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Hermès)의 2020년 봄/여름(SS) 시즌 컬렉션 액세서리 및 오브제를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 행사가 지난 2월 6일 서울 신사동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4층에서 열렸습니다. 에르메스는 올해의 테마를 ‘끊임없는 혁신(Hermès in the making)’으로 정하고 에르메스만의 혁신적인 컬렉션을 선보이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번 프레젠테이션에서 에르메스는 '끊임없는 혁신'의 테마를 강조하고자 행사장의 시노그래피를 미국의 만화가인 루브 골드버그(Rube Goldberg)의 익살스러운 드로잉에서 영감을 얻어 아기자기하게 구성했습니다. 또한 앞서 프레스를 대상으로 배포한 초대장에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비주얼 아티스트인 마리아노 파스칼(Mariano Pascual)의 컬러풀한 일러스트레이션을 담아 에르메스 특유의 위트를 표현했습니다.
이번 시즌 에르메스의 여성용 백 컬렉션부터 함께 보시겠습니다.
- 샹 당크르 백
샹 당크르 백(Chaîne d'ancre bag)은 바레니아 송아지 가죽 소재를 바탕으로 에르메스의 아이코닉한 샹 당크르 링크를 적용한 토트백으로, 여러 개의 링크를 하나의 가죽으로 이어지도록 커팅해 사다리꼴 형태로 틀을 잡고, 가방의 안감 대신 실크 파우치를 사용해 활용도를 높였습니다.
- 인-더-룹 범백
샹 당크르 패턴을 앞뒤로 스티치 처리한 인-더-룹 범백(In-the-loop bum bag)은 여성용 범백으로는 처음 선보이는 제품으로, 탈부착 및 조절이 가능한 스트랩과 고리 모양을 한 편리한 스냅 후크 덕분에 벨트 백, 체스트 크로스 백, 그리고 클러치 등으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합니다.
- 트왈 H 브라이들 위크엔드 백
에르메스의 DNA인 승마로부터 영감을 얻은 적당한 사이즈의 여행 가방으로, 트왈(Toile, 캔버스) 소재 바탕에 마구 굴레를 연상시키는 카우하이드 스트랩을 매달아 특유의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양쪽으로 열리는 넉넉한 공간과 두 개의 수납 포켓을 갖추고 있어 숄더백 및 핸드백 형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멀티컬러 비치 백
조금 다른 예지만 비치 백(Beach Bag) 중에도 눈에 띄는 신제품이 있습니다. 파리를 무대로 활동하는 이탈리아 출신의 아티스트 지안파올로 파니(Gianpaolo Pagni)가 디자인한 알파벳 그래픽 디자인 백이 그것으로, 휴대 및 관리가 편한 방수코튼 위에 멀티 컬러 패턴을 입혀 에르메스만의 개성을 더했습니다.
- 시티 슬라이드 다이나모 번백
여성용 백만 보기에는 아쉬움이 있으니 남성용 백 신제품도 한 점 볼까요? 시티 슬라이드 다이나모 번백(City slide dynamo bumbag)은 시티백 백팩 라인의 최신 에디션으로, 스트랩을 조절해 허리 또는 크로스 바디 형태로 착용할 수 있습니다. 특유의 사선 라인은 스트림라인(Streamline)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유연하고 스피디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최근 남성용 백 트렌드가 몇 종의 소지품만 간단하게 휴대할 수 있는 사이즈의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시티 슬라이드 다이나모 번백 역시 에르메스 제품을 애정하는 스타일리시한 남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 알루미늄 선셋 팔찌
뱅글 형태로 제작된 알루미늄 선셋(Aluminum Sunset) 팔찌입니다. 말 그대로 초경량 알루미늄 소재를 바탕으로 쉽게 스크래치가 나지 않도록 독자적인 경화 기술과 함께 아노다이징 기술을 응용해 레드, 옐로우, 오렌지, 블루 등 선명한 컬러를 입혔습니다. 에르메스의 히트작인 에블린(Evelyne) 백을 통해 친숙한 펀칭 가공 H-로고를 응용한 버전과 가죽 브레이슬릿 형태로 선보여 많은 사랑을 받은 기존의 콜리에 드 시앙(Collier de Chien) 디자인을 적용한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입니다.
