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국살면서 좋은 점 하나는 정말 너무 많고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맛볼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술이 세지는 못해서 가볍게 맥주한잔/병 정도 즐기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 편입니다.
오늘은 마트 다녀오다가 의외의 수확(?)이 있어서 사진 올려봅니다.
잠깐 들어가기 전에 설명을 살짝 하자면, 미국도 독일/체코 등 유럽 못지 않게 Micro Brewery가 많으며
제각각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단, 소개해드릴 인물은 Jack McAuliffe 라는 미국의 전설적인 맥주 명장입니다.
미 해군 핵잠수함 소속 장교였던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으며, 스코틀랜드에서 장기간 주둔하면서
싱글몰트 위스키와 각종 British/Scottish 맥주를 접하게 되면서 그의 맥주 인생이 시작됩니다.
전역 후, 캘리포니아에 미국 최초의 근대적 Micro Brewery 를 설립해서 인기를 끌었으나
부족한 자본 때문에 5년인가 10년을 못넘기고 파산하고 맙니다. 그때가 198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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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2010년, 캘리포니아에서 Sierra Nevada 라는 브랜드의 Micro Brewery를 운영하는
Ken Grossman이 평소 존경하던 Jack을 초청해서 Sierra Nevada 30주년 기념 한정판을 출시합니다.
Jack에게는 은퇴후 30년만의 현역복귀인 셈이죠.
(퍼온사진입니다)
왼쪽이 Sierra Nevada 창립자이자 회장 Ken, 오른쪽이 전설적인 맥주명장 Jack 입니다.
둘이서 힘을 합쳐 내놓은 30주년 기념 맥주가 Ken and Jack's Ale 입니다.
사실 요놈은 저도 아직 못마셔봤습니다. 아직 팔고 있다면 구할순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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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간이 몇년 더 흘러서 2012년, 보스톤 토종 맥주로 유명한 Samuel Adams의 창립자 Jim Koch 가
Sierra Nevada와 Jack의 성공을 보고 난 뒤, 평상시 가장 존경하던 맥주명장이었던 Jack 에게 러브콜을 보냅니다.
Jim Koch는 이미 2008년 쯔음, Jack 의 예전 회사의 상표권/브랜드까지 사들여 보존을 하고 있을 정도로
존경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Samuel Adams는 Boston을 중심으로 New England 지역으로만 출하되던 Micro Brewery 중 하나였는데,
이제는 미 전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있고, 심지어 (seasonal 한 제품들은 물론 아직 아니지만)
all year rounder 들은 한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유명해지고 커졌습니다.
적당한 회사 규모와 자본을 갖춘 Jim Koch는 드디어 자신의 우상 Jack을 초청하여,
Jack의 원래 브랜드를 부활시켜 New Albion Brewing Company 의 New Albion Ale을 2012년 전격 출시합니다.
얼마나 존경했냐 하면, Sierra Nevada는 자신의 상표를 그대로 쓰고, 밑에 Ken & Jack's Ale이라고 작게 표기한 반면,
Samuel Adams의 Jim Koch는 Samuel Adams의 상표는 전혀 노출 시키지 않은채 New Albion Ale 만의 레이블을
그대로 씁니다. 병 입구쪽 레이블에 작게 " in collaboration with Samuel Adams" 라는 문구만 첨가합니다.
밑의 사진의 파란녀석이 New Albion Ale, 그리고 오른쪽이 Samuel Adams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을에만 나오는
October Fest 입니다.
(Samuel Adams도 워낙 재미있는 얘기들이 많아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정리해서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레이블 어디에도 Samuel Adams의 흔적은 없습니다.
New Albion Ale 의 색은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살짝 탁한 금색이며,
맛은, Ale 의 특징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도 상당히 절제된 느낌입니다. Lager 의 특색이 느껴지기도 하는...
첫 맛은 시원하고 개운하며, 묵직함 보다는 가벼운 느낌이며 목넘김이 매우 순하고, 거품이 두툼한편은 아닙니다.
쭉 시원하다가 마지막 혀 넘김에서 톡쏘는 특유의 쓴맛을 느낄수 있습니다.
2012년 덴버 맥주 축제에 출품해서 극찬은 아니지만 호평을 받았으며,
2013년 1월부터 한정적으로 출시되어서 다 팔리고 나면 다시 만들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맛이 괜찮아서 내일 다시 한두박스 더 구입하러 가려고 합니다.
