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질문은 TF지식인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유게시판

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
Jason456 5773  공감:8  비공감:-14 2013.07.12 05:48

인상이 안 좋은 사람을 욕할 때 생긴대로 논다는 말을 합니다.

그 표현 자체를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어느정도 일리는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는 그 사람의 성품이나 인생여정이 얼굴에 드러나는 것, 즉 후천적으로 인상이 변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인상이 운명을 결정하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우울한 아이를 한 명 알게 되었습니다.

들창코에다 눈이 쪽 째졌고, 잔뜩 찌푸린 얼굴을 한 아이입니다.

 

 

아이의 아빠는 $1,500 으로 집세를 포함해 한달을 살아야 하는 가난한 유학생이고, 아이는 3명 중 첫째입니다.

제 아이와 유치원을 같이 다녔는데(그 아이는 저소득자 무료혜택으로), 친구들에게 공격적인 말과 행동을 해서 다들 너무 싫어했습니다.

그 엄마는 "우리가 저소득층 무료혜택으로 다니고 있어 아이들도 따돌리고 선생님들도 관심이 없다." 라며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하소연을 했지만, 실제로는 아이의 성격이 문제였을 뿐입니다.

그러나 엄마에게 "당신 아이가 성격과 행동이 이상합니다." 라고 말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으니 다들 가만히 있었던 것이지요.

얼마후 무료로 다니는 자리가 없어져 그 아이는 다른 유치원으로 옮겼습니다.

 

간혹 들리는 소식들 역시 악재의 연속이었으나, 아빠가 이번에 디펜스에 성공하여 박사학위를 따고 일단 포닥으로 자리를 잡아서 처음으로 한숨 돌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너무나 잠시...며칠전 화재가 나서 집이 홀딱 타버렸다고 합니다.

마침 독립기념일 행사가 한창일 때여서 신고도 늦었고 소방차도 한참 뒤에야 도착했다네요.

다른 집의 불이 옮겨붙은 것이어서 보험으로 보상을 받긴 하겠지만, 예상액이 충분치 않고 보상이 나올 때까지 오갈데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임시거처와 식사를 제공해줘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이 셋과 함께 너무 힘들겠지요.

 

사람들이 그 집 이야기를 하면서 "생긴대로 정말 우울한 일만 일어난다" 며 혀를 찹니다.

알고 지내는 한인들이 돈을 모아서 준다고 하던데, 친한 사람이 없어서인지 일주일 넘게 $500 밖에 걷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도 그 아이가 제 아이에게 하던 못된 행동을 생각하니 선뜻 내키지 않았지만 도와주는 사람이 너무 없다는 말에 할수없이 조금 보탰습니다.

대개 이런 일을 당하면 사람들이 돈을 걷어줘서 몇천불 정도는 금방 모이는데...

저 역시도 이정도 힘든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겨우 100불 주면서 이렇게까지 아깝고 싫은 적은 처음인 듯 합니다.

 

 

그 아이는 신생아때부터 분노와 싸움 속에 살아서 그렇게 된 것일까요?

옛말에도 40 넘어가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진다 했는데, 겨우 3살짜리가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인지...

그 아이와 동생들의 박복하고 못된 얼굴, 그에 따른 못된 행동들을 보며 생긴대로 논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어른으로서 속좁은 마음인 것을 알면서도,솔직히 그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더 도와줄까 싶으면서도 솔직히 100불 준 것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짜증도 나고,

한인 커뮤니티와 상관없이 살고있는 내게 돈을 달라고 하며 오지랖을 떤 사람도 꼴보기 싫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진 못할망정 옹졸하게 구는 저 자신이 좀 싫어지기도 하고,

어린아이의 얼굴을 보며 이렇게까지 기분이 나빠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하고...(전 원래 아이들을 무지 좋아하거든요)

머리가 복잡하네요...

 

앞으로 생긴대로 논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좀 더 환하게 웃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결론이 이상하죠? ㅠㅠ

 

 

 


