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질문은 TF지식인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유게시판

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
눈사람님 3353 2010.04.08 10:08
독신남, 왜 고양이에 빠지게 되었나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20~30대 싱글남 3명에게 듣는 ‘왜 고양이인가’
한겨레
» 김도훈+고양이 솔로, 노정태+고양이 가을, 입동, 고세진+고양이 지오, 호야.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많은 독신남들이 ‘고양이 옷장’에서 뛰쳐나오기(coming out) 시작했다.” 2008년 10월3일치 미국 <뉴욕 타임스> 기사 중 한 대목이다. 이제 남자의 가장 친한 친구는 골든 레트리버(개의 품종)가 아니라 털 폭신폭신하니 껴안기 좋은 고양이라고 기사는 전했다. 남몰래 자신의 방에 고양이를 들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반려동물의 근황을 트위터라든가 ‘남자와 고양이들’(www.menandcats.com)과 같은 남성전용 고양이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리는 것 또한 남자들이 고양이를 사랑하게 된 시대의 새로운 풍속도라고. 그로부터 약 1년여 뒤, 이젠 한국에서도 고양이와 자족하며 지내는 남자들을 찾기란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 대체 그들은 어떻게 자취남의 궁상을 접고 고양이를 사랑하게 되었을까?

“고양이에게 적대적인 사람과는 연애를 떠나서 친구관계조차 유지하기가 힘들 것 같아요.” 흑단처럼 윤기 나는 검정무늬를 ‘간지나게’ 차려입고 있는 턱시도 고양이 ‘솔로’와 3년째 함께 살고 있는 김도훈(36)씨의 말이다. 영화잡지사의 기자로 일하고 있는 그는 지방 출신으로, 본가에서는 반려동물로 개를 키운 경험이 있다.

“특히 지방에서는 남자들이 고양이와 사는 문화가 익숙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상상해 본 적조차 없었는데 서울 올라온 후에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을 만나고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고양이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예요.” 여전히 개도 좋아하지만 혼자 사는 처지에서 개를 키우기란 엄두를 낼 만한 일이 아니었다. 손도 많이 가는데다 홀로 두고 나다닐 수도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아는 까닭에 독립적인 성향의 고양이를 선택하게 된 것. 그리고 많은 남자들이 바로 이런 이유로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들이게 되었다고 말한다.

고양이들이 독립적이라고는 해도 김씨의 ‘애묘’ 솔로는 좀 다르다. ‘사실 얘는 강아지가 아닐까?’라고 의심스러울 정도로 애교가 많기 때문. 김씨가 솔로를 처음 만난 곳은 홍대 인근의 어느 골목길. 당시 생후 3개월가량이었던 이 고양이는 운이 좋게도 주위에 사는 사람들의 따뜻한 보살핌도 받았고, 나름 보금자리도 있었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거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만큼 솔로에 대한 김씨의 애정도 각별하다. “지인 중에는 저를 ‘대치동 엄마’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어요.(웃음) 사료나 고양이용품, 심지어 장난감 같은 것도 최고로만 사 주려고 하니까요.” 최근에 이사를 한 김씨는 고양이를 위해 40만원대의 캣타워를 구입했다.

» 김도훈 기자의 고양이 솔로

반려동물로서의 고양이는 단순히 애정을 주고 위안을 받는 것 이상으로 남자의 삶을 적지 않게 변화시키기도 한다. 칼럼니스트이자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대학원생 노정태(28)씨는 20대 초반이었던 6년 전, 처음 새침한 삼색고양이 가을이(암컷)를 들일 때만 해도 마음을 쏟아서 보살펴 줄 대상을 찾고 있었다고 했다. “한창 방황하던 때였는데,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 고양이를 키워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혼자 사는 남자들은 술도 많이 마시고, 술을 많이 마시면 집에 안 들어가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고양이를 들이고 나서부터는 밥을 주기 위해서라도 집에 들어가야 하니까 자연스레 생활이 바뀌기 시작했죠. 고양이가 함부로 먹지 못하도록 음식물 쓰레기를 제때 처리한다든가 수시로 청소를 하게 된 것처럼 단순히 생활에 관한 부분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인생 계획에서도 충동적인 결정을 할 수 없게 된 부분이 있고요. ‘에라 모르겠다. 군대나 가자’ 같은 식의 생각을 못하는 거죠.”

