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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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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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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Zenith)의 엘 프리메로(El Primero)는 이견의 여지 없이 제니스를 대표하는 칼리버이자 컬렉션입니다. 


타임포럼에서는 이미 제니스 관련한 공식 리뷰를 세차례나 다룬 적이 있고, 

그 첫번째로 엘 프리메로 크로노마스터 오픈 그랜드 데이트 문 & 썬페이즈 모델을 리뷰한 바 있지만, 

이상하게도 엘 프리메로의 가장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베이직 모델은 아직까지 다룬 적이 없습니다. 


고로 이번 리뷰를 통해서는 엘 프리메로를 유명하게 만든 바로 그 오리지널에 가까운 모델을 통해서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굳건히 살아남아 전설이 된 엘 프리메로의 진면목을 함께 느껴보고자 합니다. 






제니스 엘 프리메로의 드라마틱한 스토리는 바로 이 시계 하나에서 시작됐습니다. 

위 사진 속의 시계는 1969년 발표된 가장 초창기 엘 프리메로 모델 중 하나입니다. 


얼마 전 엘 프리메로 410 신제품 출시 관련 뉴스(https://www.timeforum.co.kr/9574292)를 소개하면서도

엘 프리메로에 얽힌 스토리를 제가 나름 정리해 보여드린 바 있지만, 다시 한번 내용을 복습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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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5년 스위스 르 로끌 출신의 시계제작자 조르주 파브르-자코(Georges Favre-Jacot)에 의해 창립한 제니스는 

1899년 크로노그래프 기능의 첫 회중시계를 발표해 이듬해 1900년 파리 만국 박람회서 그랑프리를 수상했을 만큼 

창립 초창기부터 크로노그래프 시계 제조에 많은 관심과 또한 어느 정도 이상의 인지도를 획득한 브랜드였습니다. 


하지만 20세기 초반 새롭게 부상한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 제조 명가인 브라이틀링과 호이어(태그호이어의 전신) 사와  

크로노그래프에 특화된 공방형 스페셜리스트인 르마니아, 비너스, 밸쥬 같은 업체들이 선전하면서 제니스는 다소 뒤처지는 형국이 되지요.


그러나 1960년대 초반, 제니스의 기술개발팀은 기존 업계에 없던 전혀 새로운 시계를 준비하며 다시 한번 크로노그래프 제조사로서 와신상담의 시기를 보내게 됩니다. 

그렇게 1962년 첫 드로잉이 공개된 칼리버는 놀랍게도 당시 이미 오토매틱 + 고진동 + 컬럼휠 + 볼 베어링을 탑재한 풀로터 같은 매우 앞선 설계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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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러 시행 착오 끝에 마침내 7년여의 세월이 흐른 1969년 1월 10일 제니스는 총 두 종류의 하이비트 오토매틱 칼리버를 세상에 첫 공개합니다. 


하나는 크로노그래프에 데이트 기능을 더한 3019PHC 칼리버이고(위 자료 사진 참조), 

다른 하나는 크로노그래프에 트리플 캘린더와 문페이즈 기능을 더한 3019PHF 칼리버였지요. 


- 관련 내용 추가 참조: 제니스 공식 홈페이지(http://www.zenith-watches.com/en_en/icones/el-primero


그리고 두 칼리버를 탑재한 시계에 각각 에스페란토어로 '첫 번째(혹은 최고의 것)'라는 뜻의 엘 프리메로(El Primero)라는 명칭을 부여합니다. 


엘 프리메로의 등장은 여러모로 신선했습니다.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기계식 시계의 진동수는 대체로 21,600 or 28,800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1969년에 등장한 엘 프리메로는 36,000 VPH(Vibrations per hour)였고, 게다가 센트럴 풀로터 방식의 오토매틱 칼리버이자 시계였기 때문입니다. 


제니스가 1960년대 초부터 엘 프리메로를 오토매틱에 하이비트(고진동) 칼리버로 설계한 의도는 하나였습니다. 바로 시간의 정확성 때문이었지요. 

