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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지난 주말 아버지께 온 가족이 혼쭐났습니다.
다름 아니라 "시계" 때문에 벌어진 사건입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평소에 많이 검소하시고,
좋은 옷, 좋은 차, 좋은 시계 한번 구매하신적이 없으십니다.
그래서 이번에 세 식구(어머니.저.동생)가 아버지 생신을 맞아
좋은 시계를 선물해드리려고 했습니다.
(아직까지 낡은 라도 시계를 차고 다니시는 아버지..)
처음에는 저 혼자 추진하려고 했지만,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어
어머니와 동생도 함께 참여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세 식구는 어머니의 뜻대로 롤렉스 데이저스트 모델로 구입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어머니께서 평소에 아버지 시계를 꼭 해드리겠다며
이곳저곳 많이 관심을 갖고 계셨습니다.
타임포럼도 어머니께서 먼저 가입하셨고, 여느때와 같이 아버지 몰래 롤렉스 포럼에서 종종 눈팅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닉네임 "CR"도 저희 어머니의 천주교 세레명인 "크레센시아"의 약자인겁니다!)
그런데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몰래 눈팅을 하고 계시던 어머니께서 아버지께 들키신겁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뭐 그리 비싼 명품시계를 구경하냐며 자초지종을 물으셨고,
어차피 아버지 생신도 많이 남지 않아, 어머니께서는 그냥 아버지께 사실대로 말씀드렸다고 하시더군요.
그 자리에서 어머니께서는 동생과 함께 오전내내 아버지의 훈계를 들어야 했습니다.
그럴 돈 있으면 어려운 사람이나 도와주던가 저축이나해라, 학교 선생이 명품시계차면 사람들이 어떻게 보겠냐,
평소에 너네들(세 식구)과소비 하는것 꼴보기 싫었다는 둥..
국제 전화 비싸다고 제게 전화도 오래 하지 않으셨던 아버지께서
2시간동안 전화로 제게도 같은 내용의 훈계를 하셨습니다.
허허..참 제 생각이 짧았던 것인지
아니면 저희 아버지께서 너무 보수적이신건지..
그래서 결국엔 모인 돈으로 온가족 해외여행 한번 다녀오기로 하였습니다. :-)
이것마저도 아버지 설득하기 무척 힘들었네요..
생각해보니 저희 아버지께서는 제주도 가실때 딱 한번 비행기를 타보셨더군요..
가슴 한켠이 엄쩡 찡~ 헀습니다.
여튼 좋게 마무리가 되어 기쁘지만,
다시한번 제가 효도 한번 못해드렸다는게 가슴아프네요.
꼭 물질적으로가 아니라, 자주 전화도 못드리고 늘 신경질만 내고...
타임포럼 회원분들은 모두 효녀.효자시겠죠? :-)
오늘 부모님께 따듯한 안부전화 한통 어떨까 싶습니다..:-)
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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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일암의뜰
2010.05.1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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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
2010.05.18 13:48
아부지껜 항상 죄송한마음 갖고 살게 되는것 같습니다.... 참 근데 국제전화는 070인터넷전화를 쓰면 두시간해도 큰 무리는 없으실걸로... -
BLOCK
2010.05.18 13:50
전 반성하겠습니다. 아버지 아직 김영삼 시계 차고 계시던데.... -
CR
2010.05.18 13:54
불일암의뜰님 감사합니다! 어디로 갈지 고민이네요~
라니님 저희 가족이 죄다 그런쪽엔 문외한인지라....쉽게 사용가능한가요?
BLOCK님 저도 깊이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라니
2010.05.18 14:02
저희형이 캐나다에 있는데 인터넷 전화를 씁니다. 국내에서 쓰던 번호를 그대로 가져갔다고 하던데... 저도 자세히 알아보진 않았지만 그리 어렵지않은것으로 알고, 국내전화랑 같으니까 꽤나 저렴한걸로 알고있습니다. 네이버 이런데 알아보면 의외로 쉽게 알아내실 수도 있을듯 합니다.^^ -
한체대대장님
2010.05.18 14:06
후아..짠하네요.. 반성하게 되네요.. -
규리파파
2010.05.18 14:34
가족여행 가셔서 많은 대화와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
ena B
2010.05.18 15:12
저,, 저는 시계 판 돈으로 뭐 또 좋은거 사지? 고민중이였는데 -_-;
이걸로 다시 가족여행 설계를 해야겟네요 -_-;
웬지 멋진 아버님이십니다 ^^ -
Tarkan
2010.05.18 15:25
멋진 아버지를 두셨네요. 저도 오늘 저녁 부모님께 전화라도 한통 드려야겠습니다 -
아칸
2010.05.18 15:30
저희 아버지와 비슷하시네요,, 이제 은퇴도 하셨고 워낙 검소하신 분이라 차도 오히려 제차보다 낮은 그레이드의 국민차로 10년을 끄셔서 작년에 차를 바꿔드리려 했더니 끝내 사양하셔서 못 사드리고 말았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대중교통도 다 무료고 하니 자신은 절대 좋은 차가 필요없다고... 덕분에 어머니가 밍크코트를 득템하셨다는...(어머니와 아버지는 성격이 정반대..ㅎㅎ) -
Tic Toc
2010.05.18 15:57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버지도 멋지시고... 어머니도 멋지시고... 아드님도 멋지십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따님이라면 죄송...)
