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저는 시골에서 6남매에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아버님은 고등교육을 받고 농사를 짓다가 시청 9급공무원으로 정년 퇴임하셨고 어머님은 전업주부였지만 간간히 일을 하셨습니다. 그렇다고 화목했진 않았습니다 아버님은 막내셨는데도 할머님을 모시고 살았는데 어머님과 고부갈등이 극에 달했었죠!! 그래서 그런지 형제들은 치명적인 개인주의 다혈질 입니다.
그래도 부모님이 자랑스럽고 감사한건 6남매 밥벌이 할 수 있게 뒷바라지 해주셨고 노년에 자식들에게 손 안벌려도 될만큼 모으셔서 땅사서 건물 짓고 세받고 사십니다.
(가끔 포럼에 아버지 시계 선물하신 분들 보면 부끄럽습니다.)
제가 자기소개서도 아닌데 초입부에 유년시절을 썼던건 환경에 적응하다보니 제가 감정표현이 서투르고 방어적으로 자라 묵뚝뚝하고 표현 못해 아버지께 정말 죄송했고 지금도 죄송하고 돌아가셔도 죄송할것 같습니다.
2년전 삼성의료원에서 폐암 수술을 하시고 임파선 전이가 없다고 판정받고 정기적인 검사를 받으셨지만 올해 1월 기억력감퇴와 공간인지 능력이 떨어지셔서 MRI검사를 받았는데 뇌로 전이되어 말기 진단과 함께 6~12개월 이란 선고를 받으셨습니다. 현재 감마 나이프 수술을 하셨고 항암주사 치료중이십니다. 제가 바이오 업계에 종사 하다보니 항체 치료 신약 임상을 진행하는 곳에 일아보니 전이된 암은 언제 어디로 다시 전이 될지 몰라 힘들다는 말만 하더군요!!
현재 아버지는 남은 여생을 모르시고 어머님과 형제들은 감마나이프의 효과에 기대고 있습니다.
내일 삼성병원에 2차 항암치료차 모시고 올라가려 부모님댁에 왔는데 도저히 그냥 들어갈 수 없어 청승맞게 혼자 맥주 한잔 했습니다.
아버지앞에서 울지도 못하고 약한 모습 안보이려 애써 괜찮은척 행동하고 형제들한테 약한모습 보이지 말라고 선동하고 있지만 가슴이 먹먹하고 슬픕니다. 그리고 이기적인 아들한테 사랑한단 말씀도 못듣고 돌아 가실까봐 정말 슬픕니다. 못입고 못쓰고 아둥바둥 모아 사랑한단 말한마디 못하는 자식새끼들한테 재산 물려 물려 주시려는 아버지께 너무 죄송합니다.
댓글 27
-
페니
2015.02.16 23:31
-
Mangu
2015.02.17 00:41
나이를 먹고 가정이 생기고 아들을 키우다보니 지금껏 몰랐던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남은 시간이 짧을 수 있지만 사랑한다고 말씀드리세요. 사랑을 표현하세요.
귀하고 소중한 시간을 아버님과 나누고 만들어 가시길 응원드립니다.
-
오니즈카s
2015.02.17 01:14
같이 있어 드리고 얘기하고 하는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힘내세요.
-
씨호크
2015.02.17 01:19
힘내십시오..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
태크쟁이
2015.02.17 01:31
힘내세요...아버님도 아드님 맘 다 아실겁니다.
꼭 좋은소식 전해주세요!!
-
파란파랑
2015.02.17 05:34
더 늦지 않게 담아 두었던 마음 아버님께 전해드리세요!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
-
롤렉스논데
2015.02.17 05:42
ㅜㅜ 모레 내려가면 잘 해드려야겠네요
-
스톤아일랜드
2015.02.17 05:44
힘내시구요... 좋은소식 기대하겠습니다..
-
미키39
2015.02.17 07:13
힘내시라는 말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
-
호주거북이
2015.02.17 07:34
저도 방금 부모님과 통화했는데 무뚝뚝했던 제 자신이 후회되네요.
세월이 흘러도 언제나 어디서나 변함없이 자식 걱정이 늘 일순위인 당신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
옴마니
2015.02.17 08:22
너무 자책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세상에 부모님 앞에서 자기를 효자라고 할 수 있는 자식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갑자기 저도 부모님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
덴마
2015.02.17 10:12
제 자신도 한번 더 돌아보게 됩니다..
감마나이프 치료가 효과가 좋아 더 오래 함께 계시기를 빌어봅니다.
-
시계랑
2015.02.17 10:49
먹먹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고 항상 힘내십시오
-
사사사삭
2015.02.17 10:59
힘내세요! !
-
쭌파파
2015.02.17 12:19
저도 부모님께 무뚝뚝한 편이라 이런 말 드릴 자격은 없지만 더늦기 전에 용기내어 마음을 표현해 보세요.
-
ynpp
2015.02.17 12:41
저도 마음이 먹먹해 지면서 힘내시라는 말밖에 못드리겠네요.. 사랑한다 표현은 안해도 아버지는 그 마음 다 아실거라 믿습니다..
그래도 이제부터라도 많이 표현하셨으면 하네요~~ 힘내세요
-
김양기둥서방
2015.02.17 13:02
힘내십시오.
아버님께서 정말 멋진 자녀분(DrJy님)을 이세상에 남겨 놓으셨네요.
다가오는 명절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 보내십시오.
기적을 기원드립니다.
-
야짱의신화
2015.02.17 13:40
하루빨리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
엄지왕자
2015.02.17 15:52
기운내세요. 건강해지시기를 기원합니다.
-
뱅기매냐은식~
2015.02.17 16:13
사랑한다말씀하시고 안아드리고하세요..
멋쩍고 어색해도.. 어른들 행복하게 해드리는게 더 우선이잖아요..
다 알고계실테지만 표현을 해드린다면 더 행복해하실겁니다..
그래.. 이 맛이지.... 하게끔 사랑을 표현해주세요... ㅠ.ㅠ
-
천지인
2015.02.17 16:39
부모님들 마음은 다 똑같은것 같습니다.
힘 내십시요.
-
제라
2015.02.17 17:31
설날에 더욱 따뜻한 마음으로 보내시길 바랍니다..^^
-
sidecar
2015.02.18 01:34
남은시간 정말 소중하게 쓰시길 바랍니다.. 쾌차하시길
-
jay1439
2015.02.18 05:40
효도합시다.ㅜㅠ
-
Claudio Kim
2015.02.18 07:49
담담하게 써내려가신 글을 보다보니 제가 눈물이 날것만 같네요
치료가 꼭 좋은 결과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엘리야83
2015.02.20 02:46
힘내세요 ㅠㅠ
-
DrJy
2015.02.21 16:22
------댓글 달아 주시는 분들께 일일이 감사의 말씀 못드려 죄송 합니다.-------
항암주사 부작용으로 백혈구 수치가 많이 떨어져 명절때 입원 하셨다 이제 퇴원 하셨습니다.
아버님께서 그 마음 이미 다 아실겁니다. 힘내십시오.
아버지와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 더, 조금 더 주어지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