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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SS BRAND

  

안녕하세요. 옴마니입니다.

 

오늘 소개드릴 녀석은 크로노스위스 드레스워치의 아이코닉 아이템인 레귤레이터에 크로노그래프 기능이 추가된 크로노스코프입니다.

 

득한지는 꽤 되었는데, 일상에 치여 이제야 소개 올립니다.

 

크로노스코프는 크로노스위스가 2002년에 처음 선보인 모델로 2003년 올해의 시계 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베이스 무브먼트인 애니카 165의 수정 무브먼트 중 가장 후기에 출시된 녀석이기도 합니다.

 

애니카 무브먼트 베이스의 크로노스위스 무브먼트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C.121은 스몰세컨드(오레아 오토매틱), C.122는 레귤레이터, C.123은 GMT(토라), C.124는 점핑아워 레트로그레이드(델피스), C.125는 바로 이녀석 레귤레이터+크로노그래프(크로노스코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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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Chronograph가 아닌 Chronoscope인가?

 

 

그냥 갑자기 궁금했습니다. Chronoscope란 모델명은 무슨 뜻인가?

 

이 질문은 제가 이 시계를 들이고자 하는 열망을 갖게 한 일종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모델명의 기원을 알고, 또 이해하면서 부터 이 시계에 대한 공부가 시작되었고 또 이 시계의 가치를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원래 크로노그래프라는 말은 Chrono, 즉 시간이라는 말에 그리스어인 GRAPHEIN(영어로 to write 정도)이 합성된 단어입니다.

 

영어로 하면 TIME-WRITER 정도가 되겠네요.

 

초기의 크로노그래프는 말 그대로 잉크를 떨어뜨려 시간을 기록하는 장치였기 때문에 TIME-WRITER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을 것입니다.

 

니콜라스 뤼섹의 크로노그래프도 그랬고, 1800년대의 크로노그래프 시계들은 거의 다 잉크를 조그만 핀홀로 흘려보내는 방식이었던 것입니다.

 

아래 사진은 1830년대의 TIME-WRITER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핸즈 끝에 잉크 컵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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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대의 크로노그래프는 말 그대로 시간의 흐름을 유저가 알 수 있도록 게이지로 디스플레이만 해줄 뿐입니다.

 

즉 지금의 크로노그래프 시계들은 시간의 흐름을 기록한다기 보다는 그냥 시간의 흐름을 유저로 하여금 시각적으로 알게 해줄 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Lang 아저씨는 이 모델에게 크로노스코프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 같습니다. 

 

Chrono + SKOPEIN(영어로 to See 정도의 뜻이라네요) = CHRONOSCOPE ^^

 

미스터 크로노그래프로 불리던 Lang 아저씨는 크로노그래프라는 단어에 마저 자신의 철학과 소신을 담아내고 싶었나 봅니다.

 

 

2. CHRONOSCOPE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2002년은 크로노스위스에게 의미있는 해였습니다. 바로 설립 20주년이었거든요.

 

기계식 시계의 침체기에서 "기계식 시계에 빠지다"라는 모토를 내걸고 어렵게 시작한 브랜드가 레귤레이터, 오레아, 델피스 등의 모델로 유저와 평론가의 호평을 받으며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왔기에, 설립자인 Mr. Lang은 그 시기 일종의 뿌듯함을 넘어 감격스러움을 맛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호이어사의 크로노그래프 기술자로서의 커리어 패스, 자신에게 미스터 크로노그래프라는 별칭을 붙여준 그 커리어 패스 앞에 자신의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제대로된(?) 크로노그래프 모델이 없다는 데 일종의 부채의식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을 듯 합니다.

 

물론 7750 베이스의 크로노그래프 모델들을 선보이고는 있었지만, 자신의 이름을 건 크로노스위스만의 크로노그래프 모델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지요.

