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질문은 TF지식인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유게시판

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
Kairos 6587  공감:1 2007.03.21 23:18
 

안녕하세요~ 개지지 입니다.
벌써 글을 몇일째 올리지 않으니 괜시리 소화가 안되고 하는게 이거 참
채무자의 비애입니다. 짧은 질문 하나에 워드파일 20장짜리 글로 답변을
해준 링고님의 음모라고 수시로 외치지만 정작 이런 음모론에 동조해주시는
정의의 사나이들은 왜 보이질 않는검까!
거 근래의 글 두어개 정도를 나름 진지한 톤으로 썼었는데 아무래도
오늘은 왠지 니글니글거려서 그냥 좀 개운하게 써보려고 합니다.
저 문학과는 거리가 멉니다. 크하하핫.
 
오늘 좀 가볍게 해보고 싶은 이야기는…….
지겹디 지겨우실수 있는 무브먼트 이야기입니다.
 
 
뭐 무브먼트 이야기야 극강 고수 링고님이 있어서 저 같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꺼내기 망설여 지기도 하지만……. 링고아저씨의 무브먼트에 대한
해박함이 묵은지같이 다년간 숙성된 지식에 의해서 나온 깊은 맛이 있다면…
나름 상큼 달달 짭짤한 갓 담근 김치 같은 관점에서 이야기해보도록 노력하겠슴다.

기계식 시계에 대해 처음 관심을 두게되면 무브먼트에 관심을 두게 되는건
당연하다고 봅니다. 기계식 시계를 찾는다는건 쿼츠시계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는것과 마찬가지인데 그 쿼츠시계와의 차이점은 알맹이. 곧 무브먼트이니까요.
그래서 기계식 시계에 빠지는 사람들은 처음엔 무브먼트에 빠진다 라고 이야기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하지만 요 무브먼트라는 놈이 기계성이 주는 상징성과
로망을 넘어서 좋은지 안 좋은지 공부를 하려면 거 참 머리아픕니다.
일정수준 이상의 무브먼트에 대한 이야기는 “시계가 좋으면 됐지 머리 아프게
뭐하러 그걸 보느냐”라는 초월적이고 관망적인 덧글을 낳기도 합니다.
사실 어느정도는 맞는 이야기입니다. 기계식 시계에 있어서도 무브먼트의 비중은
일반적인 시각을 가진 매니아에게는 구매에 있어 아무리 후하게 잡아봤자
50퍼센트 정도의 비중을 가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작 구매시에는 케이스와 다이얼에 비치는 모습이 구매에 어쩌면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에도 고개가 끄덕여지구요.
하지만 무브먼트에 일정 이상의 관심을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매니아들이라도
그와 동시에 괜찮은 시계라도 “에보슈 무브 주제에…”라는 마음에 지나치는 경우가
주위를 지켜보면 간간히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ETA계열의 에보슈를 ‘기반’으로 한
무브먼트들의 경우에 그 다량생산으로 인해 흔하고 싼 알맹이라는 선입견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니아들 사이의 주홍글씨라 해도 과장이 아닐수
있겠습니다.
 
 

1990년대 후반, IWC는 (아멘~) 칼리버 7902, 7912, 7922등의 무브먼트를 내놓으면서
IWC의 무브다~ 라고 이야기 했다가 본전도 못건지고 욕을 우라지게 먹은 일이 있었습니다.
IWC의 무브다…(IWC’s own movement) 라는 말을 자사무브다….(in-house movement)
라고 받아들인 매니아들이 이 무브가 ETA밸쥬 7750을 기반으로 한 시계라는걸
알아내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던 것이지요.
어디 에보슈를 쓰면서 자기네 무브라고 하냐~ 라면서 디립다 욕을 얻어먹은 IWC는
눈물을 찔끔거리며 강변했었습니다. “우리가 손수 다 조립하고 샥 다 우리입맛에 맞게
고쳐놓은건디 T_T;;”
도플크로노등의 복잡시계를 7750 기반으로 내놓는등 지금까지도 아예 ‘곤조’스러운
모습까지 보이는 IWC로서는 꽤나 억울했었던 일이었던거 같고 당시 타임존에서
글좀 쓴다 하는 원로원 아저씨들은 다들 단체로 모여서 IWC의 7750은 사실
7750이 아녀~ 라고 항변을 해주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타임존에서도
“뭐하러 ETA를 그렇게 비싼 돈주고 사삼? 정말 IWC를 사려면 빅파나 쎄븐데이즈를
사라구~ 그건 자사무브거든~” 이라는 요지를 담은 컨설팅 글들을 수없이 찾을 수
있습니다.
 
