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88465.html
기사를 읽고나서 맛있는 막걸리가 생각이 나서 마트에 가서 느린마을 막걸리를 사왔습니다.
예전에 막걸리 붐이 한창 일어나고, 마트에 새로운 막걸리들의 진열이 늘어나고 있었을 때, 종류별로 몇개 사와서 같이 마셔봤었습니다. 그러다가 느린마을을 한모금 마시고는 '이거 뭐 이렇게 맛있어..?' 하면서 다른 막걸리들은 다 치워버리고 그 다음부터 느린마을만 사다 마셨지요.
하지만 느린마을은 사서 마시기가 좀처럼 쉬운 막걸리는 아닙니다. 일단 판매하는 곳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동네 슈퍼마켓에서는 구경할 수도 없고요, 저희 집 근처에서는 대형마트 한군데에서만 취급합니다. 그리고 느린마을은 생막걸리여서 유통기한이 짧습니다. 대략 1주일 정도여서, 한번에 많이 사서 쟁여놓고 마실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가격도 비쌉니다. 작년정도까지만 해도 2,050원 정도였는데, 이제는 2,500 원 정도라, 바로 근처 동네 슈퍼마켓에서 손쉽게 구하는 장수 막걸리의 2배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취급의 어려움도 있는데, 느린마을은 생막걸리라 그런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마개가 밀봉이 안되어있고, 조금만 움직이면 막걸리가 조금씩 새어나옵니다. 제가 산것들만 그런가 했는데, 지금껏 수백병은 사왔지만 모두 다 그럽니다. 일부러 그렇게 한듯 하고, 그래서 이젠 느린마을 사러 갈 때에는 옆에 식품코너 가서 비닐봉지를 몇개 뜯어가서 거기에 따로 담아서 옵니다.
하지만.. 막걸리를 마시고자 한다면, 그만한 수고와 노력을 들일만한 가치는 분명히 있는 막걸리입니다. 기사에서 이야기하는 프리미엄 막걸리가 가져야할 자세는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좋은 국내산 쌀을 많이 썻기에 맛이 두텁고 진하면서 향이 살아있고, 아스파탐 같은 첨가제가 전혀 들어가있지 않아서 맛이 깨끗하게 일관됩니다. 플라스틱 병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뭐 전 술만 맛있으면 되지 병이 무슨 상관이냐는 주의니까 그런건 괜찮습니다.
옛날 방식으로 제조해온다는 배다리막걸리나 기타 여러가지 프리미엄 생막걸리들을 많이 마셔보았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느린마을의 맛을 따라오는 막걸리는 없었습니다. 비슷한 레벨은 몇 있긴 했지만 그런것들은 가격이 훨씬 더 비쌌죠.
무엇보다 저는 기사 말머리에 나오는 배상면주가 대표이사의 인터뷰가 마음에 듭니다. "맥주는 수입 맥주에서 에일 맥주, 소공장(하우스) 맥주까지 발전했다. 소비자들은 좋은 술을 찾아다니는데 오히려 막걸리 제조자들이 1천원짜리 싸구려 술을 고집하고 있다"는 이야기에서 왠지 막걸리는 이렇게 만들어야 제대로 된거다라고 고집하는 제대로 된 제조자의 자세를 보여주는것 같네요.
막걸리는 전통주에 속하기 때문에, 주문배달을 할 수 있는 특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짧은 유통기한 때문에 아직 시도해보진 못했지만, 언젠가는 느린마을 한박스를 주문해서 막걸리 파티라도 벌여보고 싶습니다.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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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2015.05.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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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앙
2015.05.11 11:59
공주 밤막걸리 맛보고 막걸리 생각나면 이것만 먹었는데 느린마을 막걸리도 먹어봐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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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본그때난
2015.05.11 17:24
저는 송명섭 막걸리가 좋던데 느린 마을도 꼭 먹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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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반
2015.05.11 21:40
저도 개인적으로 느막이 좋더군요~~ 다만 생산된지 얼마 안된 것보단 조금 숙성된 것이 맛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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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_genius
2015.05.12 01:02
느린마을 막걸리 맛나죠 ㅎ
강남을 비롯한 몇몇군데에 위치한 느린마을 막걸리 양조장&펍 직영매장에서 맛보는 숙성기간별(봄,여름,가을,겨울로 명명된) 막걸리와 소주들도 참 좋더라구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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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윤호유노
2015.05.12 21:17
저는 집이 부산이라 일천원 짜리 생탁만 마셨는데ㅋㅋㅋ 느린마을은 무슨 맛일지 궁금하군요..
어릴적 파스퇴르 우유처럼 신선한 충격이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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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lmind
2015.05.14 09:45
그렇군요.
가만 생각해보니 정말 막걸리 막걸리 하던 그 붐은 그새 또 어디갔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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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기매냐은식~
2015.05.15 15:45
막걸리가 얼마전에 크게 유행했던적이 있었죠..?? 판매량이 엄청나게 많았던...
그때 호황을 계기로 가격이 오른듯 한데 미국에서도 참 비싸요. 한병에 3-4불씩 합니다.
소주가격에 비하면.. 차라리 소주를 사먹죠 평소대로..
외국이라 그렇긴 하지만 생막도 아니고 유통기한도 길게 만들어진 막걸리인데 좀싸게 팔면 다시 많이 먹고싶네요. ㅎ
막걸리는 럭셔리한 술이 아니라 귀하다고해서 돈들여 먹으면 안어울리는 술같아서요...
그리고 저는 막걸리 동동주같은 술은.. 투명하지 않은 잔에 마십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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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르
2015.05.21 03:41
영국에서는 한병에 6파운드에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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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섬
2015.06.04 17:13
막걸리 좋죠... 다만 배가 좀 많이 부르다는 거... 전 불곡산막걸리 좋아해요~ 달짝지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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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몽
2015.08.04 20:37
느린 마을 막걸리 정말 좋습니다 :)
가까운 곳에 팔기만 한다면 매일 사다먹고 싶은 술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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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선
2016.04.18 08:52
아직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는데 담에 바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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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맨
2016.05.10 09:45
처음보는 막걸리인데...꼭 맛봐야할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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