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성큼 다가오는 걸 체감합니다.
집 근처 중국 식당에서는 중국식 냉면을 시작했고 김치찌개 식당은 콩국수를 시작했네요.
저녁에는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는데 모처 마트에서도 다국적 맥주를 저렴하게 파는군요.
맥주도 좋아하지만 올해 <레몬하트>, <바텐더> 등의 일본 만화를 좀 봤더니 술의 '향' '맛' 그리고 여러 지리, 문화, 역사 등 문화사적인 면에 관심을 가지게 되더군요.
포스팅 수가 제일 적은 Men's Life의 Food 코너 활성화를 위해 글 하나 올립니다.
몇 달 전 스코틀랜드 블렌디드 위스키의 대명사인 발렌타인 시음회에 다녀온 적 있는데
지난 5월에는 미국 위스키 시음회에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미국대사관 관저였지요. 사진 촬영하는 분위기기 아니라 관저를 많이 촬영하진 못했지만 전통 한옥 양식으로 지어서 멋있더군요.
1970년댕 보수 작업을 했는데 건축가 조자용, 신영훈씨가 복원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행사는 1883년 고종의 지시로 지어져 1905년까지 공사관 사무실로, 1941년 영사관으로, 전쟁 후에는 영빈관으로 사용되어
2000~2004년 복원된 공사관에서 열렸습니다.
내부에는 아트 인 앰버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계 미국인 작가 15명과 중국계 미국인 1명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백남준부터 이정진, 니키 리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죠.
물론 한국계 미국인 주한미국대사님도 계셨습니다.
위스키로 넘어가면...
한국에서 도수가 높은 술은 한번에 마시는 문화가 팽배하지만 요즘 각기 다른 향을 음미하는 싱글 몰트 위스키의 유입으로 제법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위스키를 알려면 정말 스코틀랜드를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했습니다.
피트나 바다 냄새, 광천수 등 직접 보고 맛보지 않으면 백날 얘기 들어도 가보지 않고서는 이해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미국 위스키는 어떨까요?
역사는 짧지만 각광받는 캘리포니아 와인과 비슷한 관점으로 봐도 될 듯 합니다.
미국 위스키에는 잭 다니엘즈, 우드포드, 짐 빔, 서든 컴포트 등이 있습니다.
세미나에 참석한 미국증류주협회 프랭크 콜맨(Frank Coleman) 부사장이 미국 위스키의 역사를 알려줬습니다.
미국 위스키는 주로 버번과 테네시에서 나는데 옥수수로 만듭니다.
1700년 후반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 건너온 이주자들이 가져온 위스키 제조법으로
보리, 호밀 대신 토착 곡물인 옥수수를 가지고 만든 것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진하고 달콤하다고 하는데 최소 51% 이상의 옥수수를 발효시킨 메시로 160도 넘지 않게 증류주를 만든 다음
숯을 태운 새 오크통에 담아 125도가 넘지 않도록 보관한다고 합니다. 최소 4년 이상의 숙성 과정을 거친다네요.
이렇게 만들어진 버번은 1964년 미국 고유의 제품이라는 의회 인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미국 위스키는 미국산 화이트 오크로 만든 통 안을 숯에 그을려 사용하는데 이때 나무 전분이
그을리는 단계에서 캐러멜화되고 이것이 위스키에 복합적인 맛과 향을 더해준다고 합니다.
행사에는 칵테일 전문가라는 크리스티 포페(Chrusty Pope) 씨가 참석했습니다.
이 아리따운 여인은 뉴욕의 밀크 & 허니(Milk & Honey)사와 리틀 브랜치 바(Little Branch Bar)를 거쳐
지금은 커프 & 버튼즈 칵테일 케이터링 & 컨설팅 사에서 일하며 주류에 관한 칵테일 개발, 증류주 역사와 트레이닝, 컨설팅 등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그날 한식 메뉴와 함께 한국적인 식재료를 응용한 위스키 칵테일을 선보였습니다.
