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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ES & WONDERS ::

2013 Jaeger LeCoultre

소고

조회 7307·댓글 84


 무슨놈의 시차적응을 이주일 째 하고 있는 소고입니다. 시차적응이 이주일이면, 상대 나라에 적응을 잘 한다고 해야 하나요? 우리나라에 적응을 못한다고 해야 하나요? ㅎㅎㅎ 뭔가 헷갈리는 명제입니다. 여행 국가 기준으로 시차 적응을 하고 있으니 여행할 때 시차 적응을 잘 한다고 해야 할지. 우리나라에서 적응을 못하고 있으니 시차적응을 못 한다고 해야 할 지. 왠지 간장 공장 공장장이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IWC와 랑에에서 보여주셨던 뜨거운 호응이 점점 식고 있는 것 같아 또 하나의 대세 브랜드를 풀어놓으려고 합니다. 바로 예거 르쿨트르(Jaeger LeCoultre)죠. 마케팅 덕분인지, 그들의 기술력을 좋아해 주는 열성 팬들 덕분인지, 이제 예거 르쿨트르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브랜드가 됐습니다. 시계 좋아하는데 예거 르쿨트르 모르면, 맥주 좋아한다 해놓고 필스너 우르켈 모르는 꼴 입니다. 마니아로서 아직 멀었단 소립니다.


 그런데 올해는 아쉽게도 예거 르쿨트르(이하 예거)마저도 조용한 편(?)이었습니다. 마니아들을 잠못 이루게 하던 발상의 대폭발이 이번에는 없었어요.ㅎㅎ 그런데 예거는 다른 브랜드들의 조용함과는 또 조금 다릅니다. 과거에는 "얼굴(다이얼)이 못난 걸 몸매(기술력)로 떼운다."는 우스개 소리가 사실처럼 들리는 브랜드였다면, 올해는 다이어트도 좀 하고, 화장도 배운 여대생 같아졌습니다. 화장도, 생얼도 다 예쁠 나이죠. 여대생.


 음....


 군소리 그만 하고 사진공개 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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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기만 해도 아름다움이 전해지는 이 시계는 여성용 시계로, 랑데뷰 셀레셜(Rendez-Vous Celestial)입니다. 이번 예거 르쿨트르 디자인 목표가 새벽녘과 하늘. 그리고 파란색 이었습니다. 예전같으면 기술 팀에서 "이렇게 무브먼트 만들테니까 디자인 해 주쇼."라고 만든 것 같은 시계들이 간혹(!) 있었는데, 이제야 좀 디자인 컨셉에 충실한 시계를 만들려는 듯 보입니다. 이 시계는 예거 르쿨트르의 자존심인 Hybris Mechanica라인의 2010년 작, 마스터 그랜드 트래디션 컴플리케이션과 커플 모델입니다. 이 모델의 출시를 통해 드디어 컴플리케이션 예물이 가능해졌습니다. 컴플리케이션 예물이라..


혹시나 마스터 그랜드 트래디션 컴플리케이션이 가물가물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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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계입니다. 국내에도 오너가 있죠. 이 시계에 딱 걸맞는 여성용 버전이 나온 셈 입니다. 남성 모델이 티어-드롭(tear-drop) 핸즈와 유영하는 미스터리 플라잉 뚜르비용으로 은은한 부드러움을 내세웠다면, 이번 랑데뷰 셀레셜은 소드 핸즈와 다이아몬드의 조합. 조디악(zodiac; 황도 12궁)의 도드라지는 디자인으로 중성성을 더했습니다. 다시 한 번 스크롤을 올리셔서 조디악 위로 펼쳐진 다이얼을 보시면, 9시부터 3시까지 기로쉐 다이얼이 빛을 받으며 한없이 일렁이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제 마음까지 다 일렁거립니다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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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스백의 모습입니다. 왠지모르게 평범한(?) cal. 809의 모습이 보입니다. 남성용 컴플리케이션은 직접 무브먼트를 직접 짜넣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지요. 이런 식의 디자인은 비단 예거 르쿨트르 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브랜드들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이유가 무브먼트 무게가 증가하여 시계의 무게가 무거워지면, 사모님(혹은 애인)의 팔뚝이 굵어지기 때문에 그게 보기 싫은 마니아들이 시계 브랜드에 압력을 넣어서 그런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계셨나요?


 당연히 뻥입니다.