- 에르메스 헤퐁스 네크리스
- 에르메스 헤퐁스 커프 브레이슬릿
- 에르메스 헤퐁스 브레이슬릿
여성용 주얼리 신제품 중에는 에르메스 헤퐁스(Hermès Réponse) 컬렉션이 주목할 만합니다. 스털링 실버 혹은 버메일(순은 바탕을 얇은 도금을 입힌) 소재를 혼용한 제품들로 구성되며, 에르메스의 상징적인 쉔 당크르 링크를 체인 형태로 구성해 네크리스와 브레이슬릿 형태으로 선보입니다.
에르메스의 시그니처인 실크 스카프 컬렉션의 신제품도 몇 점 소개합니다. 올해 에르메스는 유독 더블 페이스, 즉 양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카프를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으로 출시했습니다. 90(가로) x 90cm(세로) 사이즈의 일명 까레(Carré) 컷이 주를 이룹니다. 보통 남성용으로 제안하지만 사이즈가 적당한 편이라 프린트 스타일에 따라 취향에 맞는 여성들에게도 권합니다.
- 세 라 페 더블 페이스 스카프 90
에르메스 시그니처 H 로고와 함께 사신(死神)을 연상시키는 일러스트를 매우 드라마틱하게 담아냈습니다. 일본 출신의 아티스트 노무라 다이스케(Daiske Nomura)가 디자인했으며, 불어로 축제를 뜻하는 세 라 페(C’est la fête)를 제품명에 병기해 위트를 더합니다. 한편으로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의 라틴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의 철학도 담겨 있는 독특한 테마를 담은 스카프가 아닐까 싶습니다.
- 와우 더블 페이스 스카프 90
와우 더블 페이스 스카프 90(WOW double face scarf 90)는 프랑스의 일러스트레이터 우고 비엔베누(Ugo Bienvenu)가 그린 개성 넘치는 만화를 스카프 안에 담고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스카프의 앞면(컬러 버전)에는 불어로 프린트를 넣고, 뒤면(모노크롬 버전)에는 영어로 프린트를 넣어 깨알 같은 디테일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 파니 라샤 포니 더블 페이스 스카프 90
이름부터 좀 특이한 파니 라샤 포니 더블 페이스 스카프 90(Pani La Shar Pawnee double face scarf 90)입니다. ‘포니족의 왕’을 뜻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전설적인 인디언 추장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라샤 포니의 생전 모습을 담고 있는데, 미국의 아티스트 커밋 올리버(Kermit Oliver)가 1984년 그린 초상화를 기반으로 합니다. 한껏 화려하게 차려 입은 추장은 정면을 응시하며 담뱃대를 들고 있고, 그를 둘러싸고 있는 액자 형태에 프린트된 말과 기수는 19세기 화가이자 사진 작가인 칼 보드머(Karl Bodmer)의 스케치를 기반으로 합니다.
- 아쏘 롱 데 제흐
- 아쏘 쁘띠 룬
한편 이번 2020 SS 프레젠테이션 행사에서는 에르메스 워치 신제품도 몇 점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앞서 뉴스로 각각 자세히 소개해 드린 두 여성용 신제품, 아쏘 쁘띠 룬(Arceau Petite Lune)과 아쏘 롱 데 제흐(Arceau Ronde des heures)가 그것입니다. 특히 300피스 한정 제작된 아쏘 롱 데 제흐는 최근에서야 소량 입고됐는데 벌써부터 문의가 쇄도한다고 합니다. 요염한 달의 얼굴을 품은 아쏘 쁘띠 룬 역시 반응이 좋다고 합니다. 그밖의 다양한 에르메스 신제품에 관심 있는 분들은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혹은 가까운 신세계백화점 에르메스 매장을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화사하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