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3일 일본 도쿄 긴자 중심가에 위치한 스와치 그룹 니콜라스 G. 하이예크 센터 14층 씨테 뒤 떵에서는 특별한 시계 런칭 행사가 열렸습니다.
분야별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참여한 라도(RADO)의 새로운 트루 디자이너 시리즈(True Designers’ Series)가 아시아권 최초로 베일을 벗는 자리가 마련된 것입니다. 타임포럼은 국내 매체 중에는 GQ와 함께 이 특별한 행사에 공식 초청을 받았으며,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직접 촬영, 편집한 영상으로 우선 감상하시겠습니다.
첨단 소재와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의 유기적인 결합은 라도 시계를 구성하는 DNA이자 정체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라도는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를 컬렉션에 본격적으로 도입한 198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극도의 단순함과 간결한 형태를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편향의 디자인에 몰두해왔습니다. 라도는 스위스 시계제조사 중 미니멀리즘을 가장 완벽하게 이해한 브랜드에 속하며, 이를 컬렉션 전체를 관통하는 디자인 코드로 영리하게 활용해왔지요. 브랜드 첫 하이테크 세라믹 케이스 시계인 인테그랄(Integral, 1986년)과 아이코닉한 세라미카(Ceramica, 1990년)를 비롯해, 현대의 트루(True), 다이아마스터(DiaMaster), 하이퍼크롬(HyperChrome) 컬렉션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예외적으로 튀거나 겉돌지 않으면서 라도가 추구하는 ‘디자인이란 기분을 좋게 하는 것(Design is to feel better)’이라는 모토를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라도는 나아가 iF 디자인 어워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굿 디자인 어워드 등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30개 이상의 국제 디자인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30년 넘게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 한 우물을 파는 동안 컬렉션 특유의 미니멀리즘 디자인 또한 완전히 자리매김해 수많은 시계 디자이너, 산업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기에 이른 것이지요. 1990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세라미카를 필두로, 기존 하이테크 세라믹의 5~6배인 1만 비커스에 달하는 하이테크 다이아몬드 소재를 세계 최초로 사용한 V10K 모델로 2004년 주요 디자인상을 석권했으며, 유명 산업 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슨(Jasper Morrison)과 협업한 r5.5 컬렉션은 유수의 디자인상 수상은 물론 라도를 디자인에 특화된 시계 브랜드로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라도는 아이코닉 컬렉션 세라미카를 부활시키면서 독일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 콘스탄틴 그리치치(Konstantin Grcic)와 손잡고 1990년대를 풍미한 세라미카의 독보적인 디자인을 다시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렇듯 창립 이래 지속적으로 ‘좋은 시계 디자인’을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외부 디자이너들과 협업해온 전례가 있기에, 라도가 트루 컬렉션에 새로운 디자이너 에디션을 선보인다는 사실이 저로서는 전혀 새삼스럽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컬렉션의 방향을 브랜드의 장점을 특화하는 쪽으로 잘 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라도 트루 디자이너 시리즈 도쿄 런칭 행사는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프레스 컨퍼런스를 포함한 1부에서는 미디어 관계자들이 자유롭게 출입하며 전시된 제품을 감상하고 관련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으며, 오후 7시부터 이어진 2부에서는 셀러브리티 및 VIP 게스트를 초청한 조촐한 파티 분위기가 연출되었습니다.
- 라도 트루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한 유일한 동양인인 모리나가 쿠니히코의 독립 부스.
행사장 곳곳에는 개별 쇼케이스와 함께 총 6종의 라도 트루 디자이너 워치가 해당 디자이너의 인물 사진과 이력, 그리고 제품에 관한 간단한 스펙과 디자인 경위 등과 함께 소개되었습니다. 그런데 협업 디자이너 중에 일본인이 1명 포함돼 있는데다 마침 런칭 이벤트가 일본에서 열린 터라 자국의 디자이너에 한껏 집중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부 런칭 파티에는 라도 본사 CEO 마티아스 브레스찬(Matthias Breschan)을 비롯해, 디자이너 모리나가 쿠니히코, 그리고 남성지 GQ 저팬의 편집장 스즈키 마사푸미 등이 참석해 60여 명의 게스트 앞에서 좌담회 형태로 신제품을 소개하고 시연하는 자리도 마련되었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새로운 라도 트루 디자이너 시리즈에 과연 어떠한 시계들이 있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이중에서 세 모델은 앞서 바젤월드 2017 라도 리포트를 통해서도 한 차례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혹시 기억나지 않는 분들을 위해 총 6종의 신제품을 다같이 소개합니다.
Rado True Phospho, Co-designed by Big-Game (Switzerland)
가장 먼저 보실 시계는 스위스 디자인 전문 스튜디오 빅-게임(Big-Game)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라도 트루 포스포(Rado True Phospho)입니다.