시간당 빠르게 회전하는 밸런스를 통해 관성 및 외부 중력의 영향을 상쇄하고,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자동으로 태엽이 감기는 오토매틱 설계를 더해 

지속적으로 등시성을 유지시킴으로써 오차에 대응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한편으로 이러한 설계적인 유니크함은 기존 크로노그래프 스페셜리스트들과도 

차별화된 제니스만의 세일즈(현대적 개념으로는 PR) 포인트로도 작용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 이미 프로젝트 기획 초반에서부터 전제돼 있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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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스 형태만 다른 버전의 초창기 히스토릭 모델. 



무브먼트의 시대를 앞선 설계적인 진보성 외에도, 제니스의 엘 프리메로는 손목시계의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새롭고 주목할 만한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우선, 1969년 발표된 첫 오리지널 엘 프리메로 케이스는 직경이 38mm로 1960년대 당시 기준으로는 제법 큰 사이즈였습니다. 

게다가 이어 발표된 위 사진 속의 모델처럼 변형된 토너 형태 케이스의 모델은 한층 더 대범하고 남성미가 넘치는 디자인이었지요. 


여기에 3시-6시-9시 방향에 위치한 쓰리 카운터(혹은 트리 컴팩스Tri-compax) 다이얼 바탕 색상을 제각각 달리한 점도 독특했습니다. 

즉, 3시 방향의 30분 카운터 바탕은 감청색(미드나잇블루)으로, 6시 방향 12시간 카운터 바탕은 검정에 가까운 무연탄 계열(차콜) 색상으로, 

9시 방향의 스몰 세컨드(초) 다이얼 바탕은 연한 회색(그레이)으로 미묘하게 차등을 둔 점 또한 1960년대 당시에는 보기 힘든 디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이얼 외곽에 별도의 챕터링으로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보다 세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타키미터 눈금을 표시하고, 

크로노 기능시 움직이는 스윕 세컨즈 핸드 역시 빨갛게 색칠해 포인트를 준 점과 끝 부분에 야광 도료를 채운 직사각형 모양을 추가한 점도 이색적인 디테일이었습니다. 

(참고로 이 사각형 모양은 1910년대에 영국 해군 소속 부대에 공급된 제니스의 고도계Altimeter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합니다. 현대에는 별Star 모양으로 대체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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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리뷰의 주인공이기도 한 최신형 엘 프리메로 36'000 VpH  모델. 



이렇듯 태생적으로 위대해질 운명을 타고난 엘 프리메로지만, 아시다시피 1970년대는 쿼츠 쇼크로 기계식 시계 산업 전반이 전례없는 암흑기를 맞게 되지요. 


애초 보다 정확한 시간 측정을 목표로 기획, 설계된 엘 프리메로이지만 전자식 쿼츠 시계의 정확성과 대적하기에는 무리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저렴한 원자재 가격에 값싼 노동력으로 공장에서 마구 찍어낼 수 있는 쿼츠 칼리버에 비해 엘 프리메로는 너무나 많은 시간과 제조비용, 고급 인력이 요구됐으니까요.


어찌됐든 엘 프리메로는 1969년부터 1975년까지 제니스의 매뉴팩처에서 생산됩니다.  

(하지만 이미 1971년 회사 지분은 미국에 본사를 둔 제니스 라디오 코퍼레이션에 넘어감.)


대략 6년 정도만 생산됐음에도 당시 이미 34개 버전의 엘 프리메로 칼리버를 탑재한 시계들이 선보였고 

크로노그래프에 데이트 기능을 더한 스틸 케이스의 기본 모델은 컬렉터들 사이에서 인기가 꽤 높았습니다. 

그러나 1975년 제니스 라디오 코퍼레이션이 엘 프리메로 생산을 돌연 중단시킴으로써 사장될 위기에 처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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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구원투수처럼 활약하는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찰스 베르모(Charles Vermot) 씨(위 사진 속 인물)입니다. 


베르모 씨는 엘 프리메로 기획 초창기부터 참여했던 수석 워치메이커로서 매뉴팩처 내 4개의 각기 다른 부품 제조 워크샵을 총괄했을 정도로 제니스의 핵심 인재였지요. 

