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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물리학자 알버트 바라바시는 그의 저서 '링크'에서,
DNA가 사람의 유전정보를 모두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DNA를 이루는 염기 배열간의 상호 교류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각각의 서버가 아니라 서버간의 연결 상태가 인터넷의 주축이 된다는
네트워크 과학을 주창합니다.
인간이란 한자말을 곱씹어보면 알 수 있듯,
사람은 개개인이 홀로 서있지 않고 관계를 통해 정립되는 존재입니다.
네트워크 과학, 즉 間의 진정한 의미를 동양에서는 이미 예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다는 뜻이겠지요.
시인 김춘수가 ‘꽃’을 통해 이야기 하듯,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존재였기에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나는 대화한다 고로 존재한다.'
로 바꾸어도 말이 되지 않을까요?
이 때의 대화는 목소리를 통해 나오는 언어의 교류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몸짓, 애정 그리고 사랑, 그리고 그에 대한 반응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겠지요.
대화의 종류와 상대도 굳이 사람으로 한정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애정에서 흘러나오는 마음의 주파수를 알아채는 대상은 사람 이외에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 이외의 생물또한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공업제품 중에서도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대상은 있습니다.
어떤 이는 자동차와 이야기를 합니다.
더욱 숨쉬고 싶어하는 차를 위해 콜드에어 인테이크를 설치해주고,
저항이 적은 스테인리스 이그저스트를 달아줍니다.
새로이 설치한 H&R 코일오버는 불필요한 요동을 없애고
넘치는 힘을 땅에 꽂아넣어줍니다.
세심한 손길로 손본 카본 브레이크 패드와 새로운 디스크를 신은 자동차는
코너 입구에서의 섬칫한 브레이킹에도 경쾌하고 확실한 응답을 보여줍니다.
풀 스로틀로 빠져나가는 코너의 출구에서는 운전자와 자동차 모두의 입가에
미소가 스쳐지나갑니다.
시계와의 대화를 즐기는 이도 있습니다.
행여나 배탈이라도 날까, 무리가 가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
넘쳐나는 애정일지라도
파텍씨와 랑게씨의 크라운을 통해 매일매일 같은 시간 같은 양만큼을
차곡차곡 불어넣어주는 절제의 미덕을 실천합니다.
요람을 흔들어주는 어머니의 손길과도 같은
손목의 흔들림은 로렉스씨와 IWC군, 그리고 크로노스위스양에게 내일을 부여합니다.
태엽과 기어, 그리고 루비에 하나하나 새겨진 애정은
손목위의 작은 우주가 스스로 운행하는 힘이 됩니다.
인생에서의 크고 작은 성공 또한 성공적인 대화의 결과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1988년 10월 30일 스즈카 서킷에서의 기적적인 머신의 재생과 전설적인 레이스는
따뜻한 영혼을 가진 F1 레이서 아일톤 세나의 부름에
머신이 응답한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백건우의 음악 여정 중 바르샤바에 남겨둔 여운,
Grand Polonaise Brilliante의 연주와 녹음은
피아니스트와 악보에 녹아있는 쇼팽, 그리고 피아노 사이의 영혼의 대화의 결과물일 것입니다.
이들의 대화에서는 애정과 사랑뿐만 아니라 생명의 힘이 느껴집니다.
많은 대화의 선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은
아직 가정을 꾸리지 않은 채 혼자라고 하여도
항상 대화의 가운데서 존재하는 자신을 잊지 않기에 마음의 건강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대화 상대로서의 최상의 자리에는
사람이 있다고 믿습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대화'에는 '사이'란 말이 무려 3번이나 겹쳐 쓰일 정도이니까요.
구성원간의 따뜻한 대화의 결과로 완성되는 행복한 가정은
모든 이의 힘의 원천입니다.
부모님과 자식간의 내리사랑, 남자와 남자 사이의 평생 우정,
남녀간의 사랑 이 모두가 대화의 최고 경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자동차, 오디오, 바이크, 카메라, 시계....
지금 무엇과 대화를 하고 있더라도,
영혼과 영혼의 만남이라는 진지함과 성숙함을 잃지 않아야 겠다고 다짐합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가장 소중히 여기고
인간이란 말을 실천하는 인간이 되기 위해
오늘도 영혼의 동반자들과 대화를 나눕니다.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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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
2007.02.20 21:55
멋진 글 자~알 읽었습니다!! 기대만빵 회원님 등장이요~~~~~~~~~~~~^^ -
bottomline
2007.02.20 21:55
사진에도 조예가 깊으시군요............................................. 원래 글을 쓰시나요? ^&^ -
Picus_K
2007.02.20 22:37
그렇습니다. 이 글의 요점은 지노님, 라인님은 나에게 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
Tic Toc
2007.02.20 22:47
아아아아.........한글은 한글인데.......어찌 한국에 25년간 산 저는 어찌 이런 산뜻하면서도 심오한 글이 안나오는건지....