 

이제 이 바닥에서 몇 개월의 짬이나마 좀 쌓이고 나니 이제 생각하면 무브먼트의
이름을 외우는건 쉽습니다. 하지만 어떤 무브먼트가 어떻게 더 잘 작동할지 문제가
생길수 있는 설계인지 아닌지 코스메틱 수정을 벗어나 어떤 수정들이 이루어 져있는지
미용상 수정이 아닌 수정이라는 것이 무브먼트 품질에 있어 어떠한 본질적인 성격과
개성을 부여하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몇 년이 지나도, 아니 어쩌면 평생이 지나도
알 수 없는 부분일 것 같습니다.  
알 수 없다는건 제 눈으로 알 수 없는것이기 때문에 남의 눈을 빌려서라도 알려고 하는
차선책을 택하였을 때…… 주워들은 이야기를 가지고 어 그래 이 말이 맞다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취사선택하게 됩니다. (그게 한계이죠…… 흙)
그 중 빈센트 칼라브레즈라는 시계제작자나 왈트 오데츠 같은 매니아들의 말을 들어보면
시계는 ‘조정’이야말로 그 무브먼트의 가치를 말한다……. 라는 이야기를 한 부분들이
나옵니다. 여기서 조정이란 오차조정을 포함해서 시계를 처음부터 조립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링고님의 시계탐험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특히 에보슈 무브먼트라도 거기에 수백개의 공정을 따로 거쳐서 만들어낸 무브먼트가
그냥 ETA에서 조립해서 공급하는 에보슈와 다르다는 점은 쉽게 이해할 수 없고 계측하기
어렵고 무브먼트 브랜드 이름처럼 알아채기 쉬운 것 이상으로 무브먼트를 보려는 시도가
없음을 왈트오데츠 아저씨는 아쉬워하더군요.
자사무브먼트에 대한 애정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단순히 자사냐 대량생산된 에보슈에 “기반”을 둔 무브먼트냐에 따라서
시계에 가해지는 사람의 손길과 엔지니어링과 검증된 무브먼트에 더 완벽함을 가하려는
마지막 손노가다를 너무 폄하하는 트렌드가 계속 이어져오고 있는건 아닌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런 폄하는 그냥 조립된 에보슈를 잘 만든 겉보습 아래에 슝~하고
넣어놓고 이렇게 수정된 무브먼트를 넣은 시계와 큰 차이 없는 가격으로 시계를 팔려는
브랜드들이 창출한 부정적인 외부효과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오메가의 수정도 (계량화 할 수는 없지만) 엄청 뛰어나고 최상급 수정이라
해도 틀린말이 아닌데 그거보다 더 비싸게 시계를 받아먹는 브랜드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그건 오메가의 대량생산체계의 효율성의 장점을 의미하는
걸 수도있고, 다른 브랜드들의 상대적인 거품의 과도함을 뜻하는 걸 수도 있지요.
이 이야기는 그래서 또 끝이 없어지는걸 수도 있지만………
ETA기반 무브를 넣었음에도 비싼 무브먼트의 가격이 야속한 마음만큼, 에보슈의 원가
계산으로만 무브먼트의 가치가 정해지는데에 제가 느끼는 아쉬움에
여러분들은 동감 하시는지요???
 