- 빅-게임의 수석 디자이너 3인
# 빅-게임은?
스위스 로잔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빅-게임은 어거스틴 스캇 드 마르탕빌(Augustin Scott de Martinville), 그레고어 장모나드(Grégoire Jeanmonod), 엘릭 프티(Elric Petit) 세 명의 디자이너가 주축이 된 제품 및 액세서리 디자인 전문 업체입니다. 간결하면서도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유명세를 얻은 이들은 iF 디자인 어워드, 월페이퍼 디자인 어워드, 굿 디자인 어워드 등 세계 유수의 디자인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3명 모두 로잔예술대학(ECAL) 디자인 학과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빅-게임의 세 디자이너들은 라도 컬렉션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는 미니멀리즘 디자인과 트렌드 예측전문가 리더바이 에델쿠르트(Lidewij Edelkoort)의 조언을 수렴하여 최근 라도가 일관되게 지향하고 있는 가벼움의 테마에 한껏 집중하고 있습니다. 관련해 다이얼면과 케이스백에 그릴을 연상시키는 타공된 판을 사용한 것이 그것입니다. 또한 다이얼의 인덱스 및 케이스백을 통해 보이는 무브먼트의 로터 상단에 야광 도료인 수퍼 루미노바를 듬뿍 도포하여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기 힘든 개성적인 시계를 완성했습니다.
라도 트루 포스포 시계(Ref. 734.0101.3.019)의 대략적인 스펙은 다음과 같습니다. 40mm 직경의 케이스는 무광의 블랙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로 제작되었으며, 브레이슬릿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브먼트는 최대 80시간의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ETA C07.631 자동 칼리버를 탑재했으며(오랜 세월 검증된 범용 ETA 2824를 베이스로 진동수를 3헤르츠로 낮추고, 새로 설계된 배럴에 얇고 긴 메인스프링을 사용하여 파워리저브 성능을 2배 가량 높인 ETA의 차세대 칼리버), 특유의 벌집 모양의 그릴 디테일을 통해 케이스백은 물론 다이얼면에서도 무브먼트의 작동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큰 성공을 거둔 트루 오픈 하트와는 또 다른 스켈레톤 시계의 매력을 보여줍니다.라도 트루 포스포는 총 1,003피스 한정 제작되었으며, 이중 3피스는 시계를 디자인한 빅-게임의 디자이너 3명에게 전달되었고, 나머지 1,000피스가 시판용입니다.
- 라도 트루 포스포 시계 착용샷
Rado True Blaze, Co-designed by Sam Amoia (USA)
다음 보실 모델은 미국의 떠오르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샘 아모이아(Sam Amoia)와 협업한 트루 블레이즈(Rado True Blaze)입니다.
# 샘 아모이아는?
현재 뉴욕에서 가장 핫한 가구 및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샘 아모이아는 패션지 보그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신예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비롯해, 세계적인 디자인 페어인 파리의 메종 오브제(Maison & Objet)에서 '떠오르는 탤런트 상'을 수상하며 디자인 업계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모델 출신의 디자이너라는 다소 특이한 전력을 자랑하는 그는 자신의 동생과 함께 아모이아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각종 천연 소재와 독특한 주조 프로세스를 활용한 미니멀하면서도 미국적인 실용성을 강조한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샘 아모이아의 손길을 거친 트루 블레이즈 시계(Ref. 763.0057.3.009)는 40mm 직경의 폴리시드 마감한 하이테크 세라믹 케이스에 디스코볼을 연상시키는 반짝이는 다이얼이 돋보이는 시계입니다. 흡사 다이아몬드 파우더를 흩뿌린 듯한 다이얼은 실제 다이아몬드는 아니고, 특수한 갈바나이징(아연 도금) 프로세스를 통해 특유의 반짝임과 오돌도돌한 텍스처를 부여했습니다. 여기에 골드 플레이트 마감한 로고와 인덱스를 사파이어 크리스탈 안쪽에 부착함으로써 다이얼 위에서 부유하는 듯한 자유로운 느낌을 선사합니다.
라도 트루 블레이즈 관련하여 CEO 마티아스 브레스찬은 “이 시계는 내가 지금까지 봐온 어떠한 시계와도 다릅니다. 트루 블레이즈는 강력한 시각적 충격을 줍니다. 그것이 바로 라도 정신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입니다. 샘 아모이아의 독특한 디자인 감성을 라도의 컬렉션에 추가함으로써 우리 브랜드와 고객 모두에게 커다란 이익이 아닐 수 없습니다.”라며 개인적인 호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무브먼트는 80시간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ETA C07.611 자동 칼리버를 탑재했으며,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 방수 사양은 50m. 트루 블레이즈는 총 1,001피스 한정 제작되었습니다(이중 1피스는 디자이너에게 제공).
