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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품시계 붐… 과시인가 투자인가"     <출처:조선일보>
시계는 손목에서 해방된 줄 알았다.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소매를 들추기보다는, 휴대전화를 들어보거나 컴퓨터 하단을 쳐다보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돼왔다. 위성을 통해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디지털 제품에 밀려 손목 시계는 구태의연한 액세서리쯤으로나 혹은 결혼 예물로나 떠올릴 줄 알았다.

그런데 한방 맞았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고가(高價)의 시계는 명화(名畵) 못지 않은 수집품이다. 고급 브랜드로 꼽히는 ‘파텍 필립(Patek Philippe)’이나 ‘바셰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 같은 제품은 ‘소더비(Sotheby’s)’나 ‘크리스티(Christie’s)’ 경매에서 수억~수십억 원대에 팔리는 일도 적지 않다. 손목을 장식하던 과거의 ‘손목시계’에서 벗어나, 지금은 금융자산 못지 않은 또 하나의 투자 목록으로 떠오른 것이다.

판매 역시 꾸준하다. 한국시계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국내 시계시장 총 규모는 1조 120억원대. 그 중 수입품이 40%를 차지하는데, 고가 시계 시장 총 규모는 3000억원 정도에 달한다고 한다. 지난해 ‘가짜 명품 시계’ 파문을 일으킨 ‘빈센트 앤 코’ 사건 이후 고가제품에 관한 관심이 줄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 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그 파동 이후 전통 명문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더 높아졌다”고 전했다. 그들은 왜 손목시계에 눈을 돌리는 것일까.


◆시간, 그 이상의 가치를 말한다.

이탈리아의 유명 딜러 겸 시계 수집가인 로메네데또 모로(Mauro)씨는 최근 ‘파텍 필립’사의 신상품 노틸러스(Nautilus) 발표회에 참가해 “3500만원 상당의 신제품 10여점 이상은 구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겨우 6점만 구입할 수 있었다. 업체측과 수십년간 쌓아온 실적과 신뢰를 생각하면 더 받을 수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그나마 “최대한 많이 구할 수 있게 도와줬다”는 위로를 들으며 낙담할 수 밖에 없었다. 딜러들조차도 제한된 수만 거래할 수 있게 만든 그들의 시스템. 최고급품을 만든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명품시계는 소수에게만 허락된다. 그러니 오히려 소유욕을 더욱 부추기는 것이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수입 시계 규모가 수출 금액을 넘어선 시기가 2003년 무렵. 최근 들어선 그 차이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중국산 저가 시계도 몰려왔지만, 무엇보다 강남 부유층과 CEO, 전문직을 중심으로 한 고급 제품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서는 명품 시계 구입 붐이 서서히 평범한 직장인에게까지 불고 있다. 남성적인 무게감과 세련미를 갖추기 위해 고급 시계가 필수라는 설명이다. 얼마전 1000여만 원 상당의 ‘프랭크 뮐러’ (Frank Muller) 제품을 구입한 이성원(32)씨는 “3년간 월급을 모아 차를 살까 하다가 시계를 구입하게 됐다”며 “고전적인 고급 취향에 스스로의 가치도 한층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과시욕’도 작용한다. “우연히 윗분들을 모실 기회가 있었는데, 다들 한눈에 알아보시더라”며 “명품을 갖고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사교의 폭도 넓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고급 시계는 시계 본연의 가치를 뛰어넘었다. 스타일을 완성시켜주는 최후의 액세서리에서, 자신의 신분을 상징하는 일종의 ‘시그너처(signature)’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시간관리’라는 말이 있다.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승패가 바뀐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들 말대로 ‘시간은 돈이다(Time is money)’. ‘시간을 알려주는 것’ 역시 ‘돈’이다.



◆시계 하나면 NF쏘나타 400대를 살수 있다!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샤넬이나 루이 비통, 에르메스, 카르티에, 크리스티앙 디오르 등 패션 브랜드에서 나온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꽤 높은 편이지만, 시계 마니아들 사이에선 전통의 전문 브랜드들이 인기다.

그들이 말하는 고급품으로는 파텍 필립(Patek Philippe), 브레게(Breget), 바셰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 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 블랑팽(Blancpain), IWC, 예거 르 쿠튀르(Jaeger Le Couture), 아 랑게 운트 죄네(A Lange & Sohne) 등 스위스를 중심으로 독일 등지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1000여만원대가 기본. 상한선은 어디인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지금까지 가장 비싸게 팔린 시계는 지난 1999년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된 파텍 필립의 1933년산 ‘골드 파텍(gold patek)’이다.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제품으로 1100만 달러(약 1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세계 최고가 시계의 90%를 차지한다는 파텍 필립은 세계적인 특허만 70개를 갖고 있을 정도로 전문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또 고가 제품군 대부분이 100~250년 이상의 역사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기술력과 투자금액을 쏟아 붓고 있다.