 보통 여성용 시계에는 다이아몬드가 들어가기 마련인데, 보석이 들어가면 가격이 올라가므로 남성용 시계와 가격을 맞추기 위함 정도라고 이해해두시면 좋겠습니다. 크기가 작지 않다면, 편의를 위해 여성용 시계는 보통 자동무브먼트가 들어간다는 사실은 덤입니다. 얘기 나온 김에 여성용 시계를 먼저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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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랑 리베르소 레이디 울트라 씬 듀오입니다. 화려한 다이아몬드 프레임을 안으로 영롱한 핑크빛 다이얼이 들어옵니다. 열두시를 나타내는 폰트 좀 보세요.. 너무 예쁩니다. 이 녀석을 뒤집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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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깔끔한 얼굴이 나옵니다. 게다가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더블 스트랩.. 남성용 시계의 스트랩은 너무 두껍기 때문에 시도하기 뭐하지만 하늘거리는 블라우스와 더블스트랩 워치의 매치라면 그 센스에 넋이 나갈 것 같습니다. 낮에는 이쪽 면으로 정갈한 느낌을 내며 일을 하다가, 밤에는 핑크빛 다이얼과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반대쪽 면으로 돌려차고 파티를 가라는 예거의 배려.. 사실 오랜만에 열심히 여성 시계 글을 쓰고 있자니 기분이 머쓱머쓱 합니다. 그래도 이건 정말 예쁜 것 같아요. 혹시 흰 스트랩이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하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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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예쁜 빨간색 스트랩도 있습니다. 주말에 집에서 타포 하시는 유부님들 스크롤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ㅎㅎㅎ 마눌님께서 "어머, 이게 뭐야? 예쁘네?" 하는 순간 끝..

혹시 다이아몬드보다 금 케이스가 부담스러우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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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예쁜 SS(스테인리스 스틸) 버전도 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핸즈입니다. 소드핸즈... 골드 케이스가 중후한 느낌이라면, SS 버전에서는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또 화려함 만큼은 잃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다이얼은 조명등보다 자연광에서 더욱 아름답죠. 저는 정말정말 좋은데, 여성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남성용 리베르소도 있습니다. 리베르소 울트라 씬 듀오페이스(Duofac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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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친구들(?)을 먼저 소개해드린 나머지 다소 밋밋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또 남성용 시계는 이런 맛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토나 운석판같이 화려한 시계들은 보는 즐거움은 충만할지 몰라도 그 위에 옷을 매치하기가 굉장히 어렵거든요. 여성들이야 백도 있고, 귀고리도 있고, 클러치도 있고, 목걸이도 있고 기타등등 한다지만, 정장과 캐주얼 모두 통틀어 빛나는 물건이라곤 시계랑 휴대폰 밖에 없는 남성들에게 반짝이는 물건은 커다란 모험입니다. 모험도 즐길 줄 아는 사람에게나 모험이지, 저처럼 무사안일한 사람은 모험하면 고생이라서요.. 개인적으론 남자시계는 이렇게 클래식한 쪽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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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오페이스의 뒷면입니다. 비록 무브먼트를 보는 즐거움은 없지만, 예거 르쿨트르의 이름으로 시계를 두 개 가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시계의 무브먼트는 cal. 854로 듀얼 타임 무브먼트입니다. 눈썰미 좋으신 분들은 이미 발견하셨겠지만 크라운 위에 있는 푸시버튼으로 세컨드 타임존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GMT 시계이기도 하고 다이얼이 두 개이기도 한 시계인 것이지요.


 울트라씬도 재미있는 녀석이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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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그냥 울트라씬인데? 하셨다면, 6시 방향에 씌여있는 글자를 다시 한 번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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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께가 오토매틱 시계랍니다!! 역시 공돌이 예거. 또 해냈습니다. 41mm의 트랜드에 맞는 페이스에 울트라씬입니다. 이 시계를 가지고 온 와치 스페셜리스트에게 "우와 이거 오토매틱이네!!"라고 했더니 "맞아. 시간을 알려주는 두 번째 피부를 갖게 되는거지.(Wearing time like a second skin)."이라고 하길래 감동받았는데 사실 대본이었다고

