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Out of SIHH'라고나 할까요? SIHH 기간이 되면 제네바에서 크고 작은 시계 관련 이벤트들이 많이 진행됩니다(아무래도 시계 관련(!) 인물들이 제네바로 몰려오기 때문이겠죠). 프리 바젤 이벤트도 그렇고 브레게도 몇 년 전부터 SIHH 기간을 끼고 전시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네바 호수변에서 열리고 있는 브레게의 전시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1775년 전설의 워치메이커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탄생시킨 브레게의 역사 속에는 많은 명사들이 함께 했습니다. 특히 브레게의 아카이브에 기록된 1878년부터 현재까지의 판매 장부를 통해 그들과의 관계를 엿볼 수 있죠. 이런 명사들과의 소중한(!) 인연을 기리는 흥미로운 전시가 SIHH 기간 동안 제네바의 시테뒤땅(Cite du Temps)에서 열렸습니다.
-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
전시의 제목은 <브레게, 위대한 인물들과의 이야기(Breguet, A Story among the Greats)>로 아홉 명의 '위대한' 인물을 중심으로 그들과 관련된 시계를 전시하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그럼 함께 시간 여행을 떠나볼까요?
제일 먼저 브레게의 열렬한 애호가 중 한 명이었던 마리 앙투아네트입니다. 그녀는 실제로 브레게 제품을 소장했을 뿐 아니라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를 프랑스 왕실과 지인들에게 추천하기까지 했습니다. 전설의 시계 No. 160을 기억하시나요? 당대 가능한 모든 복잡한 기술들을 모아 모아! 제작한 이 시계는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34년이 지나서야 완성되었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그녀는 완성된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후 예루살렘 박물관에서 도난 당하는 등 험난한(!) 여정을 거친 이 시계는 2008년 복원되어 No. 1160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 No. 1160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도 빼놓을 수 없죠. 군사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브레게 시계를 사랑한 그는 특히 리피터 시계를 애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집트 출장 전 쿼터 리피터 기능을 탑재한 여행용 클록 No. 178을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나폴레옹의 여동생이자 나폴리의 여왕이었던 카롤린 뮤라 역시 브레게의 충성스런 고객 중 하나로 1808년과 1814년 사이에 34개 이상의 브레게 시계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특히 1810년 카롤린 여왕의 주문으로 최초의 손목 시계가 탄생하기도 했죠. 바로 그 시계가 레인 드 네이플에 영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 섹션에서는 최근 선보인 스틸 소재의 레인 드 네이플을 비롯해 하이 컴플리케이션 버전의 레인 드 네이플까지 다양한 레인 드 네이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브레게는 1801년부터 러시아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만, 러시아 황제 차르 알렉산드르 1세가 프랑스로부터의 수입을 금지하며 브레게의 러시아 수출길이 막히게 됩니다. 하지만 이 기간 중에 알렉산더 1세 본인이 캐드올리지(Quai de l'Horloge)에 위치한 브레게 워크숍을 비밀리에 방문해 시계를 주문했죠. 여기에서 영감을 받아 추후에 브레게는 알람 기능과 세컨드 타임존 기능을 갖춘 '클래식 레빌 드 차르(Classique Réveil du Tsar)'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전시장에서 이 시계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 클래식 레빌 드 차르
문학 작가들을 위한 섹션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러시아 출신의 저명한 작가 알렉산더 푸시킨 역시 부유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브레게의 단골 고객이었는데요. 자신의 작품 <예브게니 오네긴(Eugene Onegin)>의 한 구절에서는 심지어 브레게 시계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프랑스 작가 오노레 드 발자크((Honoré de Balzac)는 자신의 작품에서 "그는 매력적이고 얇은 브레게 시계를 꺼냈다"라는 문장을 쓰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오히려 작가들에게서 영감을 받은 필기구 컬렉션을 통해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습니다.
문학계 뿐 아니라 음악계 인사들도 브레게의 진가를 알아보았습니다. 작곡가 조아키노 로시니(Gioachino Rossini)는 캘린더 기능을 탑재한 엔진 터닝 장식 골드 소재 케이스와 실버 다이얼의 No. 4604를 소유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아카이브에 따르면 그는 1843년에 수리를 받았고, 1868년 사망 후에도 부인이 No. 4606의 수리를 위해 방문했습니다. 2010년에는 로시니와의 인연에서 영감을 받아 '클래식 라 뮤지컬(Classique La Musicale)'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특허를 받은 뮤직박스 메커니즘을 갖춘 이 시계에서는 로시니가 작곡한 오페라 '도둑까치(The Thieving Magpie)'의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 클래식 라 뮤지컬
이외에도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 경도 빼놓을 수 없는데, 그는 브레게를 정기적으로 방문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1928년 시계 구입을 위해, 그 이후에는 자신이 평생 착용한 브레게 No. 765(미닛 리피터,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의 수리를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윈스턴 처칠 경
마리 앙투아네트부터 시작해 나폴레옹, 알렉산드르 1세 등의 왕족에서부터 작가, 음악가, 정치가에 이르기까지 전시를 통해 다양한 명사들이 간직한 그들만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과 관련된 브레게 시계와 조우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클래식과 마린, 하이 컴플리케이션 등을 함께 전시해놓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 터키의 술탄을 위해 제작한 덤 리피터 No. 1320
전시는 1월 18일부터 2월 21일까지 열릴 예정이니, 혹시라도 이 기간 동안 제네바, 혹은 근처를 방문할 계획이 있으신 분이라면 시테뒤땅 옆으로 펼쳐진 제네바 호수 뿐 아니라 브레게의 아름다운 타임피스를 감상하기 위해 잠시 들러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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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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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오션.H
2016.02.0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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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j8544
2016.02.13 15:40
역시 시계의 역사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브레게와 VC가 아닐까 합니다만 저는 브레게가 더 마음에 듭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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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렉스맨냐
2016.02.13 15:54
와우 멋집니다~@@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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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
2016.03.27 21:49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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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ntom148
2019.08.10 10:55
역시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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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s3on
2019.11.21 17:02
브레게의 클래식함은 역사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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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1999
2019.12.20 23:19
클래식함의 정석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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