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위스 시계제조사 론진(Longines)이 지난 8월 26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론진 마스터 컬렉션(The Longines Master Collection) 신제품 런칭을 알리는 성대한 이벤트를 개최했습니다. 국내 시계 미디어 중에서는 유일하게 타임포럼이 패션지 아레나와 함께 현장을 취재했는데요. 당시의 생생한 분위기를 포스팅을 통해 확인하세요.
- 론진 엘레강스 홍보대사 정우성
본격적인 신제품 소개에 앞서 대만 이벤트 관련한 내용부터 정리하고자 합니다. 이번 이벤트에는 지난해 론진 엘레강스 홍보대사(Longines Ambassadors of Elegance)로 합류한 배우 정우성이 함께 했는데요. 작년 홍콩 인터내셔널 레이스 2018 대회를 필두로, 모나코에서 열린 론진 글로벌 챔피언십 투어 등 여러 크고 작은 행사에 함께 한 그는 대만 이벤트에서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 스타이자 론진 엘레강스 홍보대사로서의 위상을 유감없이 과시했습니다.
올 초 대만에서도 개봉한 영화 '증인(Innocent Witness)'의 성공으로 배우 정우성을 향한 현지 언론의 관심과 취재 열기는 기대 이상으로 무척 뜨거웠는데요. 더불어 한류의 영향으로 대만에서도 일찍이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기에 이번 행사장 곳곳에서도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몰려든 수많은 열성팬들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26일 오후 가장 먼저 취재진이 향한 곳은 수도 타이베이에서 가장 높은 초고층 마천루이자 대형 쇼핑몰이 위치한 101 타워(Taipei 101)였습니다. 바로 이곳에 론진의 새 단독 부티크가 오픈하기 때문인데요. 배우 정우성은 론진 엘레강스 홍보대사 자격으로 매장 오픈을 축하하기 위해 발길을 옮겼습니다.
101 타워 외벽에는 정우성이 최근 촬영한 론진 마스터 컬렉션 문페이즈 워치 광고 비주얼이 커다랗게 걸려 있었습니다. 심지어 쇼핑몰로 향하는 입구에도 휘장처럼 그의 모습을 연달아 내건 광고 비주얼을 볼 수 있었는데요. 대만에서 한국 스타의 모습이 담긴 론진의 광고 비주얼을 접하는 기분이란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그간 국내 론진 매장에서조차 해외 스타들의 모습만을 접했던 것을 상기하면 격세지감이 들 정도였고 뭔가 자랑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게다가 정우성의 얼굴을 보기 위해 셀 수 없이 수많은 인파들이 운집했다는 사실 또한 한국인으로서 매우 기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 사진 좌측부터, 스와치 그룹 타이완 지역 매니저 하이디 추, 론진 타이완 브랜드 매니저 주디 판, 론진 엘레강스 홍보대사 정우성, 론진 사장 월터 본 캐널, 타이베이 101 제너럴 매니저 안젤라 창.
론진 타이베이 101 타워 부티크 오프닝을 기념하여 매장 바로 맞은 편에는 팝업 전시 공간까지 마련됐습니다. 이곳에서 '나의 마스터 모먼트(My Master Moment)'란 제목의 시계 & 사진 전시회도 개최된다고 하는데요. 스위스 쌍티미에 론진 본사 박물관에서 특별히 공수한 진귀한 히스토릭 피스들이 기간 내 전시됩니다. 더불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론진의 사건들, 주요 제품들을 담은 아카이브 사진들도 전시해 해당 공간에서 론진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한번에 헤아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부티크 오프닝을 알리는 리본 커팅에 앞서 타악 퍼포먼스가 펼쳐졌고, 론진 엘레강스 홍보대사인 정우성과의 현장 인터뷰 세션도 마련되었습니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대만을 방문한지 벌써 9년이 지났습니다. 마스터 컬렉션 런칭 5주년 당시 방문하고, 올해 15주년이 되어 홍보대사 자격으로 대만을 방문하니 감개가 무량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나의 마스터 모먼트' 사진 전시와 관련해 '론진의 정신'에 관해 묻는 사회자의 난해한(?!) 질문에 정우성은 "클래식 노하우를 유지하면서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는 론진의 모습에 감탄하곤 합니다. 올해 제 연기 경력이 어느덧 25주년을 맞았는데, 무려 187년간 묵묵히 한 분야에 헌신한 론진을 보면서 저 역시 이러한 한결같음을 본받아 앞으로도 좋은 연기로 보답하는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라고 말해 열렬한 환호를 받았습니다.
