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크로노스 13호는 바젤페어에 대한 내용이 꽤 충실하게 담겨져 있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못하신 분들께는 꼭 일독을
권하고픈 기사들이 많이 있네요. 그중에서도 시선을 확 잡아끄는 기사가 있어서 공유해보고자 짧은 글을 씁니다.
여러분에게 시간은 어떤 의미인가요?? 물론 시간은 굉장히 객관적인 규칙입니다만.. 때로는 심히 주관적이기도 합니다.
고통스러운 시간은 느리게 흐르고 기쁘고 행복한 시간은 너무도 빨리 지나갑니다. 예를 들자면.. 같은 방안에..
이런 츠자가 이런 게슴츠레한 눈빛을 하고 있다면 시간은 화살같이 날아가겠지만..
이런 분들이 쌍으로 눈빛을 보내신다면.. 꽤 더디게 흘러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세히 보니 괜찮은 거 같기도 합니다만.. 흠..-_-;;)
아무튼 시간은 똑같이 흐르지만 다르게 흐르기도 합니다. 이번 바젤페어에서는 이런 시간의 오묘함을 다룬 시계가 출품되었다는 기사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위블로의 MP-02 입니다. 혁신적인 소재의 사용으로 퓨전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낸 위블로는 사실 시계 매니아들에게는 왠지 뭔가가 아쉬운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콕찝어 말할 수는 없지만.. 어딘가 좀
아쉽다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그런 위블로에서 마스터피스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두번째 모델이 MP-02라고 하는군요. 먼저 한번 보시죠.
상당히 미래적인 외양입니다. 여섯시 방향의 뚜르비용 모듈이 보이구요. 도대체 뭐에 쓰는지 알 수없는 인디케이터들이
다이얼에 가득합니다. 찬찬히 보시면 우상단에는 시와 분을 나타내는 핸즈가 있고 좌하단에 파워리저브 표시기, 그리고
좌상단에는 이 시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간의 빠르기를 조절하는 모듈이 있습니다. 시간의 빠르기?? 그렇습니다.
이시계는 주관적인 시간을 구현할 수 있는 시계입니다. 거참.. 재미있죠??
첫인상은 기존의 시계들을 조금씩 섞어놓은듯한 느낌입니다.
콩코드의 뚜르비용 모듈과
Urwerk의 다이얼이 약간씩 섞여있는 인상이더군요. 저에게는 말이죠. 하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도
어쩐지 유사한 느낌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네요.
사실.. 이 시계의 재미는 특이한 디자인이나 뚜르비용이 아닌 시간의 빠르기를 조절하는 기능입니다.
타임이라고 적혀있는 저 바를 돌려서 시간의 빠르기를 조절할 수 있는데요.
세가지 모드로 작동이 된다고 합니다. 시간을 4배 빠르게 할 수도 있고 4배 느리게 할 수도 있으며 정상적인 시간으로
돌려놓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을 변속시킨 와중에도 언제든지 원래의 시간으로 돌릴 수도 있다고 하니 기술이
참 놀랍습니다. 발상도 신선하구요.
너무나 행복해서 이 시간이 영원히 지속됐으면 싶은 그런 시간이 있다면.. 주위에 있는 시계를 모두 치우고 시간을 1/4로 느리게
가게 합니다. 그러면 1시간은 15분이 되고.. 4시간이 지나야 고작 한시간이 지난거겠죠. 반대로 괴롭고 힘들어서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싶은 시간이 있다면 시간을 4배로 가게 만듭니다. 15분이 지났는데 시계는 이미 한시간이 지났다고 알려 줄겁니다.
참으로 재미있는 발상이 아닌가요?? 시간에 대한 재치있는 위트요 농담입니다. 이런 컨셉과 스토리를 가지고 시계에 구현한다는 것이
어찌보면 하이엔드 시계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에서는 전통을 고수하며 기술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파텍필립이나 바쉐론 콘스탄틴 같은 브랜드가 있는 반면에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혁신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 가고자 노력하는
위블로같은 브랜드도 있습니다. 그래서 시계를 둘러싼 이야기는 더 풍부해지고 늘 재미있는 것 같네요.
오늘밤, 이 글을 보고 계신 당신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습니까??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글을 쓰다 보니.. 저의 시간은
한시간이 마치 10분처럼 지나가 버렸네요. 시간을 돌리고 싶을때 MP-02를 차보고 싶지만.. 아쉽게도 전세계 50개 한정발매라니
제 손목에까지 올라올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ㅎㅎㅎ
크로노스에 올라온 바젤페어도 정리해보고.. 팜판님이 얼마전에 쓰신 시계 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도 글을 써보고 싶은데
시간은 없고 능력은 많이 모자라는군요. 변변찮은 글이지만.. 많이 추천해주시면.. 졸필이나마 자주 쓰겠습니다. 좋은 밤 되시고
행복한 꿈들 꾸세요. ^^
댓글 11
-
TIM
2011.05.07 00:59
-
로키
2011.05.07 12:19
팀님, 역시 절대 고수의 풍모가 느껴지는 댓글입니다. 최강의 시덕후로 인정해 드리지요. ㅎㅎㅎ
-
위하여
2011.05.07 09:05
아~ 타임 조절기능의 위블로 시계에대한 언급을 언젠가 들었었는데 이렇게 자세한 리뷰를 달아 주셨군요.
