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진지하게 글 하나 썼다가 지웠습니다. 역시 전 '잡글'이 체질에 맞는가 봅니다.
롤렉스 얘기야 롤렉스포럼에 올려야하는데, 구입을 한 것도 아니고 해서 자유게시판에 올립니다.
참, 생각지도 않던 롤렉스 구입 때문에 고민을 하다니..
어제 오후 단골 시계방을 일 회 순시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시계방 (이하 안과장) : 안녕! 오랫만이야 (오랫만 아닙니다. 이틀전에도 왔었습니다)
나 : 어, 안녕 안과장
안과장 : 니가 좋아할 만한 소식있다. 롤렉스 GMT 2 파랑검정 버젼 들어온다.
나 : (시큰둥) 그런데?
안과장 : GMT2 라구~ (어, 이 친구가 왜 날 짱구보듯이 하지?)
나 : 그래서 뭐? 싸다는거야 이쁘다는거야 뭘 설명을 해야 알아듣지.
안과장 : (아무말 없이 카달로그를 가지고 옵니다)
(길어질 것 같으니 집사람은 애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조용히 떠납니다. 가던 말던 전 신경을 안씁니다. 간만에 간이 배 밖에 나옴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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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잉 ~ 이 모야~? (눈이 반짝반짝)
안과장 : (빙긋이 웃으며 침묵모드)
나 : 좀 하겠는데?
안과장 : (여전히 빙긋이 웃으며 침묵.. 뭐야? 이 건방진 미소는?)
나 : 꿀 드셨어요?
안과장 : 다 봤으면 사라구~
나 : 얼마?
안과장 : XXXX $!
나 : 돌았구나. 이거 콤비인가 아님 화이트골드? 얼마나 깍아줌? 한 30%?
안과장 : 김군아~ 손님 가신단다~
나 : (오~ 간만에 보는 이 박력! 요거 만만한 제품이 아닌갑다)
저기~ 할인..은 얼마나 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안과장 : 김군아~
나 : 잠시만요!! 일단 내가 현금이 없으니 하루만 고민 좀 하게 해주셔~
안과장 : 어차피 물건은 일주일 뒤에 온다. 줄은 100미터도 넘게 서 있으니 안산다고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ㅎㅎ
아~, 간만에 안과장한테 졌습니다. (Andri 라는 샾매니저인데 그냥 An과장 An과장합니다)
집에 와서 폭풍검색으로 가격 찾아봤습니다.
아 그 친구말이 사실입니다. 자기네 가게가 다른 시계는 가격 경쟁력이 없는데 롤렉스는 괜찮을거라고..
집에 와서 계속 고민. 저녁에 밥먹고 헬스장에서 자전거 타면서 계속 그 생각만.. 힘들지도 않습니다. 한시간째인데..
몰래 사? 아냐 들키면.. 두렵군.
안그래도 12살짜리한테 다이빙시계는 왜 사주고, 10살짜리한테 정장용 예물시계는 왜 사줬냐고 난리블루스인데..
며칠 전에는 12살 큰 애가 묻습니다.
"아빠, 왜 제 시계는 늘 아빠 시계 보관함에 있어요?"
"어, 그건 말이지, 니네가 세배돈 받으면 엄마가 보관하시지? 그거 비슷한 거란다~~"
애들이 아직 어려 천만 다행입니다.
어쨌건 계속 귀에서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 : 귀하다잖아.. 가격도 좋고, 모양도 이쁘고.. 롤렉스는 필수잖아 필수~ (저도 한 때 롤렉스 부띡을 했던 사람인데 이건 첨 보는 모델입니다)
- : 정녕 그대가 죽고싶어 환장을 했냐? 곧 359도 집어올건데. 저번달 카드 청구서도 아직 안나왔어..
그리고 실제로 보지도 못했잖아. 걔 보나마나 별루야~
불행은 한꺼번에 닥친다고 하죠?
잘생긴 GMT를 접고 나니 오늘 장터에 제 위시리스트 두번째에 당당히 올라와있는 Deep Two 가 좋은 가격에 떴습니다.
어제는 랭킹4위(512와 338)인 338이 아름다운 가격에 떴고, 운명아 도대체 내게 왜 이러니?
그냥 다 접습니다.
인생은 '딱지치기'입니다. 접고 치고 와서 또 접고..
해질녘 엄마가 부르시면 치던 딱지 내팽겨치고 바로 가야죠?
점심시간이군요. 네, 저는 시계보다 밥이 좋습니다. 밥이..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젠장..
즐겁고 평안한 하루 되십시오.
댓글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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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앙
2013.09.0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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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
2013.09.09 23:15
가지고 싶던 시계를 다 모으셨다구요? 그게 가능한 일인가요?
전 7개 다 모았더니 새로운 위시리스트 7개가 또 생기던데요.. 여하튼 좋으시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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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카우트
2013.09.09 15:28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물욕이 없어야하는데 왜이렇게 무너지죠?
오소리님의 마음을 십분 이해합니다.
또한
"아빠, 왜 제 시계는 늘 아빠 시계 보관함에 있어요?"
아드님 마음도 십분 이해하구요.
뿜었네요!
적당히 접어야 나중에 기쁨이 더 크겠죠.
저도 오소리님도 지금은 접고 엄마가 밥먹으라 부르는 소리에 달려가야할 듯.