미국에 계신분들은 도전해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배다른 형제의 전체적인 병의 모습 한장 더 올립니다.
길고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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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측
2013.02.2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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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2013.02.27 16:17
저도 샘아담스 굉장히 좋아합니다. 세계적인 거대 맥주 그룹(InBev 같은..)에 맞서는 거의 유일한 대형 미국 회사이기도 하구요.
스와치나 리치몬드 그룹 틈새에서 홀로 살아남은 롤렉스같은 느낌이 드는 회사입니다. ㅎㅎ 창업과정도 잼있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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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2013.02.27 11:49
이건 한국에서는 그림의 떡 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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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2013.02.27 16:10
샘 아담스는 좀 구하실수 있으실텐데, New Albion Ale은 미국에서도 잘 없어서 힘들것 같습니다.
괜히 특이한 포스팅을 올려서 죄송해요 ㅠㅠ 다음에는 한국에서도 찾을 수 있는 녀석으로 올려보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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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고무
2013.02.27 13:12
samuel adams 좋아라 하는데...한국에서는 저런 특별한 버전은 찾기 힘들 듯 하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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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2013.02.27 16:09
밑에 댓글에도 있는데요, 샘 중에서 옥토버페스트는 작년 가을 신세계에서 판매했었다는군요.
내년 가을에도 또 한국에 풀렸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샘 아담스의 seasonal 중에서 가을에 나오는 옥토버페스트를 제외한 봄/여름/겨울 및 일부 다른 녀석들은 조금 인기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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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port
2013.02.27 14:21
맥주의 세계도 와인이나 위스키 못지 않게 오묘한 것 같습니다.
저는 입맛이 단순해서인지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IPA 나 Trappist 맥주들은 맛있는지 잘 모르겠고, 단순한 라거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ㅎㅎ.
Sam Adams 의 보스톤 라거나, Sierra Nevada 의 여름에만 나오는 Summerfest Lager 도 좋아합니다.
오늘 메디치님의 포스팅을 보고 맥주가 땡겨서 저녁과 함께 이놈을 마셨습니다.
롱보드라는 하와이 코나 맥주인데, 제가 평소 가장 즐겨마시는 맥주입니다.
New Albion Ale 은 꼭 찾아서 한 번 마셔보고 싶네요. -
뱅기매냐은식~
2013.02.27 15:36
trapist beer.. Chimay 좋아해요. 비싸서 한병씩만 사서 먹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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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2013.02.27 16:07
미국애들이 유난히 Pale Ale, English-IPA, American-IPA를 좋아하긴 하는것 같아요.
저는 Lager도 엄청 좋아합니다. 샘아담스 보스톤 라거는 기본이죠 ^^
사진올려주신 하와이 맥주도 찾을 수 있으면 꼭 마셔볼게요. 내일 마트가서 쑥 둘러봐야겠네요.
동부에도 저녀석이 있기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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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2013.02.27 15:12
샘아저씨 옥토버페스트는 작년에 신세계백화점 등에서 풀렸었습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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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2013.02.27 16:05
안그래도 친구들이 옥토버페스트를 신세계에서 사 먹었다는 얘기는 들었었는데, 1회성인지 몰라서요 ㅎㅎ
매년 계속 풀렸으면 좋겠네요. 나중에 한국에 완전 귀국해서도 아쉽지 않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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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기매냐은식~
2013.02.27 15:34
저 위에 잭 아저씨가.. 혹시 맥앤잭 맥주와도 관련이 있는건가요??
생맥주 판매만 먹어보고 마트에선 못봤는데... 그게 전에 시애틀에 있을때 먹었는데 맛이 기가막히더군요.
시애틀 떠난뒤론 못보고있는데..
예전에 알바할때 온갖 가게 맥주들 다 먹어봤었는데. ㅎ 그때가 생각나네요 여러가지 맥주들을 보니.
아.. 먹고싶네요 . mac and jack.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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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2013.02.27 16:03
그 잭 아저씨는 아닙니다. ㅎㅎ
이 잭 아저씨는 83년인데 맥주업계를 떠났다가 30년만에 돌아왔거든요.
