의 18K 로즈 골드 케이스 버전(Ref. FC-975S4H9)은 브랜드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단 30피스 한정 제작되었으며, 공식 리테일가는 2만 9,995 스위스 프랑(CHF)으로 솔리드 골드 제품임을 감안하고도 3천만 원대 중반의 여전히 매력적인 가격대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디자인 정말 잘 뽑은거 같네요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