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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얼마전 타임포럼에도 XTM 작가의 글이 올라왔었지요. XTM의 겟잇기어(Get It Gear) 방송에서 시계편을 준비하는데 출연하고자 하는 회원님들을 찾는다고요. 잠깐 올라왔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 우려되는 점이 있어서 덧글을 달기도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게시글 자체가 삭제되더군요. 어떤 이유에서였는지는 모르지만, 얼마 후에 페이스북 오늘의 시계 커뮤니티에서 몇몇 회원들이 방송에 나간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리고 방송을 어제 직접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겟잇기어의 방송에서 약간의 기대와 많은 우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겟잇기어 지난 방송들을 몇개 살펴봤었거든요. 우려가 되는 부분은.. 겟잇기어 스쿠터편을 보면, 각종 스쿠터들을 타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여러 종류의 스쿠터를 타는 사람들과 그 이유, 그들이 왜 그러한 스쿠터를 선택했고 그것에 만족하는가라는 부분에 집중하기보다는, 이 스쿠터는 얼마짜리고, 이 사람은 여기에 얼마나 튜닝에 돈을 쏟아부었나에 더 관심이 있어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겟잇기어 레고편은 그러한 우려보다 조금 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레고편에서는, 단순히 이렇게 비싸고 거대한 레고를 사서 조립하고 만들어 장식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레고의 역사를 소중히 생각하고 드물게 남아있는 한정판들을 박스 상태로 수집하는 사람들의 모습
혹은 여러 부품들과 피규어들을 모아서 자신만의 디오라마를 만들어 즐기는 모습,
그리고 스스로 레고 창작 모델을 만들어 즐기는 사람들까지, 폭넓게 레고라는 것을 어떻게 즐기는가에 대한 다양한 면을 보여줬었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비싼 레고만을 사서 모으고 조립하는 것만이 레고를 즐기는 것이 아니다.
레고를 개조하기도, 자신만의 디오라마로 만들기도,
또 사실 레고라는 브릭 장난감의 가장 위대한 점이기도 한, 자신 스스로 창작하여 즐기는 모습까지,
옆에서 보기에도 매우 보기 좋은 모습들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럼 시계편은 어땠을까요?
전 솔직히 레고편과 같이 남자가 여러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취미라고 그려지기보다, 매우 돈지랄인 취미와 돈지랄하는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모습으로 그려질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예상은 방송 전에 위와 같이 이름 밑에 "X천만원" 같이 시계질에 쏟아부은 돈이 얼마고 그걸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방송의 모습을 보면서 정확했구나라고 생각들었고, 본 방송을 본 뒤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실제 방송 녹화할 때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방송에서 보여진것보다는 네다섯배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겠지요. 하지만 편집을 통해서 드러난 것에서는, 출연한 게스트들이 시계를 왜 이런 기계식 시계들을 좋아하는지, 또 그것을 모으고 있다면 왜 어떤 것들을 모으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취미로 즐기고 있는지에 대해서 별로 이야기가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시계 이야기라던가, 부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로 보여진 모습 같은건 긍정적인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도 아마 대다수의 시청자들에게 공감받을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겠지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그냥 방송 끝나고 남아있는 생각은 비싼 시계들을 사는데 엄청 돈 많이 쓴 사람들이 있더라.. 그 이상은 아닐듯 합니다.
모여진 시계들도 어떠한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거나 컬렉션의 테마가 보여진다기보다는, 마치 각 시계 브랜드들의 협찬 방송처럼, 가격대별로 이 브랜드 저 브랜드 주요 마케팅 많이 되는 시계들을 소개하기에 급급했습니다. 출연자 개개인들은 나름의 이유와 주제를 가지고 컬렉션을 구상하고 모으고 나가고 있었겠지요. 하지만 방송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많은 시계들을 보여주면서 공통적으로 줄기차게 언급된 것은 오직 하나, 리테일 가격. 모든 것을 가격으로 기준잡고 이야기하는 그 모습은, 글쎄요, 적어도 저나 제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시계를 사서 모으고 착용하면서 취미로써 즐기는 그러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겟잇기어 레고편처럼, 다양한 그룹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시계라는 취미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만 계속 머리에 남습니다.
