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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아버지께 온 가족이 혼쭐났습니다.

다름 아니라 "시계" 때문에 벌어진 사건입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평소에 많이 검소하시고,

좋은 옷, 좋은 차, 좋은 시계 한번 구매하신적이 없으십니다.

 

그래서 이번에 세 식구(어머니.저.동생)가 아버지 생신을 맞아

좋은 시계를 선물해드리려고 했습니다.

(아직까지 낡은 라도 시계를 차고 다니시는 아버지..)

 

처음에는 저 혼자 추진하려고 했지만,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어

어머니와 동생도 함께 참여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세 식구는 어머니의 뜻대로 롤렉스 데이저스트 모델로 구입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어머니께서 평소에 아버지 시계를 꼭 해드리겠다며

이곳저곳 많이 관심을 갖고 계셨습니다.

타임포럼도 어머니께서 먼저 가입하셨고, 여느때와 같이 아버지 몰래 롤렉스 포럼에서 종종 눈팅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닉네임 "CR"도 저희 어머니의 천주교 세레명인 "크레센시아"의 약자인겁니다!)

 

그런데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몰래 눈팅을 하고 계시던 어머니께서 아버지께 들키신겁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뭐 그리 비싼 명품시계를 구경하냐며 자초지종을 물으셨고,

어차피 아버지 생신도 많이 남지 않아, 어머니께서는 그냥 아버지께 사실대로 말씀드렸다고 하시더군요.

 

 

그 자리에서 어머니께서는 동생과 함께 오전내내 아버지의 훈계를 들어야 했습니다.

그럴 돈 있으면 어려운 사람이나 도와주던가 저축이나해라, 학교 선생이 명품시계차면 사람들이 어떻게 보겠냐,

평소에 너네들(세 식구)과소비 하는것 꼴보기 싫었다는 둥..

 

 

국제 전화 비싸다고 제게 전화도 오래 하지 않으셨던 아버지께서

2시간동안 전화로 제게도 같은 내용의 훈계를 하셨습니다.

 

 

허허..참 제 생각이 짧았던 것인지

아니면 저희 아버지께서 너무 보수적이신건지..

 

 

그래서 결국엔 모인 돈으로 온가족 해외여행 한번 다녀오기로 하였습니다. :-)

이것마저도 아버지 설득하기 무척 힘들었네요..

생각해보니 저희 아버지께서는 제주도 가실때 딱 한번 비행기를 타보셨더군요..

가슴 한켠이 엄쩡 찡~ 헀습니다.

 

여튼 좋게 마무리가 되어 기쁘지만,

다시한번 제가 효도 한번 못해드렸다는게 가슴아프네요.

꼭 물질적으로가 아니라, 자주 전화도 못드리고 늘 신경질만 내고...

 

 

타임포럼 회원분들은 모두 효녀.효자시겠죠? :-)

오늘 부모님께 따듯한 안부전화 한통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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