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에 새로 들인 만년필 - PILOT CUSTOM 74

이번에 친구 한마리가 일본에 다녀온다길래 그 친구에게 국내에는 정식 수입이 되지 않는 만년필을 하나 사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바로 우리에게 HI-TEC-C 볼펜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종합 문구회사인 PILOT 社의 CUSTOM74란 녀석이죠.

1918년 1월 27일에 설립되어 현재 일본의 대표적인 문구회사 중 하나로 꼽히는 PILOT은 연세가 어느정도 있으신

분들께는 '빠이롯뜨 만년필'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빠이롯뜨 만년필'은 한국 PILOT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한국 PILOT은 분명 일본 PILOT에서 갈라져 나온 회사입니다만 서로 다른 회사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제품 종류, 생산 등까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 CUSTOM 시리즈는 일본 PILOT의 주력 모델라인으로

한국에는 공식 수입이 되지 않아 구매대행 등의 경로로만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74부터 742, 743, 823, 845 등이 있는데 물론 숫자가 클수록 고급기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작명법은 앞 2자리는 출시년도이며 예를들어 74의 경우 PILOT이 설립된지 74년째 되는 해에 출시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뒤에 한자리는 가격대인데 '2'는 2만엔대, '3'은 3만엔대, '5'는 5만엔대이고 1만엔대 제품은 '1'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제가 구입한 CUSTOM 74는 PILOT이 설립된지 74년이 되는 해에 출시된 1만엔대 제품입니다.

일단 기본적인 제품 포장인 이렇습니다.

두꺼운 종이로 된 겉상자를 열면 플라스틱 재질 케이스와 AS접수용 발송용지가 나오는데 수신자부담에 개인정보 부분 보호용

부착 필름도 같이 들어잇는 등 꽤 꼼꼼했습니다.

여기에 케이스를 열면

사진처럼 펜과 사용설명서, 보증서, 카트리지 등이 나옵니다.

정식매장 구입제품이라 보증서에 저렇게 스탬핑이 되어 있고 클립에 붙어있는 택에는 모델명, 촉 종류, 정가 등 가격정보가 써있습니다.

CUSTOM 74의 외관은 일단 이렇습니다.

아크릴 수지 재질 몸통에 금도금된 장식부, 특유의 방울모양 클립과 14K 금촉을 달고 나옵니다.

촉은 CUSTOM 74의 경우 11가지로 나오는데 일반적인 EF, F, M촉 외에 F와 M촉 사이 굵기인 FM촉,

기본촉에 좀 더 낭창거리는 느낌을 준 S계열 촉(SF, SFM, SM 등), 악보 그리기용인 MUSIC촉 등 특수촉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일본제 만년필(PILOT, SAILOR, PLATINUM 등) 의 두드러진 특징은 EF, F 촉 등의 경우 서양권 만년필에 비해

굉장히 가늘다는 건데 (0.3mm 볼펜 수준으로 나옵니다) 서양 문자에 비해 획수가 많은 문자를 쓰는 특성상 그런 것 같습니다.

따라서 대체로 가늘게 나오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실사용 목적으로 아주 인기가 좋은 편이죠.

저는 이미 굵은 펜에 익숙하고 시원시원한 흐름에 잉크 발색이 잘 되는 것을 선호하는데다 연성 느낌을 느껴보고 싶어

SM촉(Sado-Masochism 아닙니다 Soft-Medium)을 선택했습죠.

잉크 충전방식은 카트리지/컨버터 겸용인데 PILOT 제품은 컨버터가 별매입니다.

PILOT에서 나오는 컨버터는 3종류인데 스포이드처럼 잉크를 빨아들이는 CON-30, 흔히 볼 수 있는 스크류 방식인 CON-50,

독특한 펌프 방식인 CON-70이 있습니다. 저는 큰 잉크 저장용량이 장점인 CON-70을 선택해 장착했습니다.

촉을 잉크병에 담그고 뒤꼭지에 버튼을 딸각딸각 눌러주면 잉크가 들어옵니다.

잉크를 충전해 글을 써보자 굵은 촉이라 그런지 처음부터 상당히 부드럽게 술술 써졌습니다.

EF나 F촉 등 가는 촉을 쓰시는 분들이 너무 가늘어서 긁는 느낌이 좀 난다느니 '야생마'라니 그런 식으로 표현하셨는데

그런 표현이 무색하네요. ㅎ 아마 실사용으로 적절한 굵기와 필감을 동시에 만족하려면 FM 수준이 어떨까 싶습니다.

이상으로 새로 영입한 연장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전체 사진과 0.5 볼펜과 굵기 비교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