번호 제목 글쓴이 공감 수 조회 수 날짜
공지 타임포럼 영상홍보 [3] 토리노 3 288 2024.08.30
공지 타임포럼 회원분들을 위한 신라면세점의 특별한 혜택 [9] 타임포럼 4 769 2024.06.10
공지 글쓰기 에디터 수정 및 새로운 기능 안내 [11] 타임포럼 9 3240 2022.03.21
공지 추천, 비추천 시스템 개편에 관한 공지 [15] 타임포럼 23 2944 2021.06.28
공지 사이트 기능 및 이용가이드 (장터, 이미지삽입, 등업, 포인트 취득 및 가감, 비디오삽입, 알람 등) [11] TF테스터 381 599235 2015.02.02
Hot 서울 모 호텔 금고안에 보관중이던 예물시계 도둑맞았습니다. [10] 샤샤티티 2 6918 2024.09.02
Hot 2024년 2분기 타임포럼 정기 모임 포토 리포트 [30] 타치코마 14 1008 2024.05.16
Hot 타임포럼 2024년 2분기 정기모임 참석 및 경품 추첨 후기 [23] 오메가이거 13 956 2024.05.15
Hot [신청 마감] 5월 14일(화), 타임포럼이 2024년 2번째 정기 모임을 진행합니다! [52] 타임포럼 4 1442 2024.05.02
14573 2007년을 마무리하면서...... [20] bottomline 0 6103 2007.11.26
14572 [Re:] 전 소박하게 이거 하나면 되요.. [16] gelato 0 3642 2007.11.27
14571 [Re:] 비밀이지만..... [14] 지노 0 5121 2007.11.27
14570 [Re:] [Re:] [Re:] 제 꿈은 너무 수수합니다.... [10] 클래식 0 6037 2007.11.27
14569 [Re:] [Re:] [Re:] [Re:] 이건 저의 위시 리스트^-^ [12] Tic Toc 0 4613 2007.11.27
14568 [Re:] [Re:] [Re:] [Re:] [Re:] 우리 모두 해 BOA요. 위시리스트 놀이. ㅋㅋㅋ [11] 알라롱 0 9522 2007.11.27
14567 [Re:] [Re:] [Re:] [Re:] [Re:] [Re:] 그럼 저도....(현실성은 떨어집니다..^^) [11] 파텍좋아 0 6247 2007.11.27
14566 [Re:] [Re:] [Re:] [Re:] [Re:] [Re:] [Re:] 잠도안오는데 저도한번...ㅋ(위시리스트라기보단 거의 드림워치 모음이네요..^^:) [9] pp 0 5568 2007.11.28
14565 [Re:] [Re:] [Re:] [Re:] [Re:] [Re:] [Re:] [Re:] 이번 기회를 통해 저도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7] 4941cc 0 7657 2007.11.29
14564 현 플래닛오션 착용잔데요...요즘 로렉스가 아른아른..... [20] 클라리온 0 4163 2007.11.12
14563 예물시계에 대한 대한 토론 [19] soulride 0 5201 2007.10.18
14562 지금 사두면 나중에 돈 되는 시계 베스트 10 선정해 주세요 [32] 시월의눈 0 7413 2007.10.09
14561 산토스 크로노 문의 드려요~ [5] tvkoreawhj 0 3421 2007.10.09
14560 여러분은 어떤 다이얼 디자인을 선호하십니까? [17] 재롱엽차기 0 3331 2007.10.01
14559 연령대별 선호하는 브랜드와 시계는?? [39] pp 0 7052 2007.09.27
14558 남은 평생을 무인도에서 살아야 한다면 어떤 시계를 선택하시겠습니까? [38] creatrix 0 7625 2007.09.04
14557 [Re:] 저는 이시계 입니다,,ㅎㅎㅎ [12] 은빛기사 0 3651 2007.09.10
14556 무브먼트의 품질에 대한 접근 방법 [17] 링고 0 7254 2007.06.20
14555 당신의 무게 중심은 어디에... [21] 유노윤호 0 3728 2007.06.11
14554 한 번에 몇 개의 시계를 보유하고 있는 게 가장 좋으신 가요? [26] 시월의눈 0 4003 2007.06.04
14553 로또1등에 당첨된다면어떤시계를 갖고싶으세요? (설문) [28] No.1 0 3834 2007.06.04
14552 콤비 시계 [16] 알라롱 0 5474 2007.06.02
14551 제가 들은이야기.... 디지탈 과 아날로그 [20] 자유 0 3514 2007.05.17
14550 [Re:] 아날로그와 디지털 - 익숙함과 새로움의 경계에서. [8] 4941cc 0 3199 2007.05.24
14549 [Re:] 아날로그와 디지털 - 논쟁아닌 논쟁 [20] 4941cc 0 3757 2007.05.24
14548 시계 구입방법에 대한 토론 [43] 링고 0 5951 2007.04.20
14547 시계를 구매하는 이유에 대한 토론 [33] 링고 0 3900 2007.04.20
14546 [Re:] 시계 그 원초적 질문과 인연 [3] paristerran 0 3330 2007.10.22
14545 [Re:] 제가 시계를 사게 되는 이유를 생각해 보니... [6] 때똥 0 3514 2007.04.29
14544 [Re:] 내가 시계를 사는 이유 - 왜 사냐면 그냥 웃지요 [13] Kairos 0 6446 2007.04.28
14543 기계식 시계는 과연 아날로그인가? [23] cr4213r 0 4408 2007.04.14
14542 나의 시계 디자인 [23] red4800 0 5970 2007.03.23
» 에보슈 기반 무브는 다 거기서 거길까요? [45] Kairos 1 6587 2007.03.21
14540 내게 특별한 시계, 내게 특별했던 시계, 내게 특별할 시계에 대한 토론 [17] 링고 0 4326 2007.03.15
14539 [Re:] 내게 특별할 시계 (원래 제목: 여름의 시계) [22] 개지지 0 10046 2007.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