노씨는 2007년, ‘가을이’에 이어 둘째 고양이 ‘입동이’(암컷)를 들였다. 우연히 아파트 놀이터에서 발견하고 데려온 검정 얼룩고양이 입동이는 당시 생후 3개월 정도였는데, 쉽게 입양되지 않으리라 판단해 직접 키우기로 결심한 것이다.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다 보니 혼자 있을 가을이가 외로울 거라는 고려도 있었다. 이 두 마리 고양이에 대한 노씨의 태도는 ‘끔찍한 애정’이기보다는 언뜻 무심해 보일 수도 있는 파트너십에 가깝다. “예쁘게 꾸미고 사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린다든가 남에게 자랑하는 것은 관심이 없어요. 저에게만 예쁘면 된 거죠. 사진을 찍어도 저는 우스꽝스런 모습만 찍게 돼요.(웃음)”

그럼에도 애묘들을 자랑할 때는 입에서 침이 마른다. “우리 고양이들은 표현력이 다양한 것 같아요. 여러 종류의 울음소리나 행동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데 오래 함께 지내다 보니 울음소리만 듣고도 애들이 원하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거든요. 이를테면 창밖을 보고 싶어서 문을 열어달라고 할 때 가을이는 특정한 톤으로 울고, 입동이는 그 앞에 가서 말없이 앉아 있기만 하거든요. 그런 차이도 재미있죠.”

고등어 무늬의 암고양이 ‘호야’, 친칠라 종의 수놈 ‘지오’와 함께 살고 있는 고세진(35·인터넷 매체 사진기자)씨. 그는 사람이 너무 다가가는 것도, 사람이 너무 외면하는 것도 원하지 않는 고양이들의 절묘한 거리 감각이 특히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마치 ‘밀땅’(밀고 당기기)에 능한 여자와 연애하는 듯한 긴장감을 선사한다는 것. “그렇다고 단지 그 매력 때문에 고양이를 키운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가족들이 매력적이기 때문에 함께 사는 사람들은 없잖아요. 친척 어른들 중에는 재수가 없다느니, 더럽다느니 하시면서 고양이 내다버리라는 분도 계세요. 그럴 때마다 저는 그러죠. ‘제 동생 내다버릴 수 없잖아요?’ 한번 들이고 나면 반려동물도 가족과 같아요.”

하지만 이런 고씨도 과거에는 그렇게 말하는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고양이를 키우는 여자친구를 만나고 자신도 고양이에 관한 책들을 읽으면서 그 편견을 씻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고향의 친척 집에서 다리를 저는 등 성하지 못한 몸으로 태어난 아기 고양이 호야를 보고 “내가 돌봐주지 않으면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우발적으로 입양을 결심한 것이 오늘날까지 이르렀다.

“늦게 들어오면 바가지 긁는 소리…참 좋아요”

» 고세진 기자의 고양이 호야

“과거의 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고양이에 대한 입장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 또한 문제. 고씨는 2007년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던 앙상한 고양이 ‘지오’를 발견해 집으로 데려왔다. 워낙 마르고 지저분해서 씻기고 나서야 그 고양이의 털이 흰색이고, 게다가 품종이 ‘친칠라’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인터넷에 사진을 올려서 주인을 찾았지만 나서는 이가 없어서 결국 고씨가 키우기로 했던 것. 발견 당시 한 살쯤 되었던 지오에 대해 고씨는, 아마도 원 주인이 어릴 때만 예뻐하다가 크고 나니 부담스러워서 버렸을 거라 추측한다. “버림받고 굶주린 탓에 경계심도 크고 식탐도 많아요. 잘 때 호야는 침대로 기어 오는데 지오는 문 앞에서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거기서 자요. 식사시간에는 호야 밥까지 뺏어먹고요. 그런 모습 볼 때마다 마음이 안 좋죠.”

고씨는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 퇴근길에 “오늘은 고양이들에게 무엇을 해줄까?”라는 생각이 들 때라고 말한다. “애들이 식탐이 많아서 자율 배식을 하지 않고 정해진 양을 아침저녁으로 나눠서 줘요. 그런데 저도 술 마실 일이 많으니까 새벽에 들어올 때도 있죠. 그런 날이면 호야가 현관에서 날 보자마자 ‘우아앙’ 하고 목청껏 울어요. 배고픈데 왜 이리 늦게 오는 거냐며 바가지를 긁는 거죠. 그런 느낌이 참 좋아요. 그러면 아무리 취한 상태라도 미안하다며 사과하고 부랴부랴 밥 챙겨줘요.(웃음)”

 

 

나도 이 참에 고양이 한마리 키워 볼까...