기계식 시계의 맛을 알아가면서 소위 이야기하는 해밀턴, 오리스 등의 입문용 시계들을 사기 시작하는 젊은 학생들 몇명
자신의 커리어가 만들어지고, 각자 커리어대로 살아가면서 그 패션에 녹아드는 시계들을 모아 패션과 시계를 논할 사람들 몇명
특색있는 컬렉션을 모으는 (파일럿이나 다이버와 같은, 혹은 젠타 컬렉션이라던지 등등) 컬렉터들 몇명
그리고 빈티지 시계들의 역사와 그 유산에 가치를 두고 모으는 애호가들 몇명
이렇게 소그룹으로 몇몇씩 모아서 그 컬렉션들과 그것을 그들이 어떻게 즐기는지, 삶에서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를 논했다면,
앞으로 저도 제가 하는 시계질에 대해서 조금 더 편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었을 계기가 되었을런지도 모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제가 이 시계란 것을 즐기고 취미로 영위할 수 있는데에는
타임포럼과 같은 커뮤니티의 역활이 지대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커뮤니티 안에서는 물론 시계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만,
그보다는 시계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오프라인에서 직접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취미를 함께하는 삶을 이야기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러한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고
그저 시계의 리테일 가격에만 집중하는 방송의 모습은 무척이나 실망이었습니다.
언젠가는 남자의 취미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취미를 통해서 그 남자들이 무엇을 얻고 어떠한 것을 나누며 어디에서 가치를 찾는가에 대한,
삶에 대한 내용이 더 주가 된 방송이 나오기를 기대해봅니다.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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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팩
2015.10.30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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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b
2015.10.30 23:53
겟잇기어라는 프로그램을 보진 않았지만 시계를 다룬다고 했을때 분명 매우 상업적인(?) 부분만 다루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나 였군요..
시청자들도 비싼 가격을 주고 시계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왜?" 라는 질문을 할텐데,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었더라면 좋았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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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크루스
2015.10.31 00:58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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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영
2015.10.31 01:37
이런 류의 방송은 솔직하게 말하자면 출연하는 게스트에 따라 프로그램의 질이 판가름 나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방송을 안봣지만 대충 그림이 그려지는군요. 위의 시계들만 봐도 딱히 컬렉터라는 느낌은 안듭니다. 타포의 진정 숨은 고수들을 섭외햇엇다면 이야기가 달라졋겟지요. 물론 저기 나온 출연진들을 비난하거나 비하하는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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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병사
2015.10.31 01:59
공감이 가는 후기입니다. 시계는 없고 호가만 있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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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레나이
2015.10.31 02:51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애초에 기대할만한 프로그램이 어니었습니다, 그저 1시간짜리 순간의 오락거리에 불과한 것이었지요, 시계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어 시계에 관심 있는 시청자들에게 더 깊이 있는 지식에 관한 방법론이든 쉬이 접할 수 있도록 돕는 메뉴얼이든 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제시하는 프로그램이 나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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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erome
2015.10.31 08:39
저도 개인적으로 이번에 겟인 기어편 안타까운 점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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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오션.H
2015.10.31 12:42
타임포럼에 겟잇기어 작가라는 사람이 글 올릴때부터 프로그램이 저따위(?)로 제작될게 뻔히 보였습니다.
비판과 걱정의 리플이 몇개 달리니까 그제서야 '빈티지 시계나 레어한 시계도 찾는다'라고 글을 수정했지만..
정작 프로그램에는 빈티지나 레어하거나 한 아이템은 전혀 나오지 않은듯 하네요.
제작비가 아까운 프로그램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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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나무
2015.10.31 13:22
안보길 잘했네요 저런 컨셉일거라 예상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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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베이트먼
2015.10.31 14:00
기대도 안했지만 가격대 별로 그냥 소개만 하는 식이라 엄청 실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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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hong0328
2015.10.31 16:53
저도 겟잇기어를 보면서 실망을 좀 했는데, 다른 입장에서 본다면 어쩔 수 없는 것 같았습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보는 프로그램인데, 아무래도 뭔가 자극적인 것을 다루어야 사람들이 시청을 하게 되니깐, 사람 이름 밑에 그 사람이 여태까지 쏟아부은 금액을 적게 하고 계속 엄청난 시계 리테일가를 보여주면서 방송을 진행했겠죠. 쩝...어쩔수없죠,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셔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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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트퍼피
2015.10.31 17:40
겟잇기어 방송분 중 가장 욕을 많이 먹을 것 같은 내용이더군요....일반인들이 보면 정말 돈X랄들 하는 금수저들이란 욕 먹고도 남을 내용이었습니다....특히 롤렉스 요마 소유자분이 취준생이고 졸업선물로 아버지로부터 선물로 받았다는 부분은 저 방송의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하게 만드는 장면이었습니다 여기의 회원분이실수도 있을텐데 원래 취지는 그런 내용이 아닌 것이었을 텐데 편집의 의도는 너무 자극적인 결론으로 나타나 버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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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앙
2015.10.31 21:33
보는 내내 찝찝하더군요.. 예상했던 스토리... 그들만의 리그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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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팡키
2015.10.31 22:57
잘봤습니다~
방송을 못봤지만 방송이란게 어느정도 이슈만들기에 급급해 한쪽면만 보여주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였나보네요..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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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윤용용
2015.10.31 23:19
잘보고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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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올퍼
2015.11.01 08:56
좋은글 입니다. 무슨 일이든 처음 의도와 다르게 비쳐지기가 쉽습니다. 우려하시는 부분 모두가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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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2015.11.01 17:08
구구절절이 가슴에 와닿는 좋은글입니다.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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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빵구
2015.11.01 17:34
저도 보면서 시계수집이랑는 감성적인 의미보다는 상업적인 부분에 편중된 내용이라고 느꼈습니다. 공감이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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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노
2015.11.02 09:12
요즘 계속 화제가 되고 있어서 저도 주말에 봤습니다.