그는 자신이 자식처럼 공을 들여 완성한 엘 프리메로가 홀대를 받는 걸 좌시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연구 자료와 부품들, NOS 무브들을 따로 챙겨 보관하지요. 


- 관련 내용 참조: 제니스 공식 홈페이지(http://www.zenith-watches.com/en_en/icones/charles-vermot)


그리고 약 10여 년의 세월이 흐른 1984년에야 비로소 찰스 베르모 씨에 의해 다시 엘 프리메로가 재생산되기 시작합니다. 

엘 프리메로의 부활은 단지 비운의 걸작이 복원된 차원에 그치지 않고 시계사적으로도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1980년대 말, 그 유명한 롤렉스의 데이토나에 탑재되면서 엘 프리메로는 현대의 시계애호가들 사이서 크로노그래프의 명기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게 됩니다. 

(단, 롤렉스는 엘 프리메로 3019 PHC의 개량형인 400 칼리버를 에보슈로 가져다 로터 형태와 진동수를 28,800로 수정하는 등의 몇 가지 변화를 줍니다.) 


롤렉스 뿐만 아니라 1980~90년대 말까지 에벨, 쇼메, 콩코드, 율리스 나르덴, 태그호이어, 파네라이 등...

최근에는 같은 LVMH 그룹 식구가 된 위블로와 불가리까지 엘 프리메로 400 베이스를 가져다 쓰고 있으니 

4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엘 프리메로의 전설적인 명성은 오히려 해가 갈수록 더욱 커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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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블로의 올해 신제품인 스피릿 오브 빅뱅(Spirit of Big Bang, 사진 왼쪽의 모델)과 

  불가리의 올해 신제품인 옥토 크로노그래프(Octo Chronograph, 사진 우측의 모델). 

  두 시계 모두 엘 프리메로 400 칼리버를 베이스로 각 브랜드 및 해당 컬렉션 성격에 맞게 수정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사람으로 치면 참으로 기구한 운명을 겪은 엘 프리메로인데, 

그럼에도 지금까지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엘 프리메로가 일찍이 시대를 초월한 선구적인 무브먼트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2012년 10월 14일에는 제니스의 홍보대사인 오스트리아 출신의 스카이다이버 펠릭스 바움가트너(Felix Baumgartner)가 

레드 불 스트라토스(Red Bull Stratos) 미션을 통해 성층권인 39km 상공에서 자유낙하에 성공함으로써, 당시 그가 손목에 착용하고 있던 

엘 프리메로 스트라토스 플라이백 스트라이킹 10th(El Primero Stratos Flyback Striking 10th) 역시, 사상 최초로 초음속을 돌파한 시계로 큰 화제를 모으지요. 


그리고 엘 프리메로 스트라토스 플라이백 스트라이킹 10th는 지난해 말에 열린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에서도 '스포츠 시계'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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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계가 바로 오늘 리뷰할 엘 프리메로 36'000 VpH 모델(Ref. 03.2040.400/69.C494) 되겠습니다. 


작년에 출시된 신형 모델로, 그 외관만 언뜻 봤을 때는 1969년 초창기 모델의 복각에 가까운 매력이 있지만, 

더 정확하게 복각한 오리지널 1969 38mm(Ref. 03.2150.400/69.C713) 모델하고는 몇 가지 눈에 띄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 오리지널 복각 모델 관련 제품 소개 공식 홈페이지: http://www.zenith-watches.com/en_en/collections/el-primero/original-1969/el-primero-original-1969.html



1. 사이즈가 42mm로 커졌다.(오리지널 모델과 복각 모델은 모두 38mm 케이스) 

2. 데이트 윈도우(날짜창) 위치가 6시 방향으로 바뀌었고 크기 또한 커졌다.(오리지널은 4시 30분 방향에 작게 위치) 

3. 6시 방향 12시간 카운터 중앙에 '오토매틱Automatic' 프린트가 사라짐(이전 복각 모델에는 해당 프린트가 있음). 


