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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ES & WONDERS ::

2013 Greubel For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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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175·댓글 36
그뤼벨 포시 소식입니다. 
시계 회사 명칭의 한글화는 참 고민됩니다. 영어식으로 해야하나 불어식으로 해야하나. 한국에 들어온 회사가 딱 한글을 지정하면 그것대로 따라가기는 하는데요. 
불어식이라면 그휘벨 포흐지, 영어식으로는 그뤼벨 폴시 정도 되겠네요. 그냥 포시라고 하겠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1년 생산량이 고작 100여개 조금 넘는 시계 회사, 한국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은, 
과연 한국인 중에 이 회사의 시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지 궁금한 브랜드입니다. 

리치몬트 그룹이 지분 20% 정도를 획득하면서 SIHH에 참여한지 이제 3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다른 브랜드에 비하면 아주 소박한 크기의 부스에서 소박한 프레젠테이션을 보여줍니다. 시계는 절대 소박하지 않습니다. 

올해 전반적으로 새로운 신기술보다는 소재나 장식적인 요소에 치중한 면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그뤼벨 포시도 예외가 아닙니다. 
오히려 기계 부분을 드러냈던 스켈레톤 다이얼보다 단순화시킨 면이 눈길을 끕니다. 

그리고 작년에 소개한 아주 흥미로운 아트 피스를 공개했습니다. 
2012년 아트 피스(Art Piece)란 라인을 시작했는데 이름 그대로 예술적인 요소를 가미한 시계입니다. 
첫번째 시리즈는 미세 조각가(Micro-Sculptor) 라고 불리는 윌라드 위건(Willard Wigan)과 손잡은 겁니다.
그를 극소형 조각가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늘귀보다 더 작은 크기의 조각을 만듭니다.

생소한 작가죠? 윌라드 위건의 공식 홈페이지(http://www.willard-wigan.com)에 가시면 그의 작품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09년 7월 테드에서 강연을 했습니다. 한국 TED 자원봉사자들이 친절하게 자막 작업을 해놨습니다. 궁금하시면 보시길...재미있게 강연하네요. 




다소 불우했던 5살 어린 시절, 유리를 잘라서 개미들을 위한 집을 만들어주면서 그의 작은 작품 활동이 시작됐다는군요. 

못머리 위에 집도 얹고 바트 심슨도 얹습니다. 소재는 곰인형의 털이나 나일론 태그 등 주변에 있는 다양한 소재로 만듭니다. 


1/4mm 크기의 작품도 있다고 합니다. 그건 공기 중에 떠다니는 섬유질 먼지를 모아서 만들었다고 하네요. 

바로 이 작품입니다. <마차(Le Chari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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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티 덤티(Humpty Dump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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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마리의 낙타(Nine Cam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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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반지를 긁거나 옷이나 공기 중 먼지를 긁어 만드니 재료비가 거의 들지 않는...^^  대신 작품 하나 제작에 5~7주 걸린다고 합니다. 

그뤼벨 포시의 부스에도 근작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저기 보이는 조그만 것이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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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으로 보면 <가위>입니다. 


DSC01530.jpg


바늘귀에 앉아 있는<팔콘>...급조한 똑딱이 카메라를 현미경에 대고 찍었는데 그래도 찍혔네요. 


DSC01538.jpg


시계로 돌아가면 아트 피스 1 에는 배가 들어가 있습니다. 

예전에 스테판 그뤼벨에게 '역사상 당신이 존경하는 시계 제작자가 누구인가?'를 물어본 적이 있는데 해상 시계를 개발한 조지 해리슨이라고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원래 사람 얼굴을 넣는 것으로 구상한 것 같은데 배를 넣었네요. 배는 이미 윌라드 위간이 만든 작품이기도 합니다. 2009년 테드 강의의 마지막에 그 배가 나옵니다.  

24k 금으로 만들었고 깃발은 금조각, 배의 로프들은 풀 줄기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영국 버밍험 출신이고 2009년에 한 테드 강의를 봤을까요? 같은 영국인인 스티븐 포시가 눈여겨 본 모양입니다. 

