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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3870  공감:2  비공감:-1 2013.02.27 08:53

안녕하세요.

미국살면서 좋은 점 하나는 정말 너무 많고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맛볼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술이 세지는 못해서 가볍게 맥주한잔/병 정도 즐기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 편입니다.


오늘은 마트 다녀오다가 의외의 수확(?)이 있어서 사진 올려봅니다.


잠깐 들어가기 전에 설명을 살짝 하자면, 미국도 독일/체코 등 유럽 못지 않게 Micro Brewery가 많으며

제각각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단, 소개해드릴 인물은 Jack McAuliffe 라는 미국의 전설적인 맥주 명장입니다.

미 해군 핵잠수함 소속 장교였던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으며, 스코틀랜드에서 장기간 주둔하면서 

싱글몰트 위스키와 각종 British/Scottish 맥주를 접하게 되면서 그의 맥주 인생이 시작됩니다.

전역 후, 캘리포니아에 미국 최초의 근대적 Micro Brewery 를 설립해서 인기를 끌었으나

부족한 자본 때문에 5년인가 10년을 못넘기고 파산하고 맙니다. 그때가 198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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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2010년, 캘리포니아에서 Sierra Nevada 라는 브랜드의 Micro Brewery를 운영하는

Ken Grossman이 평소 존경하던 Jack을 초청해서 Sierra Nevada 30주년 기념 한정판을 출시합니다.

Jack에게는 은퇴후 30년만의 현역복귀인 셈이죠.


(퍼온사진입니다)

PH2010082404005.jpg

왼쪽이 Sierra Nevada 창립자이자 회장 Ken, 오른쪽이 전설적인 맥주명장 Jack 입니다.

둘이서 힘을 합쳐 내놓은 30주년 기념 맥주가 Ken and Jack's Ale 입니다.

beer_125099.jpg


사실 요놈은 저도 아직 못마셔봤습니다. 아직 팔고 있다면 구할순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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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간이 몇년 더 흘러서 2012년, 보스톤 토종 맥주로 유명한 Samuel Adams의 창립자 Jim Koch 가 

Sierra Nevada와 Jack의 성공을 보고 난 뒤, 평상시 가장 존경하던 맥주명장이었던 Jack 에게 러브콜을 보냅니다.

Jim Koch는 이미 2008년 쯔음, Jack 의 예전 회사의 상표권/브랜드까지 사들여 보존을 하고 있을 정도로

존경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Samuel Adams는 Boston을 중심으로 New England 지역으로만 출하되던 Micro Brewery 중 하나였는데,

이제는 미 전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있고, 심지어 (seasonal 한 제품들은 물론 아직 아니지만) 

all year rounder 들은 한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유명해지고 커졌습니다.


적당한 회사 규모와 자본을 갖춘 Jim Koch는 드디어 자신의 우상 Jack을 초청하여, 

Jack의 원래 브랜드를 부활시켜 New Albion Brewing Company 의 New Albion Ale을 2012년 전격 출시합니다.


얼마나 존경했냐 하면, Sierra Nevada는 자신의 상표를 그대로 쓰고, 밑에 Ken & Jack's Ale이라고 작게 표기한 반면,

Samuel Adams의 Jim Koch는 Samuel Adams의 상표는 전혀 노출 시키지 않은채 New Albion Ale 만의 레이블을

그대로 씁니다. 병 입구쪽 레이블에 작게 " in collaboration with Samuel Adams" 라는 문구만 첨가합니다.


밑의 사진의 파란녀석이 New Albion Ale, 그리고 오른쪽이 Samuel Adams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을에만 나오는

October Fest 입니다.

DSC03501.JPG

(Samuel Adams도 워낙 재미있는 얘기들이 많아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정리해서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DSC03502.JPG

레이블 어디에도 Samuel Adams의 흔적은 없습니다.


DSC03498.JPG


New Albion Ale 의 색은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살짝 탁한 금색이며, 

맛은, Ale 의 특징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도 상당히 절제된 느낌입니다. Lager 의 특색이 느껴지기도 하는...

첫 맛은 시원하고 개운하며, 묵직함 보다는 가벼운 느낌이며 목넘김이 매우 순하고, 거품이 두툼한편은 아닙니다.

쭉 시원하다가 마지막 혀 넘김에서 톡쏘는 특유의 쓴맛을 느낄수 있습니다.


2012년 덴버 맥주 축제에 출품해서 극찬은 아니지만 호평을 받았으며,

2013년 1월부터 한정적으로 출시되어서 다 팔리고 나면 다시 만들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맛이 괜찮아서 내일 다시 한두박스 더 구입하러 가려고 합니다.

미국에 계신분들은 도전해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배다른 형제의 전체적인 병의 모습 한장 더 올립니다. 


DSC03506.JPG







 길고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