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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브랜드 게시판에 날선 댓글만 달다가 가끔 '아 맞다 여기 자유게시판도 있었지...'하고 생각하는 DB9입니다.
(참고로 DB9은 소유하고 있지도 소유해본 적도 없습니다...)
타임포럼에는 대학생이 되고 거의 바로 가입했었는데 어느덧 과장이 되었네요...
각설하고, 시계를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좋아했었고, 그때부터 중국제 오토매틱 시계를 샀다보니
어느덧 이 바닥에서 지낸지도 15년이 넘어가버렸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탈덕기가 있었습니다만...
어쨌든 그러다보니 시계를 구입할 때 반드시 이 기능은 있어야 해! 혹은 없어야해! 싶은 것들이 생기더라구요.
그 중 단연 있어야 하는 기능은 핵 기능입니다. 굳이 번역하면... 초침 정지 기능이라고 해야할 거 같습니다만
다이얼에 초침이 없는 시계들도 있으니 그냥 핵 기능이라 하겠습니다. 이건 단순히 취향 문제이긴한데
전파수신이 불가한 기계식 시계의 시간을 초단위로 맞출 수 없다는 게 저는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그래서 학부생 때부터 잘 벌고 잘 나가던 친구가 동업자에게 5711을 선물 받았을 때도
"하핫 초침도 안 멈추는 시계라니~!" 하며 저는 별로 기뻐하지 않았을 수 있었다는... 뻥입니다. 부러웠습니다.
물론 지금처럼 노틸러스의 가격이 미쳐날뛰던 시기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줄 서서 기다려야하긴 했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처음으로 핵 기능이 없는 시계인 PAM 510을 샀다가 그제야 제 취향을 깨닫고 일주일만에 팔아버린 적도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샀던 중국제 시계에 핵 기능이 없었더라면 좀 더 빨리 깨달을 수 있었을텐데... 하필 핵기능이 있었던 것이지요.
이런 이유 때문에 어차피 못 살 거긴하겠지만 뚜르비옹 시계들도 전부 제 취향과는 아주 거리가 먼 시계들입니다.
물론 예전에 랑에에서 핵 기능을 가진 뚜르비옹을 만든 적이 있긴하지만, 논외로 하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AR 코팅입니다. 단면, 즉 내부 무반사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만 외부 무반사 코팅이 저는 너무 싫더라고요.
사실 미네랄 글라스보다 단가가 훨씬 비싼 사파이어 글라스를 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스크래치가 거의 안 나기 때문이죠.
그런데 시계의 다른 나머지 부분에 스크래치 나는 건 크게 신경 안 쓰지만 유리만큼은 참을 수 없는 제 성격 상
외부에 AR 코팅을 입힌 시계를 차게 되면 그때부턴 유리에 스크래치가 생기지 않을까 벌벌 떨며 살게 되더라고요.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싶었습니다.
물론 좀 더 또렷하게 보이고 가끔 빛을 받으면 푸르게 번쩍이는 효과가 있긴 합니다만 시계를, 그것도 유리를 모시고 차는 건 좀 아니다 싶어서...
막말로 제가 빛반사로 시계가 순간 안 보이면 위기에 처하는 2차 대전 당시의 전투기 파일럿도 아니고...
그러다보니 IWC나 브라이틀링 같은 100% 양면 AR 코팅 브랜드들은 자연스레 구매 목록에서 지워져버렸습니다.
태그도 02 무브먼트가 마음에 들었으나 같은 이유로 모나코 말곤 살펴보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AR의 경우 핵기능과는 달리 정말 마음에 드는 시계라면 가끔 구입을 하기도 했습니다. 예컨대 Defy Inventor 모델은 양면 AR임에도
꼭 구입하고 싶어 자주 매장을 방문했었으나... (다행히 얘는 핵기능은 있으니까요.) 아시겠지만 생산이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이지요.
