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세기 말에 제작된 파베르제의 달걀 장식품 

여러분들 혹시 '파베르제의 달걀(Fabergé's egg)'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영화 '007' 시리즈 등 몇몇 첩보물을 보면 수백만 유로를 호가하는 '파베르제의 달걀'을 훔친 악당들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그려지곤 합니다.  

각종 보석으로 치장한 '파베르제의 달걀'은 그 예술적 아름다움과 희소성 때문에 전 세계 부호들 사이에서 매우 귀한 보석장식품으로 대접받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주얼러 피터 칼 파베르제(Peter Carl Fabergé)에 의해 1842년 창립한 파베르제(Fabergé)는 

피터 칼 파베르제가 1885년 부활절을 맞아 당시 러시아의 차르(황제)인 알렉산드르 3세와 마리아 페도로브나 황후에게 정성스럽게 보석세공한 달걀을 선물한 것을 계기로 

드라마틱한 전설의 시작을 알립니다. 이후 '파베르제의 달걀'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러시아 황실은 물론 유럽의 귀족들로부터 파베르제는 열정적인 수집의 대상이 되지요. 

하지만 1917년 러시아 혁명으로 로마노프 왕조가 몰락하고 급진적인 프롤레타리아 사상이 유행하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 피터 칼 파베르제와

그의 가족들은 황급히 러시아를 떠나 스위스로 도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창립자가 사망하면서 파베르제의 명맥도 사실상 끊기게 되지요. 

그후 2007년 10월 파베르제는 새로운 오너십과 함께 90여 년만에 세상에 다시 등장하게 됩니다.  

애초 보석세공으로 유명했던 회사인 만큼 파베르제는 다양한 하이 주얼리를 선보이며 신고식을 치뤘는데요. 

2015년부터는 독창적인 손목시계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사업 영역을 주얼리에서 시계로까지 확대하고 있습니다. 

- 2015년 GPHG 여성용 컴플리케이션 부문을 수상한 파베르제의 레이디 컴플리케 피콕 

특히 지난해 발표한 여성용 컴플리케이션 모델인 레이디 컴플리케 피콕(Lady Compliquée Peacock)은 같은해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에서 

레이디 하이-메크 워치(Ladies' High-Mech Watch Prize, 여성용 컴플리케이션) 부문을 수상함으로써 시계애호가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공작의 날개짓을 컴플리케이션 기능에 응용한 레이디 컴플리케 피콕은 

1908년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의 요청에 의해 제작된 파베르제의 전설적인 '피콕 에그(Peacock Egg)'에서 그 영감을 얻어 제작되었습니다. 

- 미쉘 파르미지아니에 의해 완벽하게 복원된 파베르제의 '피콕 에그'  

참고로 피콕 에그는 스위스 산도즈(Sandoz) 재단에 의해 수집되어 추후 세계적인 복원가인 미쉘 파르미지아니(Michel Parmigiani)에 의해 복원돼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 2016년 신모델, 레이디 컴플리케 피콕 블랙 사파이어 

파베르제의 레이디 컴플리케 피콕은 독립시계제작자 장 마르크 비더레히트(Jean-Marc Wiederrecht)와 그가 설립한 아장호(Agenhor)에서 

파베르제만을 위해 독점 설계 제작된 기계식 수동 무브먼트(AGH 6901 칼리버)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진동수 3헤르츠, 50시간 파워리저브. 

플래티넘 케이스로 제작한 첫 레이디 컴플리케 피콕 모델이 기대 이상의 큰 화제를 모으자 파베르제는 올해에도 그 베리에이션 신모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2016년 신모델, 레이디 컴플리케 피콕 에메랄드 

올해 레이디 컴플리케 피콕 신모델은 총 3가지 버전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 블랙 사파이어, 에메랄드, 루비를 각각 세팅하고 여기에 스트랩 컬러까지 통일시켜 조화를 이룹니다. 

블랙 버전인 레이디 컴플리케 피콕 블랙 사파이어와 레드 버전인 레이디 컴플리케 피콕 루비는 직경 38mm의 플래티넘 케이스로 제작되었으며, 

그린 버전인 레이디 컴플리케 피콕 에메랄드 모델만 로즈 골드 케이스로 제작되었습니다. 세 모델 공통적으로 베젤부에는 1.83캐럿 상당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했고요. 

- 2016년 신모델, 레이디 컴플리케 피콕 루비

레이디 컴플리케 피콕 블랙 사파이어는 골드 다이얼 바탕에 157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스노우 세팅하고, 59개의 블랙 사파이어를 추가 세팅했으며, 

공작의 형상은 화이트 골드 바탕에 핸드 인그레이빙으로 완성하고, 다이얼 외곽에 위치한 아워 링과 미닛 인덱스 부분에는 블랙 오닉스 디스크를 부착했습니다. 

레이디 컴플리케 피콕 에메랄드 역시 골드 다이얼 바탕에 157개 다이아몬드와 52개 에메랄드를 세팅했으며, 

레이디 컴플리케 피콕 루비도 골드 다이얼 바탕에 157개 다이아몬드와 52개 루비를 세팅하고 아워 링과 분 인덱스 부분은 화이트 마더오브펄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무브먼트는 공통적으로 수동 AGH 6901 칼리버를 탑재했으며, 시간은 크라운 방향으로 시를,  

분은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으로 작동하는 공작의 날개가 가리키는 아라빅 인덱스로 각각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파베르제의 레이디 컴플리케 피콕 시리즈는 레트로그레이드 기능을 공작의 날개짓으로 구현한 창의적인 시도 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유산을 새롭게 이어가고자 하는 파베르제의 의지까지 엿볼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여성용 컴플리케이션 워치입니다.    

파베르제의 2016년 여성용 신작 한 종 더 소개합니다. 

다음 살펴볼 시계는 여성용 달리앙스(Dalliance) 컬렉션의 신모델, 파베르제 레이디 레비티(Fabergé Lady Levity) 입니다. 

직경 36mm 로즈 골드 케이스에 다이얼은 골드 바탕에 화이트 마더오브펄 소재를 활용했는데요. 

사진으로 보시다시피 다이얼이 평면적이지 않고 가운데 부분이 원형으로 솟은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톱 다이얼에는 마더오브펄 바탕에 은은하게 사람의 얼굴 형상을 추가해 특유의 개성을 드러냅니다. 

시와 분을 가리키는 핸즈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시는 초승달 모양이고 분은 해 모양의 골드 도금 핸즈를 사용했습니다(해와 달 형상이라고 해서 낮밤 인디케이터는 아님). 

무브먼트는 앞서 보신 레이디 컴플리케 피콕과 마찬가지로 독립시계제작자 장 마르크 비더레히트와 그가 이끄는 아장호에서 

독점 개발 공급한 수동 6911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총 158개 부품으로 구성돼 있으며, 진동수 3헤르츠, 50시간 파워리저브.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으며, 방수는 30m 생활방수를 지원합니다. 

스트랩은 블랙 혹은 화이트 컬러의 악어가죽 스트랩 중 선택할 수 있으며, 로즈 골드 소재의 핀 버클이 장착돼 있습니다.

국내에는 아직 너무나 생소한 이름이지만 새롭게 부활한 파베르제의 최근 행보는 꽤나 흥미롭습니다. 

특히 이들이 선보이는 파인 워치 컬렉션은 파베르제라는 이름을 기억해둬야 할 당위성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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