번호 제목 글쓴이 공감 수 조회 수 날짜
공지 타임포럼 영상홍보 [3] 토리노 3 358 2024.08.30
공지 타임포럼 회원분들을 위한 신라면세점의 특별한 혜택 [9] 타임포럼 4 847 2024.06.10
공지 글쓰기 에디터 수정 및 새로운 기능 안내 [11] 타임포럼 9 3328 2022.03.21
공지 추천, 비추천 시스템 개편에 관한 공지 [15] 타임포럼 23 3026 2021.06.28
공지 사이트 기능 및 이용가이드 (장터, 이미지삽입, 등업, 포인트 취득 및 가감, 비디오삽입, 알람 등) [11] TF테스터 381 599415 2015.02.02
Hot [정모 신청] 타임포럼 3분기 정모 관련 신청글 [25] 타임포럼 1 594 2024.09.12
Hot 서울 모 호텔 금고안에 보관중이던 예물시계 도둑맞았습니다. [10] 샤샤티티 2 7067 2024.09.02
Hot 2024년 2분기 타임포럼 정기 모임 포토 리포트 [31] 타치코마 14 1103 2024.05.16
Hot 타임포럼 2024년 2분기 정기모임 참석 및 경품 추첨 후기 [23] 오메가이거 13 1025 2024.05.15
22844 여자 영어 이름 추천 부탁 드립니다. [58] worb 0 18037 2013.07.16
22843 [도와주세요] 운전면허 관련 [6] 대니얼 0 3289 2013.07.16
22842 [32] file 레어 0 3263 2013.07.16
22841 감시자들 정우성시계 [4] 불꽃남자ㅎ 0 10611 2013.07.16
22840 지난 주말에 재밌는일이 있었네요 ㅎㅎ [75] TheBosss 4 3764 2013.07.16
22839 혹시 브랜드별 이름의 뜻, 아시나요? [32] 바조개 0 4385 2013.07.16
22838 일본 사시는 분 도움 좀 부탁드립니다. [9] cool 0 3059 2013.07.16
22837 참을 수 없는 고통 CRPS [23] file unicon827 2 3414 2013.07.16
22836 굶어 죽어가는 개를 전시하는 예술가 [한번쯤 읽어보세요] [22] file 아이별이 7 3990 2013.07.16
22835 시간을 보는 "watch"가 아닌, 시간을 알게 해 주는 "timepiece", The Bradley [22] file 휴이 1 3214 2013.07.15
22834 시계 분실시....시리얼 번호 모르면 자기것 증명이 불가 한가요? [22] 다음세기 0 8512 2013.07.15
22833 저희집 강아지입니다. 이쁘게봐주세요 굽신굽신. [61] file 20대에시계에미친놈 7 5369 2013.07.15
22832 로이킴 표절 논란(?) [42] file Cynus 4 4463 2013.07.15
22831 회사 영수증 처리 관련 질문드립니다. [16] NYC WATCH 0 7483 2013.07.15
22830 수면자세 레전드 / 네이버 연금술사 / 나도 한모금 / 등등 [30] file unicon827 1 3605 2013.07.15
22829 타포회원님의 패셔니스타 벤치마킹을 위한 짤입니다. ver.20!!!! [28] file BR PK 3 8834 2013.07.15
22828 안녕하세요. (_ _) [13] file 루피너스 8 3452 2013.07.14
22827 (펌)힘든 군대 순위 [96] file 시노빅 3 52836 2013.07.14
22826 제가 자주 안들어와서 그런걸까요 [6] Quidam 2 3124 2013.07.14
22825 유도선수 지옥훈련 [26] mahavishnu 0 9023 2013.07.13
22824 시계 날짜 및 시간 조정 금지시간 PM10~AM02 [6] file sirooco 0 36813 2013.07.13
22823 요즘 고3 모의고사 언어영역 지문 [15] file redhands 1 11258 2013.07.13
22822 조던 신은 형님, 누님들.. [36] file 피에몬트 0 34955 2013.07.13
22821 사진파일 업로드 방법요? ㅠ [2] 낭만로터 0 3154 2013.07.13
22820 유부남들의 중고거래/ 우리말 나들이/ 리얼한 자동차사고 [26] file N_genius 1 4390 2013.07.12
22819 철벽녀 모음 / 곰 한마리만 넣어주세요 / 공 좀.. / 안터진 물풍선 [28] file unicon827 1 7878 2013.07.12
22818 여자들의 남모를 아픔... 겨드랑이 제모 [25] 장사장 0 5321 2013.07.12
22817 웃음을 드리는 사진과 gif^^ [40] file Cynus 1 6178 2013.07.12
22816 [부산 번개] 7월 16일 화요일 7시 서면!! [3] file 조금매니아 0 459 2013.07.12
22815 케이트 업튼 [51] file 피에몬트 4 5134 2013.07.12
22814 카카오톡 탈퇴했습니다. [35] Scaldi 1 4194 2013.07.12
22813 12일간의 기다림... [24] file TheBosss 0 3181 2013.07.12
» 생긴대로 논다 [42] Jason456 8 5773 2013.07.12
22811 술 먹고 집에 가져온 것 [42] file 간장맛하드 0 4024 2013.07.12
22810 시계가 애인보다 좋은 이유? [25] 니기리스시 1 3571 2013.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