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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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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 Portofino Hand-Wound Eight Days Caliber 59210 (Ref. 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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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토피노(Portofino)는 이탈리아의 조그만 해안가 마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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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토피노 전경. 규모는 작지만 그림같은 풍경이다. >
 
 
1950년대 초부터 소피아로렌, 그레이스켈리, 험프리보가트등 유명한 영화배우, 예술가, 스포츠 스타들이 쉬어 갔던 곳으로 알음알음입소문이 나면서 포르토피노는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의 포르토피노는 한적하고 포근한 지중해 특유의 온화한 날씨와 소박한 마을 분위기, 유명 스타들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어 그들이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일거란 추측을 해 봅니다. 하지만 이렇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더이상포르토피노는 한적한 어촌 마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아시아인들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유럽이나 미국의 부호들에게는 최고의 휴양지로 손꼽히고 있는 곳입니다. 이 작은 마을에 부호들의 별장, 럭셔리 호텔들, 에르메스나루이비통 같은 명품숍과 최고급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습니다.
 
제품 라인에 확실한 컨셉을 부여하는 IWC는 부호들이 선망하는 고급 휴양지 - 포르토피노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포르투기즈는 '항해' 파일럿은 '비행' 인제니어는 '공학' 다이버는 '잠수' ... 에 이어 포르토피노는 '휴식' 또는 '여가'의 컨셉을 부여한 듯 합니다. 그 중에서도 좀 더 '럭셔리한 휴식'의 이미지에 잘 맞는 이름입니다. 다만 이름만으로는 제일 부르조아 같은 느낌이 강한데 가격면에서 IWC의 엔트리급이였다는 것도 약간은 아이러니한 점입니다.
 
희안한 것은 포르토피노는 베이직 치노 바지에 단추 두개쯤 풀어 헤친 새햐얀리넨 셔츠를 입어야 제대로 어울린 것 같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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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 포르토피노가 처음 데뷔한 해는 1984년입니다. IWC의 다른 라인에 비하면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최초의 포르토피노(Ref. 5251)는 회중시계의 무브먼트를 바탕으로 46mm의 큰 케이스에 스몰세컨드와문페이즈를 가진 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포르토피노는 IWC의 파일럿 워치나포르투기즈에 비해 대중의 사랑을 받는 모델은 아니었습니다. IWC의 엔트리급 모델로 인식되며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한발 빗겨난 위치에 있었지만 독자적인 컬렉션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008년 IWC 창립 140주년을 기념한 빈티지 컬렉션 출시를 계기로 포르토피노는 새롭게 재정비된 모습으로 돌아 왔습니다. 2011년 들어 포르토피노오토메틱 모델, 크로노그래프, 듀얼타임과 함께 신형 무브먼트를 장착한 핸드운드에잇데이즈 모델을 출시함으로써 포르토피노는 IWC 패밀리의 변함없는 멤버임을 확고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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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4년 최초의 포르토피노 Ref. 5251 / IWC 140주년을 기념해 2008년 출시한 빈티지컬렉션 Ref. 5448 / 2011년 출시된 포르토피노오토메틱 Ref. 3565 >
 
 
그 중 포르토피노핸드운드에잇데이즈 모델(이하 에잇데이즈)은 포르토피노 라인의 플래그쉽 모델로 가장 주목받을 만 한 요소들을 갖고 있습니다. 포르토피노의 전통성과 현재의 트랜드를 잘 조합해 놓은 멋진 페이스에 IWC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형 무브먼트의 장착이 그것입니다. 

 

 
 
Case
 
 
오리지날 모델보다 1mm 작은 45mm 케이스에 얇고 심플한 베젤로 다이얼은 엄청 크게 보입니다. 케이스에 비해 작은 크라운과 러그, 서브다이얼은 오리지날포르토피노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으며 핸즈와 아워마크는 포르토피노의 새로운 아이콘이 될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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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피스 케이스는 하나인 것 같은 일체감과 함께 심플하지만 심심하지 않을 만큼의 볼륨감을 동시에 갖춘 모습입니다. 짧고 부드럽게 곡선을 그린 러그도 클래식 워치의 단아한 개성을 보여주며 포르토피노가 IWC의 다른 시계와는 약간은 다른 컨셉을 가졌음을 말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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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는 12mm 입니다.
얇지 않은 두께지만 케이스가 크다 보니 두꺼워 보이지 않습니다.
 
고전적인 플렉시 글라스(운모유리)를 연상케 하는 돔 형태의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라스 입니다. 가장자리 부분의 분 인덱스가 휘어져 보이는 왜곡현상을 볼 수 있는데 오히려 운치있는 느낌을 줍니다. 요즘은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라스가 베젤의스테인레스스틸 보다 더 긁힘에 강하기 때문에 더 유용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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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에 비해 작아 보이는 크라운은 실제로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을 크기입니다. 실제로 크라운만 분리해 놓는다면 다른 드레스 워치의 그것보다 작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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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와 크라운 사이가 이렇게 간격이 있어 손가락으로 크라운을 태엽을 감거나 크라운을 빼내는데 불편하지 않습니다. 크라운의 윗면에는 IWC의 로고가 멋지게 양각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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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l & Hands
 
 
오버사이즈 시계의 다이얼은 너무 넓은 공간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관건인데 어떻게 보면 심심했을 다이얼을 파워리저브인디케이터와포르토피노 로고로 해결했습니다.
 
