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Hermès)의 2019년 가을/겨울 컬렉션 액세서리 및 오브제를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 행사가 지난달 말 서울 신사동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4층에서 열렸습니다.
올해 에르메스의 테마는 ‘꿈을 찾아서(In the pursuit of dreams)’라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제품 곳곳에서 꿈속의 장면을 묘사한 듯한 몽환적이면서도 신비로운 이미지들로 넘실거렸습니다. 행사장의 시노그래피 역시 이러한 무드를 반영해 프랑스 아티스트 플로랑 그록Florent Groc)의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얻었습니다.
이번 시즌 에르메스 여성 컬렉션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제품은 아무래도 에르메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그니처인 실크 컬렉션의 컬러플한 스카프가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는 ‘꿈’의 테마에 걸맞게 더욱 대담하고 강렬한 새로운 프린트가 등장해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 라 파티세리 프랑세스 스카프
프랑스인들이 애정하는 다양한 디저트류를 가득 표현한 라 파티세리 프랑세스 스카프(La Patisserie Francaise scarf)입니다. 수년 간 에르메스의 스카프를 디자인한 피에르 마리(Pierre Marie)가 참여했으며, 19세기 활약한 파리의 전설적인 파티시에 쥘 쿠페(Jules Gouffé)의 작품들에 바치는 헌사라고 전해집니다.
- 가르드-로브 팝 스카프
에르메스의 상징적인 동물인 말을 팝아트적으로 표현한 가르드-로브 팝 스카프(Garde-Robe Pop scarf).
- 정글 러브 레인보우 스카프
1980년대 에르메스와 협업했던 아티스트 로베르 달레(Robert Dallet)의 유명한 드로잉에서 착안한 컬러플한 정글 러브 레인보우 스카프(Jungle Love Rainbow scarf). 표범 한 쌍과 레인보우 스트라이프 패턴이 어우러져 더욱 유니크한 느낌입니다.
- 브라이드 드 갈라 셰도우 스카프
- 브라이드 드 갈라 캐시미어 니트 스카프
1957년 위고 그릭카(Hugo Grygkar)가 디자인한 브라이드 드 갈라 셰도우 스카프(Brides de gala shadow scarf)가 올해는 기존 디자인 보다 다양한 색상으로 표현되었으며, 더욱 신비롭고 강렬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브라이드 드 갈라 시리즈로 또한 캐시미어 소재의 니트 스카프도 새롭게 선보입니다.
다음 보실 신제품은 여성들의 영원한 로망인 백 컬렉션 중에서 몇 점 골랐습니다. 특히 올해는 활용도가 높은 실용적이면서도 트렌디한 백이 다수 등장했는데요. 대표적으로 린디 미니 백(Lindy Mini bag)과 시몬느 에르메스 백(Simone Hermès bag)을 꼽을 수 있습니다.
- 린디 미니 백
기존의 린디 시리즈 보다 작은 사이즈로 선보인 린디 미니 백은 지퍼형 여닫이는 물론 여러가지 편의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보다 길어진 스트랩의 길이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해졌습니다.
- 시몬느 에르메스 백
다른 백과는 차별화된 디자인이 돋보이는 시몬느 에르메스 백은 메종의 창립자 티에리 에르메스의 아들인 에밀 에르메스의 셋째 딸의 이름을 따서 백의 이름으로 지었습니다. 과거 학생들이 책을 벨트로 묶어 어깨에 걸치고 다니던 모습에서 특유의 형태를 착안했다고 하네요.
- 송아지 가죽 바탕에 울 펠트를 덧댄 버킨 백
- 미니 독 클래스프 브레이슬릿
여성용 액세서리 컬렉션도 재미있습니다. 일명 미니 독 클래스프로 명명한 여성용 브레이슬릿은 브라운 송아지 가죽 바탕에 팔라듐 도금 처리한 메탈 장식을 더했는데, 원래 개 목걸이에서 디자인을 착안했다고 합니다. 파리의 명품 거리 생 오노레에 위치한 에르메스의 포브르 매장의 주소를 명판에 새긴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습니다.
- 에나멜 펜던트
스틸 바탕에 에나멜 처리를 통해 의인화한 달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펜던트.