- 리뷰 모델인 엘 프리메로 36'000 VpH 홈페이지 참조: http://www.zenith-watches.com/en_en/collections/el-primero/36-000-vph/el-primero-36-000-vph-226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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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의 서두는 으레 그렇듯 시계의 얼굴인 다이얼에 관한 언급부터 해야겠지요.^^ 


엘 프리메로 36'000 VpH는 엘 프리메로의 오리지널 다이얼 형태를 거의 그대로 계승하고 있습니다. 

은은하게 선레이 처리된 실버 다이얼 바탕에 쓰리 카운터 서브 다이얼 각각에는 동심원 형태의 가는 패턴이 새겨져 있고 

그 색상 또한 오리지널과 동일하게 옅은 그레이(9시 방향), 차콜(6시 방향), 미드나잇블루(3시 방향)로 차등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메인 다이얼과 약간의 단차가 있게(안쪽으로 살짝 움푹하게 들어간 형태로) 제작된 점 또한 같습니다. 


5분 단위의 아플리케(양각) 인덱스는 각 면은 브러시드 처리되었으며, 가운데 부분은 블랙 프린트 처리되었고, 

그 끝에만 점을 찍듯 수퍼 루미노바 C1으로 야광 처리를 했습니다. 이는 시분 핸즈 역시 마찬가지이구요. 축광시 밝기는 평범한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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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각 인덱스 외곽의 챕터링은 블랙 색상으로 처리하고 그 바깥(타키미터 스케일)은 메인 다이얼과 동일하게 실버 색상으로 처리함으로써 

미묘하게 색의 대비를 준 점 역시 오리지널 모델과 동일하며, 크로노그래프 측정시 시인성을 염두에 둔 디자인임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빨갛게 색칠한 길쭉한 스윕 세컨즈 핸드(크로노그래프 초침)은 다소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시계의 인상에 작지만 확실한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끝부분에 제니스를 상징하는 별(스타) 로고가 스켈레톤 형태로 들어간 점 또한 눈썰미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눈에 제니스의 시계임을 간파할 수 있게 합니다. 


별 로고는 12시 방향에도 양각으로 부착되었으며, 그 밑으로 브랜드명(제니스)과 컬렉션명(엘 프리메로)이 나란히 병기돼 있습니다. 

오리지널 모델이 엘 프리메로 프린트가 필기체로 돼 있다면, 현행 모델들에는 대문자 고딕체로 브랜드명과 통일성을 주고 있습니다. 

그 밑에는 36,000 VpH가 빨간색으로 프린트돼 또한 미묘하게 시선을 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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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그래프 디자인에서 3-6-9 쓰리 카운터 배열은 대체로 시각적으로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엘 프리메로 역시 이는 장점으로 작용하구요. 

다만, 케이스 직경이 42mm인데 반해 무브먼트 직경이 30mm(13½ 리뉴) 정도라서 다이얼 가운데로 서브 다이얼이 다소 몰린 듯한 느낌을 주는 점은 어쩔 수 없는 듯요. 


반면 38mm 직경의 오리지널 모델과 현행 복각 모델은 보다 다이얼 밸런스가 좋게 느껴집니다. 


엘 프리메로 36'000 VpH 모델은 또한 6시 방향의 날짜창이 상대적으로 크게 보여서 이 또한 호불호가 좀 갈릴 듯 싶습니다. 

날짜창이 커져서 시인성에 유리하고 6시 방향이 기존 4시 30분 방향보다 밸런스가 좋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리지널 모델의 디자인과 그 역사성을 따지는 사람 같은 경우는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질 변화라고도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38mm 케이스가 요즘 남성 시계 트렌드에 비해 작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겐 

오리지널의 디자인적 장점을 최대한 계승하면서도 사이즈를 키우고 적정한 선에서 타협점을 찾은 신형 엘 프리메로 36'000 VpH 모델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느껴질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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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부터, 엘 프리메로 오리지널(Original) 1969, 엘 프리메로 스트라이킹 텐쓰(Striking 10th), 엘 프리메로 크로노마스터 그랜드 데이트(Chronomaster Grande Date) 순. 


