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HH 2018] 파네라이 Report
파네라이 브랜드를 실질적으로 구축한 CEO 안젤로 보나티. 그가 맞이하는 마지막 SIHH인 SIHH 2018은 새롭게 가세한 에르메스와 더불어 행사장의 전면적인 재단장이 이뤄졌습니다. 위는 파네라이 부스의 사진 일부인데요. 파네라이의 상징이었던 안내 데스크 뒤, 잠수함을 이미지한 녹슨 철판과 리벳이 사라지고 전반적으로 모던한 느낌이 강해졌습니다. 현 로저 드뷔의 CEO이자 파네라이의 새로운 CEO로 내정된 장 마르크 퐁트루(Jean-Marc Pontroué)가 부스에 들르며, 4월 리치몬드의 새로운 회계년도가 시작됨과 함께 보나티의 뒤를 잇게 될 예정입니다. 첫 사진에서 보입니다만, 보나티는 은퇴설이 나온 이래 현저하게 살이 빠진 모습으로 과거에 비하면 특유의 오라 약화가 감지되어 왔습니다.
이번에 파네라이는 라스트로노모의 새로운 버전과 로 시엔치아토를 다듬어 냈고, 루미노르 듀에를 강화하는 한편 브랜드 최초의 38mm 모델을 같은 라인업을 통해 내놓았습니다. 이에 대해 파네라이에서도 파네리스티의 격렬한(?) 반발을 감지했으나 아시아권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기존 라인업을 삭제하고 내놓는 것이 아닌 이상 다양성에서는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로고 시리즈가 그간 사용했던 ETA 베이스의 칼리버 OP I과 OP II를 대체할 칼리버 P.6000을 탑재하고 인 하우스화 되었습니다. 사실 ETA 베이스를 사용하는 편이 여러 면에서 합리적이었으나 이제 놔줘야 할 때가 왔지 싶군요.
라스트로노모(L’ASTRONOMO) 루미노르 1950 투르비용 문 페이즈 이퀘이션 오브 타임 GMT 50mm PAM00920
라스트로노모(L’ASTRONOMO) 루미노르 1950 투르비용 문 페이즈 이퀘이션 오브 타임 GMT 50mm PAM00920(이하 PAM920)은 2010년 스페셜 에디션으로 내놓았던 라스트로노모(L’ASTRONOMO) 루미노르 1950 투르비용 이퀘이션 오브 타임 PAM36500의 후속작입니다. 파네라이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으로 주목을 받았던 모델로 이번 PAM920은 기능을 강화한 모델에 해당합니다. 다이얼은 PAM365와 달리 오픈 워크 처리해 입체감과 개방감을 가져왔고, 특히 투르비용의 핵심인 케이지를 다이얼 10시와 11시 방향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이얼에서는 월, 균시차(이퀘이션 오브 타임)와 좌우로 일출, 일몰을 표시하며 날짜 또한 표시하고 있는데요. 일반적인 다이얼인 PAM365와 달리 오픈 워크 다이얼이라 데이트 디스크의 처리에 고심한 모양입니다. 보통의 데이트 디스크를 사용하면 뒤를 가리게 되는데 이를 방지하고자 붕규산 유리 디스크에 날짜를 레이저로 새기고, 데이트 윈도우에 편광 크리스탈을 두어 거기에 위치한 숫자만 선명하게 보이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덕분에 오픈 워크의 개방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기능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죠.
