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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홍 11170  공감:17 2014.10.26 11:21

저는 가입해서 활동한지가 3개월 조금 넘는 초보입니다. 


그간 참 뒤늦게 시계에 미쳐가지고 정신없이 이것저것 구매하고 즐기고 하다보니 시간이 휙 지나갔네요.

한창 시계병이 도졌을 땐 여기 게시판에서 멋진 시계를 발견하고 다음날 바로 판매점에 달려가서 시계를 구매하고 막 그랬습니다. ㅋ

여기 타임포럼을 알게되어 시계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고 또 시계를 즐기시는 분들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조금 시계병이 진정(?)이 되서 지금쯤 이런 글 한번 올리면 좋겠다 생각해서 그간 겪은 제 짧은 시계경험 및 정리된 생각을 하나 올려보려구요.


예전에 돈 없던 젊은시절에는 시계도 몰랐고 돈도 없었고 그냥 전자시계 잘 차고 다녔습니다.

예전 사진을 뒤적여보니 시계가 나온 사진은 이것밖에 없네요. 옛날 사진폴더에 아이들사진, 음식사진들만 잔뜩 들어있는데 지금은 시계사진만 잔뜩..ㅋ

여의도 공원 놀러가서 맥주 한캔 먹고 봄볕에 헤롱헤롱 하는 사진이군요. ㅋ 기억도 없는 전자시계가 제 손목에 딱.. 아마도 카시오쯤 되겠죠.

001.jpg



그래도 사회생황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아주 비싼시계는 아니어도 적당한 시계가 있어야지 싶어서.. 결혼하고 나서 6개월 할부로 저에게는 꽤 비싼 시계를 하나 들이게 되었으니.. 바로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데이데이트였죠.

기본형 스피드마스터는 제 가냘픈 손목에 좀 크기도 했고.. 그 당시에는 시계를 몰라서 뭔가 날짜, 요일, 월이 다 표시되는 시계가 훨씬 좋을 것 같아서 구매를..

지금이라면 당연히 문와치를 사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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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계를 정말 거의 8-9년간 잘 차고 다녔습니다. 운동할 때도 차고 출장갈 때도 차고 캠핑갈 때도 차고..

그러다보니 3년에 한번씩 고장이 나더군요. ㅋ 떨어뜨려서 고장나고 흔들려서 고장나고.. 그럴때마다 오메가에 맡기면 기본 2-3달씩 걸리고 수리비도 40-50만원씩 나오곤 했습니다. 마지막 세번째 고장은 골프치러 갔다가 락카에서 떨어져서 고장났는데.. 3번쯤 고장나서 그간의 수리비만 합쳐도 웬만한 시계하나 값이 나오니 기계식 시계에 대한 회의감이 몰려오더군요. 그래서 수리 및 오버홀 다 한 후에 안차고 집에 두고 튼튼한 전자시계를 사기로 다시 맘을 먹었더랬죠.

(저 오메가 시계는 막내처제가 잘 차고 있습니다. 공효진이 드라마에서 차고 나왔대나 뭐래나 그러면서 ㅋ)


그래서 발견한 시계가 바로 세이코 키네틱 베라츄라~!

기계식 시계처럼 로터가 움직여서 전기를 충전하는 식인데 기계식 시계느낌도 나고 저는 아주 만족하면서 잘 차고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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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이 떨어뜨리고 부딭혀서 긁히고 해서 나중에는 저 검은 베젤 부분이 닳아버리고 러버밴드도 찢어지고 해서 3-4번쯤 교체 하면서 정말 만족하면서 차고 다녔어요.

취미가 주로 스노보드, 산악자전거, 모터사이클 등등 몸쓰는 것들이다보니 저에게 기계식 시계는 아무래도 안맞다는 생각으로 또 3-4년 잘 차고 다녔던 시계입니다.

이때까지도 시계에 몇백만원을 쓰는 사람들을 이해 못하던 시기죠. 가끔은 저도 좋은 혹은 비싼 시계를 차고 싶어도.. 오메가의 경험을 떠 올리며 난 기계식 시계는 금방 고장내고 못찰꺼라 생각했습니다. 


