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TF뉴스
댓글작성 +2 Points

KIMI-7

조회 4311·댓글 28
15181.jpg

5월 29일 홍콩에서 옥션 하우스 필립스(Phillips)가 주관하는 홍콩 워치 옥션 식스(Phillips Hong Kong Watch Auction: SIX)가 열렸습니다. 출품된 231개의 시계 가운데 216개가 낙찰됐고, 총 판매 수익은 124,633,750홍콩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71억6700만원에 이를 정도로 성황리에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경매는 47개국에서 온 컬렉터를 비롯해 온라인으로 경매에 참가한 인원이 460명이 넘을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최고가를 기록한 상위 10개 제품은 시계 경매 시장의 쌍두마차인 파텍 필립(6개)과 롤렉스(4개)가 싹쓸이했습니다. 수많은 품목 가운데 컬렉터는 물론 애호가의 구미를 당긴 하이라이트 제품을 소개합니다. 

123.jpg

먼저 지난해 탄생 50주년을 맞은 롤렉스 씨-드웰러(Sea-Dweller)의 초창기 모델인 Ref. 1665입니다. 1967년 롤렉스는 서브마리너와 비슷한 디자인에 방수 능력을 향상시킨 씨-드웰러를 소개했습니다. 본래 씨-드웰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상업용 제품이 아니라 해양 연구용 해저 거주 실험인 씨랩(SeaLab)과 텍타이트 해비타트(Tektite habitat) 프로그램 지원을 목적으로 개발한 전문 다이버 워치였죠. 씨-드웰러와 서브마리너를 구분 짓는 가장 큰 차이점은 헬륨 배출 밸브의 유무입니다. 롤렉스는 다이버가 챔버에서 감압 과정을 거칠 때 시계 속으로 침투한 헬륨에 의해 유리가 튀어나오는 걸 막고자 헬륨을 안전하게 배출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헌데 이 씨-드웰러에는 헬륨 배출 밸브가 없습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롤렉스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이루어진 두 실험에 시계를 따로 공급했던 게 원인입니다. 씨랩(해저 185m)과 달리 수중 15m에서 진행된 텍타이트 해비타트는 감압도, 헬륨 배출 밸브도 필요치 않았습니다. 이 시계는 텍타이트 해비타트를 위한 시계였던 겁니다. Ref.1665는 열 개가 채 되지 않는 극소량만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이 시계는 싱글 레드가 아닌 더블 레드 다이얼을 가진 희귀 모델입니다. 이는 연구용으로 제작된 프로토타입이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낙찰가는 4,900,000홍콩 달러(약 6억7500만원)를 기록했습니다. 

지엠티마스터1.jpg

다음은 빈티지 롤렉스, 특히 GMT-마스터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군침을 흘릴만한 모델입니다. 첫 번째 GMT-마스터인 Ref.6542는 다시 볼 수 없는 독특함 덕분에 수집 대상으로 꼽힙니다. 우선 케이스에는 크라운가드가 없습니다. 돌출된 크라운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한 크라운가드는 롤렉스를 상징하는 요소지만 1950년대 프로페셔널 모델을 처음 생산할 당시에는 크라운가드가 없는 모델이 있었습니다. 이 시계도 그중 하나입니다. 허나 가치를 치솟게 만드는 요인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베젤입니다.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양분한 베젤의 소재는 베이클라이트(Bakelite)라고 하는 합성 플라스틱입니다. 롤렉스는 빛 반사가 적은 베이클라이트를 파일럿 워치인 GMT-마스터에 적용했지만 곧 심각한 결함을 발견합니다. 베젤이 쉽게 깨졌던 겁니다. 롤렉스는 후속 모델부터 베젤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했습니다. 베이클라이트 버전은 수리의뢰가 들어오면 베젤을 교체해 주었습니다. 베이클라이트 베젤이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이 시계의 소장 가치는 충분합니다. 낙찰가는 2,125,000홍콩 달러(약 2억9300만원)입니다. 두 가지 이유만으로 낙찰가가 이렇게 높을 순 없겠죠. 진짜 비밀은 크라운에 있습니다. 롤렉스는 매우 드물게 왼손잡이용 시계를 제작했습니다. 왼손잡이용 시계는 무브먼트와 케이스를 180° 돌리기만 하면 될 정도로 제작이 어렵지 않습니다. 헌데 이럴 경우 러그 사이에 숨겨 놓은 일련 번호의 위치가 바뀌고 맙니다. 하지만 이 시계는 롤렉스의 다른 빈티지 스포츠 워치처럼 12시 러그 사이에 제품 번호, 6시 러그 사이에 고유 번호가 새겨져 있습니다. 롤렉스가 처음부터 왼손잡이용을 염두에 뒀다는 걸 유추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낙찰가는 2,125,000홍콩 달러(약 2억9300만원)입니다.

1234.jpg

파텍 필립 최초의 셀프와인딩 모델인 Ref. 2526도 흥미로운 제품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이 시계는 검은색 다이얼과 금색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가 매력적입니다. 브랜드 아카이브를 통해 인증을 받은 모델로, 해당 디자인의 시계가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라고 합니다. 초기 모델답게 로터에 볼 베어링을 사용하지 않은 셀프와인딩 칼리버 12-600 AT을 탑재했습니다. 낙찰가는 2,375,000홍콩 달러(약 3억2700만원)입니다. 

132.jpg

이외에도 1952년부터 1963년까지 65개만 생산된 퍼페추얼 캘린더 Ref. 2438/1(Lot 864), 크로노그래프 퍼페추얼 캘린더 Ref.1518(Lot 985), 어드밴스드 리서치 아쿠아넛 Ref. 5650G-001(Lot 926) 등 다양한 시계가 새로운 주인의 품에 안기게 됐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필립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타임포럼 뉴스 게시판 바로 가기
인스타그램 바로 가기
유튜브 바로 가기
페이스북 바로 가기
네이버 카페 바로 가기

Copyright ⓒ 2024 by TIMEFORUM All Rights Reserved.
게시물 저작권은 타임포럼에 있습니다. 허가 없이 사진과 원고를 복제 또는 도용할 경우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