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미지아니 창립 20주년 기념 국내 특별 전시 현장 스케치
하이엔드 시계제조사 파르미지아니 플러리에(Parmigiani Fleurier)는 올해 브랜드 탄생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를 기념한 특별 전시 행사가 국내에서는 지난 6월 10일부터 12일까지 단 3일간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파르미지아니 매장에서 열렸습니다.
매우 짧은 일정의 행사였지만, 브랜드 20주년을 기념한 신모델 '톤다 크로노 아니베세(Tonda Chronor Anniversaire)'가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돼 소정의 의의가 있었습니다.
그밖의 2016년 신제품을 포함한 몇몇 보기 힘든 모델들이 이번 특별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았습니다.
또한 올해 SIHH에서도 볼 수 있었던 파르미지아니의 대표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투명 틀에 넣어 원형의 테이블 안에 전시한 스페셜 디스플레이 코너도 마련되었습니다.
브랜드의 창립자이자 '신의 손'으로 불릴 만큼 복원가로 유명한 마스터 워치메이커 미셸 파르미지아니(Michel Parmigiani)가 실제 복원한 오벌형 회중시계에서 영감을 얻은
오벌 판토그래프(Ovale Pantographe)의 무브먼트와 토너 형태의 30초 투르비용(1분에 2회전) 무브먼트도 손바닥에 올려놓고 처음으로 가까이서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 좌측부터, 톤다 헤미스피어, 톤다 1950 스켈레톤, 톤다 메트로폴리타 셀레네, 토릭 캐피톨 웨이브 순
위와 같은 시계들이 이번 국내 전시를 위해 함께 입고되었고요.
특히 토릭 캐피톨 웨이브는 비록 신제품은 아니지만, 쉽게 보기 힘든 모델이어서 개인적으로도 반가웠습니다.
단, 대성당(커시드럴)의 종소리를 담은 미닛 리피터 기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토릭 캐피톨 웨이브(Toric Capitole Waves)를 한번 착용도 해보았습니다.
시간은 1부터 12까지 숫자로 표시하고, 분은 60분을 5분 단위로 나누어 다이얼 상단의 인덱스로 표시했습니다.
직경 45mm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78개의 바게트컷 다이아몬드(5.28 캐럿)를 세팅하고,
다이얼의 기하학적인 파도 물결은 수작업으로 모양을 만든 후 오닉스를 세팅해 마무리했습니다. 상단은 화이트 마더오브펄 소재.
무브먼트는 인하우스 수동 PF321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뱀을 연상시킨다해서 이름 붙여진 2개의 블루 컬러의 서펜트 공(Gongs)이 시선을 끕니다.
여성용 톤다(Tonda) 1950 스켈레톤 모델도 착용해 보았습니다.
직경 39mm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84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마이크로 로터 설계의 2.6mm 두께의 인하우스 자동 무브먼트 PF705 칼리버를 탑재해 케이스 총 두께는 8.4mm 정도입니다.
기존 톤다 시리즈와 달리 무브먼트를 전체 스켈레톤 가공해 더욱 이색적인 매력을 자랑하며,
플래티넘 소재의 로터에는 파르미지아니의 상징이기도 한 물방울 문양을 새겨 은근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올해 SIHH에서 처음 공개된 신제품, 톤다 메트로폴리탄 셀레네(Tonda Métropolitaine Sélène)도 볼 수 있었습니다.
문페이즈 기능을 표시하는 디스크에 사실적으로 묘사된 달의 형상이 특유의 서정미를 더하는 모델로서,
여느 브랜드에서는 보기 힘든 깊고 고급스러운 컬러감의 에비스 블루 다이얼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직경 33mm 스틸 케이스에 시, 분, 초, 날짜, 문페이즈를 표시하는 인하우스 자동 PF318 칼리버를 탑재했으며,
스트랩 버전 외에 브레이슬릿 버전, 화이트 마더오브펄 다이얼 버전 등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파르미지아니의 하이라이트 모델이자 창립 20주년 기념 에디션인 톤다 크로노 아니베세를 직접 착용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올 초 제네바에서 열린 SIHH에서도 볼 수는 있었습니다만, 시계를 직접 만져보고 조작해보고 착용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톤다 크로노 아니베세는 화이트 그랑푸 에나멜 다이얼과 블루 어벤추린(사금석) 다이얼 두 가지 버전에 로즈 골드와 화이트 골드 케이스로 선보이며,
각각 25개씩 한정 생산되는 리미티드 에디션입니다. 국내에는 로즈 골드 케이스 & 화이트 그랑푸 에나멜 다이얼 모델 한 점이 전시를 위해 잠깐 들어온 것입니다.
앞서 타임포럼 SIHH 2016 파르미지아니 리포트를 통해서도 접하셨겠지만, 톤다 크로노 아니베세는 몇 가지 눈에 띄는 기술적 특징들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파르미지아니 최초의 인티그레이티드(Integrated), 즉 통합적 설계의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다시 말해 다른 베이스 무브먼트에 크로노 모듈을 단순히 얹는 식으로 구성한 것이 아니라,
설계 초반부터 완벽한 크로노그래프 기능 작동을 위해 주요 부품들이 새롭게 고안, 배치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부품을 100% 인하우스 개발, 제조한 통합형 수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인데다 더블 스플릿 세컨드(흔히 프랑스어로는 '라트라팡테'로 불리는)까지 갖추어
2개의 크로노그래프 초침이 각기 다른 시각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설계상의 숨은 또 하나의 유니크한 점은 더블 컬럼휠 구조로 하나는 크로노그래프 작동을,
다른 하나는 스플릿 세컨드 기능을 제어함으로써 더욱 정확하고 스무스한 크로노그래프 작동을 보장합니다. 이는 나아가 내구성 면에서도 장점이 있습니다.
완전히 새롭게 개발한 PF361 칼리버는 또한 시간당 36,000회 진동하는 하이비트 무브먼트라는 점에서도 그간 파르미지아니에서는 볼 수 없던 새로운 시도입니다.
수동 인티그레이티드 크로노그래프 + 스플릿 세컨드 기능 지원(더블 컬럼 휠과 버티컬 클러치) + 하이비트 설계가 만난 톤다 크로노 아니베세는
그 설계 자체도 유니크하지만 파르미지아니의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데 있어 더할 나위 없는 기술적 성취와 품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무브먼트 전체(플레이트, 브릿지까지)를 케이스와 동일한 18K 로즈 골드로 제작해 더욱 특별함을 더합니다.
여기에 창립자 미셸 파르미지아니의 서명까지 화룡점정처럼 더해져 톤다 크로노 아니베세는 파르미지아니 매니아 및 컬렉터들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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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모델은 왜색이 짙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