여튼 멋진 가족구성원분들이시네요.. 우어..ㅠㅠ -
보보스
2010.05.18 16:05
전화드려야겟습니다....고개가 숙여집니다... -
spear
2010.05.18 16:06
이런......반성하게 만드시네요.. ㅡ,.ㅡ; 암튼 마무리가 좋게해결되었다니 다행이구요. 가족여행이 더 의미깊은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
여행천사
2010.05.18 16:18
훌륭한 아버지를 모시고 계시군요. 더불어 존경할만한 선생님이시기도 하고요. -
미터
2010.05.18 16:33
아웅 ㅠㅠ -
훈바리
2010.05.18 16:38
참...존경하실만한 아버지시네요...^^ -
블루파이어
2010.05.18 17:10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할까요?
정말 훈훈하고 멋진 가족이십니다. ^^;; -
무한의주인
2010.05.18 17:14
허허 멋진가족이십니다. 아버지도 멋지시고 효심도 좋으시네요.
가족여행 즐겁게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 -
개똥父
2010.05.18 17:39
좋은 글입니다.
멋진 아버님에 멋진 가족분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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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시절
2010.05.18 17:41
우뚝 서계신 아버지의 모습이 보입니다.^^ 정말 멋진 아버지시군요.
저희 부친도 60년대 라도시계를 지금도 차고 계십니다. 저희 아버지를 뵙는 것 같군요.^^ -
라우드롭
2010.05.18 17:52
물론 저의 경우에도 롤렉스를 얹어드리고 싶지만, 아버지께서 차지 않으실 것 같아서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가족여행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
이병섭
2010.05.18 20:11
저도 반성하게 되네요 아직까지는 철이 없는 학생이라 항상 나 부터 생각하게 되고 내것부터 사게 되고 그랬는데 반성해야될거 같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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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잉잉
2010.05.18 21:04
정말 멋있는 아버지십니다. 가슴이 찡해지네요
부모님께 연락 자주 드리는게 바로 효도죠^^~ -
전직당수
2010.05.18 21:18
훌륭하신 아버님이십니다. 시대에 맞고 안맞고 보수적이고 아니고 뭐 이런 논리를 다 떠나서 아버님의 과소비 경계성향은 분명 조금도 나쁜 것이 아니니까요. 벌고 고생한만큼 써도 된다라는 식의 사고는 어떻게보면 옳기도 하고 어떻게보면 그러기도 하고 등 사고와 시각에 따라 논란의 여지가 항상 존재하지만 아버님의 과소비 경계성향은 일단은 옳은 것이고 아버님께서는 그것을 지키시고 계시네요. 훌륭하신 분이십니다. ^^; -
gu1999
2010.05.18 21:39
좋은글 잘 봤습니다. 훈훈하네요
훌륭하신 아버님 이신듯 합니다. ^^ -
현섭애비
2010.05.18 22:26
비록 글쓴분의 아버님을 뵙지는 못했지만.. 정말 아버님께서 교직에 계실만한 인덕을 갖추신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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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EN7
2010.05.18 22:28
해외여행, 선물도 좋지만 중요한건 마음인 것 같습니다. 아버님 멋지십니다~ -
쏘대오
2010.05.19 11:02
훌륭하신 아버님 이시네요. 아직 아버님같은 선생님이 계시기때문에 대한민국 교육이 움직이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
Q
2010.05.19 16:39
온가족 해외여행의 타이틀이
얼마나 찡하고 멋진 일인지 글속에 내포되어있네요.
멋진 사진 많이 찍어오시길 바랍니다.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있을까요 ^^ -
JK79
2010.05.23 17:23
아버님의 뜻 훌륭하십니다~
전화 한통 드려야 겠습니다..
가족여행 잘 다녀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