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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평범하디 평범한 가정에서 저와 동생 두 남자형제가 자랐습니다.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문제없는 부모님 아래에서 커왔다고 생각했습니다..

1살차이의 남자형제라그런지 어렸을땐 사소한일로 다투기도 많이 했지만 , 힘이 좀더 세고 형인 제가 늘 동생을 제압했습니다. 그렇게 동생은 활발한 성격이었음에도 늘 형인 저에게 기죽어 살았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나 밖에서 동생을 괴롭히는 녀석들이 있으면 참지못하고 동생을 보호해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동생이 중학교에 입학한 후로, 활발하고 명랑했던 모습은 어디로 가버리고 폐쇄적이고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왕따까진 아니었지만 어울리는 친구가 많지 않았고, 집에 와서도 늘 방문을 잠그기 일쑤였습니다. 부모님은 걱정하셨지만 저는 그때까지도 동생에게 공격적인 태도로 일관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우리 둘은 서울로 상경하여 대학교에 입학햇습니다. 제가 재수를하여 동생과 같은 학번으로 서로다른 학교를 다녔지만 부모님의 권유하에 한방에서 생활했습니다.

 

처음 설레는 맘으로 대학을 다니며 많은 것들을 경험했지만 서로 집에와서 이야기하는 일도 없었고 성인이 되어 그 흔한 술도 둘이 함께 한잔 하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저는 저대로 동생은 동생대로 학교에서 나름대로 그룹의 대표도 맡으면서 저는 동생이 밖에서는 잘 지내는구나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별다른 우리 둘 간의 관계개선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군대를 제대하고 우리 둘은 취업이라는 벽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대학을 보내 기대하시는 부모님께서는 매달 적지 않은 금전적 지원과 함께 우리형제의 계획이나 생활에 관해서 여쭤보시곤 합니다...

 

아버진 늘 엄하셨기에 대화가 잘 오고가지 않았지만 군대 제대한 뒤로 아버지의 삶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본 터라 저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아버지와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나, 아직까지 동생은 본가에 내려와도 본인 이야기를 하지 않기에, 부모님께서 무척이나 답답해하셨습니다. 저는 동생에게는 나름 고민도 많고 예민한 시기인것 같다고 부모님께 잠시 기다려보시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했지만, 수개월, 수년이 지나도 동생은 딱히 어떤 준비도, 노력도 하지 않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매번 답답해하시는 부모님이 속을썩는 모습을 보기가 안타까워 최대한 간섭하지 않고 부드러운 말투로 동생에게 친밀감있게 다가갔지만 반응은 역시나 같았습니다. 단답형, 묵묵부답으로만 대꾸하였고 대화 자체를 하기 싫어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과거에 제가 동생에게 못되게 굴었던 것들이 생각나면서 너무나도 후회를 합니다. 이게 다 나 때문이다, 내가 동생을 이렇게 만들었다 라고만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제가 느끼는 괴로움보다도 동생의 마음을 돌리는게 급선무라 생각하여 최근 몇 달간 계속해서 동생에게 평소 하지 않았던 말이나 행동들도 자연스럽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동생은 마음의 문을 닫고 삽니다..

 

그리고 어제 13년의 첫날이 밝아 온 가족이 본가에 모여 식사를 마치고 저는 동생과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가벼운 마음에 말을 걸었지만 계속되는 단답형의 대답에 저는 너무 답답했고, 도대체 그러는 네가 그러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자,

동생은

 

"내가 이 집에 태어났기 때문에 가족들을 봐야하는 것이 의무로 느껴지고, 사실 내 이야기를 별로 궁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난 내가 내길로 알아서 살것이다. 빨리 독립해서 부모님으로부터 부담느끼지 않고 살고 싶을 뿐이다"

 

라고 이야기 하는 겁니다..저는 너무 놀랐고 도대체 동생의 생각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와버렸는지에 대해 다시 또 제 스스로를 탓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동생을 앞에두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지만, 동생의 반응은 그저 냉혈한으로만 보였습니다. 너무 차가웠습니다. 그 동안의 제 무심함에 너무 후회를 했습니다. 부모님이 무관심한분도 아닙니다. 어머니는 항상 자식을 우선으로 대하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족이 의무라니요.. 마음의 문을 닫은 사람이라기 보다 그냥 이기적인 놈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저는 할 말을 잃고 방에서 나왔습니다.

 

지금 전 아무일도 손에 안잡히고 동생의 마음을 어떻게든 움직이고 싶습니다...사실 어찌보면 어떤 분들에게는 고민꺼리도 안될 일일 수도 있습니다. 쓰고보니, 다시 돌이켜보니 제가 너무 유약하고 걱정이 많은 사람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바라는 것은 단란한 네명의 가족이 밥먹으면서 오순도순 이야기하는 것 뿐입니다. 겨우 이정도를 바랄 정도로 어려움없이 자란 것 같아 너무 창피합니다.

 

두서없이 길게만 적어내린 것 같아 회원분들이 읽어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비슷한 형제경험이 있으시거나 본인이 가정 내에서 제 동생과 같은 성향을 가지신 분이 계신다면 제가 형으로서 어떻게 해야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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