시애틀 쪽의 양조장인가 보네요.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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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로12
2013.02.27 21:19
고구마 베이스의 맥주던가요? 저는 살짝 입에 안맞아서 잘 안마시지만, 이런 이야기는 너무나 재밌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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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2013.02.28 13:41
고구마 베이스는 아닙니다.^^;; 다음에 또 시간이 허락하면 재미있는 이야기 올려볼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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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키
2013.02.27 23:12
새로운 맥주 시도해보는걸 좋아해서 맥주 파는곳갈때마다 눈여겨 보곤하는데.. 다음에 보이면 한번 사봐야겠네요
동부에 계시다면 아마 드셔보셨겟지만 Brooklyn Lager 정말 강추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라거라는 ㅋㅋ
저도 술이 안세서 높은 도수가 좀 버겁지만, Delirium Tremens도 정말 최고입니다 ㅠㅠ 아니면.. Stone Brewery에서 출시하는 Pale Ale 도 강추이구요
다 드셔보셧을꺼 같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가 즐겨 먹는 맥주 추천드리고 갑니다 좋은정보 감사해요! 또 맥주에 관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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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2013.02.28 13:43
제가 생각보다 너무 새로운 시도는 안해봐서 아주 다양하게 마셔보지는 않았습니다. 한 스타일에 꽃히면 일단 쭈욱 가보는 스타일이라서요 ㅎㅎ
Brooklyn Lager도 한때 너무 좋아했던 녀석이구요, Stone Brewery 도 마셔봤었는데, Delirium Tremens는 아직 못마셔봤습니다.
좋은 추천 감사드립니다. 시간이 되면 또 다른 얘기들도 올려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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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
2013.02.28 14:49
재미난 포스팅 잘 봤습니다.^^
샘 아담스가 미국에선 참 싸던데.. 보스턴에서 첨 먹어보고 참 맛있다.. 생각했었는데..
홈플러스에 3800이더니 얼마전에 4000원대로 올랐더군요.
샘 아담스 재미난 이야기 기다리겠습니다. ^^
런던 갔을때 먹은 에일 사진 한장 투척하겠습니다...^^ 전 에일도 좋던데... 울나라마트선 맛난거 구하기가 힘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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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2013.03.01 01:07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샘아담스가 미국에서는 뭐 가장 대중적인 녀석이죠. 6팩에 $7.99나 $8.99정도 하는.
한국에서 한병에 4천원이니 많이 비싸긴 하네요.
한국은 라거 일색이라 에일 인기가 조금 없는것 같습니다. 이제 조금씩 다양해지겠죠^^;;
다음에 또 시간이 되면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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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2013.02.28 21:35
이런맥주는 국내에서 구할수있나요? 저는 술맛을 모른사람이라 그저 마셔봤자 호가든 산미구엘정도 좋하하는편입니다ㅜㅜ -
메디치
2013.03.01 01:10
New Albion Ale은 없을것 같구요, Sam Adams는 있습니다.
호가든/산미구엘 둘다 맛있는 애들이에요.
그리고 아마 한국에 수입되는 것 같던데 호가든 좋아하시면 BlueMoon도 한번 드셔보세요.
같은 Belgian wheat ale 입니다. 호가든 같은 밀맥주인데, 호가든의 특성과 거의 비슷하면서 오렌지 향이 좀 있고, 뒷맛이 더 고소한 편입니다.
제가 요즘 즐겨마시는 녀석이기도 하고요. 미국은 호가든 보다는 블루문 인기가 엄청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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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안가가
2013.03.01 01:05
얼마전에.. ITHACA APRICOT이라는 맥주를 우연히 접하게 되었는데...복숭아 향이 나는것 같기도하고..아주 푹 빠져버렸습니다.
뉴욕에 계시면 어렵지 않게 구하실수 있을것 같네요.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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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2013.03.01 01:12
Ithaca Pale Ale 은 많이 마셨었는데, Apricot 은 못마셔봤습니다. 복숭아 향이라.. 기대되네요 ㅎㅎ
추천 감사드립니다. 꼭 마셔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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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rldncl
2013.03.04 09:10
오.. 맛있겠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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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
2013.03.09 13:08
정성스런 포스팅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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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라이더
2013.03.09 16:12
저....저도...한입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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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닉
2013.03.12 11:31
쌤형의 옥토버페스트 버전을 마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러움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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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바나나
2013.03.30 17:40
전 에델바이스 좋아하는데 여기에는 없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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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슨리
2013.06.13 22:32
정말 맥주 종류 다양해서 좋았던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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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 adams 좋아하는 맥주인데, 이런 맥주와 뒷이야기도 있었군요. 침만 질질 흘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