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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고 17280  공감:11 2006.08.29 22:40
Seiko 소개 : Seiko 5에서 Credor Sonnerie 까지




Seiko의 역사는 1881년 하토리 긴타로(服部金太郎)가 동경의 중심가인 교바시에

하토리 시계점을 창업하면서 시작됩니다.
 
초창기의 Seiko는 시계수입판매 및 시계 수리를 하는 시계판매점이었습니다만,

1892년 3월에 정공사(세이코샤)라는 시계공장을 만들어 벽시계를 제조하므로써

시계제조도 시작하게 됩니다.

 

1895년에는 일본 최초의 회중시계를 제조하게 되며 1913년에는 최초의 손목시계도 제조합니다.

그러나, 초창기 Seiko의 시계들은 스위스와 미국에서 시계 제조 설비를 수입하여 

스위스와 미국의 무브먼트들을 복제하는 수준이었습니다.

현대의 러시아나 중국 수준의 시계를 제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1942년에 만들기 시작한 회중시계 무브먼트 Seiko Caliber 19는 세이코가 처음 만든

레일로드급 크로노미터(매우 정확한 시계 : 하루 오차 5초 이내)였습니다.

그러나, 30mm 이내의 성능이 우수한 소형 무브먼트를 제조하는 것은 당시의 Seiko로서는

아직 다소 벅찬 과제였습니다. 따라서, 손목시계 무브먼트에서는 여전히 스위스의

무브먼트들을 흉내내어 만들 수밖에 없었으며 19 세이코와 같은 정확도를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그 후 1950년대에 독자적인 손목시계 무브먼트들과 이들을 기반으로 하는 독자적인 디자인의

시계들을 개발해왔습니다. 유명한 Seiko Marvel과 Crown과 같은 시계들이었습니다.

Marvel과 Crown 역시 무브먼트에서는 1940년대 스위스의 영향을 강하게 느끼게 합니다만,

Seiko만의 개성이 조금씩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이것이 1960년대의 GS와 KS로의 발전의

원동력이 됩니다.

또한, 이 시기에 일본 국내의 크로노미터 경연이 시작되었으며 Marvel은 Seiko가 Citizen 등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일본 국민에게 명확히 보여준 시계로

일본 국내에서 Seiko의 우수성을 입증해준 중요한 시계입니다.



1960년대의 그랜드 세이코(GS)와 킹 세이코(KS)는 세이코를 일본 국내의 제품에서

세계의 Seiko로 만드는 결정적인 기여를 한 성공작이었습니다.

GS와 KS의 등장에 의해 Seiko는 스위스 고급 손목 시계들의 정확도인 일차 -4초~6초에

도달할 수 있었으며, Seiko의 꿈은 스위스의 크로노미터 경연에 참가하여

스위스의 주요 고급 브랜드들과 기술력의 비교를 통해 세계의 시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우게 됩니다.

이 계획은 5년만에 기대했던 이상의 성공을 거두게 되며, 세이코의 하이비트 무브먼트들은

스위스의 메이져 브랜드들인 오메가, 론진, 제니스 등과 겨루어 적어도 정확성에 관한한

뒤질 것이 없다는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또한, 이 시기에 Seiko의 시계 케이스에 대한 기술들도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으며

당시 케이스 기술의 최첨단 제품이던 Diver 시계들이 개발되기 시작합니다.

현대의 매니아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세이코 시계인 Seiko 5와 Seiko Diver's 시계들은

이 시대의 유산인 것입니다.

그러나,  Seiko가 기계식 시계들에서 시계의 본고장 스위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을 무렵,

시계의 역사는 거칠게 요동치고 있었습니다. 시대의 변혁이 다가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시대의 주역이 바로 Seiko 였던 것이며, 스위스와 경쟁을 시작하던 무렵에

 Seiko는 쿼츠 기술에 의해 스위스의 시계 산업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엄청난 결과와

마주치게 됩니다.




1969년 크리스마스 세이코는 세계 최초의 쿼츠 손목시계 Astron을 발표하며

얼마간 세계에서 가장 첨단의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로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그러나, 부품수가 적고 전통적인 시계기술에서 벗어나 전자 제품 제조 업체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었던 쿼츠시계들은 타고난 정확성 때문에(최저 하루 오차 1초)

품질경쟁 보다는 가격경쟁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는 Seiko가 스위스 브랜드들과 경쟁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1980년대에 일본과 미국의 전자업체이며 홍콩과 중국 등

노동력이 저렴한 국가들에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1990년대 같은 일본의 Casio가 G-Shock로 성공했을 때 세이코는 LCD 시계 생산을

의도적으로 중단할 정도로 Seiko에서 시작된 거대한 혁명은 도리어 Seiko를 궁지로 몰아넣었던

것입니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Seiko는 싱가포르로 기계식 시계 무브먼트 제조 공장을 옮기고

기계식 무브먼트를 7S로 단일화 하고 제조 비용을 줄여 Seiko 5와 저렴한 다이버 시계들 및

다기능의 저렴한 쿼츠 시계들을 주력 상품으로 하여 구미에 수출했습니다.

일본 국내에서의 기술개발은 쿼츠 기술의 개발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비록 고급 시장에서 기계식 시계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었지만, 중급 혹은 그 이하의 보급형

시계 시장이 세이코 브랜드의 시계들이 팔리는 가격대의 시계들이었으며, 이 가격대에서는

아직도 첨단의 쿼츠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동 축전 방식의 쿼츠 시계 Kinetic의 개발, 이를 보다 개량한 Kinetic Auto-Relay 등은

이런 노력의 결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신기술들을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스포츠 와치

Arctura와 Sportura의 발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1990년대 세계는 다시금 기계식 시계들이 고급 시계로 인정받는 기계식 시계로의 복고경향이

나타나게 되며, Seiko는 쿼츠에 전념하기 위해 폐기했던 기계식 시계들을 재생산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에는 1980년대 이후 Seiko의 고급 브랜드로 육성한 Credor의 스위스 시계들에 대한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도 포함된 것이었습니다.