그냥 스트레이트나 언더락으로 마셔도 좋지만 각자 창의적인 방법을 개발하면 좋을 듯 합니다.
유자차 펀치 : 유자향 납니다.
테네시 위스키 45ml, 녹사 45ml, 유자차 15ml, 생 레몬즙 15ml, 레몬 슬라이스 가니쉬
주주비 올드 패션드 : 꿀대추맛 납니다. 시음회라 간단한 잔으로...
버번 45ml, 꿀대추차 7.5ml, 앙고스튜다 비터스 2대쉬, 대추 3-4알
2011년 미국 위스키 수출액은 9억 1900만 달러인데 이것이 전세계 미국 증류주 수출액의 7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 한국에는 총 840만 달러의 미국 증류주가 수출되는데 그 중 위스키가 76%로 아주 큰 물량입니다.
2012년 3월 15일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미국 위스키에 부과되는 20% 수입 관세가 향후 5년간
철폐되어 예전보다는 조금 저렴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미국 위스키에 관한 정보는 아래 사이트에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증류주 양조장 www.americanwhiskeytrail.com
위스키 트레일 히스토릭 마운트 버논 www.mountvernon.org
미국증류주 협회 www.distilledspirits.org
댓글 15
-
알라롱
2012.06.08 04:32
-
manual7
2012.06.09 07:05
위스키를 좋아하셨군요.
-
클라우드80
2012.06.08 05:52
음주의 세계도 시계만큼이나 복잡하네요~~~
소주 맥주 막걸리 만먹다
요새 갑자기 앱솔루트보트카 에 꼿혀서 주구장장 고놈만 마셔대고 있습니다~~~
-
EARL
2012.06.08 13:39
클라우드님 저도 보드카가 가장 숙취가 적더라구요 ㅋㅋ
-
클라우드80
2012.06.08 16:30
아~~~새로운사실이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도 마셔야겠습니다~~ㅋㅋㅋㅋㅋ
-
manual7
2012.06.09 07:08
보드카 애호가 중에서는 프랑스산 샹파뉴 지방의 계곡물로 만든 그레이 구스 보드카를 좋아하시는 분이 제법 되더군요.
그 향을 좋아하던데.
그레이 구스 언더락은 페리에와 레몬즙(잔에 문질러도 됨, 지저분해진다고 즙만 짜내는 분도 계셨음)을 넣어 마시면 상쾌.
다만 도수를 느낄 수 없어 많이 드시면 훅 갈수도 있겠더군요.
-
알라롱
2012.06.09 10:46
그레이구스 가격만 아니면 참 좋습니다. 가격이 애미리스하여 영(Young)한 싱글몰트에 맞먹으니까요. 국내에 들어온 다른 프리미엄 보드카라면 포도를 증류한 프랑스산 씨락이나 폴란드산 벨베디어가 있습니다. 적당한 수준의 보드카를 찾으신다면 앱솔루트고 죽을 각오(다음날 숙취로 머리를 떼어내고 싶다면)를 한다면 커맨더가 가성비에선 왕입니다. ㅎㅎㅎ
-
아빠가 사준 돌핀
2012.06.13 22:32
커맨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성비에서 왕이긴 하지만... 흐흐흐.. ^^
개인적으로 벨베디어는 병이 이뻐서 먹기 시작하다가 이제는 입맛이 적응해버려서 참 좋아합니다..
제가 바텐더 현역에 있을때 시락 런칭했었는데 가격이 정말 왠만한 12년산보다 비쌌죠.. ㅡ,.ㅡ
아무리 프랑스산 포도가 좋다고는 하지만.. 그돈주고는 못먹겠더라구요.. ㅋ
-
김우측
2012.06.08 15:01
재미있는 자리 다녀오셨네요. 전 어릴 때 미국위스키들을 먹고 장렬히 전사한 적들이 있어서.. ^^; 한국에서는 도통 미국 위스키를 찾게 되지는 않네요. 그래도 간만에 한잔은 해보아야겠습니다.
-
manual7
2012.06.09 07:10
저도 대학때 그랬던 이후로 회사 회식때빼곤 거의...
