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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미스 2401 2011.03.18 03:56

한 이틀전부터 더 이상 일본 방송만을 신뢰할 수 없어서 귀찮음을 무릅쓰고 CNN, BBC등을 같이 보기 시작했습니다.

 

CNN에서는 뭐.. 이미 게임 오버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더군요. 원전 전문가 아저씨 어찌나 열변을 토하시던지 원...

 

일본은 너무 축소하기만 하고, 미국은 너무 오버한다는 느낌이기는 하지만 더 이상 가족들을 담보로 모험을 할 수가

 

없어서 마누라님 말 듣기로 했습니다.

 

마누라가 저 떼 놓고는 죽어도 안 간다네요.

 

'왜..? 방사능 맞으면서 바람이라도 필까봐?' 라고 농담했더니 펑펑 웁니다.

 

...................... -.-;;;;

 

그래서 일단 다 같이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회사도 그만두기로 했던 참이라 시기상으로도 문제 없고요.

 

이나라 저나라 뉴스들을 계속 같이 보면서 느끼는건 일본이 제일 걱정을 안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일본은 실제로 별 문제 없다는 뉴스를 한결 같이 하고 있고, 오히려 이틀전부터 정규방송 시간을 점점 늘리고 있으며

 

사람들도 애써 별일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고 레벨도 계속 4라고 우기고 있죠.

 

일본인들의 독특한 특성이.. 본인들이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은 그냥 외면한다는 겁니다.

 

이건 예전부터 잘 알고 있던 차인데... 학이 머리만 파묻고 숨은 척 하는 것 처럼 참 철저하게 외면하네요.

 

저 역시도 설마 동경까지 어찌 되리란 생각은 안합니다. 가능성으로는 매우 낮죠.

 

개인적으로도 동경에까지 타격이 오면 모든걸 잃기 때문에 안 그랬으면 하고요.

 

하지만.. 일본 정부, 동경 전력, TV에 나오는 소위 전문가들 할거 없이 서로서로 정보 감추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석연치 않은 점을 지울 수 없네요.

 

원래 민간에 대한 눈에 보이지 않는 통제가 엄청 심한 나라니까 그러려니 합니다.

 

18일 비행기로 한국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동경에서는 이 날짜 비행기표를 구하는건 불가능이라 오사카에서 김포로 들어가는 표로 구했습니다.

 

하염없이 취소표 나오기를 기다리며 나리타나 하네다에서 기다리는 분들 보면 좀 답답한데요... 오사카가는 신칸센 값 다 합쳐도

 

오사카에서 표 사가는게 쌉니다. 게다가 오사카는 지금 안전지대이기 때문에 그냥이라도 가 볼만 하고요.

 

또 우리나라 뉴스보니까 송금 기다리고 어쩌고 하느라 못 온다 하는데, 그냥 한국에서 사면 됩니다. 혹시 곤란겪고 계신 분 있으시면 알려주십시오.

 

저희도 국제전화로 한국에 전화해서 한국에서 티켓 끊어서 e mail로 표 받았습니다. 일본 주요 여행사는 아예 통화도 안될 정도라 한국에서 구하는게

 

싸고 빨라요. 한국에 구좌가 있던가 친인척이 있으면 한국에서 사는게 나을겁니다.

 

신칸센표도 혹시 몰라서 미리 사 놨습니다. 애기 비자 연장 한거 받아오고 재입국 신청 해오고 어제 하루 저희 부부는 무자게 바빴네요.

 

많은 분들께서 걱정해 주신 점 감사합니다. 이제 몇 시간 뒤면 오사카행 신칸센에 몸을 실고 있겠네요.

 

한국가면 쉬면서 맛난거 마니 먹으면서 지내야겠습니다.

 

걱정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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