- 라도 트루 블레이즈 시계 착용샷
Rado True Stratum, Co-designed by Rainer Mutsch (Austria)
오스트리아의 산업 디자이너 라이너 무슈(Rainer Mutsch)와 공동 디자인한 결실인 트루 스트라툼(Rado True Stratum)입니다.
# 라이너 무슈는?
라이너 무슈는 코펜하겐의 덴마크 디자인 스쿨에서 가구 디자인을, 베를린 예술 대학에서 제품 디자인을 공부하고 비엔나 응용 예술 대학에서 산업 디자인 학위를 받았습니다. 2008년 독립하여 자신의 이름을 내건 디자인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조형미를 살린 입체적이면서도 실용적인 가구를 비롯해, 각종 가정용 소품과 라이팅(조명) 제품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라도와의 인연은 2015년 라도 스타 프라이즈 오스트리아 대회에 무슈가 디자인한 작품을 출품하며 시작되었습니다.
라도 트루 스투라툼 시계(Ref. 763.0071.3.018)는 무광의 블랙 하이테크 세라믹 케이스에 계단이 있는 극장을 연상시키는 요면형의 입체적인 3차원 다이얼을 적용하여 한눈에도 디자인 편향의 시계임을 알 수 있게 합니다. 블랙 컬러 바탕에 시분침은 화이트 컬러로, 초침과 로고는 옐로우 컬러를 차등 사용해 포인트를 준 점도 위트가 느껴집니다.
무브먼트는 앞서 보신 트루 포스포, 트루 블레이즈와 마찬가지로 80시간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ETA C07.611 자동 칼리버를 탑재했으며, 케이스 방수 사양은 50m. 블랙 PVD 코팅 마감한 티타늄 케이스백 한쪽에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삽입하여 무브먼트의 일부를 감상할 수 있으며, 케이스백에도 동심원의 패턴을 새겨 다이얼의 계단 모티프와 통일감을 줍니다.
- 라도 트루 스투라툼 시계 착용샷
Rado True Face, Co-designed by Oskar Zieta (Poland)
다음 보실 시계는 폴란드 출신의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인 오스카 지에타(Oskar Zieta)와 협업한 트루 페이스(Rado True Face)입니다.
# 오스카 지에타는?
스위스 연방 공과 대학에서 컴퓨터 지원 건축 디자인을 전공하고, 독일에서 주로 활동한 오스카 지에타는 몇몇 브랜드를 거쳐 지에타 프로제스디자인(Prozessdesign)를 창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디자인 세계를 열었습니다. 부풀어오른 풍선을 연상시키는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의 가구 플룹(Plopp) 시리즈로 특히 유명하며, 몇몇 작품들은 파리 퐁피두 센터와 뮌헨 현대 미술관에도 특별 전시되었고, 독일 디자인위원회 상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 화려한 수상 경력도 자랑합니다.
라도 트루 페이스 시계(Ref. 763.0236.3.011) 오스카 지에타의 대표작인 플룹 시리즈에서 착안했습니다. 우선 다이얼 디자인부터 예사롭지 않은데요. 가운데가 오목하게 파인 스틸 소재의 다이얼을 전체 하이 폴리시드 가공해 반짝반짝 광을 냈는데 마치 왜곡된 형상의 거울을 보는 것처럼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다른 느낌의 다이얼을 연출합니다. 풍선을 부풀린 듯한 지에타의 가구, 인테리어 소품을 보는 듯한 참신한 형태에 라도 특유의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융합하여 전체적으로 오묘하면서도 퓨처리스틱한 인상을 주는 것이 라도 트루 페이스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은 무광의 그레이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를 사용했으며, 케이스백은 샌드 블래스트 마감한 티타늄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무브먼트는 앞서 보신 시계들과 마찬가지로 ETA C07.611 자동 칼리버를 탑재(진동수 3헤르츠, 파워리저브 80시간).
Rado True Cyclo, Co-designed by Philippe Nigro (France)
프랑스가 배출한 전방위 디자이너 필립 니그로와 협업한 라도 트루 씨클로(Rado True Cyclo)를 함께 보시겠습니다.
# 필립 니그로는?
1975년 프랑스 니스에서 태어난 필립 니그로는 리옹에서 산업 디자인을, 파리에서 제품 및 가구 디자인을 공부하고, 1999년부터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약했습니다. 각종 제품 및 가구, 조명, 실내 건축 디자인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낸 그는 밀라노 및 파리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디자인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여러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명성을 쌓았습니다. 그 결과 2014년 메종 오브제(Maison & Object)가 선정한 '올해의 디자이너'를 수상하는 영광을 얻기도 했습니다.