엄마, 무섭잖아요...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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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
2013.09.09 23:20
무섭죠. 하지만 무서워도 눈치보며 할 짓 다 하잖습니까?
접는다고 말만하지 기회있으면 언제든지 뒤집기 한판 아직 남아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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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
2013.09.09 15:44
저도 시계의 매력에 넘 무기력 해집니다 -
오소리
2013.09.09 23:28
무기력을 자각하신다니 아직 갈 길이 조금 남으신 듯 합니다. 저랑 같이 가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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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ac
2013.09.09 16:25
취미생활은 Need와 Desire에서 어느 방향으로 가까이 있느냐 하는 문제겠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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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
2013.09.09 23:30
Need는 첫번째 시계 이후로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이삭님도 그러실터인데 안그러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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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ard
2013.09.09 16:27
밥보다 시계를 좋아하시는군요..ㅎㅎ
슬슬 남일같아 보이지 않습니다만.. 전 아직 현실의 자금벽에..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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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
2013.09.09 23:41
곧 겪어보실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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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puta33
2013.09.09 16:49
공감백배네요...안타까운 심정이 구구절절 와닿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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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
2013.09.09 23:44
동병상련이죠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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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제이
2013.09.09 18:17
내일 득템 후기 올라오시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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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
2013.09.09 23:49
득템은 (우리 회원분 대부분 그러시듯이) 늘 은밀하고 조용하게 그리고 빠르게 사무실로..
6개월이 지나면 가족들이 알아차린다해도 떳떳해집니다. "이거 저번에 산 거 그거잖아.."
득템 후기는 그 이후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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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GBY™
2013.09.09 19:08
ㅎㅎㅎ 문체속에 숨어있는 위트가 느껴지는 수필같은 글이네요. 젬티 이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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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
2013.09.09 23:53
전 그래서 안과장한테 전화가 오더라도 안 가 볼 예정입니다.
직접 보면 다시 갈등이 모락모락 피어오를 듯.. 사진으로 보는 젬티는 완벽했습니다. 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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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렴청정
2013.09.09 20:53
몇 년전부터 갖고 싶은 시계가 있으면 외칩니다 "손목은 두개, 그나마도 왼쪽 손목은 하나다!!!"
몇년을 지난 지금....
전 지금 제가 오징어인지, 문어인지 모르겠습니다.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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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
2013.09.10 00:02
이건 어떻습니까? 저 손목에 시계가 주렁주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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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joja
2013.09.10 00:38
ㅋㅋㅋ 글재밌게쓰시네요! 전 그래서 파네를 좋아합니다.
시계뽐뿌를 그나마 출혈이 덜한 스트랩지름으로 돌려막을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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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
2013.09.10 10:56
lejoja님 뽐뿌 덕분에 이번달은 파산입니다. 하지만 즐겁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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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조개
2013.09.10 04:36
제가 옛날 고딩 시절에 독서실 끝나고 집에 오면,
액자에 담긴 성유리 사진 한 번 보고 씽글씽글 웃고 혼자 좋아 히쭉히쭉 거렸던 적이 있습니다.
요새 집에 와서 시계 보고 있으면, 똑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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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
2013.09.10 10:58
저는 브룩쉴즈 사진으로 코팅된 책받침. 전 브룩쉴즈하고 결혼할 줄 알았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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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부마신 콤비제왕
2013.09.10 08:47
어짜피 환자들의 숙명이지요.........재미있는 글 잘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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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
2013.09.10 11:06
폭부마신님 글 너무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아드님의 협상 기술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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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him
2013.09.10 11:28
조만간에 득템하시겠네요...............미리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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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
2013.09.10 12:28
저도 그게 두렵습니다. 득템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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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쿡 교포
2013.09.10 12:24
오소리님 글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음편이 기대되네요 뭐라도 하나 득템하시는게 아닐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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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
2013.09.10 12:33
오늘 제가 좀 한가하군요. 실시간 댓글입니다. (라디오 프로 같네요 ^^)
글쎄 제가 뭐라도 득템을 하면 좋겠습니다만 두려움 마음도 같이 있으니 어쩌면 좋을 지..
돈도 궁하고 그간 저질러 논 것도 아직 수습이 안됐는데.. 저도 제가 안타깝습니다.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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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시대
2013.09.12 12:42
시계인으로써 많은 공감이 갑니다.. ㅠㅠ
저는 다른 취미로 잊을수 있었어요..
지금은 RC에 빠져 있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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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
2013.09.12 12:56
이젠 적응이 될 때도 됐는데 매일 여전히 지름신과 씨름중입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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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장수
2013.09.13 01:34
글 잼미나네요. 공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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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씨마
2013.09.14 12:12
인생은 딱지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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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2013.09.14 18:26
인생은 지름신과의 싸움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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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
2013.09.14 18:30
그 분이 제 편이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
ㅎㅎㅎ 글 재미나게 잘 봤습니다.
저도 제가 정말 갖고 싶은 시계 7개를 다 모았습니다. 그 넘들 보고 있노라면 월매나 기분이 좋은지...ㅎㅎ
근데 제가 잊고 있던게 있더군요.... 서브마리너... ㅠ
지금도 저는 장터를 보면서 통장 잔고 따져가며 좋은 넘 기다리고 있어요 ㅠ 하지만 와이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