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포라는 곳

안녕하셨습니까. 가끔 눈으로만 보러 타포에 들어오는, 가입한지는 좀 된 '눈팅회원' 입니다. ^^

미국 시골의 작은 동네에 8년쯤 살다보니 동네의 안가본 가게가 없어서 마침내 전당포라는 곳도 가게 되었지요.  동네가 작다보니 전당포 주인도 길거리에서 종종 보고 통성명도 하고, 애들 이야기도 하고 하며 지냈습니다.

엊그제는 지나가다 잠시 들렀더니 반짝거리는 롤렉스가 들어왔더군요. 오이스터 퍼페추얼이라 쓰인, 날짜 창이 없는 콤비 시계인데 2천달러 정도에 팔 생각이라며 어제 들어왔답니다.  주인장 아내에게 슬며시 물어봤지요. 얼마에 들어왔냐고.  천달러에 들어왔답니다.

천달러에 팔라고 하니 웃더군요.

같이 웃다가 1100 달러에 팔라고 했더니...

팔더군요. 세금 포함가격이니 1020 달러 정도에 산게 되었습니다.

수상한 이 친구 가짜일 시만 제외하고는 환불이 안된다고 하며 종이박스, 나무로 된 케이스, 페이퍼등을 주섬주섬 꺼내더니 돈 달라고 합니다. (전당포는 구매 직전 판매자와의 특별한 조항이 없는 이상 환불이 안된다는 군요.)

평생 롤렉스는 한번도 안 가져본 저이기에 아내에게 전화도 안하고 덜컥 구매해버렸네요. 

미심쩍은 마음에 타임존에 사진도 올려보고 했습니다. ^^; 93년도에 생산 되었다는 군요.

뒷백도 열어보고, 사진도 찍어보고, 사이즈도 작고 20년 가까이 된 시계라 좋은가격에 산 지는 모르겠지만 첫 롤렉스를 산, 무척 보람찬(?) 하루였습니다.

집에 모셔둔 다른 시계들에게 눈길이 가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네요.

타임존에도 질문을 올려봤지만, 저 페이스의 T Swiss Made T는 이해를 못하겠더군요.  다른 같은 페이스, 같은 모델명의 시계에는 Swiss Made라고만 적혀있던데요... 교체가 되었을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