라도 트루 씨클로 시계(Ref. 763.0071.3.110)는 라도의 장점인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와 미니멀리즘 디자인이 필립 니그로가 평소 추구해온 디자인 철학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결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품 제작과 관련해 그는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밝혀 눈길을 끌었는데요. “라도의 첨단 기술과 성능은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를 통해 가장 잘 표현됩니다. 이러한 장점들을 가장 심플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에 케이스 소재로 광택이 없는 어두운 외관의 세라믹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지요”.
무광의 블랙 하이테크 세라믹 케이스에 가운데가 오목하게 파인 매트한 그레이 컬러 다이얼의 조합은 미묘하지만 분명 인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이테크 세라믹 브레이슬릿 대신 매트하게 가공된 스티치리스 송아지 가죽 스트랩을 사용하고, 이를 연결하는 엔드피스 디자인 또한 세심하게 계산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무브먼트는 ETA C07.611 자동 칼리버를 탑재했으며,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으로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역시나 마찬가지로 총 1,001피스 한정 제작되었으며, 이중 하나는 디자이너인 필립 니그로에게 제공되었습니다.
- 라도 트루 씨클로 시계 착용샷
Rado True Shadow, Co-designed by Kunihiko Morinaga (Japan)
마지막으로 살펴볼 시계는 일본의 패션 디자이너 모리나가 쿠니히코와 협업한 라도 트루 섀도우(Rado True Shadow)입니다.
# 모리나가 쿠니히코는?
일본 도쿄에서 출생한 모리나가 쿠니히코는 와세다 대학교와 반탄 디자인 인스티튜트를 졸업하고, 2003년 자신의 패션 브랜드인 안리아레이지(Anrealage, アンリアレイジ)를 런칭했습니다. 일본 패션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특유의 전위적이면서도 미니멀한 컨셉의 디자인으로 단숨에 주목을 받았으며, 2005년 뉴욕 젠아트의 아방가르드 그랑프리와 2011년 최고의 신예 디자이너에게 주어지는 29회 마이니치 패션 그랑프리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습니다. 이후 2014년 파리 패션 위크에서 첫 번째 여성 컬렉션을 발표하는 등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라도 트루 섀도우 시계(Ref. 734.0100.3.012)는 ‘그림자’를 뜻하는 그 이름처럼 그냥 봐서는 알 수 없는 기묘한(?) 트릭이 숨겨져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시계의 컨셉 디자인은 모리나가 쿠니히코가 앞서 자신의 패션 컬렉션을 통해 전개한 포토크로믹(Photochromic) 섬유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얻었습니다. 탄소계 나노 신소재인 포토크로믹은 UV 라이트(자외선)을 쬐면 없던 색이 나타나거나 가역적으로 색상이 변하는 성질을 갖고 있는데, 이러한 원리를 적용한 포토크로믹 렌즈를 다이얼 소재로 사용함으로써 다이얼에 자외선을 한동안 쬐어주면 투명했던 다이얼이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다이얼을 연출할 수 있는 식입니다.
- UV 라이트를 비춘 후 순간적으로 진하게 어두워진 다이얼 모습
이 시계는 열마디 말보다 한번 직접 보고 UV 랜턴을 비춰봐야 그 특징을 바로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평상시 실내에서는 투명한 다이얼을 통해 스켈레톤 무브먼트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지만, 한낮 실외에서는 다이얼이 자외선에 반응해 검게 색이 변하므로 스켈레톤 무브먼트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됩니다(완전히 블랙 아웃되는 건 아니고 희미하나마 무브먼트 플레이트가 보이기는 함). 어찌 보면 구성은 심플하지만 상당히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시계라 하겠습니다.
라도 트루 섀도우는 유광의 블랙 하이테크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사용했으며, 40mm 직경의 케이스에 무브먼트는 80시간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ETA C07.631 자동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앞서 보신 다른 모델들과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으로 보이는 무브먼트의 로터를 블랙 DLC 코팅 마감했습니다. 역시나 1,001피스 한정 제작되었으며, 이중 1피스는 도쿄 런칭 행사 당시 라도 CEO 마티아스 브레스찬에 의해 직접 디자이너인 모리나가 쿠니히코에게 증정되었습니다.
- 라도 CEO 마티아스 브레스찬으로부터 자신이 디자인한 라도 트루 섀도우 시계를 선물받은 모리나가 쿠니히코(가운데 인물).
지금까지 라도의 트루 디자이너 시리즈 6종의 신제품을 함께 감상하셨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디자이너의 시계가 가장 마음에 드셨나요? 위 6종의 시계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국내에도 극소량씩(각 모델별 많아야 3~4피스 정도 예상) 입고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별히 관심가는 모델이 있다면 미리 입고 시기를 매장에 문의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