 

하여 브랜드 만의 크로노그래프 모델 출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자 그럼 기본적인 타임온리 무브먼트인 애니카에다 어떻게 크로노그래프 모듈을 설계하여 집어넣을까........고민스러웠을 듯 합니다.

 

고전적인 설계에 대한 신봉자였던 랑 아저씨는 로터가 있는 구동부가 아닌 다이얼 사이드에 크로노 그래프 모듈을 삽입할 계획을 세웁니다.

 

크로노스위스 전성기의 시계들을 보면, 랑 아저씨의 레트로적인 성향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레귤레이터가 그랬고, 길로쉐가 아름다운 델피스가 그랬으며, 에나멜 다이얼이 탐스러웠던 오레아가 그랬습니다.

 

"기계식 시계에 빠지다"라는 모토는 "아름다웠던 그 시절로의 회귀"의 다른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과거의 크로노그래프 시계들 중 구동부는 아름다운 브릿지를 유지한 채 다이얼부에 크로노 모듈을 삽입한 녀석들은 꽤 많습니다.

 

랑 아저씨는 이러한 고전적 방법을 택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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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얼부에 크로노그래프 모듈을 삽입한 포켓워치, 출처는 사진에...>

 

 

제 시계를 뜯어서 보여드릴 수 없으니 크로노스코프 무브먼트의 다이얼부의 공식 사진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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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 시계라서 그런게 아니고.....아주 멋집니다.

 

작동원리는 제 능력 밖이므로......패스.....합니다.

 

그래도 허전하니 사진으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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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부가 아닌 다이얼부에 크로노 모듈을 올리는 작업은 베이스 무브먼트의 설계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로터 밑에 모듈을 추가할 만한 공간을 확보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사실 현대에 시계 디자인과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였다고 하더라도, 1900년대 초반 기계식 시계의 아름다움과 기능은 현대의 시계와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안에 시계로서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담고 있지요. 현대의 시계들에 결여되어 있는 장인정신 까지도....물론 제 개인적 생각입니다.

 

 

랑 아저씨는 이런 방식의 크로노그래프에 더해 싱글 푸쉬버튼 크로노.....말 그대로 버튼 하나로 작동, 스탑, 리셋이 가능한 기능입니다.

 

또 거기에 더해....크로노스위스의 아이코닉 아이템인 레귤레이터 디자인을 채용한....그야말로 야심찬 아이코닉 크로노 시계를 만들고자 했던 것입니다.

 

크로노그래프가 출시된 후 170년의 세월을 조그만 손목시계 안에 담아내고 싶어 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제 상상 속의 이야기입니다.

 

 

랑 아저씨는 이 크로노그래프 설계를 함께 할 동지를 찾습니다.

 

선택은........독립시계제작자협회(?) AHCI 멤버와의 협업이었습니다.

 

AHCI의 설립자였던 스벤 안데르센에게 적합한 인물 추천을 부탁하였고, 스위스의 젊은 제작자였던 안드레아 스트렐러를 소개받게 됩니다.

 

사실 이 시계에 대해 알아가다가 가장 의외였던 것이 이 안드레아 스트렐러의 이름이 툭 튀어나온 것이었습니다.

 

안드레아 스트렐러......바로 OPUS 7의 설계,제작자입니다. 한마디로 유명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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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이런 시계들을 만들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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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안드레아 스트렐러라는 이름은 크로노스코프라는 모델에 대한 저의 열망을 조금 더 키워주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 이름도 유명한 안드레아 스트렐러가 명성을 얻기 전 설계했던 시계......왠지 뭔가 있을 듯한 환상을 심어주었더랬지요.

 

아무튼 다섯 개의 프로토 타입을 거쳐 크로노스코프는 완성을 보았다고 합니다. 깐깐한 랑 아저씨.....

 

그리고 페어에서 발표된지 2년만에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호평과 함께 2003년 올해의 시계상 등 각종 타이틀을 거머쥡니다.

