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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안녕하세요! 시계의 매력에 눈을 뜬 지 얼마 되지 않은 입문자입니다!
제가 원래 생각이 많은 편이라 글이 좀 길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리 양해를 구하고...
혹시나 스압이 싫으신 분들께는 지금이라도 도망가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시계 선배님들은 왜 그렇게 씁쓸해 하셨을까요?
입문 글을 올리고 들은 반응들이 진심으로 축하해주시면서도 묘하게 쓸쓸한...?
"예전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좋네요" 라던가, "제 시계 생활에 대해 돌아보게 되네요"와 같은 말씀들이셔서요.
정말 감사하지만 뭔가 갸우뚱? 했습니다.
너무 멋진 시계들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으셨는데, 왜 이렇게 달콤씁쓸해 하실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시계 입문자로써 행복했던 이유 1 - 개인의 성장의 심볼
이전에는 시계가 돈 낭비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입문하며 얻게 된 두 시계는 정말 큰 행복감을 주었습니다.
특히 두 번째로 영입한 튜더 블랙베이 GMT는 제가 번 돈으로 제가 산 것이기 때문에, 더 특별한 것 같습니다.
예물로써 선물 받은 시계에 비하면 훨씬 가격이 저렴하지만, 이건 온전히 제 능력으로 구매한 시계였거든요.
마치 "내가 이런 시계를 살 수 있을 만큼 성장했구나"라고 느끼는, 어떤 심볼 같이 느껴졌습니다.
구입한 이유도 해외 거주 경험이 있어서, 타인의 입장도 고려하고 싶어서, 튜더는 언더독 느낌이 강해서 등...
무언가 이 시계에 대해, 그 메이커에 대해 "내가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에" 였습니다.
그러니까 튜더 블랙베이 GMT는 어떻게 보면, 지금 저라는 사람을 대변하는 "심볼"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시계 입문자로써 행복했던 이유 2 - 일탈의 스릴
예물 시계 이야기가 나왔으니 유추하셨겠지만, 저는 아직도 인생의 꽤 초반부에 있습니다.
하지만 벌써 느껴지는 어떤 스스로의 힘에 대한 자각(?), 그리고 너무 빠른 시간의 흐름에 대한 허탈함이 느껴지네요.
부모님께서도 슬슬 나이가 드시는 것이 보입니다. 이전에는 제가 부모님께 혼났지만, 이제는 종종 제가 부모님께 잔소리를 하네요.
점점 누군가의 허락을 맡고 해야 하는 일들이 적어집니다.
누군가의 허락을 맡아야 한다는 것은 귀찮은 일이지만, 동시에 그 사람이 책임을 져준다는 뜻도 있습니다.
점점 저 대신 책임을 지어줄 사람이 줄어들고, 반대로 제가 책임질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보입니다.
확실히 시계는 비싼 취미가 맞습니다. 그런 의미에서의 "스릴"도 있습니다.
구매를 하며 뭔가 "아 이러면 안되는데" 싶지만 선을 넘을 때의 스릴이 있잖아요.
점점 저 대신 판단해주고 책임져줄 사람이 적어지며 "그건 안돼!"라고 해줄 사람이 적어지는 지금,
그 "안된다"는 것을 할 때의 스릴을 저는 튜더 블랙베이 GMT를 구매하며 느낀 것 같습니다.
(아직 부모님은 모르십니다. 쉿...)
시계의 적정 가격은 구매자가 뿌듯함이나 일탈의 스릴을 느낄 수 있는 가격이다.
아무리 역사가 긴 워치메이커도, 아무리 복잡한 컴플리케이션도 정말 억 단위까지 올라가는 시계의 가격을 정당화 할까요.
결국 시계가 비싼 이유는 제가 위에 적은 두 즐거움을 느껴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1. 구매하는 사람의 성장을 대변해야 한다.
2. 지를 때 충분히 "아 이거 선 넘나?"라는 스릴을 느끼게 해야 한다.
