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FEATURE
댓글작성 +2 Points
WATCHES & WONDERS ::

2013 Parmigiani Fleurier

manual7

조회 5858·댓글 50
0_2.jpg 

한국 돌아왔습니다. 보도 자료와 사진을 담은 짐이 경유지에 더 머물고 싶었는지 저보다 하루 늦게 와서 이제 올립니다. 대신 집으로 편하게 받았습니다. 
우선 파르미지아니 소식 올립니다. 

SIHH는 리치몬트 그룹을 중심으로 움직이나 리샤르 밀, 그뤼벨 포지 등  독립시계제작자들도 참여하고 있지요. 
리치몬트 그룹 소속 브랜드의 부스에 비하면 아주 조촐하죠. 그래서 부스 사진으로는 보여드릴 것이 별로 없습니다만 모두 저력있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파르미지아니 플러리에입니다. 

0.jpg

거대 시계 브랜드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스위스 제약회사와 호텔 등을 소유하고 있는 산도즈 재단이 후원하고 있으며
창립한 시계제작자가 직접 움직이고 있고 전문경영인도 함께 있는터라 발전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회사입니다.

작년 15% 성장을 했고 2012년 생산량 5천개, 2013년 생산량 6천개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단독 부티크인 5개의 아틀리에, 6개의 스튜디오와 2012년 전세계 250여개, 2013년 300개의 판매처를 가지고 있고 
매출 지역 분포로는 유럽이 50%, 미국 27%, 그리고 아시아가 18%, 중동 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드로어써클과 노블와치 등 매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DSC00943.JPG

한국에 소개되기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한국에 들어왔을때 
제일 먼저 인터뷰와 스위스 현지 공장 방문을 다녀오기도 해서 제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진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파르미지아니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부분이 공장입니다. 
본사는 스위스 플러리에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무브먼트 제조사인 보셰 매뉴팩춰 플러리에도 함께 있습니다. 
쇼파드의 L.U.C 의 베이스 무브먼트나 에르메스 최초의 자사 무브먼트가 모두 보셰와의 협력하에 탄생됐습니다. 

2000년부터 10여 년간 파르미지아니는 다른 공장들을 영입합니다. 
부가티처럼 입체적인 형태도 거뜬히 만드는 케이스 회사 레 아티잔 보티에, 
랑에 운트 죄네의 특정 다이얼, 메티에 뒤 땅 등 독립 시계 업자들의 다이얼을 제작하기도 한 다이얼 회사 콰드랑스 에 아빌라즈, 
3~4개 회사만 만들 수 있다는 헤어스프링과 그 외 부품을 제작하는 그 3~4개 회사에 속하는 아토칼파, 
작은 부품과 시계 제작을 위한 기계를 만드는 엘윈까지 5개의 산하 회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이 회사들은 파르미지아니 제품만이 아니라 다른 회사들의 제품도 제작합니다. 
쉬쉬하지만 서로 협력하는 건 공공연한 일입니다. 
비단 이런 일은 시계업만 있는 건 아닙니다. 패션쪽도 마찬가지인데 오트 꾸띠르 공방에 가보면 어느 회사 소속 공방이라도 다른 회사것을 다 제작합니다. 
그 이유는 한 회사 것만 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고 기술 발전이 더딜 수 있습니다.
도전 정신을 일으키는 여러 회사들의 주문을 받다보면 더 멋진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지요. 
요즘 100% 매뉴팩춰를 주장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그 안에 계속 새로운 피들은 수혈되고 있고 서로 교류도 활발합니다.  
어떻게 100% 매뉴팩춰를 고집하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오히려 최고의 제품을 제작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잘하는 것만 하고 잘 못하는 것은 최고의 제작사가 만든 제품을 쓰는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3.jpg

다시 돌아가서 위 사진의 오른쪽에서 인터뷰를 하고 계신 미셸 파르미지아니는 복원가이기도 합니다.
브레게의 심퍼티크를 수리한 후 전세계 현존하는 최고의 복원가로 꼽히고 있지요. 
르로클의 뮤제 데 몽, 제네바의 파텍 필립, 파리의 뮤제 데 아르 데코라티프, 모스크바의 크렘린 박물관에 있는 시계들 가운데 그의 손을 거쳐간 것들이 많습니다. 
부스에는 파르미지아니 씨가 복원하고 현행 탁상 시계에 영감을 받은 옛 탁상 시계를 전시해두었습니다. 

DSC00438.JPG DSC00439.JPG

파르미지아니의 컬렉션은 현재 칼파, 톤다, 펄싱, 부가티, 작년에 소개한 트랜스포마, 그리고 유니크 피스가 있습니다. 

그중 2013년 신제품은 크게 세가지입니다. 
일반 컬렉션(The Collection)은 펄싱과 트랜스포마에 CBF 컬렉션을 소개했습니다. CBF는 Confederacao Brasileira Futebol의 약자로 브라질 축구 협회입니다. 
파르미지아니는 2011년부터 이 협회와 파트너쉽을 맺고 그 결과물로 45mm 펄싱 크로노그래프 005, 여성용인 42mm 002를 내놓았습니다. 

4.jpg

시계를 보면 협회기의 상징적인 요소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5개의 녹색별은 스몰 세컨드와 데이&나이트 표시를 하는 별로, 옐로 컬러는 크로노그래프 핸즈나 타키미터 눈금, 해 등으로 표시되죠. 