◆한 작품 만드는 데 2년이 걸리기도.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도 파텍 필립 제품이다. 창사 150주년을 기념해 1989년 만들어진 ‘칼리브르 89’는 부품만도 1728개, 33개의 컴플리케이션(복잡 다양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9년에 걸쳐 딱 4점이 만들어졌다. 당시 경매에선 36억 원 상당에 팔렸지만 현재 시가는 100억 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시계들이 400~500개의 부품을 가지고 2000~2500여 시간을 들여 정교하게 만들어진 것에 비교해봐도 얼마나 복잡한 과정인지 짐작할 수 있다.

지난 1980년에 이탈리아 출신 레이먼드 모레티(Moretti)가 만든 바셰론 콘스탄틴의 ‘칼리스타(kallista)’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시계 중 하나로 꼽힌다. 에메랄드 커팅된 1.2~4캐럿 다이아몬드 118개로 장식됐는데, 당시 가장 뛰어난 보석 가공사 팀과 무려 6000시간에 걸쳐 완성했다고 한다. 가격은 500만 달러 정도. 이렇게 ‘작품’을 만들다 보니 ‘대량 생산’이란 것은 불가능한 일이나 마찬가지다.

브랜드당 전세계 일년 생산 물량이 1만여 개도 채 안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흔히 말하는 ‘한정판(limited edition)’이 아니더라도 적은 수량만이 시중에 유통된다는 얘기다. 파텍 필립과 오데마르 피게 같은 초고가품의 경우 보통 30개를 넘기지 않는 것이 적정선이라고 여긴다고 한다.

◆’회오리 바람(Tourbillon)’을 잡아라.

흔히 중저가 손목시계에 새겨있는 ‘쿼츠(quartz)’는 배터리로 가는 시계라는 뜻. 고가 제품군에선 그런 배터리를 찾는 게 쉽지 않다. 보통 태엽을 감는 ‘매커닉(hand-winding)’과 팔의 진동으로 가는 ‘오토매틱(self-winding)’이 대부분이다.

그 중 고가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건 시간의 오차를 잡아준다는 ‘투르비옹(Turbillon: 회오리바람)’으로, 1801년 아브라함 브레게(Breget)가 개발한 균형 시스템이다. 지구의 중력과 시계의 착용위치에 따른 균형 스프링의 무게 중심 변화 때문에 생기는 시간의 부정확성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당시 아날로그 시계는 하루 평균 20~40초 정도 오차가 났고, 1년이 지나면 거의 2~3시간 차이가 났다. 브레게가 특수 고안한 부품 ‘투르비옹’ 덕에 오차가 4초 정도로 줄었다. 100개 이상의 부품을 조립하여 만드는 투르비옹의 무게는 채 0.3g이 되지 않는다고. 워낙 작업 단계가 복잡해 1980년대까지 120여 년에 걸쳐 총 650개 밖에 제작되지 않기도 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2001년까지 이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전세계 16개에 불과했으나 최근 들어 꽤 많은 업체가 투르비옹 제작에 달려들었다”며 “그래도 역시 고가품이라 투르비옹이 장착된 제품은 대부분 1000만원을 훌쩍 넘기기 일쑤”라고 한다.

◆모든 관리는 본사에서

브레게, 블랑팽, 오메가 등을 소유한 ‘스와치 그룹’과 바셰론 콘스탄틴, IWC, 보메&메르시에 등을 소유한 ‘리치몬드 그룹’ 등 전문 브랜드의 고객 관리는 스위스 본사에서 이뤄진다.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판에 따르면 “본사에서 인정한 딜러들이나 본사 직영 부티크에 한정된 수량의 제품을 공급하는 한편, 중고품이나 암거래 시장에 넘기지 않도록 각서 형식의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또 본사가 직접 ‘특별 고객’을 관리하는 것도 이들의 남다른 마케팅 비법이다.

오데마 피게의 경우 신제품이 나오면 비밀리에 단골 고객들을 초청, 한정판을 먼저 구입할 수 있는 특권을 준다. 파텍 필립 역시 최고급 고객리스트를 작성, 그들만을 위한 제품을 따로 보관하기도 한다고 한다. A/S역시 본사에서 이뤄지는 것이 원칙이다. ‘스와치 코리아’처럼 스위스 본사에서 인정한 현지 법인이 있는 경우, 본사에서 직접 교육시킨 기술자(워치 메이커)를 파견해 제품을 다루게 한다. 서비스도 ‘본사 지정’이라는 고급화 전략도 있지만, 고가의 부품이 일반 시장에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최보윤 기자 spic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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