타이베이 101 부티크 리본 커팅 세레모니를 위해 정우성을 비롯해, 론진 스위스 본사 사장 월터 본 캐널(Walter von Känel), 스와치 그룹 타이완 지역 매니저 하이디 추(Heidi Chu), 타이베이 101 제너럴 매니저 안젤라 창(Angela Chang), 론진 타이완 브랜드 매니저 주디 판(Judy Fan)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이윽고 저녁 무렵이 되어서 취재단은 타이베이 메리어트 호텔로 자리를 옮겨 론진 마스터 컬렉션 신제품 런칭 이벤트에 참석했습니다. 월터 본 캐널 론진 사장이 단상 위에 올라 직접 새로운 문페이즈 워치를 소개했으며, 론진 엘레강스 홍보대사 정우성과의 일문일답 시간도 이어졌습니다.
- 기존의 베스트셀러인 마스터 크로노그래프 문페이즈
2005년 탄생한 론진 마스터 컬렉션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단숨에 론진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링 라인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남녀 모두를 위한 기본적인 쓰리 핸즈 데이트 라인업부터 크로노그래프, 크로노그래프 & 트리플 캘린더, 문페이즈와 같은 컴플리케이션 라인업까지 비교적 다채롭게 구성되었고, 최근에는 데이-데이트 기능을 앞세운 첫 애뉴얼 캘린더 라인업까지 구성해 컬렉션을 한층 더 풍성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문페이즈와 데이트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새로운 스몰 컴플리케이션 라인업을 추가했습니다.
- 2019년 새롭게 선보이는 문페이즈 42mm 모델
새로운 문페이즈 워치는 마스터 컬렉션 최초로 문페이즈를 전면에 강조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크로노그래프와 캘린더 기능을 앞세운 전작도 물론 클래식한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를 갖춰 큰 인기를 끌었고, 4개의 레트로그레이드 핸즈를 갖춘 캘린더 & GMT 기능의 모델에도 문페이즈를 결합해 화제를 모았지만, 이렇게 문페이즈 디스크를 데이트 링과 함께 통합시켜 심플하게 표시하는 시계는 없었습니다.
이렇듯 문페이즈를 강조한 시계가 등장한 이유는 자명합니다. 문페이즈가 마스터 컬렉션을 대표하는 가장 성공적인 컴플리케이션인데다 최근 젊은 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컴플리케이션이기 때문입니다. 비단 시계를 좋아하는 남성들뿐만 아니라 시계에 별로 관심이 없는 여성들조차도 문페이즈 시계라 하면 우선 관심을 보입니다. 약 29.5일 주기로 변하는 실제 달의 위상을 다이얼 상에 비교적 사실적으로 표시한다는 자체가 매혹적이고, 밤하늘에 뜬 별과 달을 단순하면서도 서정적으로 묘사한 문페이즈 디스크의 모습 자체도 시각적으로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론진 마스터 컬렉션 문페이즈 워치는 42mm와 40mm 사이즈로 출시됩니다. 사이즈에 관계없이 다이얼은 블랙, 실버-화이트, 블루 3가지 컬러로 나뉩니다. 흥미로운 건 각 컬러 별로 다이얼 마감 기법이 조금씩 다른 점입니다.
블랙과 실버 컬러 다이얼은 보리알을 늘어뜨린 것만 같은 일명 발리콘(Barleycorn)으로 명명한 우둘투둘한 기요셰(Guilloché) 패턴으로 장식해 컬렉션 특유의 디자인 코드를 이어갑니다. 반면 40mm 블랙 다이얼은 폴리시드 마감 후 래커 처리하고, 블루 다이얼은 사이즈에 상관없이 모두 결이 곱게 선레이 마감해 론진 브랜드의 상징 컬러를 우아하게 표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워 마커 형태도 다이얼에 따라 다릅니다. 실버 발리콘 다이얼에는 블랙 컬러 스탬핑 처리한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 혹은 다이아몬드 인덱스를, 블랙 발리콘 다이얼에는 화이트 컬러 스탬핑 처리한 로마 숫자 인덱스를, 블랙 래커 다이얼에는 다이아몬드 인덱스를, 블루 선레이 다이얼에는 아플리케 바 인덱스 혹은 13개의 최상급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인덱스를 적용해 가시적인 차이를 보입니다.
42mm 모델이든 40mm 모델이든 다이얼의 전체적인 밸런스는 훌륭합니다. 특히 아라비아와 로만 인덱스 버전의 경우 육안으로도 케이스 사이즈를 가늠할 수 있는데요. 6시 방향의 숫자 프린트가 다른 숫자 프린트처럼 살아있다면 42mm 버전이고, 위 부분이 조금 잘린 형태라면 40mm 버전입니다. 타 브랜드에서도 숫자 인덱스의 어느 한 부분을 디자인적인 이유로 조금 잘라내거나 짧게 제작하는 예를 볼 수 있는데, 혹자는 이를 대칭이 맞지 않는다고 싫어하기도 합니다. 반면 숫자 인덱스 형태가 고르게 완전히 살아있는 42mm 버전은 누구나 선호할 만한 안정적인 다이얼 디자인을 자랑합니다. 단, 바나 다이아몬드 인덱스는 이러한 차이점과는 무관합니다.