4_2.jpg

크로노그래프와 애뉴얼 캘린더 기능을 가진 트랜스포마는 손목 시계, 회중 시계, 그리고 탁상 시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4_1.jpg
 
오뜨 오흘로제리(The Haute Horlogerie)에서는 SIHH 직전 소개한 부가테 비테쎄와 부가티 수퍼 스포츠, 토릭 퀘스터 라비린스가 있었습니다. 
2001년 자동차 회사 부가티와 손잡고 만든 시계로 파르미지아니가 유명세를 누리게 해주었죠. 

5.jpg

5_1.jpg 

부가티 시계는 진화해서 더 혁신적인 부가티 수퍼 스포츠를 소개했는데 올해 로즈 골드 케이스에 회색으로 처리한 다이얼로 
30개 한정으로 새롭게 나왔습니다. 10일간 파워 리저브, 무브먼트와 90도 각도로 보여지는 시계 다이얼, 
측면은 파르미지아니 특유의 형태입니다. 케이스에 부착한 러그는 움직이도록 제작되어 착용감이 편안합니다. 

5_2.jpg 5_3.jpg 5_4.jpg

토릭 퀘스터 라비린스입니다. 
라비린스(Labyrinthe : 미로)는 그리스 신화에 괴물 미노타우르스를 가두기 위해 설계한 미로라고 합니다. 
막혀 있지 않은 길을 제대로 찾는 것보다 탐색하는 과정 그 자체에 진정한 가치가 있다는 의미에서 만든 시계랍니다. 
미닛 리피터 시계로 소리를 가장 맑게 낸다는 플래티넘으로 된 케이스입니다. 
공 아래 케이스와 연결 시키는 작은 부품을 삽입해 고정시켜 진동 간섭없이 맑은 소리를 내도록 디자인했습니다. 

6.jpg

시계 다이얼을 미얀마산 경옥으로 만든 것도 독특합니다. 그 위에 미로 모양의 화이트 골드 플레이트를 겹친 형태입니다. 
미로의 내부는 52개의 요각으로 깍았는데 선 가공에만 35시간 이상 걸렸다고 하는 이 시계, 5개 한정 생산입니다. 

6_1.jpg 6_3.jpg 6_2.jpg


그리고 올해의 수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오브젝스 오브 아트(Objects of Art)입니다. 
여느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파르미지아니도 문화 행사를 후원하고 있는데요. 
지금 현재 스위스 샤토데에서 열린 벌룬 페스티벌과 여름에 몽트뢰에서 열리는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 체르맛 언플러그드 페스티벌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연유로 음악적인 요소를 시계에 적용한 겁니다. 

톤다 우드록, 톤다 우드스탁, 클락 15 데이즈 블루 노트로 구성한 마퀘트리로 제작한 유니크 피스들입니다. 
여러 조각을 모양에 맞게 잘라서 퍼즐처럼 끼워 넣는 마퀘트리는 이미 브레게, 예거 르쿨트르 등에서 시계를 담는 
케이스로 소개한 바 있고 작년 까르띠에, 에르메스 등의 브랜드에서 다이얼에 적용한 바 있지요.
수천년동안 내려온 공예 기법을 파르미지아니도 시계에 적용했습니다. 

2_6.jpg 2_8.jpg

디자이너에겐 익숙한 로트링 펜으로 스케치를 한 후 색을 입혀 얇게 만든 우드 베니어판을 잘라 붙입니다. 깨알 같은 작은 별...

2_7.jpg

과거의 마퀘트리는 각각 결과 색이 다른 여러 나무 조각들을 조합한 형식이나 파르미지아니의 마퀘트리의 경우
동일한 소재에 색을 입혀 만들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현대적인 해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_9.jpg

디자인을 보면 둘 다 깁슨 기타를 모티브로 했고 락의 발상지인 영국, 재즈의 발상지인 미국의 국기를 담았습니다. 

2.jpg 2_1.jpg 2_2.jpg 2_3.jpg 2_4.jpg

2_5.jpg 
2011년에 소개한 실버 15 데이즈 탁상 시계에서 다이얼 부분을 진화시킨 탁상 시계는 
재즈 밴드 모티브로 피아노, 더블베이스, 트럼펫 등 재즈에 필수적인 세 악기를 담았습니다. 

1_2.jpg

레드, 화이트, 블루, 레드 등 사용한 색을 보면 떠오르는 그림이 있을 겁니다. 
바로 <컴포지션>으로 대표되는 네덜란드의 화가 몬드리안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1.jpg

우연의 일치일까요? 마친 네덜란드에 들러 몬드리안의 작품을 보고 온 참이어서 반가웠습니다. 
박물관 안에서는 사진을 못찍으니 책에 나온 그림으로 대신...1920년 몬드리안이 그린 <Composition with Grey, Red, Yellow and Blue> 입니다.
 
1_3.jpg

파르미지아니는 독창적인 색깔의 배치를 통해 소리와 이미지가 상호 교환 가능한 것이라는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했다는군요. 
들리는 얘기에 따르면 이미 시계를 엘튼 존이 찜해놓으셨다고 하네요. 

1_1.jpg

한국에서도 유니크 피스가 판매된 적이 있어서 한국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매년 한국을 방문하시는 미셸 파르미지아니. 
그래서 특별히 현지 가격에 비해 많이 높지 않도록 가격 조정을 단행한 적도 있습니다. 

새로운 무브먼트를 내놓진 않았지만 파르미지아니는 꾸준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디자인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으나 이제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확실히 보입니다.  

이상 파르미지아니 소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