참고로 위 사진을 보면 사이즈 비교가 어느 정도 되실 겁니다. 맨 좌측 모델이 38mm, 그 다음이 42mm, 젤 우측의 모델은 45mm 입니다. 두께도 물론 차이가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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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엘 프리메로 컬렉션의 또 다른 외적 매력 중에 하나는 전면 사파이어 글라스에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시면 아시다시피, 위로 상당히 불룩하게 솟아 오른 돔 형태의 글라스입니다.(단 아치형태의 돔형이 아니라 플랫하게 불룩 솟은 형태의) 

다이얼과의 깊이를 생각하면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라스 두께가 일단 제법 두툼하구요.(어림잡아 대략 4mm 정도 두께임) 

사파이어 글라스는 안쪽과 바깥쪽 모두 무반사 코팅처리가 돼 있구요. 실내건 실외건 어디서든 뚜렷한 시인성을 보장합니다. 


더불어 케이스를 비스듬하게 해서 보면 다이얼의 입체감이나 색감 또한 보다 세밀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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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는 러그 상단만 새틴 브러시드 가공을 했구요. 옆면 및 베젤, 케이스백은 모두 폴리싱 처리를 했습니다. 

케이스 가공 수준 역시 수준급이며, 케이스 형태 자체가 전체적으로 노멀한 편임을 감안하더라도 크게 흠잡을 데 없이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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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과 푸셔가 있는 케이스 한쪽 측면 모습입니다. 두툼한 러그 형태와 단조롭지만 모서리를 살짝 트리밍한 옆면이 제법 샤프하게 느껴집니다. 

망치(혹은 펌프) 형태의 푸셔는 끝부분에도 한 줄 트리밍을 넣어 디테일을 살렸구요. 크라운의 중심에는 제니스 별 로고가 양각으로 잘 처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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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계의 진가를 보여주는 시스루 형태의 케이스백 모습입니다. 

역시나 사파이어 글라스로 제작됐으며, 역사적인 명기의 직계 후예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첫눈에 보기에 케이스 직경에 비해 칼리버 직경이 좀 작다는 것을 간파할 수 있지만, 

비교적 아름답게 가공된 엘 프리메로 400 칼리버의 모습 때문에 크게 신경이 쓰이진 않습니다. 

로터 중앙의 큼지막한 별 로고와 프린트 역시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고요. 


비록 브릿지 각 모서리까지 세심하게 다듬고 가공된 무브먼트까지는 아니지만

눈에 보이는 부분은 적당히 조밀하게 잘 처리한 페를라쥬 상태와 빈틈없이 타이트하게 맞물린 각 휠과 클러치, 컬럼휠 같은 부품들이 

기계식 크로노그래프 칼리버만의 매력을 느끼게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작지만 빠르게 진동하는(시간당 36,000회) 밸런스 역시 시각적인 재미를 선사하구요.  





- 위 공식 동영상을 보시면 엘 프리메로 시계의 보다 생생한 작동 모습을 또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영상 중간에 36'000 VpH 모델도 등장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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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접사된 모습입니다. 


엘 프리메로 칼리버는 보통의 시계들과 진동수도 다르지만 조작도 약간 다릅니다. 

크라운 1단을 빼고 반시계 방향으로 돌릴 때 시분침이 움직이구요.(대체로 다른 칼리버는 1단이 날짜 조정) 

크라운을 2단 뺴고 시계 방향으로 회전시키면 날짜가 변경됩니다. 더불어 자정(12시)을 넘어가면 날짜도 퀵 체인지되구요. 


크로노 조작감은 역시 경쾌하고 똑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타트-스탑-리셋시 푸셔의 조작감도 가볍고 전반적으로 스무스해 고급 크로노그래프 칼리버임을 실감케 합니다. 

더불어 고진동 무브먼트 특유의 빠르고 경쾌한 진동소리는 청각적으로도 계속 듣고 싶게 만드는 묘한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참고로 시간당 36,000회 진동은 하루면 864,000회, 연간 누적 315,360,000회 정도 진동하는 수치라네요. 

한 시간이 초 단위로 환산하면 3,600초임을 감안하면, 엘 프리메로는 이보다 10배 빠른 속도로 움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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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하이비트 칼리버라고 단점이 없진 않습니다. 