케이스 사이즈적인 측면에서도 러그 간 길이가 짧고 프로파일이 얇은 편인데다 다이얼 외곽에 적용한 두툼한 챕터링 덕분에 실제 손목에 올렸을 때 체감하는 사이즈는 좀 더 작아 보입니다. 좀 거칠게 표현하면 42mm 버전은 타 브랜드의 40mm 제품처럼 보이고, 40mm 버전은 38mm 제품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데이트 창이 따로 없이 문페이즈 디스크와 함께 통합되어 포인터 핸드 형태로 표시하고 있기 때문에 특유의 클래식한 다이얼 디자인을 헤치지 않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42mm와 40mm 버전 모두 무브먼트는 모두 동일한 자동 칼리버 L899를 탑재했습니다. ETA 2892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ETA A31.L91를 기반으로 문페이즈 모듈을 추가한 수정 버전으로 오직 론진만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무브먼트입니다. 베이스 칼리버의 안정적이고 뛰어난 설계를 바탕으로 진동수는 3.5헤르츠(시간당 25,200회 진동)로 조정하고, 파워리저브는 약 64시간으로 늘렸습니다. 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으며, 케이스 방수 사양은 30m.
한편 스트랩은 다이얼 컬러에 따라 블랙 다이얼에는 블랙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을, 실버-화이트 다이얼에는 브라운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을, 블루 다이얼에는 블루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을 각각 매칭했습니다. 각 스트랩에는 삼중 안전 잠금 장치를 적용한 푸시 피스 타입의 폴딩 버클을 장착했습니다(참고로 스트랩 길이가 긴 XL 사이즈도 지원). 또한 모든 컬러 다이얼에는 견고한 링크로 연결된 스틸 브레이슬릿 버전을 지원해 가죽 스트랩 보다 브레이슬릿을 선호하는 이들의 취향도 고려했습니다.
새로운 론진 마스터 컬렉션 문페이즈 워치의 국내 출시 가격은 42mm 가죽 스트랩과 스틸 브레이슬릿 버전 모두 동일하게(다이얼 컬러 관계 없이) 3백 20만원으로 책정 됐으며, 40mm 아라비아 & 로마 숫자 인덱스 다이얼 모델의 경우(스트랩 종류 관계 없이) 2백 96만원, 40mm 다이아몬드 세팅 다이얼 모델의 경우(역시나 스트랩 종류 관계 없이) 3백 60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스몰 컴플리케이션에 해당하는 문페이즈 기능을 추가하고도 기존의 쓰리 핸즈 데이트 모델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점도 매력적으로 작용합니다. 어찌됐든 독점 제공 받은 최신 무브먼트를 적용한 클래식한 디자인의 문페이즈 시계를 한화로 2백만원대 후반부터 3백만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제품에 대한 보다 자세한 판단은 추후 가까운 백화점 내 론진 매장에서 여러분들이 직접 보고 평가하기 바랍니다.
- 론진 마스터 컬렉션 문페이즈 공식 필름
한편 공식 이벤트와는 별개로 론진 엘레강스 홍보대사인 배우 정우성을 만나 그룹 인터뷰할 기회도 주어졌습니다. 짧은 내용의 인터뷰나마 정우성 씨의 육성을 통해 그가 생각하는 론진 브랜드와 시간에 관한 주관들을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지난해 론진의 새 브랜드 홍보대사로 합류한 이래, 크고 작은 여러 글로벌 이벤트에 초청된 것으로 압니다. 실제로 이러한 행사들에 참여하면서 접한 론진 브랜드에 대한 인상은 어떠한가요? 그리고 론진 엘레강스 홍보대사가 되기 전 론진에 대한 이미지는 어떠했나요?
솔직히 과거에 저에게 론진은 그렇게 친숙한 시계 브랜드는 아니었습니다. 그냥 스위스 시계 브랜드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홍보대사 제의를 받고 찬찬히 살펴보니 말과 관련한 전통 있는 행사를 비롯해 수많은 스포츠 행사를 후원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론진의 역사에 관해 조금씩 눈뜨면서, 그 동안 잘 몰랐던 유구한 전통과 추구하는 정신이 정말 멋진 브랜드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물론 다른 브랜드들도 저마다의 홍보대사를 위하고 하겠지만, 제가 경험한 론진은 그 어떤 브랜드보다도 홍보대사를 아낄 줄 알고, 브랜드를 대표하는 얼굴로서 존중 받는 기분이 들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계기로 만나게 된 론진 본사 및 지사의 여러 직원분들, 그리고 사장님까지 보면서 '아 이 사람들은 한 번의 인연을 그냥 어떤 시계를 팔기 위한 마케팅으로 쓰는 게 아니라 정말 긴 시간을 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구나'하고 느꼈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수락한 홍보대사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지금은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론진 엘레강스 홍보대사로서 론진 시계의 좋은 점을 꼽자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요즘 한국 사람들이 가성비 잘 따지잖아요?! 그런 점에서 론진이 지닌 뚜렷한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우선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 그렇고, 브랜드 네임 밸류, 제품의 가치 측면에서도 사람들이 잘 알아주고 인정해주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시계의 무게감이 참 절묘한 거 같아요. 에브리데이 워치로 착용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아 착용할 때마다 참 괜찮다고 느끼게 합니다.