그럼 (특히 하이엔드) 시계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라고 물어본다면,
그 시대 "부자들"의 기준에서도 "헉"하는 소리가 나오게 하는 가격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성장과 성공을 거듭하며 이젠 더 이상 웬만한 것들은 원한다면 가질 수 있어진 사람들에게,
하이엔드 시계는 여전히 "내가 이걸 사도 되나?"라고 물을 수 있는 어떤 스릴을 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몇 남지 않은 선망의 대상이며 일탈의 창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는 튜더 블랙베이 GMT를 사며 일탈의 짜릿함을 느끼고,
누군가는 거기서 롤렉스 GMT-Master로 넘어가며 일탈의 짜릿함을 느끼고,
누군가는 거기서 AP 로얄오크로 넘어가며 일탈의 짜릿함을 느끼는 것 같네요.
그런데 시계의 끝판왕들을 모으신 분들에게는 말 그대로 "그 이상"이 없기 때문에 허탈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남의 허락이던, 스스로의 허락이던, 무언가 "내가 이래도 되나?"라고 느낄 다음 목표가 또 하나 사라져 버렸으니까요.
안 그래도 허락도 받고 하며 의지할 사람들보다 내가 더 "강한"사람이 되어가며 고독을 느끼는데,
이제는 시계마저도 "이래도 되나?"라는 스릴 없이 입수할 수 있는 상황이
반대로 누구에게도 의지하기 힘든, 상당히 고독한 상황으로도 느껴지시지 않으실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아메리칸 사이코의 명함 씬
최근에, 2000년도 개봉한 '아메리칸 사이코'라는 영화의 유명한 장면을 보았습니다. "명함 씬"이라고 해야 하나..
1980년도 미국 월 스트리트, 젊은 나이에도 불구 부유한 삶을 사는 주인공 패트릭은 주변 사람들에게 새로 만든 명함을 자랑합니다.
명함의 재질부터 글꼴, 프린팅에 사용된 색깔 등 상당히 디테일한 부분들에 대한 설명을 이어갑니다.
다들 패트릭의 명함에 대해 인정하고 칭찬을 해주는 듯 하지만...
애초에 그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 모두 패트릭 정도는 되는 녀석들입니다.
다들 "그 명함도 꽤 멋지지만 이건 어때?"라는 느낌으로 본인 명함들을 꺼내 자랑을 합니다.
음.. 큰 차이는 모르겠으나 패트릭과 그 동료들에게는 무언가 명확한 차이가 느껴지나 봅니다.
종이가 얼마나 하얀지, 두께는 적당한지, 글꼴은 어떤지 등등...
저는 잘 모르겠지만, 패트릭도 확실히 그 차이를 느끼고 초조해 합니다.
이제 패트릭의 명함까지 총 3개의 명함이 나왔습니다. (다 비슷해 보이지만요...)
안절부절하던 패트릭은 뭔가 생각났다는 듯, 아직 명함을 꺼내지 않은 폴 앨런이라는 사람의 명함도 한번 보자고 하죠.
그런데 이미 자신 있게 명함을 꺼냈던 다른 동료들이 주섬주섬 명함을 집어넣습니다.
여유있게 담배를 피우던 폴 앨런은 끝판왕의 포스를 뽐내며 명함을 꺼내 보여줍니다.
오묘하게 탁한 색깔의 흰색부터 완벽에 가까운 종이의 두께까지, 감탄하던 패트릭은...
유명한 대사인 "이런 세상에, 워터마크까지 있잖아" 라고 생각하며 충격에 손을 떨다 명함을 떨어뜨리고 맙니다.
아메리칸 사이코는 호러 영화지만, 그 내용은 단순히 "웬 X친놈이 사람 죽이고 다니는 이야기"가 아니라,
1980년대 여피족들의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비판이라고 합니다.
일반인들이 보기엔 똑같아 보이는 명함들을 가지고 본인들만의 리그에서 이러쿵 저러쿵 경쟁을 하는 모습이죠.
스스로 시계의 매력을 한 번 푹 느낀 후, "내가 혹시 후회할 취미에 발을 들이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며 상상한 제 모습입니다.
남들이 보기엔 큰 차이 없어 보이는 시계지만, 아주 작은 차이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기꺼이 지갑을 여는 모습이죠.
누가 보면 정말이지 "돈과 시간이 남아 도니까 결국 저렇게 되는구나"라고 말할, 그런 취미입니다.
그런데 제가 타임포럼에서 짧더라도 어쨌든 시간을 보내보고 느낀 점은,
당연히 타임포럼의 멤버들이 저렇게 위선 가득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들 시계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뭉쳐 응원과 축하의 말을 나누는 분들이셨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것은 아니지만, 결국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는 "허무함"이라고 합니다.
