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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인가 한번은 부유하지 못한 청년이 주유소 알바를 해서 비머 320 중고 한대를 샀던 경우가 한창 인터넷에 회자되었었습니다.
모임에서 그 얘기가 나왔었는데, 내용은 당연히...
'그 주제에 무슨 차, 그것도 수입차냐', '주유소 알바해서 얼마나 번다고 수입차냐' 등 이런거였습니다.
제 주장은 이거였습니다.
나쁜 짓해서 차 굴리고 다니는 놈들.
부유한 부모한테서 좋은 차를 받아 타는 애들(개인적으로 좋은 부모 만난 것도 타고난 복이라고 봅니다).
주유소 알바까지 하면서 타고 싶은 차 직접 사서 타고 다니는 애들.
누가 제일 낫냐?
저는 주유소 알바해서 스스로 차 사서 타고 다니는 애들이 제일 낫다고 생각합니다.
철이 없고 있고는 다른 이들이 감히 함부로 그 사람과 말한마디 섞어보지 않고서 말할 수 없는거지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고사성어도 이럴 때 갖다 붙이는 말이 아닙니다.
다들 인정하긴 싫었지만 딱히 논리적으로는 반박을 못하고 반어거지를 피우는 식이더군요.
흔히 말하는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분위기가 이런거 인정하기 힘들다는 거였습니다.
이건 그나마 인정했던게, 아직 우리사회의 분위기가 주유소 알바하면서 수입차 굴리는걸 곱게 보는건 아닌게 맞습니다.
결국은 알바할 정도면 국산 소형차 정도면 몰라도 수입차는 말이 안된다는 식으로 가더군요.
여기서 제가 참 어려운 기싸움을 했었습니다.
한 사람이 애들 둘에 저보다 좀 적은 수입에 몇백짜리 디에쎄랄과 렌즈 몇개를 운용하는데, 그 사람 죽어도 취미생활이라고 합니다.
먹고 살기도 쉽지 않다면서 그 돈 가족들한테 쓰지 너 혼자 취미생활 만족할려고 취미를 수백만원씩 발르면서 하는걸 남들이 미쳤다고 하면 너는 기분이 어떤가?
또 한 사람도 역시 애들이 둘인데 수입이 좀 되지만 그렇다고 엄청난건 아니고 저랑 비슷하거나 좀 적은 것으로 알고있는데, 렉서스 IS250을 몰고 와이프가 국산차 하나를 또 몹니다.
이 사람한테는 나는 5~6년 된 국산차 하나 모는데 너는 수입차에 국산차까지 두대나 굴리는건 주제넘은거 아니냐?
또 한 사람은 미혼에 평범한 젊은 셀러리맨이었고, 지금은 아니지만 당시까지 카오디오에 미쳤던 사람인지라 흔히 말하는데로 중복투자까지 다 합쳐서 1~2년 사이에 이삼천을 바른 경우를 제가 곁에서 봤었죠.
너도 누군가한테 헛짓한다는 말을 항상 들었을 것인데, 그럴 때마다 너 그러지 않았냐, 보태준거 있냐고~.
사람들이 일부 공감도 하고 자기들도 그런 경우가 있으면서도 심리적으로는 끝끝내 주유소 알바의 비머를 인정못하더군요.
즉, 머리로는 제 말 뜻을 알아듣는데, 마음속으로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거 같았습니다.
결국 나중에 저는 이렇게 결론을 지어봤습니다.
정도의 차이만 좀 날 뿐이지... 다 똑같은 행위들을 하면서...
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플 뿐이고...
<부연>
대화 도중에 이런 무식한 소리도 하더군요.
"여고생, 여대생들이 가지고 싶은 명품 가지기 위해서 술집 알바하는 것도 괜찮겠네?"
"남들한테 피해주는거 아니고, 자기가 하고싶은 알바하는거니까?"
제가 잠시 흥분해서 아주 떡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토론 도중에 비겁하게 주제의 논점을 흐릴려고 삼천포로 말을 빼는 것도 그렇고...
인격과 도덕도 구분을 못하는 것도 그렇고...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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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2009.02.11 01:48
떡을 만들었다면......... -
아이더블C
2009.02.11 01:50
공감합니다 ^^
물론 상대방이 무슨 생각으로 말하는지 이해는 하지만 자기가 열씨미 일해서 원하는 일에 사용하는데 칭찬을 못받을 지언정 욕먹을 필요는 없는거죠 ~
저축을 하는 사람은 차후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잠시 보관해두는 것일뿐
죽을 때 가져가려구 저축하는 사람은 없자나요 ^^;; (피곤해서 글이 싸나워지나 ㅎ) -
전직당수
2009.02.11 02:00
아~ 떡은요~ 흥분해서 말을 따발총처럼 따다다다다다!!!!!! 하고 쐈다는 말입니다~! ^^; -
speedeman
2009.02.11 08:39
정말 관점에 차이이지 다 취미생활인 것을.....
'내가하면 로멘스....남이 하면 불륜'에서 정말 공감이.....^^ -
밭에론 콩새딴디
2009.02.11 09:16
당수님...떡실신이라는 좋은 표현을 놔두고 ㅋㅋㅋㅋ
고생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모든 대학생들이 1학년때 철학기초와 경제학원론을 계열에 관계없이 배웠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제 혼자만의 생각이지만요,,,)가치라는 단어의 뜻을 나름대로 정립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면 하는 바램이죠. 만약 그런 사람이었다면 당수님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개념없이 저런 쓰잘대 없는 소리는 하지 않았겠죠...ㅎㅎ -
데이비드석현스타크
2009.02.11 09:31
아 비머... 베엠베였군요... -
뚱보곰
2009.02.11 10:35
갑자기 일본에 산다는 페라리 거지(그냥 효과극대화를위한 표현같은) 가 생각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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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2009.02.11 11:35
....
전직당수님이 아니라 현직에 계신것 같은 포스가 느껴집니다.
당수님의 글중 '머리로는 제말뜻을 알아듯는데 마음속으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것 같습니다'라는 표현이 눈에 들어옵니다.
절약이 미덕이 아니고 소비도 미덕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가고...특히 돈을 모으고 쓰는 과정에 전혀 하자가 없는상황에선...
그런만도 합니다...
전 좀 다른 이유로 아주 약간의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20대의 1000만원과 30대의 1000만원과 40-50대의 1000만원은 같은 금액이지만
그 미래를 바라보는 값어치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절약과 소비..낭비.. 또는 사치...된장남을 비난하는 것도 아니고... 돈이외의 가치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지만...
알맞은 소비를 하면서도 한번쯤은 미래가치도 생각해 봄직하다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