지금 시간의 빠르기를 설정한다면 *4 정도였으면 좋겠네요 좋은분을 만나야하는데 시간이 참 더뎌서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
시월의눈
2011.05.07 11:12
잘 보았습니다.
추천 한 방...
첫번째 사진이 좋아서 추천한 건 절대 절대 아닙니다... ^^
-
로키
2011.05.07 12:18
굳이 아니라고 하시니 더 의심스럽군요. ㅎㅎㅎ
-
천지인
2011.05.07 11:35
대단한 시계기술이군요. 잘 보고갑니다.
-
로키
2011.05.07 12:27
팀님의 댓글을 보고 La clef du temps 이라는 시계가 궁금해서 찾아 보았습니다.
요렇게 생긴 모습이군요.
옆에서 보면 요렇게 생겼습니다. 다이얼은 좀 복잡하지만 시간을 세가지 포지션으로 조정할 수 있고 배율은 2배빠르게 1/2로 느리게
그리고 보통 시간으로 가게도 할 수 있습니다. 위블로에서 마스터피스라고 나온 라인에 있는 기능이 그대로 구현되어 있군요.
결과적으로 위블로는 인수합병을 통해 확보한 신기술을 자사의 것으로 포장해서 그대로 내보이고 있는 셈입니다. 위블로라는 브랜드는
전통과 기술, 가치라는 덕목보다는 신소재의 활용을 통한 혁신, 그리고 기술력에 비해 늘 더욱 화제가 되는 화려한 마케팅,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제품 개발쪽에 더 강점이 있는 브랜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MP-02의 사례를 봐도 그런 점은 앞으로 오래 지속되지
않을까 싶네요.
MP-02의 별칭은 The key of time 입니다. 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열쇠라는 작명에서 이 시계를 통해 위블로가 주장하는 바를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복잡한 것을 단순화 시키고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마케팅. 시계 매니아로써는 못마땅할 수도 있지만 시계에서
어떤 이야기나 철학, 또는 자신의 부와 명성을 과시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만한 브랜드도 없지 않나 싶네요.
-
TIM
2011.05.07 15:32
로키님, la clef du temps = key of time입니다. 이름까지 고대로 갖다 썼네요..ㅠㅠ
-
로키
2011.05.07 15:37
아. 그렇군요. 불어는 몰라서. ^^ 뻔뻔스럽다고 해야할지 노골적이라고 해야할지 이것도 위블로 답네요. ㅎㅎ -
현섭애비
2011.05.13 14:21
갖고 싶어요ㅠ 가끔만나는 친구랑 있을때 느리게해서 와이프 손목에 채우고 싶어요 ㅋ
-
427km
2011.05.17 13:31
맨위에여자분 하희라 닮았네요 ㅎㅎ
재밋는시계많아서 재밋네요
근데 전 이 시계를 보고 요만큼의 appreciation도 느끼지 못하는게...사실 이 시계의 원형은 위블로사가 집어먹은 BNB Concept산하의 Confrerie Horlogere사가 Only Watch Auction을 위해서 처음 개발하고 24개 한정으로 제작하려했던 La Clef du Temps과 다르지 않습니다.
굳이 차이를 찾자면 미래지향적으로 바뀐 디자인과 1/2, 2배속이 1/4,4배속으로 바뀐정도랄까요...그대로 출시하기는 찔리니 속도라도 좀더 드라마틱하게 바꾼듯 합니다.
http://www.watchtime.com/2009/10/confrerie-horlogere-la-clef-du-temps-tourbillon/
전에 소개했던 BNB Concept의 Bullet Tourbillon도 위블로가 인수하자마자 위블로 로고를 박아넣어 출시하고...
BNB에서 이미 인수되기 전부터 발표하고 준비한 것들을 새로이 개발한 마냥 PR때리는것도 거슬리구요..
또다른 마스터피스라는 MP-01은 RM을 어떻게든 따라잡고 싶어하는 눈물나는 디자인이고...(CVSTOS가 연상됩니다..)
참...MP시리즈를 담당하는 그룹명이 Confrerie Horlogere Hublot입니다. 뒤에 위블로만 때려박았죠.
개인적으로는 integration없이 단지 무브먼트회사를 인수를 하여 이미 개발된 무브먼트를 때려박는 위블로의 "so called" haute horology컨셉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ㅋ
BNB의 Michel Navas씨와 Enrico Babasini씨가 따로 새로 설립한 La Fabrique du Temps가 Laurant Ferrier등의 독립제작자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합동작업을 하는 것과 현재의 BNB의 후신인 Confrerie Horlogere Hublot의 활동이 확 대비됩니다.
N과 B가 왜 떠났는지도 짐작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