케이스백을 보여달라고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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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석하게도 솔리드백이었습니다. 물론 시스루 케이스를 사용하면 케이스가 더욱 두꺼워지는 것과 이물감이 더욱 커진다는 점 때문이었겠지만 개인적으론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케이스의 질감이나 착용감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흔들린 사진이지만, 사진으로만 봐도 케이스가 부드럽다는게 느껴집니다.. 시계는 몸에 두르는 물건이기 때문에 시각적인 것 뿐만 아니라 촉각적인 것도 매우 중요하지요. 생각해보니 예거의 시계를 두 개 써보면서 촉각적인 것으로 인해 신경이 쓰였던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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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SS 버전도 있습니다. 근데 같은 울트라씬이라면 저는 금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다이얼도 그렇고.. 울트라씬이 필요한 TPO를 생각해보면 금이 더 어울리는 시계인 듯.. 이라는 것은 사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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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마스터 캘린더도 이번에 다시 나왔습니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보이지만 케이스 두께를 줄였습니다. 비록 대단한 혁신이나 새로운 라인업의 발표 같은 대박 소식은 없었지만, 혁신적인 모델이나 새로운 라인업의 시계를 사는 것이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런 것들이 고마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볼륨 모델(volume model; 베스트 셀러)에 집중했다는 것은 우리가 예거의 시계를 구매했을 때 받을 때 만족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과거 모델이 13.1mm의 두께를 가지고 있었다면, 이번 모델은 10.1mm로 2mm의 감량을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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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스 백의 22c 로터는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일부러 밸런스 휠을 가리고 찍어봤습니다. 밸런스 휠이 보이지 않아도 케이스백이 아름다운 시계는 많지 않은데.. 육안으로 볼 수 있는 피니싱 선에서, 무브먼트의 만족감이나 케이스 모두를 통틀어서 예거는 가장 합리적인 시계라고 생각합니다. 이 합리는 럭셔리 워치를 구매하는 기준에서의 합리 입니다. 대중들의 합리는 진작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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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엔드 뚜르비용중 가장 합리적이고 보기 좋다고 생각하는 마스터 울트라 뚜르비용 역시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나왔습니다. 모두 '숀리'의 다이어트 클럽을 다녀온 것일까요? 같은 어줍잖은 농담은 별로 호응이 좋지 않을것 같지만, 다이어트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기회가 되신다면 부띠끄에서 꼭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왕이면 다홍치마 같은 신모델이 아니라, 저절로 손이가는 신모델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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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오미터 무브먼트를 이용한 녀석. 당연히 있었습니다. 2013 듀오미터 트래블 타임입니다. 두 개의 심장. 하면 가장 직관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두 개의 시계를 GMT로 만든 버전입니다. GMT 왼쪽에 두 개의 GMT 푸시 버튼이 있는데, 이 버튼을 누르면 +, -가 되면서 6시 서브다이얼의 반구가 돌아갑니다. 케이스백 사진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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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오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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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제가 사진을 손으로만 찍은것은 아니었더라구요.. 케이스백에는 주요 도시의 타임존이 나와있기 때문에 로컬타임을 묻지 않아도 알아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예거다운 발상입니다. ㅎㅎ 역시 듀오미터 무브먼트의 상징인 듀얼 윙(Dual wing)기술이 적용됐습니다. 5년 전인 2007년 이 무브먼트를 만들어 내다니.. 비록 멸치 손목이라 듀오미터 레벨은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만, 듀오미터의 38x 무브먼트는 한 번 체험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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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2013 하이브리스 매카니카(Hybris Mechanica, 이하 HM)입니다. 플라잉 자이로뜨루비용에 디지털 크로노그라프(9시 방향), 데이&나이트 인디케이터, 모노푸셔 크로노그라프가 탑재된 모델입니다. HM 시리즈가 그랬듯 두께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만.. 데이&나이트 인디케이터의 청색 빛이 더욱 짙어졌고, 다이얼의 배치 또한 세련되어졌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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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헤어스프링을 달았습니다............. 자이로-라는 이름에 플랫한 헤어스프링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2년동안 개발했고, 이틀 내내 헤어스프링만 만들어야 하나 생산 할 수 있다고 하니, 이쯤되면 예거의 공돌스러움은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과도 같아보입니다. 양산 브랜드 중에서 이렇게 기술적으로 도전적인 브랜드가 있다는 사실이 대단할 정도입니다.. 아래의 헤어스프링이 다이얼에 수평으로 퍼져있는 것이 아니라 수직으로 서 있는 모습이 보이시죠? 쥬빌리 콜렉션 오마쥬 앙트완 르쿨트르 퍼페츄얼 캘린더라는 이 이름의 시계에 이 헤어스프링이 들어갑니다. 실제로 그 모습을 보고 싶었으나, 이 시계는 프레스에도 공개가 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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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 사진을 더 보여드리고 싶었으나, 디스플레이에 전시해 놓은 것 외에는 없었다는 사실이 매우 아쉽습니다.. 타임포럼 매체의 힘이 더욱 세져서 "저거 꺼내줘!"라고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어떤 해외매체에서도 특집기사가 아닌 이상 그런 일들은 불가능합니다만.. ㅎㅎㅎ 이건 그냥 예거의 팬으로서의 개인적인 바람이었습니다. ㅎㅎㅎ