 

 


번호 제목 글쓴이 공감 수 조회 수 날짜
공지 타임포럼 영상홍보 [3] 토리노 3 345 2024.08.30
공지 타임포럼 회원분들을 위한 신라면세점의 특별한 혜택 [9] 타임포럼 4 830 2024.06.10
공지 글쓰기 에디터 수정 및 새로운 기능 안내 [11] 타임포럼 9 3299 2022.03.21
공지 추천, 비추천 시스템 개편에 관한 공지 [15] 타임포럼 23 3006 2021.06.28
공지 사이트 기능 및 이용가이드 (장터, 이미지삽입, 등업, 포인트 취득 및 가감, 비디오삽입, 알람 등) [11] TF테스터 381 599365 2015.02.02
Hot [정모 신청] 타임포럼 3분기 정모 관련 신청글 [25] 타임포럼 1 583 2024.09.12
Hot 서울 모 호텔 금고안에 보관중이던 예물시계 도둑맞았습니다. [10] 샤샤티티 2 7012 2024.09.02
Hot 2024년 2분기 타임포럼 정기 모임 포토 리포트 [31] 타치코마 14 1082 2024.05.16
Hot 타임포럼 2024년 2분기 정기모임 참석 및 경품 추첨 후기 [23] 오메가이거 13 998 2024.05.15
9226 사기꾼 합의에 대하여 질문! [37] 남자는포르쉐 0 3362 2010.04.09
9225 뱀이다~뱀이다~ [20] spear 0 2340 2010.04.09
9224 시계 개조(?) 질문좀 할께요. [9] 간장맛하드 0 3663 2010.04.09
9223 사기꾼을 잡았습니다. [13] 무한의주인 0 2488 2010.04.09
9222 장터 잠복 정말 힘드네요 ㅠㅠ [15] 울틀아맨 0 2699 2010.04.09
9221 황당골 [14] 백화명 0 2440 2010.04.09
9220 시계줄 핀 뺄때 쓰는 툴이 이름이 뭐죠? [6] 뱅기매냐은식~ 0 3826 2010.04.09
9219 진해 놀러 오시는 분들을 위한 팁입니다...(시계고수님 필독!^^) [6] LOVESLR 0 3376 2010.04.09
9218 여러분들은 시계매장에서 구매외 구경목적으로 혼자 자신있게 들어가시나요? [19] 나므나므 0 2209 2010.04.09
9217 [경고] -X 님. [11] 요시노야 0 2333 2010.04.09
9216 아래 고장안나고 시간잘맞고에 이어.. [7] 월악산삥꾸 0 2482 2010.04.09
9215 소녀시대 [25] 레전드스피어 0 2901 2010.04.09
9214 [Re:] 발음의 차이. 장문 [11] 간장맛하드 0 2231 2010.04.09
9213 시계 날짜가.. [7] 금오신화 0 3750 2010.04.09
9212 아래 의료보험 민영화 통과 소문에 대한 진실- 인터넷 선동에 낚이지 마세요 [24] 자칼 0 2960 2010.04.09
9211 그랜드세이코시곈.. [9] 별똥별 0 5844 2010.04.08
9210 미군 아파치 헬기 민간인 총격 영상. [12] 간장맛하드 0 3018 2010.04.08
9209 도와주세요~ㅠㅜ 도움이 필요해요~ [17] 시계고수 0 2285 2010.04.08
9208 모더레이터님들 무서워요 [31] schlar 0 2390 2010.04.08
9207 궁금한것이 있어요~! [7] 닭가슴살 0 2244 2010.04.08
9206 책 보다가 좋은 말이 있어서 올립니다. [10] 간장맛하드 0 2211 2010.04.08
9205 해외 시계 구매하여 들어올 경우. [12] Hon 0 4747 2010.04.08
9204 영작좀 부탁드립니다.ㅠ [10] 남자는포르쉐 0 5216 2010.04.08
9203 paypal 에 관한 질문 [7] raul81 0 2629 2010.04.08
9202 고장안나고 시간잘맞고 ... [16] 월악산삥꾸 0 3806 2010.04.08
9201 고수님들 티타늄 폴리싱 도와주세요.ㅡ0ㅡ [3] 땅콩빵 0 8410 2010.04.08
9200 오토매틱을 쿼츠로 변경하능한가요? [17] 파이팅 0 4391 2010.04.08
9199 오늘따라 독도문제가 또 혈압을 오르게 하는군요 [14] 무한의주인 0 2225 2010.04.08
9198 문의 드립니다. 면세점 구매에 대해서. [10] orchard 0 3257 2010.04.08
9197 찬호! Magic No.3 [28] 아우디 0 2347 2010.04.08
9196 Nuclear Launch Detected [23] 백화명 0 2226 2010.04.08
9195 시코 뽐게에서 활동하시는분 계신가요? [19] 타포 0 2873 2010.04.08
» 독신남, 왜 고양이에 빠지게 되었나 [26] 눈사람님 0 3353 2010.04.08
9193 차보다 비싼 시계를 차고다니시는지요.? [39] 베라크루져 0 2947 2010.04.08
9192 궁금한점이 있는데 [8] 레전드스피어 0 2091 2010.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