 

아무튼.....이런 과정을 통해 태어났습니다. 크로노 스코프는.....

 

 

3. CHRONOSCOPE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크로노스코프는 레귤레이터 디자인에 싱글 푸쉬버튼 크로노그래프 기능이 적용된 최초의 손목시계입니다.

 

물론 회중시계에는 이런 디자인이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멋스럽습니다....다만 화질이 좋지 않은 사진이라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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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침창과 초침창이 3시와 9시에 배치되어 있을 뿐, 크로노스코프와 닮은 점이 아주 많습니다.

 

특히 저 크로노 초침 끝의 화살 모양.....아주 똑같습니다.

 

랑 아저씨는 이런 고전적인 모델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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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블루핸즈가 아닌 퍼플핸즈입니다.

 

예전 회중시계에서는 잘 보이던 퍼플핸즈가, 요즘에는 잘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궁금합니다.

 

제 생각에는 퍼플핸즈가 나오는 온도를 맞추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다소 순박한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블루핸즈는 300도, 퍼플핸즈는 280도 정도에서 색이 발현됩니다.

 

조금만 타이밍을 놓쳐도 퍼플핸즈의 색감은 사라지고 마는 것이지요.

 

현대의 기술이 발전했다고 하나, 조그만 핸즈의 온도를 고온에서 10도~20도 컨트롤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만, 퍼플핸즈의 경우 사진으로 표현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알겁니다.....ㅜㅜ

 

 

또 컬럼휠 방식입니다. 물론 다이얼부에 숨어있어 감상은 어렵지만, 슬라이드 방식(캠식)의 크로노 그래프 보다 조작감도 좋고, 정밀하며, 그만큼 세밀한 가공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크로노초침의 단차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제가 사용한 어떤 녀석들은 스톱시 크로노초침의 단차가 참 눈에 거슬리더라는....

 

아름다운 컬럼휠의 감상이 어렵다는 단점을 감안하여.....크로노스위스는 이런 모델도 내놓았습니다. 컬럼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지만, 왠지 좀 복잡한 느낌입니다.

 

지금보니 요 사진은 퍼플핸즈의 느낌을 그나마 살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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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싱글 푸쉬버튼입니다. 론진 같은 예전 크로노 강자들이 복각모델로 싱글 푸쉬버튼 크로노를 출시하였지만, 가격이.....물론 이녀석도 마찬가지지만요....아무튼 흔한 기능은 아닙니다.

 

자꾸만 용두 위로 불쑥 솟은 크로노 버튼을 누르게 됩니다. 탁월하고 정확한 조작감 때문에.....

 

 

굳이 또 하나의 특징을 꼽자면, 다이얼입니다.

 

크림색 도는 아이보리 다이얼이 적용되었으며 분침과 크로노침의 길이가 확연히 차이납니다.

 

각각이 가리키고자 하는 곳에 딱 맞는 길이입니다.

 

크로노 부분의 인덱스는 희안하게도 30, 60, 90, 120 이렇게 나갑니다. 

 

이게 뭘까 한참 생각했는데, 답은 단순했습니다.

 

21600 진동이다 보니, 1초에 6번의 분할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1분이면 360번.....즉 1/6초를 체크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이정도 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작은 눈금들이 초와 초 사이에 5개씩 있습니다.^^ 이거 세느라 눈아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아무튼, 제가 이 시계를 들이고 나름 알아간 내용들을 두서없이 적어보았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사진 몇 장 더 올리고 마무리 할까 합니다.

 

최근 새 옷으로 갈아 입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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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피스와의 2인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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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그나마 건진 퍼플핸즈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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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비루한 손목의 착샷..........부끄럽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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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내용이 길지 않았나 모르겠네요.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이 글이 좋은 정보가 될 것이라 믿으면서 적어 보았습니다.

 

그럼 회원님들 즐거운 성탄 맞이하시고, 가정에 아기예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 옴마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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