 마지막은 딥씨 크로노그라프 써멧(cermet)입니다. 헤리티지 버전과 양산용 버전이 있는 이 모델은 2010년 유행했었던 MCDC(Master Compressor Diver Chronograph) 다이버 워치의 새로운 면모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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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노그라프를 조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베젤은 단방향입니다. 이 케이스에 사용된 서멧(cermet)이라는 소재는 보통 로켓이나 항공기 엔진 터번에 쓰이는 소재입니다. 가볍고 단단합니다. 한 마디로 기스에 강할뿐 아니라 질감도 좋고, 가볍습니다. 아무리 오래써도 민트급인(?) 시계가 나온 셈인데, 두 가지 버전이 나왔습니다. 하나는 상단의 일반 버전이고, 다른 하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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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예쁜 색깔의 헤리티지 버전이 있습니다. 한정판은 아니지만, 이 모델은 예거 르쿨트르 스위스 부띠크에서만 판매된다고 합니다. 12시 방향의 빨갛고 하얗게 되는 버튼은 크로노그라프 작동 여부를 알려주는 인디케이터입니다. 크로노그라프를 켜놓고 한참동안 잊어버릴 일은 없겠군요. ㅎㅎㅎ 다이버 워치의 특성상 케이스는 당연히 솔리드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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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론진의 레전드 다이버와는 다른 느낌의 디테일입니다. ...딥씨 크로노그라프라프.. 왠지 롤렉스의 라인업에 들어갈 이름 같기도 합니다만, 이번에도 케이스의 질감이나 디테일, 소박하게 아름다운 디자인은 예거의 것임이 분명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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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즈님과 제가 정말 좋아하는 애트모스 또한 빠지지 않았습니다. 2013년. 올 해가 구스타프 클림트 150 주년이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클림트를 기념하는 크고작은 행사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예거는 작년부터 클림트 에디션을 발표했습니다만.. :) 최고의 것들은 뭔가 통하는 것이 있어 보입니다. 예거 르쿨트르와 클림트의 만남. 다시봐더 저 문페이즈의 골드 디테일은 너무나도 사랑스럽습니다.


 올해 예거 르쿨트르에서 혁신이라하면 HM 밖에 없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 입니다. 그러나 올해 SIHH 2013이 '재정비'가 컨셉이었다면, 이 시기는 예거 르쿨트르에게 있어선 반드시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예거 르쿨트르는 혁신에만 집중했습니다. 이 만큼 열심히 R&D에 집중한 양산 브랜드는 없다고 봐도 될 정도죠. 듀오미터, 자이로뚜르비용, HM시리즈, AMVOX 등. 시계에 있어서 가능한 모든 기상천외한 방식들을 개발하고 고급화하는데 성공한 브랜드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다이얼은 심심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혁신에 필요한 심장을 끼워넣느라 한없이 커저버린 케이스도 그들의 오점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예거 르쿨트르에 있어서 다른 의미로의 혁신입니다. 예거를 사랑했던 팬들의 본질에는 어긋났을진 모르겠지만,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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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예거는 이런거(?)하던 친구들이었죠. ㅎㅎ


 포르쉐에서 파나메라와 카이엔을 발표했을 때, 911의 광적인 신봉자들은 입에 담기도 힘든 말을 공식적으로 하며 길길이 반대했습니다. 포르쉐 클럽이 전 세계 75개국 약 18만명의 회원을 가진 전무후무한 동호회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포르쉐는 그들의 말을 들었어야 했는지도 모르죠. 그런데도 포르쉐는 밀어부쳤고, 결과적으론 더 많은 이익으로 R&D에 투자하여 포르쉐 오너들에게 더 좋은 911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올해 SIHH 2013이 심심했다는 소리는 우리나라에서 뿐만 들리는 소식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심심한 와중에도 예거 르쿨트르는 결코 심심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하고 싶었습니다. ㅎㅎ 올해 모델들의 심심하지 않은 판매량으로 예거 르쿨트르가 내실 있는 브랜드에서 겉보기도 좋은 브랜드가 되길 기원합니다. 이미 눈치 채셨겠지만 예거 르쿨트르의 광신도 한 사람으로서... ㅎㅎ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