↓ 밑에 떠억하니 보이는 이전글의 "아임~~붸엑!!" 같은 저 제목부터 부끄러워집니다. -_ㅠ -
톡쏘는로맨스
2007.02.20 23:05
자신의 수준에 맞춰서 살아가는 것도 중요합니다...........틱탁님은 그 정도가 딱입니다..............^ ^ -
giancarlo
2007.02.20 23:40
테클은 아니지만 1988년 스즈카 -
Kairos
2007.02.21 00:38
틱탁님..... 우린 그냥 막나가기로 했잖아요 -_-;;;;; -
tomford81
2007.02.21 03:16
운명은 정해져 있다...라는 생각을 하는것 자체도 ..그렇지만 운명도 바꿀수 있다 노력하는 것또한 운명에 포함되어 있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시간도 마찬가지 겠죠 정해져 있는 시간...안에서 얼마만큼 잘 활용(표현이 좀 이상한듯..표현력이 딸림- -)하는가..그러기 위해서 시간을 알수 있는 시계가 필요한거고...아..무슨말을 하는건지...비몸사옴에 뎃글 쓸려니..;;ㅋ -
4941cc
2007.02.21 04:22
수정했습니다 giancarlo님 몰랐던게 아니라 오타였던거 아시죠?? ^^
세나를 처음 알게 된 때가 1997년.
너무나도 늦게 알아버린 저는 94년 이몰라 서킷의 슬픔마저도 같이할 수 없었다는 소외감에 젖었었던 생각이 납니다. -
bottomline
2007.02.21 10:16
저는 그날 스타티브이로 세나의 마지막 코너링을 직접 보고 있었습니다............ 실제상황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아무런 이유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냥 평범한 코너였는데....... 그 사건 이후로 마이클 슈마허는 괜히 별로 안좋아했습니다. 슈마허가 세나의 빈자리를 걸식한 것 같아서..... 아~~ 글 쓰다보니 태그 세나 한정판을 괜히 팔았나하는 생각이.....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알라롱
2007.02.21 11:16
홋홋. 이런 이런. 감성넘치는 글과 댓글사이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군요. -
맥킨
2007.02.21 11:57
전 리플달기조차 부끄러워용 ㅠㅠ -
4941cc
2007.02.21 15:20
정말 모르는 일 같습니다. 나스카의 대 혼란과 충돌 속에서도 아무런 이상없이 걸어나오는 운전자들이 있는가하면,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는 일에도 그런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정말 하늘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람을 하루빨리 곁에 두고 싶어하나 봅니다. -
ray
2007.02.21 16:32
음.... 저하고 다른걸 추구하시는군요... 전 너무 말초적이라... -
bottomline
2007.02.21 18:10
오~~~~~~~~~ 레이형 댓글에서 느낌이 팍 팍 오네요..............댓글이 넘 자극적이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Kairos
2007.02.21 18:36
말초파 결성. 저 일단 멤버로 껴주세용 ㅎㅎㅎ -
Tic Toc
2007.02.22 01:41
개중위님은 말만 말초파. 감수성 풍부한걸 늘 부러워라 하면서 킁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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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ancarlo
2007.02.22 03:32
세나가 했던 말 중에 이런말이 생각나네요..
'나는 사고가 두렵지는 않다. 만약 사고후에 병상에 누워있거나 휄체어에 몸을 의지해야한다면, 그것이 두려울뿐이다. 만약 사고가 나게 된다면...나는 바로 그자리에서 숨을 멈추고싶다.' 너무나 안탑갑고 슬픈일이지만 세나의 소원대로 됬을지도 모르는 일이라는게..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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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ros
2007.02.22 10:35
까를로님의 댓글을 보니...... 사는것 (buy 말고 live) 역시 용기가 필요한 일같군요 ^^;; -
4941cc
2007.02.22 15:29
사는것보다는 사는게 역시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요. ^^ -
헌터
2007.08.14 00:28
다시 형이상학으로 돌아왔군요. ^^ -
달새랑
2007.11.27 14:17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지금 개지지님의 TF 가이드란 글을 통해 열심히 관람 중인데 TF에는 정말 멋진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글은 보배드림에서 보던 자동차매니아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함께 날려주시는 군요^^;; -
누크
2008.10.17 10:54
참 멋있는 글입니다. -
백화명
2009.10.27 16:12
굿~ -
네이버검색
2009.11.23 15:15
작가 하셔도 될듯.. ㅋ -
ragnarok
2010.01.04 15:27
아 멋지십니다 -
동네뚜쟁이
2013.01.09 19:51
견디기 힘들만큼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