그 후 1960년대 국내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시계로서 높은 이미지를 유지했던 Grand Seiko가

재등장하게 되고, 스포츠 시계들을 고급화한 Prospex 라인의 Master 시리즈가 개발되었습니다.
 
 



한편, 차세대를 향한 신기술로서 쿼츠의 기계식의 장점을 합친 태엽식 쿼츠 무브먼트



Sprign Drive가 개발되어  Seiko의 최고급 모델인 Grand Seiko와 Credor에 탑재되며



현재 생산되는 Seiko의 무수한 브랜드중 최고의 제품들에 탑재되고 있습니다.





                    Credor Spring Drive Sonnerie




2006년은 기계식 시계들에 대한 Seiko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는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바젤페어를 통해 Seiko는 그들의 최고급 기종의 무브먼트인 Spring Drive에 파워지저브 기능이며



문페이스 등을 추가하여 고급화한 하이엔드 지향의 Credor 라인들을 발표했으며,



스프링 드라이브 무브먼트를 기반으로 하여 세이코의 역사에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복잡시계의 최고봉 미니츠 리피터의 개발에도 성공하여 아시아 최초의



미니츠 리피터(리테일가 약 1억 3000 만원)를 발표하게 됩니다.







이어, 5월에는 과거 GS나 KS의 하이비트인 초당 10 비트(36000 bph)를 넘어



초당 12 비트(43200 bph)의 초하이비트 무브먼트 ND 58을 사용한 시계를 발표했습니다.



1950년대 국내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1960년대 본격적으로 스위스와 경쟁을 시작한 Seiko는



1990년대의 중흥기를 거쳐 2000년대 Seiko 5에서 Credor 미니츠 리피터에 이르는



염가 시장부터 하이엔드 시장까지를 커버하는 폭넓은 제품들로 스위스, 독일의 브랜드들과



자웅을 겨루는 입장에 다시 서게 되었습니다.









다이니 세이코의 후예인 세이코 인스투루먼트는 2004년 일본 이와떼현의 나리오카 세이코에

시즈쿠이시 고급 시계 공방이라는 고급 기계식 시계 제조만을 전문으로 행하는

공방을 마련하였습니다. 여기에는 시계 기술자 19 인을 비롯한 60 명의 직원들이

GS와 Credor 브랜드의 고급 시계식 시계들을 제조 및 조립하고 있습니다.

현재 연 3만개의 고급시계들이 여기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문을 연 쿼츠 시대로 사라졌던 일본의 기계식 시계의 전통이 다시 시작된 것입니다.

물론 Seiko의 앞날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단일 메이커 내의 다종 브랜드 전략은 보급형 시계의 판매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메이커 내의

고급 브랜드의 육성에는 이미지 다운 효과를 가져와 아무리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제조해도

저가 제품의 이미지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가진 것입니다.

Seiko가 단일 메이커 다종 브랜드 전략을 통해 어떤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인지는 시계 매니아들에게도

흥미있는 시계 브랜드의 미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떠나, 1881년에 창업되어 100 년 이상의 역사를 통해 전세계의 어떤 브랜드보다

넓은 범위의 제품을 생산해온 Seiko 라는 브랜드는 시계 매니아가 된 이상 한 번은 깊이 빠져서

시계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매력적인 브랜드인 것입니다.





기계식 시계에 막 입문한 시계 매니아들이라면


Seiko 5로 기계식 시계를 배우고, 몬스터 등 다이버 시계로 1950년대 이후 손목시계 트랜드의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다이버 시계를 맛보고....

1960년대와 1970년대초반의 빈티지 GS며, KS를 수집하고....

이어, Grand Seiko나 Credor로 고급 시계에 입문한 후 스위스와 독일의 하이엔드 시계들로

진입하는 것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시계 세계의 다양한 풍경을 즐기면서

나만의 드림와치에 도달하는 가장 매력적인 시계 여행 코스의 하나라는 것을 부인할 수 있는

매니아는 없을 것입니다...

Patek Philippe이며 A. Lange & Sohnne의 높은 봉우리는 시계 매니아가 되어 꼭 한 번 올라 보고

싶은 꿈의 봉우리들입니다만....

매니아들의 일상생활의 즐거움은 Seiko, Rolex, Omega, IWC 같은 평범함 속에 이채를 발하는

이웃과도 같은 시계들에 있는 것입니다....


일반인들이 모르는 시계나 브랜드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을 시계 매니아라고 부르기 어렵습니다.

비싼 시계를 서랍 한가득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시계 매니아라고 부르는 것도 주저하게 됩니다.

그러나, 평범한 시계나 브랜드에 대해 일반인들이 보지 못하고 알 지 못하는 내용들에

정통하며 Seiko 5 에 한 없는 애착을 보이는 사람들을 볼 때 자연스럽게

그를 시계 매니아로 부르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그들은 시계 그 자체에 미쳐 있는 것이지 시계의 사회적 기능에 미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TZ의 Seiko 게시판을 통해 시계란 무엇인가, 시계는 나에게 있어서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사색의 시간이 되시를 기원합니다.




                                                                                       2006. 9. 1.

                                                                                              대표 운영자  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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