원래부터 시계를 좋아했나요? 론진 엘레강스 홍보대사가 되면서 특별히 달라진 점이 있다면?
딱히 그렇진 않아요. 시계를 좋아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무브먼트를 따지면서 공부하고 그럴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냥 전에는 남자라면 누구나 하나쯤 착용하는 것으로만 생각했고, 소위 말하는 유명 브랜드 시계들도 많이 접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어느 시점이 되니 '내가 아버지가 됐을 때 아들에게 전해줄 만한 시계 브랜드는 뭐가 좋을까?' 이런 생각을 또 가지게 되더군요. 그건 뭐랄까 멋진 아버지로서 갖는 로망이잖아요? 그런 것들에 대한 막연한 판타지를 갖고 있었지만, 이 시계 저 시계를 열성적으로 비교하면서 차고 그러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론진 홍보대사가 되면서부터는 오히려 '시계가 굳이 그렇게 고가일 필요가 있을까? 시계가 갖고 있는 정통성 그리고 기술을 얼마만큼 잘 유지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 또한 훌륭한 가치겠구나'하는 것을 깨닫게 됐지요.
오늘 착용한 론진 시계는 뭔가요?
당연히 이번에 런칭한 문페이즈 워치랍니다. (웃음) 그런데 시계가 참 예뻐요. 오늘 같은 날처럼 수트 차림에는 물론 일상에서 편안한 케주얼 차림에도 잘 어울립니다. 저한테는 흠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마음에 드네요.
론진 마스터 컬렉션은 왠지 모르게 당신을 닮았습니다.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하고, 론진이 추구하는 'Elegance is an Attitude'의 정신을 대변하는 느낌입니다. 당신은 마스터 컬렉션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제가 이런 인터뷰를 하면서 시계의 기술적인 특성을 얘기하는 건 사실 좀 웃긴 것 같아요. 론진 브랜드가 계속해서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 정신, 그리고 동시대인과 나누고자 하는 철학 같은 것이 홍보대사 하는 사람으로서는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론진이 끊임없이 추구하는 혁신과 정통성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것을 겁내지 않는 도전정신 같은 것들은 우리 누구에게나 필요한 삶의 자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론진 타이베이 101 부티크 오픈을 기념해 오늘부터 'My Master Moment' 시계 & 사진 전시회를 개최하고 저녁에도 큰 행사를 앞두고 있는데, 유명 배우나 스타로서가 아닌, 론진 브랜드 홍보대사로서 이런 이벤트에 참여하는 마음가짐 같은 것을 듣고 싶습니다.
솔직히 다른 브랜드 행사에 갈 때는 민망할 때도 있고 그래요. 그런데 론진과 함께 여러 행사를 다니면서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론진이 홍보대사를 브랜드를 대표하는 얼굴로서 얼마만큼 소중하게 대하지를 제가 경험해봤잖아요.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론진과 이렇게 시간에 관해 얘기하고 인터뷰하는 순간들이 낯 간지럽지 않고, 억지로 하는 느낌이 아니라 진심으로 론진과 함께 하는 순간들이 좋습니다. 이번이 벌써 론진과 함께 한 세 번째 글로벌 행사인데, 벌써 다음 행사가 기다려지고 그래요.
남자에게 시계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글쎄요. 남자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어쩌면 시간에 대한 숙성이잖아요. 잘 나이 먹는 건 결국에는 내가 지나온 시간에 대한 가치의 숙성을 얼마만큼 내 것으로 다시 만드는가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렇다면 시계를 손목에 얹었을 때, 손목에 얹어진 시계의 무게만큼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순간에 대한 무게감도 부담스럽지 않게 간직할 수 있는, 그런 남자한테는 중요한 액세서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뭐 우리가 '매 순간이 소중해' 그런 얘기들은 늘 하지만, 말만 하지 그렇게 그 가치를 내면화시켜서 추구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는 않잖아요. 직업군이 어떻든, 경제 사정이 어떻든 간에 결국에는 온전히 남과 상관없는 나의 인생이라는 시간을 살아갈 때, 그 시간에 대해 버겁지 않은 그런 무게감 같은 것이 남자에게는 중요하다 생각하게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