사전 예약 분량도 전부 취소시켜버렸구요... 매장에서는 코로나 어쩌고 하던데 다른 신모델들 잘만 나오는 거 보면 헛소리인 것 같고
제조 공정상 결함이 발견되었다거나 생산 라인에 문제가 생겼다거나 뭐 이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큰 문제가 생깁니다. 다이버 워치 구하기가 정말 어려워집니다.
다이버임에도 Innerside AR coating만을 고수하는 브랜드는 딱 두 곳 뿐입니다. Rolex, Grand Seiko
롤렉스는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예전부터 제 손목에 안 어울리는 브랜드라 생각했어서 관심이 없고
그랜드 세이코는 서양인 체형에도 어울리기 힘들 정도의 거대함으로 저를 좌절시키더라고요.
한 가지 대안이 있다면 론진의 레전드 다이버입니다. 그 이후 같은 박스 타입 글라스로 나온 스킨 다이버 모델은
제원 상 양면이던데 정말 다행히도 LD는 이번에 나온 브론즈 모델을 포함하여 계속해서 단면 코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다음 구매 예정 목록은 LD 브론즈인 상태입니다.
한두 문장이면 끝날 질문들을 너무 길게 썼습니다.
1. 타임포럼분들의 AR 코팅에 대한 호불호가 궁금합니다.
2. 이 기능은 무조건 있어야 한다. 혹은 없어야 한다. 싶은 것들이 따로 있으신가요?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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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erway
2021.01.3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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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l
2021.01.31 19:24
기껏 기스나지 말라고 비싼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쓰면서
거기에 양면 코팅을 발라서 다시 기스나게 만드는 제조사들을 보면
얘네들은 자기가 뭘 하는지 잘 모르는것 같다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
말씀하신것과 같은 이유로 AR이 양면에 코팅된 시계들은 대부분 쳐다도 보지 않습니다만 코팅을 거의 사파이어만큼 튼튼하게 하는 제조사들도 있긴 하더군요
제가 경험해본것중에선 브라이틀링이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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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GMT
2021.02.01 13:18
이건 제 개인적 경험입니다만, 롤렉스도 AR이 양면 다된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일전에 쓰던 익스2를 차고 고기를 굽던중 기름이 다이얼 유리에 튀었는데 바로 닦아냈고 나중에 자시히 보니 기름퉌 부분에 뭔가 엷은 막처럼 얼룩이 생겨서 지워지지 않더라구요. 마치 코팅 부분이 녹은것 같이 보였습니다.
개인 경험임으로 정확한 정보는 아니지만 롤이 정말 단면 코팅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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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토리
2021.02.01 14:00
오래 사용하면 되려 단점이 됩니다. 저는 사파이어도 필요 없고 운모글라스가 좋더라구요. 부담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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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ma
2021.02.03 17:52
오메가 PO시리즈는 단면 AR인가보네용.......근데 AR 코팅이 상처난 거는 그냥 알게 되나요?? 사실 봐도 잘 모르겠어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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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근엄
2021.02.04 23:35
전 코팅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반사를 싫어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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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이별
2021.02.09 18:42
저두 작성자님 처럼 글라스 스크레치 때문에 양면 무반사 코팅을 무지 싫어했었습니다.
근데 이게 시간이 지나고 다양한 시계들을 경험해보면서 양면 무반사 코팅이 매력있더라구요,
어차피 대략 5년 주기로 오버홀 해줘야 하니까, 그 때마다 글라스교체라는 카드를 쓰면 되지않나 생각합니다.
생각보단 무반사코팅에 스크레치가 잘 나지 않고 별로 신경 안쓰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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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볼보
2021.03.19 08:59
이제 입문해서 많은걸 보고 배웁니다...알면 알수록 어렵네요 시계란
댓글 달 내공은 아닙니다만 조심스럽게 개인의견을 드리자면, 투명하게 보이는 일제 시계들을 쓰다가 AR 없는 드레스워치를 써보니 반사가 오히려 더 멋으로 느껴집니다. 스포츠 계열이나 직경이 큰 것들은 있었으면 하고 작고 포멀한 시계들은 오히려 없는게 낫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