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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로 만든 시계가 역사를 바꿨다
1707년 대영제국의 제독 쇼벨은 전쟁의 승리를 안고 함대를 이끌고 고향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짙은 가을 안개가 며칠째 영국 해협을 휩싸고 있었다. 그날 밤 영국은 5개 중 4개의 함선이 방향을 잘못 잡아 암초에 부딪혔다. 쇼벨 제독 휘하 1700명의 해군들은 물고기 밥이 되었다. 경도를 측정하지 못하여 잘못된 길로 접어든 까닭이었다. 당시 정확한 경도측정법을 알아내는 것은, 바다를 장악하려는 유럽 국가들의 간절한 소망이었다.
1714년 7월 영국 의회는 '경도법(Longitude Act)'라 명명된 새로운 조절 방안을 발표했다. 2만 파운드(오늘날의 금액으로는 수백만 파운드) 라는 어마어마한 상금을 최대 0.5도의 오차를 허용하는 경도 측정방법 개발자에게 준다는 내용이었다.
경도법 발효이후 18세기 거의 전기간에 걸쳐 이 해법을 놓고 목수출신의 시계공 존 해리슨과 당대 최고의 천문학자들 사이에 자존심을 건 끈질긴 싸움이 계속됐다. 같은 위도상의 두 지점 사이의 1시간의 시간차는 경도로 15도(지구는 24시간 동안 360도 자전하므로 시간당 15도 움직이는 셈)의 차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정확한 시계를 이용하면 경도를 알아낼 수 있었다.
상금을 받기 위해서는 하루에 오차가 3초 이내인 정확한 '해상시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흔들리는 추를 이용하던 당시의 시계 제조기술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뉴턴이 지적한 것이었다. 배는 움직이고, 기후도 더웠다가 추워지고 건조했다가 비가 내리는 등 시시각각 변하고, 또한 위도에 따라 중력의 크기도 달라지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정확한 시계는 그때까지 없었다.
목성 주위를 도는 네 개의 위성의 위치를 측정하여 경도를 알아내려던 갈릴레오를 선구자로 당대의 최고의 천문학자들은 답이 하늘에 있으리라는 강한 믿음을 갖고 열심히 하늘을 관측하고 있었다. 이런 천문학자들에게는 시계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몹시 못마땅한 일이기도 했다.
존 해리슨은 전혀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정확하게 시간을 측정할 수 있다면 경도도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해리슨은 목수의 아들로 신분은 낮았으나 굉장한 이해력의 소유자였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목수일을 배웠으나 정작 그의 관심 분야는 기계역학이었다. 시계장치는 그의 평생을 사로잡은 매혹이었다.
해리슨은 시계공의 수업을 받은 적이 없었다. 청년 시절 기계역학 책을 섭렵했고, 목수로서 그 성질을 잘 알고 있는 나무로 만들어진 시계를 만들어 보려고 노력했다.
윤활류를 필요로 하지 않는 단단한 유창목을 재료로 쓰기로 했다. 유창목(癒瘡木, Lignum vitae)은 열대의 활엽수인데, 비중이 1.37로 나무 가운데 가장 단단하고 무거우면서 스스로 나무기름을 배출한다.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피부병치료, 항암제 등에 특효약으로 쓰이던 나무였다. 강철에 도전할 만큼 단단한데다 나무기름이 은은하게 스며나오므로 습기찬 날씨에도 녹슬 일이 없었다. 해리슨은 유창목을 재료로 녹슬지 않았으며 거의 마찰이 없이 작동하는 구조를 고안했다. 그 당시로서는 새로운 시도였던 윤활류가 필요없는 시계는 바다 위에서도 당시에 만들어진 어떠한 시계보다 훨씬 정확했다.
해리슨은 일생을 해상시계를 제작하는데 바쳤다. 해리슨은 일생에 H-1, H-2, H-3 및 H-4라는 이름의 네 개의 시계를 만들었고, 마침내 1773년 6월에 이르러 경도법이 제시한 막대한 상금을 다 받게 된다. 그의 나이 80세 때의 일이다. 물론 영국의 천문학자들도 경도 측정이 계기가 되어 열심히 천체를 관측한 덕분에 1884년 그리니치를 본초 자오선으로 공인받게 된다.
해리슨이 만든 정확한 시계가 오늘날에는 흔하지만 당시에는 놀랄만한 발명이었다. 존 해리슨이 만든 시계는 녹슬지 않는 소재로 제작되어, 어떤 외부 변화에도 완벽한 균형을 유지했다. 시계 내부에 서로 다른 재질을 덧대어 어느 한쪽이 기온변화로 수축하거나 팽창하더라도 시계의 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됐다. 그가 만든 해상시계는 오늘날 시계의 원조였고, 영국은 그 시계 덕분에 세계를 지배할 수 있게 됐다.
복원된 해리슨의 네 시계는 1993년 그의 탄생 300주년을 기념하여 공개된 그리니치 왕립 천문대의 해리슨 전시실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지금도 작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상택 기자(yee@heraldm.com)
       ~이상 네이버뉴스 였습니다~ 문제가 된다면 사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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