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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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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호이어(TAG Heuer)는 지난해 바젤월드에서 자사의 레이싱 아이덴티티를 대변하는 컬렉션인 까레라에 처음으로 

스켈레톤 가공한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탑재한 까레라 호이어-01(Carrera Heuer-01)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바젤월드 2016 개막을 한달여 남겨둔 지금 까레라 호이어-02T(Carrera Heuer-02T)를 공개했습니다. 


이로써 까레라 호이어가 시리즈로 한동안 이어질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드는데요. 

이번 두번째 까레라 호이어 모델은 여느 스켈레톤 크로노그래프 수준이 아니라 투르비용까지 더했습니다. 


시계도 한 종류가 아니라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고, 하나는 게다가 한정판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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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레라 호이어-02T 일반 버전(Ref. CAR5A8Y.FC6377), 비한정판



LVMH 그룹 시계 부문을 총괄하는 수장인 장 끌로드 비버가 태그호이어를 맡게 되면서 중저가 세그먼트를 강화한다고 선언했을 때 

많은 시계애호가들은 태그호이어에서 이제는 더이상 까레라 마이크로펜듈럼이나 마이크로거더와 같은 혁신적인 하이 컴플리케이션을 

보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닌가 내심 우려 아닌 우려를 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저 역시 그 회의론자 중 한 사람이었는데요. 


이번 까레라 호이어-02T를 통해 브랜드가 추구해온 스포츠 아방가르드 DNA가 활기를 얻게 된 것은 물론 

저를 포함한 일부 회의론자들의 기우조차 보란 듯이 한 방에 날려버리게 되었습니다. 


사담이지만 지난해 말 태그호이어 커넥티드를 대대적으로 런칭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는 예전 위블로 시절의 장 끌로드 비버가 다시 돌아온 듯한 인상마저 받았는데요. 

 

자타공인 마케팅의 귀재이자 시대의 트렌드를 귀신같이 통찰하고 리드하는 그의 알파메일다운 모습을 

이제는 위블로가 아니라 태그호이어에서 보게 된 것에서 묘한 격세지감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새로운 까레라 호이어-02T는 컨셉 워치나 오뜨 오롤로제리 컬렉션이 아닌 

플래그십인 까레라 라인에 출시한 첫 상용화 버전의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 시계라는 점에서도 상징적입니다. 

물론 2012년 첫 고진동 더블 투르비용 형태의 크로노그래프 모델인 마이크로투르비용S도 선보인 바 있습니다만 상용화 모델로 보기엔 거리가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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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명인 호이어 02T는 또한 칼리버명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호이어 02T(T는 투르비용의 약자임)는 2014년 런칭한 두 번째 인하우스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인 CH80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데요. 

아시다시피 CH80의 CH는 태그호이어의 새 매뉴팩처가 들어선 슈베네(Chevenez)의 이니셜로, 슈베네 매뉴팩처에서 제작된 것임을 가리킵니다. 


나름 야심차게 선보인 CH80 칼리버가 작년에는 자취를 감춰서 아쉬웠던 터인데 그 베이스를 응용한 투르비용 버전을 보게 된 건 분명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단 CH80은 80시간의 파워리저브를 가진 반면, 호이어 02T는 65시간 파워리저브로 차이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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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 외형만 봐서는 베이스 칼리버를 연상시키기 힘들 정도로 위 사진 보시다시피 호이어 02T는 무브먼트 플레이트 및 로터까지 전부 블랙 컬러입니다. 


플레이트는 그레이드5 티타늄을 베이스로 하고 브릿지 일부는 카본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스페셜 코팅 처리를 통해 블랙 컬러를 균일하게 입혔습니다. 

원미닛 플라잉 투르비용 케이지 역시 티타늄 베이스에 블랙 코팅 마감했습니다(투르비용 케이지의 경량화는 에너지 효율을 통해 등시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렇듯 티타늄과 카본 소재를 사용해서 의도적으로 무브먼트의 경량화를 추구한 점 역시 주목할 만합니다. 


한편 무브먼트의 바텀 플레이트 부분의 배럴 축을 지탱하는 V 형상의 브릿지는 모나코 V4 투르비용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네요. 

물론 모나코처럼 벨트 트랜스미션 시스템을 적용한 건 아닙니다만 모나코 V4를 플레이트와 브릿지의 스켈레톤 과정에서 참고했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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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가지 버전으로 공개된 까레라 호이어-02T 



호이어 02T 칼리버는 태그호이어에 따르면 슈베네 매뉴팩처의 4명의 컴플리케이션 담당 워치메이커가 한 조를 이뤄 어셈블리 전체를 수작업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무브먼트에 사용된 90% 이상의 부품들을 슈베네 매뉴팩처 내에서 자체 생산했습니다만, 

밸런스 스프링은 파르미지아니가 인수한 마이크로 엔지니어링 워크샵인 아토칼파(Atokalpa)에서 공급받았습니다. 

스와치 그룹 산하의 니바록스제 헤어스프링을 사용하지 않은 것도 현 시점에서는 눈여겨 볼 만한 대목입니다. 


덧붙여 호이어 02T 칼리버는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인증 기관(COSC)으로부터 크로노미터 인증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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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레라 호이어-02T 블랙 팬텀 한정판 버전(Ref. CAR5A8Z.FC6377)




무브먼트 뿐만 아니라 직경 45mm의 케이스 역시 그레이드5 티타늄을 사용했습니다. 

 사이즈와 존재감에 비해 시계 무게는 매우 가벼울 것으로 보입니다. 케이스 방수 사양은 100m.  


앞서 말씀드렸듯이 까레라 호이어-02T는 2가지 버전으로 출시되는데요. 

하나는 케이스 일부에 티타늄 소재를 그대로 사용된 것과 다른 하나는 케이스는 물론 무브먼트까지 전체 블랙 코팅 마감한 일명 블랙 팬텀(Black Phantom) 한정판입니다. 


케이스는 총 12개의 파츠로 구성된 보기 보다 꽤 복잡한 멀티피스 케이스입니다. 

러그, 미들 케이스, 베젤, 케이스백, 크라운, 푸셔 등 각각의 컴포넌트는 주조(몰딩) 방식으로 제조되었고 정밀하게 커팅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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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레라 호이어-02T 일반 버전은 비한정판으로 선보이며, 위 사진 속 까레라 호이어-02T 블랙 팬텀은 총 250개 한정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스트랩은 블랙 러버 바탕에 매트한 블랙 엘리게이터를 덧입힌 흡사 위블로의 거미(Gummy) 스트랩도 연상시킵니다. 버클은 푸시 버튼 구조의 폴딩 버클이고요. 


추가로 매우 흥미로운 점은 책정된 리테일가입니다. 

일반 버전의 까레라 호이어-02T는 15,000 스위스프랑(CHF)에 조금 못 미치는 가격대로 한화로는 현 환율 기준 1천 8백만 원대입니다. 

반면 블랙 팬텀 버전의 까레라 호이어-02T는 19,900 스위스프랑, 한화로는 약 2천 4백만 원대로 역시나 인상적인 수준입니다. 


태그호이어 역시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서, 

"스위스 시계업계에서 COSC 인증을 받은 자동 크로노그래프 투르비용 시계를 15,000 스위스프랑 미만으로 선보이는 업체는 우리가 유일할 것"이라고 강조할 정도입니다. 


타 하이엔드 브랜드들의 경우 보통 투르비용 시계의 가격대가 억대를 호가하는 것을 상기할 때, 

태그호이어의 까레라 호이어-02T는 또 다른 의미에서 파격적인 행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시계를 빨리 실물로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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