특히 이스케이프먼트 파츠의 손상이 빨리 오기 쉽고, 주요 부품 윤활유가 빨리 확산, 소진될 수 있어 자칫 방치시 마모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파워풀한 성능과 뛰어난 정확성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보면 유지관리 면에서 보다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엘 프리메로 칼리버가 다른 하이비트 칼리버와 차이가 있다면 개발 초기부터 하이비트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고 수년에 걸쳐 여러 시행착오를 통과했으며,

1969년 첫 런칭 이후 1984년 재런칭으로 이어지는 공백의 세월 동안 밸런스나 헤어스프링, 팔렛 같은 주요 부품들의 소재와 정밀도가 크게 개선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현재도 엘 프리메로 칼리버는 약 20명의 워치메이커 손을 거치며 최종 조립, 검수까지 9개월 가량이 소요, 총 5,500회 정도의 각종 테스트 또한 통과해야만 출하됩니다.  


오랜 세월 수많은 유저들, 매니아들, 컬렉터들, 각계 전문가들을 통해 충분히 검증된 무브먼트 바탕에, 

현대의 신소재(최근에는 실리콘 소재도 도입 중)를 추가함으로써 나날이 파워풀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구요. 

제니스의 엘 프리메로가 단지 몇 개의 베리에이션이 아닌, 수십여 종류와 기능으로 갈래를 넓힐 수 있었던 바탕도 이같은 안정성에 대한 확신이 밑바탕돼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현재 엘 프리메로는 칼리버 400을 베이스로 스플릿 세컨즈,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라지 데이트, 투르비용, 미닛 리피터, 애뉴얼/퍼페추얼 캘린더 모델까지 출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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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스크류로만 단출하게 고정된 케이스백은 하이 폴리시드 마감 되었으며, 

브랜드명과 컬렉션명, 방수 스펙(100m 방수), 시계 고유 넘버 정도만 깔끔하게 각인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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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은 러그 쪽 21mm 버클 쪽 18mm이구요. 

외피는 브라운 색상의 앨리게이터 가죽이고 내피는 러버 코팅 처리돼 내구성 및 실용성면에서도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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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은 삼단으로 접히고 열리는 트리플 폴딩 버클 형태이고 버클 상단만 브러시드 처리하고 나머지는 폴리시드 처리를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견고하고 가공 상태 또한 흡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같은 컬렉션에 다른 다이얼 & 스틸 브레이슬릿 모델도 출시되는 것을 감안할 때 

추가로 브레이슬릿 구입 및 호환도 가능할 것으로 사료됩니다.(다만 문제는 추가 구입시 드는 가격이겠지만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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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리뷰의 전체 사진을 찍어주신 Picus_K 님의 착샷입니다. 

손목 둘레가 17 정도로 저랑 비슷하신데, 제가 착용했을 때보다 실착 느낌이 더 보기 좋습니다. 

러그 투 러그 길이가 50mm 정도로 다소 길쭉하지만, 손목 둘레를 넘지 않기 때문에 적당히 존재감 있는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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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착샷 모습. 역시 이번 사진도 모델은 제가 아닙니다. ㅋㅋ 

남의 손목에 있을 때 더욱 멋스럽게 보이는 시계네요. 특히 각기 다른 색상의 서브 다이얼이 은은하게 튀는 멋이 있는 듯 합니다. 






이 사진은 제가 에비뉴엘 2층 제니스 매장(제품 관련 문의: 02-2118-6225)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지난해 파일럿 신제품인 몽트레 다에로네프 타입 20 40mm와 같은 라인 여성용 모델도 한번 비교삼아 보시라는 차원에서...^^



제니스의 엘 프리메로 컬렉션은 단지 과거의 영광을 답습하는 차원에 머물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재 더욱 뜨겁게 재조명되고 훨씬 다양한 종류의 시계들에 탑재되며 전설에 준하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이비트 크로노그래프 칼리버의 아이콘이자 제니스를 대표하는 클래식 컬렉션인 엘 프리메로는 시계애호가라면 한번쯤은 꼭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왜냐면 이 하나의 시계 안에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한 명기를 지켜낸 사람들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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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협조:

엠엔비아이엔씨(M&B Inc.)


사진 촬영: 
Picus_K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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