4년 전인 2009년에 만나 스위스 라쇼드퐁에 있는 본사를 직접 방문하며 시계 안에 작은 조각을 넣는 방법을 함께 구상했습니다. 

그 과정을 이미 영상으로 찍어 올려 놓았네요. 



Art-Piece-1_RVB.jpg

 

 




시계는 부스에 전시가 되어 있었는데요. 스케치처럼 크라운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만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ㅜ ㅜ 


DSC0154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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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라드 위건은 '최고의 것들은 항상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라는 명제에서 시작했다는데 왠지 시계와 잘 어울립니다. 

작가를 바꿀 것인지, 아니면 그와 계속 아트 피스를 만들 것인지 아트 피스 2, 아트 피스 3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다른 신제품 시계들을 볼까요? 기존 시계에서 소재를 바꾸거나 단순화 시킨 것을 소개했습니다. 


6번째 인벤션 더블 발란시에 35도 시계입니다. 

화이트 골드 소재로 단 6개 소개했습니다. 기울어진 2개의 밸런스 스프링 외에 나머지 다이얼은 매끈합니다.  

기울어진 밸런스휠을 보면 방식은 다르지만 로저 드뷔의 이번 신제품 엑스칼리버 콰터가 떠오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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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투르비용 테크니크 블랙입니다. 

2011년 국제 크로노메트리 경쟁 부분에서 수상한 시계인데 골드 소재에서 티타늄으로 바꿨습니다.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GF02s_DTT_Black_Titanium_A4_RVB.jpg GF02s_DDT_Black_Titanium_caseback_A4_RVB.jpg


쿼트러플 투르비용 시크릿은 레드 골드 소재로 8개만 제작했습니다. 

시그니처와 같았던 투르비용을 전면에는 싹 감춘 다이얼입니다. 그뤼벨 포시는 보여야 멋인 것 같은 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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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타임포럼 뉴스로 소개한 바 있는 그뤼벨 포시 최초의 GMT는 레드 골드 소재로 내놓았습니다. 플래티넘 버전은 이미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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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비용 24 세컨드 꽁땅뽀랭입니다. 

33개 한정 생산한 모델인데 파란 다이얼이 눈에 확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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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도 파랗고...


DSC01518.jpg


그리고 그뤼벨 포시는 새로운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바로 'Le Garde Temps, Naissance d'une Montre' 이란 조직을 만든 겁니다. 

Grade는 프랑스어로 수호자란 의미지만 Le Garde-Temps이 되면 항해용 크로노미터, 고성능 정밀 시계를 의미합니다. 

뒤의 부제는 시계의 탄생이란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그뤼벨 포시를 만든 로버트 그뤼벨, 스티븐 포시, 그리고 필립 듀포 옹께서 합세하셨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의 슬라이드에 명시한 단어가 재미있습니다. 'The Ac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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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직의 역할은 전통적인 시계 기술이 사라지지 않도록 미래의 시계 제작자들에게 전수하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활동을 보여주는 공간도 만들었습니다. www.legardtemps-nm.org라는 블로그에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는 스위스에서 필자로 활동하는 니콜라스 마이에쇼(Nicolas Maillechort)가 올리고 있는데 

업데이트가 아주 활발하지는 않지만 1월 15일 이후로 30일에 SIHH에서의 모습을 올렸습니다. 

실제 부스에서 본 그들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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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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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국에 소개되지 않는 브랜드, 가격이 너무 높아서 쉽게 접근하기도 어려운 브랜드입니다. 

'왜 가격이 비싼데 정확하지 않은가?' 전자 기기처럼 가격 대비 고성능이 반드시 비례해야한다는 절대적인 잣대를 가진 사람이라면 

어제 모 일간지 기자가 쓴 기사처럼 태****급 시계의 오차에도 놀라며 울분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시계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기계식 시계의 몇 백년 전통을 이어가며 진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그뤼벨 포시와 같은 브랜드가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무리한 확장보다는 계속 지속 가능한 확장으로 오래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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