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에 한동안은 와인에 빠졌었습니다. 운좋게 로마네꽁띠도 얻어 마셔 보고 왠만한 와인은 거의 다 꿰고 있었죠. 그게 거의 6년쯤 전 얘깁니다.
모처럼 쓸 일이 있어서 백화점에 와인 사러갔더니 아는 와인은 거의 안보이더군요. 그쪽을 너무 오래 떠나있었구나 싶기도 하고 참 다양한 와인들이 많이도 들어와 있네..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제가 골라온 와인들 위주로 일상에서 써먹을 수 있는 기본적인 상식 몇가지 알려드리려고 글을 써봅니다.
1. 와인 어디서 살까?
많이들 애용하시는 코슷코에 가면 와인값이 좀 싸죠. 하지만 의외로 백화점 와인코너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할인도 없고 다양한 종류를 구비하지 않고 있는 코슷코와 달리 세일하면 가격이 반 이하로 떨어지기도 하고 품질도 믿을 수 있고 문제가 있는 와인은 반품도 쉬우니까요. 마트에도 와인코너가 있는데 비교해보니 백화점과 마트가 몇천원 차이가 나긴 하더군요. 일상적인 데일리 와인은 당연히 마트에서 고르시고 좀 가성비가 좋은 와인을 저렴하게 마셔보고 싶다면 백화점 세일 기간을 노리는게 낫습니다.
2. 와인 어떤 걸 살까?
와인은 술이죠. 다른 술과 마찬가지로 음식이나 안주를 놓고 마시게 됩니다. 제일 먼저 생각할 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음식과 함께 마시는가입니다. 식후에 마실거라면 달콤한 디저트 와인, 피가 뚝뚝흐르는 스테이크와 함께 마실거라면 탄닌이 강하고 드라이한 레드 와인, 가벼운 샐러드나 해산물과 궁합이 좋은건 상큼한 화이트 와인입니다. 하지만 화이트 와인중에도 눈가리고 마시면 레드 와인으로 착각할만큼 바디가 두터운 와인들도 있으니 제일 좋은건 와인을 판매하는 직원들의 말을 귀담아 듣는겁니다.
3. 와인 어떻게 살까?
우선 용도가 분명해지면 구입이 더 쉬워집니다. 가족 모임에서 한식과 곁들일 와인 두병, 가격대는 3만원 정도로.. 이렇게 주문하면 직원들이 알아서 골라줍니다. 그럼 와인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부탁하고 그게 맘에 들면 사면 되는거죠. 하지만 이렇게 해도 맘에 안들때가 있어요. 그리고 직원들은 재고기간이 길어진 와인을 먼저 팔려고 할 수도 있고 그런 와인이 유난히 세일 폭이 클때도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4. 와인 뭘 봐야 할까?
우선 라벨만 보면 와인에 대한 정보가 다 적혀있죠. 그리고 병모양만 봐도 와인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위에 보이는 네병중에 어깨가 있는게 세병, 없는게 한병이죠. 어깨가 없는 병은 화이트 와인이거나 피노누아 품종으로 만든 우아한 부르고뉴 와인, 혹은 부르고뉴 스타일의 와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깨가 있는 애들은 좀 드라이하고 떫떠름한 레드 와인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하지만 어깨가 있다고 해도 달콤한 와인도 있으니.. 이것 또한 마셔보지 않은 와인은 직원과 상의하는게 낫습니다.
5. 와인 공부 어떻게 할까?
가장 쉬운 책은 한손에 잡히는 와인이라는 책입니다. 세번쯤 읽으면 와인에 대해 대략적인 지식이 쌓이죠. 그리고는 틈날때마다 많이 마셔보는 겁니다. 그러기에 제일 좋은 건 각종 시음회를 이용하는 건데요. 그러려면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이 제일 편하고 빠른 방법입니다. 나보다 많이 알고 많이 마셔본 사람들과 어울리면 지식은 쑥쑥 늘어나거든요. 그리고 기본적인 지식만 쌓아둬도 평생을 와인이라는 좋은 친구와 함께 할수있습니다.
6. 마지막으로..
와인은 고가의 술 혹은 마시고나면 머리가 아파지는 숙취의 주범이라는 인식도 많은데 저 위의 네병은 나름대로 괜찮은 품질임에도 불구하고 구입가격이 그렇게 비싸지 않았습니다. 할인폭이 크더라구요. 잘 고르면.. 다른 대체재에 비해서 비싸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술입니다. 물론 절대적인 알콜양으로만 따진다면 소주가 1등이고 맥주가 2등이겠지만 와인은 고유의 맛과 향이 있지요. 음미할 수 있는 바탕이 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황홀경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대로된 와인은 섞어 마시지만 않으면 숙취가 생기지도 않는데 유일한 예외는 지나치게 과음했을 때입니다. 적정한 양은 인당 반병 정도가 아닌가 싶네요.
반대로.. 미운 사람 혹은 난처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는.. 1차로 소주 먹고 2차로 와인을 무리하게 많이 마시게 하는 방법으로 다음날 숙취 지옥을 선물해 줄 수도 있습니다.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말이죠. (돈이 너무 많이 들겁니다. ^^)
명절 연휴가 코앞이네요. 맛있는거 많이들 드시고 모처럼 와인도 한잔 하시면 어떨까 싶어서 끄적여 봤습니다.
