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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얼마전 미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피해가 아직 복구되지 않고 있습니다.
인명 피해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으나, 때늦은 허리케인과 이어진 한파로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말부터 오늘까지 큰어머니를 따라 빈민가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는데, 대단히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래 사진의 둘 중 한명이 큰어머니입니다.
1930년대 중반 생이신데 그당시에도 저런 자동차가 있었네요...
소아과 의사선생님이셨고, 현재는 70넘은 할머니이십니다.
큰어머니가 참여하고 계신 단체에서 의료봉사를 나갔는데, 저를 비롯한 비의료인들은 복구작업에 참여했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할 일이 없는듯 하여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큰어머니가 저를 불러 나무라셨습니다.
"너 지금 놀러왔냐? 사진은 왜 찍고있어?"
"블로그에 올리려고 그러는데요...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상황을 알려주려구요..."(궁색한 변명)
"저게 우리 집이라고 생각해 봐라. 누가 와서 사진을 찍고, 그걸 올려서 재미거리로 삼으면 기분이 어떻겠어?"
"..........."
"슬퍼하는 사람들 사진찍어서 그래미상 받을거야??? 너 왜그렇게 철이 없니??"
".......(그래미상이 아니라 퓰리처상인데요...)....."
큰어머니의 호통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내가 왜 사진을 찍었을까 생각해보니 피해를 입은 분들께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어 반성을 하면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원래 사진을 거의 안 찍고 살았는데 요즘 부쩍 사진찍기가 재미있어서 재미로 그만....실수를 했네요.
그래도 기왕에 찍은 사진 몇 장은 올려봅니다.
다음주 추수감사 휴일동안에는 일 때문에 도미니카에 갈 예정이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취소될 것 같아 이번 기회에 탄력을 받아서 큰어머니를 따라 뉴저지에 가기로 했습니다.
뉴욕에서 가까운 쪽으로 가게되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아틀랜틱시티 근처로 갈 것 같네요...
추운 겨울이 돌아오니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힘든 시간이 될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한국이나 미국 모두 가난한 사람들이 따뜻한 것까진 아니더라도 '덜 추운' 겨울을 보내면 좋겠습니다.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이런 멋진 풍경이 있는 곳인데...ㅠㅠ
창문이 깨지고 벽이 무너진 집들입니다.
뭐 집이라 해봤자 원래 가건물같은 부실한 건물이지만요...
그나마 비닐로 창문을 막는 등 어느정도 복구가 되었습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온다는데...다행히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은 아니지만, 기온이 많이 떨어지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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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부스토
2012.11.1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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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11.14 14:16
작년인가 재작년이었죠?
전 우면산 사태를 뉴스로만 봤는데, 굉장히 심각했던 것 같더군요.제 친구 집도 대단히 큰 피해를 입었다던데...
자연재해는 막을 방법도 없고, 참 무섭고도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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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elle
2012.11.14 17:32
우면산 산사태때는 말도 많았죠. 자원봉사자들과 군인들은 열심히 흙치우고 복귀하는데 그 동네 사는 사람들은
나와서 돕지도 않고 다른데 가 있고 해서 말입니다.
언제 뭐가 어디서 터질지 모르니 자연재해는 정말 무섭긴 무서운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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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quaaqua
2012.11.14 13:36
놀러왔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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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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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쳐상인데요......
ㅋㅋㅋㅋㅋ
정말 멋진 큰어머니십니다...
오늘 출근길에 큰딸이 엄마한테 하는 말이....
엄마 독거노인 드린다고 학교에서 과일 챙겨오래요...
사과하고 밀감하고 챙기는 딸아이한테
가을이면 식구들이 즐겨먹는 대봉(큰감)몇개 들려 보냈습니다....
작지만 쉽게 시작할수 있는 일부텀 조금씩이나마 시작하면 동서양 구분없이 더한층 따뜻한 겨울이 되리라 잠시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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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11.14 14:17
얼마전 못먹고 못쓸 것들을 경비원에게 준다는 글이 생각납니다.
