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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4163  공감:14  비공감:-2 2012.09.17 13:52

앞서 두 번에 걸쳐 올린 글의 결말이 났습니다.

 

1. 라 트라디션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반성의 모습을 보이고 용서받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 의해 낙하하긴 했지만, 다행히 카펫 위에 떨어뜨려서 별 문제 없이 잘 가고 있습니다.

원래 파라슈트 기능이 있어 충격에 강하다고 들었는데,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 호라 문디

다들 궁금하실 것입니다.

리스트를 작성할 때 아내가 "이 시계는 뭐야? 주문해놓고 아직 안 받았어?" 라고 물어볼 줄 알았는데 그냥 지나치더군요.

대충 몇 개 샀는지만 봤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내의 압박에 이어 어머니와 면담을 했습니다.

"넌 남자가 왜 그렇게 쇼핑을 좋아하니? 

구두, 수트, 시계 전부 사람들은 들어보지도 못한 것들만 하고 다니잖아.

그런 돈을 쓸 때 어려운 사람들을 한 번이라도 생각하긴 하니?

그런걸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사는 세상인데 나누면서 살아야지.

OO이(아내)가 쇼핑에 별 관심이 없어서 그렇지 둘이 같이 했다가는 큰일나겠다.

대놓고 입고 다니지도 못하는 것들은 왜 자꾸 사다 쌓아놓는지 모르겠다."

 

사실, 저는 평소에 돈을 많이 쓰진 않습니다.

술을 끊은지 5년 정도 되어서 밥값, 교통비 외에는 별로 나가는 돈이 없습니다.

그런데 일년에 한두 번 작정하고 벨루티, 키톤, 브레게 세 브랜드를 돌며 쇼핑을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아내에 이어 어머니와 면담을 하고 나니 정말 수십만가지 생각이 났습니다.

반성, 후회, 억울함, 분노, 부끄러움 등등....

그리고 무엇보다 남들 앞에서는 고상한 척 하면서 뒤에서는 비싼 것, 그 중에서도 최고만 좋아하는 저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전 최고의 속물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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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EC란 Commercial sexual exploitation of children 의 약자로서, 아동 성매매를 말합니다.

올해 초 선교사님 한 분이 코스타리카 아동 성매매 방지를 위한 기금 마련을 도와달라고 하셨던 적이 있었는데,

오늘 저녁 그 분에게 호라 문디의 가격에는 못 미치지만 페이팔을 통해 5만 달러를 보냈습니다.

제 이름은 민망해서 지웠고, 코스타리카 아동 성매매 방지 운동이 범죄 단체들의 위협을 많이 받는 위험한 일이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받는 분의 이름과 메일 주소도 지웠습니다.

 

지금까지 아내와 딸, 그리고 저를 위해 쓴 돈에 비하면 결코 큰 금액은 아니지만 많은 고민 끝에 마음먹고 보낸 것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쇼핑은 그만두려고 합니다.

완전히 그만둘 순 없겠지만...많이 줄이겠습니다.

물건을 살 때는 꼭 사야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세상에 '꼭 필요한 시계'는 없는 것 같습니다.

 

호라 문디를 끝으로 시계 쇼핑을 끝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그냥 구입을 포기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다른 시계를 몇 개 팔고 호라 문디를 구입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면 제 결심에 불순물이 끼는 느낌이 들어 과감히 포기하려 합니다.

시간이 지나 마음이 변할까봐 일요일임에도 딜러에게 전화를 해 사정을 말하자, 흔쾌히 취소해주겠다고 합니다.

 

타임포럼은 익명성이라는 우산 아래서 제가 커밍아웃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까운 친구들 외에 제 생각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던 곳은 여기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시계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었고, 작은 즐거움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적어도 한동안은 구입기를 작성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시간이 나면 가지고 있는 시계들에 대한 사용기나 올려보도록 해야겠네요.

호라 문디를 포기하며 만감이 교차하지만, 앞으로도 즐거운 타포 생활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p.s.

자고 일어났더니 격려 댓글을 많이 달아주셨네요.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몇몇 분들께서 '재력이 대단하다'고 하시는데...

상당기간 고심끝에 호라 문디를 산 것이었고(재력으로 쉽게 산 것 아님), 구매를 취소하면서 시계값에 못 미치는 돈을 기부한 것입니다.

즉, 재력 때문이 아닌 결단으로 기부한 것이지...만약 환불빋을 돈이 없이 생돈 $50,000 이었다면 기부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번 기부로 인해(=호라 문디 구입으로 인해) 대미지가 커서 시계를 살 일은 없겠지만, 앞으로 좋은 분들과 함께 더 행복한 시계생활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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