근데 와인처럼 꼬냑처럼 마시거나 칵테일로 배합해보며 조금씩 즐기는 정도면 좋을듯요.
와인만큼은 아닐 수 있지만 싱글 몰트의 세계도 방대해서 진입하기가 두려운 감은 있습니다.
-
로키
2012.06.08 16:32
한때 즐겨먹던 잭콕은 클럽에 못가게 된후로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만.. 위스키는 좀 땡기는군요. 흠..
-
발 바 닥
2012.06.08 19:57
새로운 사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analog
2012.06.11 14:30
이게 FTA 되어도 가격은 안내리더라구요 =_=
짐빔 아주 좋아하는데,, =_=
-
꼬르동
2012.06.14 10:23
그러게요 왜 가격 안내리는지... 쯥
-
JINS2NIL
2012.07.21 12:23
미국에살때는 위스키 안좋아했는데....
막상한국오니 위스키 너무좋아하네요 무슨 청개구리도아니고 ㅡㅡ
오늘은 위스키한잔 해야겟어요
번호 | 섬네일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0 | 잠실역 커피 전쟁 [33] | 로키 | 2012.10.16 | 4488 | |
19 | 일반 가정의 커피메이커로 핸드드립을 즐기는 간단한 방법 [25] | 푸오빠 | 2012.10.09 | 4291 | |
18 | 비타민씨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21] | 로키 | 2012.10.08 | 6781 | |
17 | 와인 상식 몇가지 [33] | 로키 | 2012.09.27 | 3758 | |
16 | 남자의 인스탄트 커피 [14] | 로키 | 2012.09.21 | 4582 | |
15 | 건강보조제 [22] | 지옥의화신 | 2012.09.20 | 3474 | |
14 | 이태원근처 맛집 추천 부탁드립니다. [18] | 타포 | 2012.09.19 | 3189 | |
13 | 기름기가 필요한 남자들을 위한 맛집 두곳 [27] | 로키 | 2012.09.19 | 3667 | |
12 | 나폴리 피자의 매력속으로 [17] | 로키 | 2012.09.18 | 3939 | |
11 | 신라호텔 아리아께....번개??? [21] | joe78 | 2012.09.06 | 4439 | |
10 | 먼저 가본 가스트로펍 [17] | 로키 | 2012.08.24 | 3617 | |
9 | Gastropub 게스트로펍 @ 서울 방배동 [12] | manual7 | 2012.08.18 | 6380 | |
8 | 남한산성 백숙집 추천좀 부탁드립니다(계곡근처) [8] | ddash | 2012.08.11 | 6371 | |
7 | Lobster 무제한... [31] | 날개찍사 | 2012.07.24 | 5130 | |
6 | 이태원, 남산 등지의 시가바 추천 부탁드립니다. [4] | 김동현 | 2012.06.25 | 4321 | |
5 | 남자의 여름 와인 [51] | 로키 | 2012.06.13 | 3502 | |
» | American Whiskey [15] | manual7 | 2012.06.08 | 3983 | |
3 | 남자라면 맥주 [69] | 로키 | 2012.06.05 | 3818 | |
2 | 명동쪽에 참치잘하는곳 있나요?^^ [6] | 훅맨 | 2012.05.25 | 3066 | |
1 | 재미로 읽는 커피 이야기 [33] | 로키 | 2011.03.31 | 6540 |
거친 남자(?)의 술 버번이군요. 짐 빔 화이트 시음주로 나왔으면 욕할려고 했는데 그래도 블랙이랑 나머지도 좋은걸 시음주로 줬네요.
오크통 내부를 그슬리는 것에서 가장 하드한 단계를 앨리게이터라고 하는데요. 모양새가 악어 껍질(?)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그 통을 사용해서 숙성한 것이 아드벡 앨리게이터인데 지금같은 조용한 새벽 나이트(? 모닝?) 캡으로 한잔 들이키고 잠들면 참 좋습니다. 땡기는데 참아야 하는게 안타깝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