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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같은 것을 공유했다가도 멀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제는 그들이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나와 비슷한 감성의 주파수를 가진 사람, 혹은 다른 영역의 주파수를 가진 사람들이
아닐까 하고 생각할 줄 알게도 되었습니다.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이야기들이
또 저의 이야기이도 한 기쁜 경험도 많이 하였습니다.
얼굴과 목소리로 인사하지는 못했지만, 글과 글을 통해 전해지는 마음을 공유한
몇몇 분들과 또 다른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좋아하는 건 ‘대화’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감정적이지만 논리가 숨어있고, 주고 받는게 확실해서 따질 일이 없는
그런 대화였었습니다.
때로는 나의 서투름을 알려주기도 하고, 때로는 알수 없는 일로 삐지기도 하였지만,
돌이켜 보면 결국 모든게 나의 사소한 실수 혹은 잘못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다른 사람의 품으로 떠난 이도 있고,
슬픈 헤어짐도 있었습니다.
그녀들은 언제나 나의 의도에 걸맞는 반응을 해줍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개선된 부분을 칭찬해주기도 합니다.
대학 2학년 때 꿈에 그리던 이상형을 만났습니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전 1년여의 시간 중 대부분을
움직이는 것조차 사치스러울 정도의 나날들을 보냈었습니다.
그러나 잔디가 점점 푸르러 가는 6월의 어느날,
뒷 발을 사뿐히 내려놓습니다.
심장을 두근거려 터질 것 같고, 빨리 그녀를 깨워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 뿐입니다.
이제 그녀를 깨울 열쇠는 내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의 심장 고동 소리는 지금까지 제가 만났던 이들과는 무언가 달랐었습니다.
여러 가지 상대를 만나며 알게 되었던 독특한 고동소리들,
2스트로크 단기통, 4스트로크 단기통에서, 대형 병렬 2기통..
많은 이들을 만났었고, 더욱 많은 이야기를 통해 결국 찾게 된 나의 이상형
그녀는 DOHC 16valve 4기통의 심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심장은 13000rpm이나 될 정도로 열정적이었으나,
시속 200km가 넘으면 그녀는 스스로 가솔린을 차단하여 몸을 추스르는
지혜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매일매일 구석구석을 돌봐주고, 오일이나, 부품의 교체와 더불어
나의 걱정과 사랑이 녹아들어간 그녀는 먼 나들이길에도 불평없이 나와 계속해서
대화를 해 주었습니다.
그녀와 함께 했던 많은 여행들….
춘 천가도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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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새로이 만나는 이들 중에는
계속해서 내 곁에 머무르는 사람도 있고,
제 첫 대화상대는 바이크였습니다.
스로틀 그립, 브레이크, 그리고 하중이동을 통해 나의 마음을 전해주면
수돗물과 소금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부산에서 막 올라온 그녀는 그 잔디 위에
부모님의 반대로 우리는 헤어지게 되고 전 군대를 가게 되었지만,
지금도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의 두근거림은 잊혀지질 않습니다.
지금은 정열적인 이탈리아 미녀를 사귀고 있습니다.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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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ros
2007.02.22 08:13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아니라........... 감성 주파수의 문제일 뿐일수도 있다는 말씀................ 메아리 치는군요 ^^;; -
토리노
2007.02.22 09:43
전 사실 자전거탄정도 빼고는 탈거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올해는 슬슬 다시 생각해 볼려고 합니다. ^^ -
Kairos
2007.02.22 09:49
사실 토리노님은 멋진 할리맨이 될 자질이 충분한거 같습니다. ^^;;; (인상파라는 말씀? -_-;;)
아니면................베....베스파??????? ^^;; -
톡쏘는로맨스
2007.02.22 10:51
토리노님은 오토바이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요.............ㅎㅎ -
알라롱
2007.02.22 12:15
우호홋. 4941cc님의 글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지만 슬슬 봄이 다가오면서 스쿠터를 사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입니다. 껄껄. 토리노형은 베스파가 아니라 베스타가 어울리죠. 쿠헐헐헐. -
Kairos
2007.02.22 12:40
혹은 "천렵 토리노 더 그레이스"도 괜찮으시겠군요. 크하하하하하핫 -
4941cc
2007.02.22 14:49
그러고 보니 토리노님도 가죽 자켓은 벌써 마련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알라롱님, 스쿠터도 좋아라 합니다. 벌써 저를 거쳐간 스쿠터도 무려 3대.
그중 한대는 멀리 안성에서 서울까지 업어온 피아지오 타이푼 노란색이랍니다.
나중에 직장과 가정이 안정이 되면 멋있는 스쿠터 하나 마련해서 더 멋있게 칼라링해서 타고픈 심정입니다. -
bottomline
2007.02.22 18:13
앞바퀴가 저렇게 작은데도 그런 엄청난 괴력이 나오나요? 궁금합니다........... 갈증을 풀어주소서.............. ^&^ -
red4800
2007.02.23 13:56
토리노님이야...그냥 샾에 가서 슬슬 끌고 나오면 주인인줄 알고 돈도 안 받을껄요....^^ -
giancarlo
2007.02.25 01:51
포럼에서와서 느끼는건데 저처럼 한달 80~100으로 살아가는 군대가기전 알바생에겐 정말 꿈같은 일들이 많다는..ㅠ
연령대 있으신 분들이 많으셔서 뭐라 하기도 그렇지만 부러울 따름입니다.. 바이크도 사고싶지만 역시 형편상.. 의지문제인가ㅠ -
4941cc
2007.02.25 05:52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CBR600F를 사려고 마음먹었을 당시는 겨울방학이었습니다.
그 두달동안
한달 부모님께 40만원을 받고, 과외로 50만원 정도를 받은 후, 통장으로는 정확히 87만원씩 들어갔습니다.
집은 친구집에서 빈대붙어 뒹굴고, 친구도, 술도, 문화, 여가생활없이
움직이면 배고플까봐 집에서 꼼짝도 않고 만화나 보고 잠만 자고, 정말 배고프면 소금을 물에타서 마셨었습니다. -
4941cc
2007.02.25 05:53
조금 심한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지만,
마음먹기에 달린 것 아닐까요?
시계를 좋아한다고 꼭 처음부터 파텍, 랑게를 노릴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저가형 기계식도 있고, 빈티지 모델도 있으니까요. -
헌터
2007.08.14 00:30
어머나...정말로 소금에 물을 타 드셨나요? 흙, 갑자기...아련해져와요. -
누크
2008.10.17 10:55
바이크가 정말 멋지네요. -
푸근
2018.10.25 10:51
굿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