케이스 백에서는 다이얼에서와 마찬가지로 오픈 워크 특유의 감각을 유지했고, 문 페이즈와 GMT,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배치했습니다. 밤하늘의 별자리가 달을 덮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문 페이즈로 입체적인 달의 표면이 인상적입니다. 이것은 칼리버 P.2005/GLS로 구현되며 PAM365의 P.2005/G와 다른 넘버링을 가지게 되는 이유입니다. 50mm라는 케이스 지름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꽉 찬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로 시엔치아토(LO SCIENZIATO) 루미노르 1950 투르비옹 GMT 티타니오 47mm PAM00767
로 시엔치아토는 2010년 발표된 투르비용으로 스켈레톤 무브먼트가 특징입니다. 이 때에는 라디오미르 케이스로 등장했고 2016년 루미노르 케이스로 나오게 됩니다. 케이스는 티타늄 파우더를 다이렉트 메탈 레이저 신터링(금속 파우어를 소결시키는 기법으로 레이저 등 다양한 방식이 있습니다) 방식으로 성형했는데, 레이어를 쌓아올리는 3D 프린터의 성형법과 유사하며 케이스 내부가 비어있는 형태로 완성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스테인리스 스틸에 비해 가벼운 티타늄이 더욱 가벼워 질 수 있었죠. 이번 PAM00767은 2016년 버전의 컬러 베리에이션에 해당합니다. 푸른색 플린지를 사용해 블루 스틸의 바늘과 어우려졌으며, 파란색 스티치의 가죽 스트랩으로 파란색을 강조합니다. 기능은 시간과 밤낮 표시, 케이스 백에서 파워리저브를 나타내며 특유의 회전을 확인할 수 있는 투르비용 케이지가 10시 11시 사이에 걸쳐 배치되어 있습니다.
ETA 베이스의 칼리버 OP I, II를 대체할 인 하우스 무브먼트인 칼리버 P.6000의 등장에 따라 다이얼에 로고가 들어간 로고 모델들이 대거 출시되었습니다. 새 무브먼트를 탑재하는 만큼 리퍼런스 넘버가 PAM00773에서 PAM00778 걸쳐 부여되었습니다. PAM00773에서 PAM00775는 초침이 없는 베이스 모델이 PAM00776에서 PAM00778은 초침이 있는 마리나 모델이 해당됩니다. 베이스와 마리나 공통으로 검정색 다이얼은 하얀색 로고와 파란색 로고의 두 가지, 하얀색 다이얼은 파란색 한가지 로고가 들어갑니다.
칼리버 P.6000은 기존 칼리버 OP I, II보다 약간 작은 지름을 지니며 진동수는 동일한 21,600vph이나 파워리저브는 3일로 훨씬 더 깁니다. 잠깐 만져본 느낌으로는 와인딩 감각이 매우 스무스했는데요. 위 이미지처럼 상당히 간결한 구조를 지닙니다. 로고와 같은 엔트리급 모델의 무브먼트를 대체할 성격이기 때문에 생산성에 중점을 둔 디자인으로 드러나 있습니다. 현재 홈페이지에서는 칼리버 OP I, II를 탑재한 로고와 신형 로고가 혼재되어 있으나 조만간 신형으로 대체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루미노르 두에
루미노르 두에 3데이즈 GMT 파워 리저브 오토매틱 아치아이오 45mm
45mm, 42mm, 파네라이 최초의 38mm의 루미노르 두에를 대거 선보이며 대중적인 접근, 특히 손목이 얇은 아시아권의 요구를 반영했습니다. 크고 두꺼운 남성적인 감각은 파네라이를 성장시킨 원동력이었으나 이제 새로운 동력을 필요로 하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두에의 신제품을 집중한 탓에 다른 라인업의 신제품이 나오지 못해, 기회비용 측면에서 파네리스티들은 아쉬울지 모르겠으나, 다른 취향을 지닌 사람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겠죠.
우선 45mm 두에는 마이크로 로터를 사용하는 칼리버 P.4000 시리즈를 탑재해 데이트 기능과 GMT 기능을 투입했습니다. 이로써 타임 온리 기능 위주에서 변화를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루미노르 두에 3데이즈 오토매틱 42mm
기존 수동 무브먼트의 42mm 모델을 보완할 자동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자동 무브먼트를 탑재해 일상사용의 편의성을 향상시켰고, 데이트 기능을 더해 실용적인 측면도 고려했습니다.
루미노르 두에 3데이즈 오토매틱 38mm
여성이 주된 타겟이겠지만 손목이 가는 남성도 가능한 38mm입니다. 파네라이로서는 4가 아닌 3으로 시작하는 지름이 조금 생소합니다만, 실물은 다이얼 밸런스가 좋습니다. PAM 048 같은 모델을 보는 느낌도 드는데, 데이트 윈도우에 사이클롭스 렌즈가 없어 더 깔끔합니다. 두에이기 때문에 작은 지름과 두께의 비율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사진과 같은 컬러풀한 스트랩을 달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수요층을 끌어들이고자 함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파네라이 1950 디자인이 끌리네요.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