댓글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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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2012.09.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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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ESTA
2012.09.27 16:13
요즘 간단히 마실 수 있는 와인쪽으로 기웃거리고 있는데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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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ça
2012.09.27 16:38
로키님 글을 읽으니 끊었던 와인 다시 시작하고 싶네요...ㅎㅎㅎ
한때 학교서 와인수업도 들었는데 처음에 라벨 읽는 법을 몰라서 생고생을 했던게 기억나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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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살고있어요
2012.09.27 16:38
오 소중한 정보감사합니다. 6번처럼 저는 레드와인의 가격에 상관없이 조금만 마셔도 머리가 너무 아파서 레드와인을 안마십니다...대신 화이트 와인을 마십니다. 혹시 저렴한 드라이 화이트 와인 추천가능한가요? 제가 와인맛을 정말 잘 모르지만 스파클링도 맛있긴 하더군요 ^^ 딱히 안주 구분은 잘 안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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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비담
2012.09.27 16:47
헨켈..을 추천드립니다. -
그냥살고있어요
2012.09.28 14:05
제가 무지한지라 순간 칼을 생각했습니다 ;;; 추천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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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비담
2012.09.28 17:08
무지한것은 저역시 마찬가지입니다..ㅋㅋㅋ
저도 첫 추천받았을때..응? 칼? 이랬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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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ono
2012.09.27 16:51
와인도 꼭 한번 연구해보고싶습니다 -
불일암의뜰
2012.09.27 17:04
모엣 샹동이 땡기는 저녁..^^
현실은 쐬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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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oon
2012.09.27 17:09
DRC를 horizontal로 마셔보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푸학..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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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리
2012.09.27 17:29
맨 오른쪽에 깔리나~ 가격대비 상당히 좋았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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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상
2012.09.27 17:44
2, 3번의 직원에 문의해보라는 것... 정말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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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헨더슨실바
2012.09.27 17:59
요즘 와인에 빠졌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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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1001
2012.09.27 20:23
좋은 정보감사합니다^^
안그래도 추석선물로 지인께 와인한병 선물하려던 참이었는데
잘 참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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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레
2012.09.27 22:32
유럽 배낭여행가서 오스트리아 빈숲에 유명한 와인집이 있다고 해서 갔다가 친구랑 둘이 맥주 마시듯 마셨더니 담날 머리아파서 공친 기억이 나네요.
1년산 와인들만 마셨던 것 같은데...
병따개 많이 걸려있는 집...
그 뒤로 와인은...와인을 좋아하게 되었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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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야~
2012.09.27 23:18
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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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goal
2012.09.27 23:44
5번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로키님 사무실 내부가 좋아 보이십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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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man
2012.09.28 02:59
5번이 필수입니다. 많이 마셔보고 나에게 맞는 와인을 찾는게 쉽지않죠. 꼭 비싼 와인이 나에게 맞는 와인이라 할수 없으니까요. 와인도 시계처럼 만만한게 아니라서 공부하려면 끝이 없는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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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GREEN
2012.09.28 08:31
양주든 와인이든 알고마시는게 좋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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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허이어
2012.09.28 09:14
한동안 와인 먹어보겠다고 집에다 와인 다량으로 사놓고 있었는데 (와인냉장고를 사니마니...) 밖에서 술먹고 들어오면 꼭 집에서 와인을...ㅜㅜ
술도 만땅 취한 상태에서 와인을 소주 마시듯 벌컥 벌컥 마셔대니 이건 뭐... 돈도 돈이지만 맛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하고 다 날려버리게 되더군요.
그 이후 와인 끊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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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티마
2012.09.28 09:25
거의 7~8년 와인에 빠져 살다 이제는 편하게 즐깁니다
한동안 와인 악세사리 에 심취해 리델, 스텔톤, 조지젠슨, 로젠달, 에바솔로, 메뉴 등등 사모으느라 마님 한테
많이 혼나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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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티마
2012.09.28 09:31
예전 사진이 하나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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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폭탄
2012.09.28 11:13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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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fenómeno
2012.09.28 16:31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우측 배너 영역까지 글이 있어서 수정해주시면 훨씬 읽기 좋겠습니다.
뭐든 동호회가 최고군요. ㅎㅎ 시계에 관심이 생기면 타임포럼으로 오는 것처럼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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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아대디
2012.09.28 19:18
소싯적 호주 생활중 4리터 당시9.99$(약7000원미만)인 와인을 마시던 생각이 새록새록 나네요~~물론 지금도 와인을 잘 모르지만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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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2012.09.28 20:46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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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i
2012.09.29 15:59
와인하면 숙취지옥이 떠오르네요.ㅎㅎ -
저메
2012.09.30 10:41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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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띵이
2012.10.01 04:28
좋은정보 잘 보고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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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man
2012.10.01 22:23
잘 모르시면 로버트 파커 가 메긴 점수 90 점 이상 짜리 마시면 실수는 안합니다 -
라니
2012.10.23 16:28
책 주문했습니다.--;; 잘 읽어볼께요.
전 세일할때 3만원에 사는 몬테스알파 까쇼가 가격대비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마음이야 오퍼스원 같은거 채워두고 먹고싶지만 비싼와인은 먹고나도 왠지 허..한 느낌이 들어서..^^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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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곰ㅇ이나
2012.10.28 00:33
정보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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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블롯
2019.08.22 20:35
좋은 정보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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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옷 알토란 같은 정보 감사합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