뭐 거의 예상했던대로 짧은시간에 나름은 많은걸 보여주려고 하다보니 저렇게 되기도 하겠다 싶었지만 점점 어디서 많이 보던 그림..
작가가 패기있게 첨 글을 올렸을때 그런 그림이 그려져서 일단은 타임포럼과 협의 후 글을 게시하라고 하고 게시글은 회의실로 이동했었습니다.
이후 쪽지도 왔기에 이런이런 부분이 우려가 된다. 확인 후 연락달라라고 했지만
피드백은 없더군요. 본인 연락처를 남겼으니 방송탈꺼면 연락해라라는 식이었는지 ㅎㅎ
- 아~ 이건 그림이 뻔하구나 싶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섭외기간이 지나자 바로 탈퇴를 했네요 ㅎ
예전에 다빈치X드 도 그렇고 화성인때도 그랬고 뭔가 시계와 관련해서 방송을 접근하는 분들은 비뚤어진 시각으로 보고 있는듯합니다.
그러니 이렇게 방송이 흘러갈 수 밖에 없었겠죠.
제가 본 방송후기는 '방송 협력업체 홍보의 장에 초보메니아들 몇명 들러리 세운 딱 그런 그림'이더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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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로하지?
2015.11.02 10:48
시계를 잘 모르는 작가가 방송을 급조한 느낌이 나더군요
그리고 들러리들이 그냥 아 와 이런 식으로 호응만 하는 실망이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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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발발
2015.11.02 11:34
방송에서 다룰수 밖에 없는 내용이더군요...
얼마짜리! 우와! 금수저! 돈지랄! 짧은 시간의 방송으로 보여줄 수 있는게 이것말고 뭐가 있을까요?
또한 이것들이 시청자들의 관심사이고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내용이니까요..
다큐멘타리도 아니고 저 방송 자체가 그럴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실제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인식이기도 합니다.
값비싼 시계에 좋지 못한 시선들을 가진 분들도 많으시구요..
편집이 그러 할 수도 있겠으나 출연자분들도 제 느낌엔 시계에 대한 얘기보다
나 얼마짜리 시계 가지고 있어 나 돈 많고 잘나가는 사람이야 이러고 싶어하는 느낌을 주는 출연자도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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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2015.11.02 16:40
저도 그 방송을 봤는데..
일반인이 보면 그냥 돈이 넘치는 사람들의 고상한(?) 취미처럼 보여지겠더군요..
집사람하고 같이 안본게 다행입니다..
요마를 어떤 돈으로 샀는가가 중요한게 아니라 요마를 소유하는게 나에게 어떤 의미인 지가
핵심이어야 할거 같은데.. 5천에 육박하는 시계가 단순히 아빠의 졸업선물이라면 보통 사람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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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57
2015.11.02 22:06
PD가 시계매니아가 아닌것 만은 확실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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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스타
2015.11.03 21:57
그대로 나름 재밌게 잘봤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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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부틀로
2015.11.06 09:44
시계 자체보다는 금액적인 면이 너무 부각된 방송이었다고 저도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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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다호
2015.11.10 19:36
맞습니다..금액적인 면만 너무 부각된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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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chang
2015.11.13 21:30
편집진의 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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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퍼스
2015.11.16 11:44
ㅎㅎㅎ방송이 다 그렇죠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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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락
2015.11.18 06:49
지적하신 바대로 아쉬운 점은 꽤나 많았으나 여하튼 '시계'라는 단독 주제로 방송이 되었다는 점에서 나름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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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i
2015.12.04 23:44
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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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sk
2016.02.12 01:22
편집이 되면서 변질 된것 아닐지요
저는 저 방송을 보면서 왜 출연자들 가슴에 달려있는 이름표
그 밑에 시계에 쓴 가격은 왜 써놓은건지 의도를 모르겠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