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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3758  공감:3 2012.09.27 16:05

결혼전에 한동안은 와인에 빠졌었습니다. 운좋게 로마네꽁띠도 얻어 마셔 보고 왠만한 와인은 거의 다 꿰고 있었죠. 그게 거의 6년쯤 전 얘깁니다.

 

모처럼 쓸 일이 있어서 백화점에 와인 사러갔더니 아는 와인은 거의 안보이더군요. 그쪽을 너무 오래 떠나있었구나 싶기도 하고 참 다양한 와인들이 많이도 들어와 있네..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제가 골라온 와인들 위주로 일상에서 써먹을 수 있는 기본적인 상식 몇가지 알려드리려고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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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와인 어디서 살까?

 

많이들 애용하시는 코슷코에 가면 와인값이 좀 싸죠. 하지만 의외로 백화점 와인코너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할인도 없고 다양한 종류를 구비하지 않고 있는 코슷코와 달리 세일하면 가격이 반 이하로 떨어지기도 하고 품질도 믿을 수 있고 문제가 있는 와인은 반품도 쉬우니까요. 마트에도 와인코너가 있는데 비교해보니 백화점과 마트가 몇천원 차이가 나긴 하더군요. 일상적인 데일리 와인은 당연히 마트에서 고르시고 좀 가성비가 좋은 와인을 저렴하게 마셔보고 싶다면 백화점 세일 기간을 노리는게 낫습니다.

 

2. 와인 어떤 걸 살까?

 

와인은 술이죠. 다른 술과 마찬가지로 음식이나 안주를 놓고 마시게 됩니다. 제일 먼저 생각할 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음식과 함께 마시는가입니다. 식후에 마실거라면 달콤한 디저트 와인, 피가 뚝뚝흐르는 스테이크와 함께 마실거라면 탄닌이 강하고 드라이한 레드 와인, 가벼운 샐러드나 해산물과 궁합이 좋은건 상큼한 화이트 와인입니다. 하지만 화이트 와인중에도 눈가리고 마시면 레드 와인으로 착각할만큼 바디가 두터운 와인들도 있으니 제일 좋은건 와인을 판매하는 직원들의 말을 귀담아 듣는겁니다.

 

3. 와인 어떻게 살까?

 

우선 용도가 분명해지면 구입이 더 쉬워집니다. 가족 모임에서 한식과 곁들일 와인 두병, 가격대는 3만원 정도로.. 이렇게 주문하면 직원들이 알아서 골라줍니다. 그럼 와인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부탁하고 그게 맘에 들면 사면 되는거죠. 하지만 이렇게 해도 맘에 안들때가 있어요. 그리고 직원들은 재고기간이 길어진 와인을 먼저 팔려고 할 수도 있고 그런 와인이 유난히 세일 폭이 클때도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4. 와인 뭘 봐야 할까?

 

우선 라벨만 보면 와인에 대한 정보가 다 적혀있죠. 그리고 병모양만 봐도 와인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위에 보이는 네병중에 어깨가 있는게 세병, 없는게 한병이죠. 어깨가 없는 병은 화이트 와인이거나 피노누아 품종으로 만든 우아한 부르고뉴 와인, 혹은 부르고뉴 스타일의 와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깨가 있는 애들은 좀 드라이하고 떫떠름한 레드 와인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하지만 어깨가 있다고 해도 달콤한 와인도 있으니.. 이것 또한 마셔보지 않은 와인은 직원과 상의하는게 낫습니다.

 

5. 와인 공부 어떻게 할까?

 

가장 쉬운 책은 한손에 잡히는 와인이라는 책입니다. 세번쯤 읽으면 와인에 대해 대략적인 지식이 쌓이죠. 그리고는 틈날때마다 많이 마셔보는 겁니다. 그러기에 제일 좋은 건 각종 시음회를 이용하는 건데요. 그러려면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이 제일 편하고 빠른 방법입니다. 나보다 많이 알고 많이 마셔본 사람들과 어울리면 지식은 쑥쑥 늘어나거든요. 그리고 기본적인 지식만 쌓아둬도 평생을 와인이라는 좋은 친구와 함께 할수있습니다.

 

6. 마지막으로..

 

와인은 고가의 술 혹은 마시고나면 머리가 아파지는 숙취의 주범이라는 인식도 많은데 저 위의 네병은 나름대로 괜찮은 품질임에도 불구하고 구입가격이 그렇게 비싸지 않았습니다. 할인폭이 크더라구요. 잘 고르면.. 다른 대체재에 비해서 비싸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술입니다. 물론 절대적인 알콜양으로만 따진다면 소주가 1등이고 맥주가 2등이겠지만 와인은 고유의 맛과 향이 있지요. 음미할 수 있는 바탕이 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황홀경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대로된 와인은 섞어 마시지만 않으면 숙취가 생기지도 않는데 유일한 예외는 지나치게 과음했을 때입니다. 적정한 양은 인당 반병 정도가 아닌가 싶네요.

 

반대로.. 미운 사람 혹은 난처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는.. 1차로 소주 먹고 2차로 와인을 무리하게 많이 마시게 하는 방법으로 다음날 숙취 지옥을 선물해 줄 수도 있습니다.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말이죠. (돈이 너무 많이 들겁니다. ^^)

 

명절 연휴가 코앞이네요. 맛있는거 많이들 드시고 모처럼 와인도 한잔 하시면 어떨까 싶어서 끄적여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