젊은 나이에 이미 가지고자 하는 (거의) 모든 것을 가진 패트릭은 남 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으나
동시에 더 소수의 누군가는 자신보다 더욱 부유하고 더욱 세련되었기 때문에 엄청난 허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시계에 대한 지식만으로 컬렉팅을 하면 그 끝에 허탈함이 올 것 같습니다.
"지식의 저주"라고 해서, 오히려 많이 알기 때문에 볼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제 막 입문을 해서, 오히려 잘 몰라서 이걸 느낀게 아닐까 하는 마음에 글을 적었습니다.
시계 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입문자 주제에 뭔가 "조언"을 하니 혹시 기분이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다만, 그 축하의 말씀과 함께 적어주시던 글에서 느껴진 쓸쓸함이 뭔가 마음에 걸려, 좋은 의도로 적어보았습니다.
분명 시계에 대한 지식을 알면, 더더욱 기쁜 마음으로 시계를 컬렉팅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시계에 대한 지식만으로 컬렉팅을 하면, 그 끝에는 어떤 허무함이 올 것 같네요.
시계를 구매하며 "내 스스로의 성장"을 느꼈기 때문에,
시계를 구매하며 일탈의 스릴을 느꼈기 때문에 저는 더욱 이 구매가 값지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끝판왕급 시계들을 컬렉팅 하시면서도 성장이 아닌 변화일 뿐이고,
그 금액이 나감에 있어 더 이상 스릴이 느껴지시지 않으신다면...
이미 그만큼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 계시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 씁쓸함보다는 만족감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반대로, 성장의 기쁨과 일탈의 스릴을 느껴볼 다른 무언가를 찾아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고 보니 일탈의 스릴을 느끼시라고 부추기는건 뭔가 위험하게 느껴지기는 하네요 ㅡㅡ; 다들 좋은 일탈만 하실꺼죠?)
그 다른 무언가가 무엇이 될지는, 저도 그 위치가 아니라 모르겠습니다.
긴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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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
2022.01.22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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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gdog
2022.01.25 09:27
Fio님~ 답이 늦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2번으로 시작했던 사람도 시간이 지날수록 1번에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었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1번의 의미에 더 매몰되어 버릴 수도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직 2번은 커녕 입문자인 제가 이런 글을 적어봐야겠다는 이상한 책임감을 느꼈던 것 같네요. 앞으로 저도 애정과 의미를 담은 시계생활에 더 집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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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2.01.22 20:52
자타공인 현타중인 ? 저에게 아주 와닫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이 현타가 도데체 어디서 오는지 궁금해하던 차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글이네요. 좀 더 고민을 해야 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만…. 답이 나오면 글로 한번 올려야 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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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gdog
2022.01.25 09:28
안녕하세요! 언젠가 생각이 정리 되시면 읽어보고 싶습니다 :) 다만 글에 적힌 댓글들을 읽어보니 세상 많은 것들이 그러하듯 관심이 폭발할 때가 있고 다시 줄 때가 있고 그냥 원래 그렇게 하는 취미인가 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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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ioKim
2022.01.22 23:57
ㅎㅎ 득템기때 필력이 보통이 아니라고 느꼈는데
역시나 맞았군요~^^
대부분의 시계질 하는 분들은 허탈함 요즘 말로 현타가 찾아올텐데..