대봉을 받는 분들에게 가족분들의 따뜻한 사랑이 전달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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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_Night
2012.11.14 14:16
누군가를 돕는다느거 세상이 더욱더 황폐해지는 시점에서 인간끼리 서로 사랑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건사고가 많은 요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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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11.14 14:19
저런 일이 내게 닥쳤을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정말 슬프고 암담해집니다.
다같이 도우면서 살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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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호돌이
2012.11.14 14:59
지난번 옆집 호박 할아버지 응급 처치때도 그렇고, 정말 존경받을 만한 마인드를 가지신 큰어머님 이시네요~
그래도 알게 모르게 이러한 분들이 많이 계셔서, 이 삭막한 사회가 무너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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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11.14 15:26
이번에 보니까 30~40 대의 젊은 의사분들이 평일에도 많이 오셨더라구요.
휴가를 내거나 개인병원 문을 닫고 온 사람들도 많은 것 같던데, 인천호돌이님 말씀대로 그런 분들 덕분에 세상이 돌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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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천황
2012.11.14 15:04
큰어머니의 꾸지람과 제이슨님의 응대가 웬지 깊은 정감이 있고 훈훈한 온기를 느끼게 해주는 느낌입니다 ^^
좋은일 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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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11.14 15:29
제가 화를 내더라도 전혀 개의치 않으시고, 연세가 드실수록 잔소리와 같은말 반복하기가 심해지시는 것 같아 괴롭습니다...ㅠㅠ
그렇지만 역시 어른과 함께 있으면 배울 점이 많은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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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빵구
2012.11.14 16:18
좋은 일 하셨네요~추천드리고 갑니다.
제이슨님은 별일 없으셔서 다행입니다.
경제적 손실이 어마어마 하다는데, 허리케인...;;;; 사실 전 토종 내륙 한국인이라 허리케인이 저렇게 강력하다니 놀라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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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11.14 22:33
허리케인 자체도 강하지만, 한국과 달리 목조건물들이 많아서 피해가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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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드로
2012.11.14 19:05
글보면.. 종종 좋은일많이하시는거같네요.
근데 미국 정말 허리케인 심하게 왔나봐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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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11.14 22:34
좋은일을 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거의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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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정
2012.11.15 01:39
대인배 제이슨님의 훈훈한 일상 잘 봤습니다. ^^ 제이슨님이나 큰어머님같은 분들을 보면 연말에 쌀이나 보내는 제가 부끄럽습니다. 이런 봉사에 드릴 수 있는 것은 추천 밖에 없네요 ^^ 지난번 앰블러스 글도 그렇고 큰어머님도 대인배시고 제이슨님도 대인배시고 ~ 간만에 pc접속이라 댓글 남겨 봅니다.
모바일은 댓글 쓰기가 힘드네요.
항상 좋은일 하고 봉사하는 마음을 가지려는 제이슨님을 보며 저도 좀 본받아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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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11.15 07:49
연말에 쌀은 보내시는 것만큼 귀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미국에 있다보니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여유가 있어 이런 활동도 할 수 있는 것이지 바쁜 한국이었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지요.
부족한 사람에게 대인배라 해주시니 감사하고도 부끄럽네요...앞으로 진정한 대인배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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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b
2012.11.15 02:00
보기 좋습니다.
저는 같은 동부 지역이지만 태풍의 영향이 미치지 않아 다행이라고만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뉴스를 보며 '큰일날 뻔 했구나' 라고 안심을 했던 저 스스로가 부끄러워집니다.
늦게나마 어서 빨리 피해가 복구되어 예전 모습으로 회복되기를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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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012.11.15 07:52
말씀을 듣고보니 저도 역시 '큰일날 뻔 했구나. 다행이다.' 생각했는데...사실 누군들 안 그렇겠냐마는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하필이면 추워지는 시기에 이런 피해가 와서 추위로 인한 후속 피해가 생길 것이 우려가 되네요..
잘 복구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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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2012.11.19 14:16
자연 재해는 정말 무섭습니다.
피해를 당하신 분들에게 빠른 복구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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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호
2013.02.04 08:47
빠른 복구를 기원합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저런 천재지변에 당하면 정말 사람이 멍 해지거든요 .
예전 우면산 산사태가 갑자기 떠오르네요.
다들 따듯한 겨울 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