저랑 반대로 집사람은 시계를 좋아했어요. 그래서 제가 돈을 좀 번 이후에는 까르띠에, 로렉스 등 원하는 시계를 사주었죠. 집사람에게 시계를 사주면서도 저는 시계에 욕심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3개월전.. 사건이 터졌죠 ㅎㅎ


후배와 골프를 치고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제 시계를 보더니 멋지다고 하는 겁니다. 참고로 그 친구는 운동선수 출신으로 키가 190 정도 되고 한덩치 합니다. 그런데 시계는 어울리지 않게 아주 작은 까르띠에 구형 산토스 스틸을 차고 있더군요.  결혼할 때 받은 예물이라고 17년 되었다네요. 그래서 제꺼 한번 차보라고 줬는데 역시 잘 어울리네요. 그래서 그냥 풀러서 줬습니다. 별로 비싼 시계도 아니었고 저는 또 사면 되니까요. 


그런데 집에와서 막상 찾아보니 이미 제 시계는 단종되어서 찾아봐도 없더군요. 그래서 이제 나이도 먹고 어느정도 살만한데 이러저러 고민하는 것도 좀 그렇고 늙어서 예전처럼 많이 운동도 안하고 하니 저도 한번 좋은 시계 좀 차보자~! 하고 처음 산 시계가 로렉스 데이토나 화이트골드 다이야, 그리고 이후에 로렉스 신형 익스2, 프랭크뮬러 킹콘퀘스타도르 크로노, 테그호이어 모나코, 브라이틀링 크로노맷 콤비, 위블로 빅뱅 로즈골드 세라믹 크로노, 까르띠에 산토스100XL까지 참 쉼없이 달렸습니다 ㅋㅋ

맨날 아이들 사진만 찍었었는데 요즘엔 맨날 시계사진만 찍고 이렇게 집사람 졸라서 커플사진 찍는 재미로 3개월을 살았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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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포럼에서 멋진 시계를 발견하고 침흘리다 보면 어느샌가 제 손목위에 그 시계가 놓여있는 그런 나날들의 연속 ㅋㅋㅋ


그런데 3개월 달린 경험에 요즘 시계병이 조금 가라앉은건지 어쩐건지는 모르겠지만.. 발견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시계가 참 멋진 놈들이 많은데 여기 올라오는 스캔 사진들 보면서 느끼는 건 시계를 찬 그 사람의 모습입니다.  시계의 가격이 비싸냐 싸냐를 떠나 그 시계를 차는 사람의 나이라던가 하는 일 이런 것들이 그 시계와 자연스럽게 묻어나올 때 가장 멋지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정말 타임포럼에는 멋진 회원분들이 많아요. 특히 로렉스동의 Doo님~! 패션감각과 시계 정말 멋집니다. 어떤 분일까 더 알고 싶어요~!


예전에 포브스 300위권 부자 미국아저씨를 만난 적있는데 (자가용비행기로 회사 방문하심, 미 프로농구단 구단주이시고..) 손목에 밝게 빛나는 로렉스 화이트골드 데이데이트. 미국부자들 답게 옷차람도 검소하고 식사도 보통 레스토랑에서 평범하게 드시고 가셨지만 그런 시계속에서 아우라가 팍팍 나오더군요.


또 올해 초에 만난 꽤 큰 투자회사 사장님 손목에서 발견한 블랑팡인지 예거인지 모를 금통 문페이즈 시계. 시계를 모를때 본거라 그냥 구형 이상한 클래식한 시계를 차고 계시네 정도 생각했는데 지금 봤다면 아마 자세히 막 물어봤을 것 같아요 ㅎㅎ


그리고 아주 큰 회사의 디자인 담당 중역의 손목위에 있던 IWC 빅 파일럿, 그 회사 다른 부사장님의 위블로 빅뱅 유니코. 젊은 분들이지만 과소비가 아닌 멋진 센스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발견한건 뭐냐면요. 시계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이 중요하다는 거에요. 시계에 어울리는 사람? 이라면 좀 우습지만.. 천만원이 넘는 시계들을 차도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는 그런 포스가 있는 사람이 차고 있을 때 더욱 멋있어보인다고나 할까요. ㅋ


저는 이런 느낌을 긍정의 에너지로 쓰고 싶어요. 저도 더 노력해서 꼭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인품이나 능력도 인정받는 사람이 되도록요. 제 작은 시계 콜렉션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요. ㅋ


그럼 즐거운 일요일 마무리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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