저는 조금 특이하게 현타도 조금 덜 오고 스스로 그걸 뛰어넘어 버리고 있음을 느낀답니다ㅎ
시계 그 자체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늘 바라본다면
허무함 혹은 허탈함 없이 꾸준하게 시계질 하실수 있을겁니다ㅎ
그리고 워치메이커들이 고맙게도(?) 늘 이쁜 신작들을 내주고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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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gdog
2022.01.25 09:29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_@ 제가 역시 어렸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시계질(?)하시는 분들은 정말 해탈하신 느낌이 있으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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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승시계
2022.01.23 10:45
글이 칼럼 수준입니다 ^^ 이런 고찰까지 하게 만드는 취미가 시계라는 생각도 드네요. 시계는 파고들수록 많은 스토리들이 있어서 hogdog님에게 잘 맞는 취미인거 같습니다.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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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gdog
2022.01.25 09:30
맞습니다... 제가 좋게 말하면 꼼꼼하고 안 좋게 말하면 소심한 스타일인데 뭔가 파고들 여지가 많아서 참 재미있는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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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liner
2022.01.23 13:59
많은 고민의 흔적이 느껴지는 좋은 글이네요. 판매가 주목적인 다른 동네에서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어떤때는 화가 나더라구요. 시계를 좋아한다기보다 잘모르시고 이름은 들어봤고 그래서 그냥 무작정 사시는 분들이 많지요. 저는 시계를 공부하고 콜렉팅하면 훨씬 재미가 있고 구입한 시계에 대한 애정이 생긴다고 굳게 믿습니다. 근데 어떤분은 시계를 구입하고 몇일동안 안찼더니 멈춰버렸는데 이게 고장난게 아닌지 묻더군요. 있을 수 있는 일이나 그래도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시계라는게 그 자체가 어떻게 보면 21세기에는 꼭 필요하지 않는 엑서서리이지만 남한테 인정을 받기 위해 소위 "인기" 모델만 쫓고 정말 자기한테 맞는지는 전혀 고민을 안하고 모르면 본인이 구입한 모델이 인기 모델인지 아닌지 다른 회원분들한테 가늠해달라고 하는 사람이 왜 이리 많은지.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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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gdog
2022.01.25 09:33
결국 오랫동안 취미로 유지하시는 분들은 판매가 아니라 시계에 대한 애정으로 하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판매라던지, 아니면 정말 얕은 의도로 접근하시는 분들도 너무 안 좋게만 볼 이유는 없을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 점점 시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커질 수도 있고, 또 원래 얕은 의도와 순수한 의도가 섞여 사는 것이 세상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다만 그 안 좋은 예가 롤렉스의 현 상태 아닐까 싶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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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liner
2022.02.06 15:54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재하에서 시계를 돈버는 목적으로 보는게 죄는 아닌데 제가 수양이 아직 부족한거겠지요. 튜더 GMT는 정말 묵직하고 훗날 튜더를 논할때 반드시 브랜드의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모델이라는 평을 들을것으로 생각합니다. 많이 아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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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락동프리덤
2022.01.24 16:50
엄청난 필력에 감동받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 현타라기 보다는... 사고 팔고, 사고 팔고를 반복하면서 여러 종류의 시계를 소장해보는 재미로 시계생활 10년이 훌쩍 넘은거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맘에 드는 시계 구하기가 정말 힘든 시기니 현타라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관심이 멀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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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gdog
2022.01.25 09:34
헛 감사합니다... 저는 오히려 제가 글 적어 놓고 섣부르게 판단했구나 싶어 후회중입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목표보다는 과정을 즐기는, 무언가를 달성했을 때에만 즐거움을 느끼기보다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행복하게 지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저야말로 많이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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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9
2022.01.25 01:38
저도 일단 2번인건 확실합니다만, 그 뭐랄까 들이고 나서 차고 뭐 하고도 좋지만 정말 즐거운 부분 중에 하나는
그걸 들이는 그 과정 자체도 정말 어지간히 즐거운 일이더군요, 스릴 넘칩니다.ㅎㅎㅎ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들이고 나서 현타가 올 떄는 일단 시계함에 넣어 뒀다가 짧은 휴가라도 갈떄 그것만 차고 가봅니다.
사실 제 튜더도 한동안 차지 않고 함에 들어가 있었는데, 마이애미 여행 하고 나서 보니 다시 애정이 생기는게 참 좋더군요.
그리고 이렇게 했음에도 영 별로라면 방출합니다.
"튜더 지엠티는 무겁고 두껍고 줄에 리벳도 싫고, 미세조정 별로고...등등"
현재 만달러 내에서 이렇게 롤렉스 6542 하고 닮은데다 쉽게 사서 마구 차기에
이 이상의 시계는 없어서 저는 정말 좋아합니다.
그리고 부러운 거야 뭐, 한도 끝도 없지 않겠습니다. 그냥 가진것에 만족해야지요.