파워리저브인디케이트는 원형의 서브다이얼 형태로 12시 방향에 위치해도 좋을 듯 했습니다만 8시와 9시 사이에 약 60도 각도의 부채 모양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파워리저브 모듈의 설계를 단순화 시키기 위해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시각적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오른쪽에 포르토피노 로고를 넣었습니다.(포르토피노 로고가 들어가 있는 시계는 이 모델 밖에 없다.) 6시 방향에 서브다이얼과 대칭적으로 12시 방향에 IWC 로고를 넣음으로써 상하좌우 시각적 밸런스를 묘하게 잘 맞춰 놓고 있습니다.
 
엄청나게 큰 신형 무브먼트 덕분에 날짜창을 최대한 가장자리 쪽으로 배치할 수 있어 정확히 3시 방향에서 위 아래 아워 마크와 같은 배열 선상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훨씬 커진 날짜창은사이클롭스가 없어도 충분한 시인성을 확보해 줍니다.
 
IWC만큼 스틸케이스에 골드 인덱스가 어울리는 시계도 드물 것입니다. 포르투기즈도 그랬고 포르토피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심플하지만 볼륨감있는 바 타입의 아워 마크와 12시 방향의 로만 타입의 마크가 포르토피노의 정체성을 갖게 만듭니다. 더불어 벌새 주둥이를 닮은 스포이드 모양의 핸즈 역시 포르토피노 만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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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ement
 
 
시계의 이름에서도 알수 있듯 이 시계는 수동 무브먼트이며 무려 8일(197시간)의 파워리저브를 갖고 있습니다.
 
이 시계에 장착된 신형 무브먼트는 Cal. 59210이며 씨스루케이스백을 통해 엄청난 크기의 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Cal. 5000 무브먼트를 기반으로 검증된 Cal. 89360의 기어 배열을 이식했다고 합니다. 30석, 28800vph 진동수에 사이즈가 37.8mm로 포켓워치용무브먼트처럼 큰 덩치를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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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 5000 무브먼트의 7일간의 파워 리저브를 8일로 늘렸는데 내구성이 검증된 싱글배럴 구조를 취했습니다. 사진 위쪽으로 커다란 배럴이 브릿지 사이로 보입니다.
 
오버코일 헤어스프링을 채택했으며 그밖에 파워 리저브 모듈 역시 기존의 것보다 좀 더 간결하게 설계되었다는 정보입니다.
 
좀 아쉬운 것은 제네바 스트라이프 외엔 특별한 장식이 없는 뒷면은 너무 많이 가려져 있다는 것입니다. 수동무브먼트는 기어의 윤열과 운동을 잘 볼 수 있다는 매력과 재미가 있었는데 요즘 수동 무브먼트들은 너무 많은 것들을 가려 버리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견을 하나 더 붙이다면 8일간의 파워리저브는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부분이어서 시계 회사의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겠지만 수동 시계 특유의 매일 태엽 감는 재미를 느끼기엔 오히려 불만스러운 사항이 아닐까 합니다.
 

 

 
Strap & Buckle
 
 
이탈리아 산토니(Santoni)사에 의뢰해서 만들어진 IWC만의 특별한 스트랩입니다.
 
산토니는 고급구두와 가죽제품으로 명성이 높은 회사입니다. 독특한 색상의 터프하면서 그로테스크한 색감을 만들어 낸 악어 가죽 스트랩이며 안쪽면의 진한 오렌지 컬러가 독특합니다. 타이틀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시계를 풀어놓았을 때 다이얼 뒤쪽으로 살짝 엿보이는 오렌지 빛깔이 매력적입니다.
 
스트랩을 손으로 만졌을 때나 손목에 착용했을 때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느낌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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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 역시 IWC의 아이덴티티 내에서 포르토피노만의 독특한 개성을 동시에 엿볼 수 있습니다. 버클의 안면은 IWC만의 로직한 모습을 연상시키지만 외면은 우아한 드레스 워치의 버클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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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평균 손목 사이즈를 가진 저 피쿠스는 확실히 오버사이즈의 시계가 부담스럽습니다. 사진상으로도 확실히 커 보입니다. 하지만 짧은 러그와 작은 크라운으로 착용시 불편함이 없습니다. 시계가 손목에 밀착되는 느낌은 예상 밖으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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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가 스페인 여왕을 만나기 위해 이탈리아를 출발한 곳이기도 한 포르토피노는 '마지막 항구' 또는 '항해의 끝'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합니다.
 
머나먼 대양를 건너 온 배가 항구에서 다음 항해를 준비하듯 인생에서 잠시 쉬어 간다는 것은 너무나 값진 일일 것입니다.
 
당신이 만약 일 중독에 빠진 사람이라면, 성공의 강박과 도태의 두려움에 스스로를 혹사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면 IWC 포르토피노로부터 좀 쉬어 가라는 속삭임을 한번 음미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옛날에 히트했던 광고 카피 한줄이 생각납니다.
 
"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
 
지중해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제주도 어느 해변을 거닐다 보면 신세경 같은 착한 글래머의 여배우라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먼 옛날 샤프하우젠의 우중충한 날씨에 골방에 앉아 시계를 조립하던 IWC의 시계조립공이 꿈꿨을 낭만과 설래임 가득한 포르토피노 해변을 상상해 본다면 0.1%의 확률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 때 당신 손목 위의 포르토피노가 여배우와 한편의 드라마 같은 인연(?)을 만들어 줄거라는 헛된 스캔들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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