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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30대 남성이 애인에게 프러포즈를 하려다 애인이 번개에 목숨을 잃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8일 미국 매체 애쉬빌 시티즌 타임즈가 전했다.

지난 4일 미국 테네시주 동부 녹스빌 식료품점에서 일하고 있는 리차드 버틀러(30)는 지난해부터 만나기 시작한 여자친구 베다니 로트(25)가 평소 좋아하던 맥스패치볼드 산에 올라 프러포즈를 하기로 결심했다.

로트가 평소 꼭 함께 이 산에 오르고 싶다며 나중에 이 산에서 결혼식도 하고 싶다고 말했던 것.

산을 오르는 중 비가 내렸지만, 남다른 계획을 준비한 버틀러는 포기하지 않고 잠시 비가 그친 사이 차에서 내려 로트와 함께 계속 산을 올랐다.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로트는 앞장서 걸어가며 버틀러에게 '멋진 광경을 보라'고 말하는 등 즐거워했다. 하지만 이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후 4시30분쯤 이들이 오르던 인근 산악 지대에 번개가 몰아친 것. 버틀러는 세번의 번개가 쳤고, 세번째 번개에 로트와 자신이 맞았다고 설명했다. 피할 곳도 없는 고지대에 노출돼 있던 로트는 그대로 쓰러졌고 버틀러도 180도로 돌며 뒤로 나가떨어졌다.

강한 번개에 2도 화상을 입은 버틀러는 정신을 차려보니 다리에 힘이 풀리고 신발에서 연기가 나면서 발끝에 마치 불이 붙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주변을 돌아보니 로트는 멀리 쓰러져 있었다. 힘들게 기어가 그녀를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15분 정도 한 후, 휴대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려고 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의식을 잃은 그녀를 데리고 산에서 내려가려고 했지만, 자신의 다리도 후들거려 그렇게 할 수도 없었다.

결국 혼자 산에서 내려와 차를 몰고 인근 주택을 찾은 버틀러는 한 가옥의 집 문을 두드리며 도움을 요청했다. 마침 집에 있던 딘 파머 부자는 버틀러를 트럭에 태우고 로트가 누워있는 사고 현장으로 돌아왔다. 당시 로트는 이미 맥박이나 호흡이 멈춘 상태였다.

폭우가 더 심해진 사이 도착한 구조대는 로트를 회생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소용없었다. 버틀러는 바닥에 누워 있는 로트의 곁에서 준비했던 반지를 그녀의 손가락에 끼워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산림청 지역 관리자 티나 틸레이는 "이들이 언덕을 함께 오르는 동안 버틀러와 로트는 취약지역에 노출돼 있었다"며 "높은 곳을 피해 저지대로 내려와 차에 탔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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