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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4679  공감:7  비공감:-8 2012.12.14 12:53

<A누나와 B누나>

 

80년대 중반, 제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일하는 누나(식모) 2명이 있었습니다.

여고생 누나들이었는데, 말은 식모지만 저희들과 놀아주는 것이 주된 일이었고 3~4시면 학교에 갔다가 저녁 9시 정도 되어서 돌아왔습니다.

둘 다 야간 여상(여자상업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일을 했던 것이지요.

 

상고를 졸업하고 나서 한 명(A)은 은행에 취직하고 한 명(B)은 백화점에 취직했습니다.

대장격인 일하는 아주머니도 누나들에게 잘 해주셨고, 저희들과도 친하게 지내서 취직 후에도 주말이면 종종 놀러오곤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둘 다 고아였다고 합니다...ㅠㅠ

 

이 중 A누나는 착실하게 회사를 다니며 40대 중반인 현재 은행 부지점장을 하고 있고, 남편 역시 같은 은행원입니다.

은행에서 만나 20대 초반에 결혼을 해서 아이들은 벌써 대학생이 되었고, 부채없이 상암동에 40평대 아파트도 마련했습니다.

요즘도 명절이 되면 할머니와 어머니께 선물도 보내고, 어머니 역시 딸처럼 여러 방면으로 은행에서의 진급 등을 신경써 주고 계십니다.

너무 좋은 관계지요..^^

 

 

 

<된장녀 B누나>

 

B누나는 예쁘긴 했는데 A누나와 반대로 약삭빠른 면이 있는데다 게을렀습니다.

초딩(7~8살 차이)인 제게 "너 나랑 결혼할래? 나도 돈 많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싶다~" 라는 말같지 않은 소리를 할 정도로 무개념이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얼마 못 가 백화점을 그만두고 아버지의 사무실에서 잡일을 봤는데, 가끔 가보면 항상 졸거나 딴짓을 하던 모습만 기억이 납니다.

퇴근하면서 엄청 화장을 고쳐댔고, 가끔 술냄새도 났던 것으로 보아 남자를 꼬시러 나이트클럽 등을 전전했던 것 같습니다..ㅋㅋ

 

그런데 어느 여름방학에 그라나다(당시 최고급차)를 탄 아저씨가 아버지 주위에 나타났습니다.

사무실이 집에서 가까워 용돈을 받으러 종종 들렀었는데, S대 출신 사업가 2세라며 아버지께 선배님이라고 하면서 늘 사무실에 나타나곤 했습니다.

어린 제 눈에도 '저 아저씨 일은 언제 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고, 이상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아버지도 그 아저씨를 반기지 않으셨지만 꿋꿋하게 나타나 항상 B누나와 웃고 떠들다 돌아갔습니다.

한번은 저와 할머니 둘만 있을 때 B누나와 아저씨가 인사를 왔는데..이 때 할머니의 친손녀인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_-+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B누나가 그 아저씨와 결혼한다는 말을 들었고, 부모님 사이에 언쟁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 후배 맞아요? 잘 알지 못하고 결혼했다가 큰일나면 어쩌죠?"

"자기가 후배라는데 뭐 어쩌라는거야! 나도 걔랑 잘 몰라. 그냥 와서 인사하고 떠들다 가는거지."

"그리고 그 사람이 B가 우리 조카인줄 아는거 같던데요? 당신이 사실을 말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난 B가 조카라고 한 적도 없고, 자기들끼리 그런줄 아는 모양인데 내가 어떻게 하라는거야?"

그리고 그해 가을, B누나는 21살의 나이로 30살 아저씨와 결혼을 했습니다..된장녀의 꿈이 이루어진 순간이었지요!!

 

결혼 후 인사를 오기는 커녕 연락도 없더군요.

그리고 몇년뒤 할머니께서 차를 타고 지나가시다가 아이를 업고 연탄 리어카를 끌고 가는 B누나를 발견하셨다고 합니다.

급히 차를 세우고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셨더니 길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고 합니다.

알고보니 아저씨는 고등학교도 중퇴로 형님의 연탄가게에서 일을 돕는 불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결혼 후에는 연탄 리어카를 끄는 것은 물론, 아저씨의 외도와 음주, 폭력 속에 고된 나날을 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후 몇 차례 너무 힘들다며 할머니께 용돈을 받으러 오더니 그마저도 끊겼고, 지금도 소식을 모릅니다.

 

 

 

<행복한 결혼> 

 

몇일전 기사아저씨의 아들의 결혼에 대해 자게에 올렸었는데, 연말도 되고 결혼식 문제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A누나와 통화를 하다가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다른 회원님이 올리신 명품백을 사달라는 여성의 이야기를 보니 B누나 생각이 많이 나네요.

된장 플레이를 하다가 눈탱이를 맞은 경우는 B누나 말고도 몇몇 케이스가 더 있는데, 적어도 제 주위에서는 지나친 욕심의 끝이 좋은 것을 못 봤습니다.

결혼을 통해 내가 갖지 못한 부분을 채우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것이 돈이 되어서는 곤란한 것 같습니다.

 

얼마 있으면 결혼기념일인데...아내가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네요...(그런 것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자기 생일조차..ㅎㅎ)

올해는 어머니와 할머니께서 모두 와계신 관계로 엄청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초초초대박 선물 패키지가 옷장 한 구석에 조심스레 숨겨져있고, 순진한 아내는 이제 울기만 하면 됩니다...ㅋㅋㅋㅋ

제게도 결혼기념일 선물로 AP 로얄오크 하나 사달라고 했더니(물론 기대는 전혀 안 했지만) "남자가 무슨 선물을 밝히냐." 라고 핀잔만 돌아오네요..ㅠㅠ

남자들도 선물 받고 싶은데..저만 그런가요?

 

이상한 방향으로 결론이 났는데...하여간에 결혼을 잘 해야 합니다.

결혼은 자신과 비슷한 환경의 사람과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말을 어른들께 많이 들었었는데, 살다보니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단, 성격이 같으면 싸움이 많은 듯 한데..다른 성격이면 잔소리를 엄청 들어야 하니...ㅠㅠ

이미 하신 분들은 사이좋게 잘 지내시기 바라고, 아직 하지 않으신 분들은 좋은 여성 만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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