취향이야 열개쯤 바꿔보면 본인이 뭘 좋아하는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게 되지요.ㅎㅎㅎ
뻔한 라인업이던, 개성적이던, 고급진 라인업이던 결국 지식의 여부에 상관없이
본인의 취향에 따라 가지 않겠습니까.
간만에 좋은 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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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gdog
2022.01.25 09:37
생각해보니 제가 하이동에 올려서,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이 유독 끝판왕급 시계들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셨던 것 같습니다. 더 이상 들이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스릴을 느낄 수 없게 된 분들..도 계실 것 같아 부러우면서도 묘하게 안쓰러운 마음이 있었네요. 아직도 어떤 시계들을 보고 선망하고, 들여올 때 스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튜더 지엠티는 저도 100% 대만족 중입니다! 가끔 보면 롤렉스보다 이쁜 것 같아요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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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uguese
2022.02.01 01:41
아직 하이엔드를 접하지 못한 저에게는 오히려 이게 기회일까요? 허무함을 느낄 수 없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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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향
2022.02.08 16:59
글도 멋지고 마지막 사진도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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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isaint
2022.03.16 22:08
글 잘 봤습니다~~~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ㅎㅎ
저도 현타가 오는 느낌이 든지 몇년 된 것 같아요. 그렇다고 시계를 처분하지는 않습니다만...
전 가난한 1번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 나름의 한계를 정해놓고 그 바운더리에서 놀다가 슬슬 내 스스로가 정해놓은 한계에 다다르니 약간 애정이 식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근데 반면에 딱히 기추욕이 들지 않고 현 라인업에서 굳이 매일 다른 시계를 차지 않아도 괜찮고. 굳이 팔 시계도 사고 싶은 시계도 크게 생각 나지 않는 것이 안정감인가?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암튼 좋은 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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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평
2022.03.30 22:44
현타 1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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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plano
2022.11.14 10:04
양질의 글 잘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시계를 취미로 가지시는 분들은 크게 두 부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컬렉팅'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경우입니다.
다양한 시계를 '모으는' 그 과정과 결과물을 즐기시는 분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교적 재력에 여유가 있으신 분들이 많고, 특정 모델, 브랜드의 기술적인 스펙이나 스토리 보다는, 남들이 얻기 힘든 모델을 여러 개 소유하는 것을, 일종의 퀘스트 달성과 같은 느낌으로 접근하시는 분이 이 부류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입이 떡 벌어지는 컬렉션을 가지신 분들이 많죠 ㅎㅎ
둘째는 애정에 방점을 찍는 경우입니다.
여러 시계를 모으는 데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들일 시계를 선택함에 신중에 신중을 다하고, 그 모델과 브랜드가 가진 스토리, 기술적 특징 등을 통달하는 부류입니다. 그렇게 신중을 다하여 시계를 선택하면 애정을 쏟아 붓는 타입인데, 저는 이 부류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저는 재력이 한참 모자라 더더욱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기도 하고요 ㅎㅎ).
포스팅에서 말씀하신 '씁쓸함' 은 아마 첫째에 해당하시는 분들이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으는 행위 그 자체' 에 방점이 찍혀있다면, 들이는 순간 열정이 팍 식어버리는 게 당연할 테니까요.(둘째의 경우에도 시간이 지나며 새로움이너 신기함의 감정이 풍화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습니다만...) 하지만 hogdog 님은 예상컨데 두 번째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재력과는 별개로요). 고심에 고심을 거쳐 나름의 이유를 세우고 정말 마음에 드는 모델을 고르신만큼, 기추 후 즐거움이 줄어드는 것 보다, 시계를 실제로 만지고 보며 얻으실 즐거움이 훨씬 클 것 같거든요. 물론 오랜 시간이 지나다보면 손목에 있는 시계가 일상이 되어버리긴 하지만, 이건 이 나름대로 같은 세월을 보내며 여러 경험을 함께 한다는 맛이 있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제 스스로가 후자에 해당한다는 데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대단히 비싼 시계가 아니더라도 흥미로움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hogdog 님께서 이질감을 느끼시는 부분은 아마 '시계' 라는 분야를 어떻게 접근하는지에 대한 차이점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잡설이 길었지만, 저는 결론적으로 본인이 즐거우면 장땡인 취미가 시계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주변의 어떤 의견이나 말씀에 본인의 즐거움을 빼앗기시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다시 한 번 멋진 모델 기추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