- 동물 모티프 펜던트와 핀
메종의 상징인 말과 신화 속 에르메스의 날개를 형상화한 핀, 그리고 용의 모습을 형상화한 펜던트도 눈길을 끕니다. 공통적으로 브러시드 가공 후 팔라듐 도금 마감한 메탈 소재로 제작되었습니다.
- 갤롭 브레이슬릿
- 갤롭 링
주얼리 컬렉션으로는 역시나 말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한 갤롭(Galop) 브레이슬릿과 링 제품이 눈길을 끕니다. 브레이슬릿의 경우 18K 로즈 골드 바탕에 한쪽 말에만 천연 광물인 블랙 스피넬(Spinel, 첨정석)을 촘촘히 장식해 오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갤롭 링에는 로즈 골드 바탕에 말의 머리 부분은 블랙 제이드(옥)을 가공, 세팅했습니다
- 샹 당크르 펑크 브로치
기존의 샹 당크르 펑크 시리즈의 뒤를 이으면서, 특유의 락앤롤의 무드를 연출하는 샹 당크르 펑크 브로치(Chaîne d'Ancre Punk brooch)도 있습니다. 로즈 골드 바탕에 블랙 스피넬로 장식했습니다.
- 볼리드 1923 키메라 드래곤 트래블 백
물론 남성용 신제품도 빠질 수 없겠죠? 올해 에르메스의 테마인 '꿈'에서 영감을 얻어 역시나 상상의 동물들을 표현한 제품들이 눈길을 끕니다. 볼리드 1923 키메라 드래곤 트래블 백(Bolide 1923 chimères dragon travel bag)은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키메라와 드래곤(용)을 결합한 독특한 패치 장식이 돋보입니다. 에르메스 가죽 공방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일명 터프팅 공법을 활용해 가죽에 수를 놓은 후 표면을 다듬는 방식으로 극도로 부드러운 벨벳 감촉을 선사합니다.
- 켈리 데페쉬 백
1992년 최초 디자인된 클래식한 켈리 데페쉬 백(Kelly Depeche bag)을 올해는 여성용 브리프케이스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어 한층 더 날렵하게 리-디자인해 선보였습니다. 일반 서류가방처럼 들 수도 있고 크기가 부담스럽지 않아 포트폴리오 백처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작아진 플랩과 비스듬히 각면 처리한 하단부 모서리가 특징입니다.
그 외 남성용 슈즈 컬렉션 신제품도 몇 점 소개합니다. 부드러운 송아지 가죽 소재를 활용한 앵클 부츠와 옥스포드화, 군화를 연상시키는 목이 긴 부츠를 비롯해, H 로고를 살린 컬러플한 스니커즈는 캔버스 소재 바탕에 송아지 가죽 및 스웨이드 처리한 염소 가죽을 덧대었습니다.
- 헤비 실크 타이
- 캐시미어-실크 혼방 로장지
한편 노무라 다이스케(Daiske Nomura)가 디자인한 캐시미어 혹은 실크 소재의 로장지(스카프의 일종)와 타이는 판타지 세계에서 뛰쳐나온 듯한 용의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표현했습니다.
- 으악 스카프
공룡 티-렉스를 클로즈업해 표현한 캐시미어-실크 혼방 스카프도 익살스럽습니다. 그런데 스카프 이름이 놀라지 마십쇼. 으악!(Aaaaargh!)입니다. 에르메스의 작명 센스가 돋보이네요.
- 갤롭 데르메스 워치
- 아쏘 레흐 드 라 룬 워치
그 외 지난 4월 밀라노 국제 가구 박람회에서 선보인 다양한 오브제를 비롯해, 트레이, 조명 등과 더불어, 여성용 워치 컬렉션 신제품인 갤롭 데르메스(Galop d'Hermès)와 올 초 SIHH 2019에서 큰 화제를 모은 남성용 컴플리케이션 워치 신제품인 아쏘 레흐 드 라 룬(Arceau L’heure de la lune) 어벤츄린 다이얼 버전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무서운 브랜드군요.
갤롭 링이란게 얼마전에 봤던 '사자'라는
영화의 뱀모양 반지와 디자인이 비슷하군요.
저런 디자인의 반지와 요새 유행하는 디자인
인지 궁금하군요.
굉장히 비싸 보이는 브랜드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