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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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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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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파일럿 워치라고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들과 대표적인 모델들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많은 분들에게 브레게라는 이름은 파일럿 워치를 거론할 때 논의의 대상에서 빠져있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의 예상과는 반대로 브레게에도 대표적인 파일럿워치가 존재하며, 브레게라는 이름과 현대항공역사 사이에는 남다른 인연이 있습니다. 브레게와 파일럿워치라는, 언뜻보면 어울리지 않을 두 단어의 연관성을 논하려면, 먼저 시계보다도 Louis-Charles Breguet라는 한 인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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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년에 태어난 Louis-Charles Breguet는 많은 분들이 잘 아시는 Abraham-Louis Breguet의 현손으로, 항공업계의 선구자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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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roplane]






Louis-Charles Breguet는26세라는 나이에 헬리콥터의 전신인 gyroplane을 개발하여 1907년에 처음으로 사람을 태우고 수직이륙을 시켰으며, 1909년에는 본인의 첫 번째 비행기를 개발하였습니다. Louis-Charles Breguet는 더 나아가 1911년에 Breguet Aviation이라고도 불리우는 Société des Ateliers d'Aviation Louis Bréguet라는 항공기 제작사를 설립하였으며, 세계1차대전과 관련, 가장 뛰어난 기체중에 하나라고 회자되는 Breguet XIV (14)와 장거리 경폭격기 및 정찰기로서 활약하고, 1930년, 파리발 뉴욕도착 구간의 고정익기체의 첫번째 무착륙 비행이라는 기록을 세운 Breguet XIX (19)등, 다수의 항공기를 제작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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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guet Type X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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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비행 기록을 세운 Breguet Type XIX Super Bidon - Point d'Interrogation ("Question Mark")]





Breguet Aviation은 1971년에 또 하나의 항공기 제작사인 Avions Marcel Dassault와 합병하여 Avions Marcel Dassault-Breguet Aviation로 이어졌으며 (1990년에 Dassault Aviation로 이름을 변경), 프랑스의 대표적인 전투기종 중 하나인 Mirage시리즈를 생산하는 항공사로 유명세를 떨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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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sault Mirage 2000]





Louis-Charles Breguet는 앞서 언급한 Société des Ateliers d'Aviation Louis Bréguet이외에도 1919년에 민간 항공사인 Compagnie des Messageries Aeriennes를 창립하여 물류운송업, 그리고 나아가 승객운송 서비스에까지 진출합니다. 이 회사는 Grands Express Aériens와 1923년 합병, Air Union을 설립하며, 1933년에는 네 개의 다른 항공사들과 합병, 현재는 Air France라는 친숙한 이름으로 세계적인 승객 및 항공화물운송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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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항공업계 내부로부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브레게 가문은, 시계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브레게는 1918년부터 비행기조종사들을 위한 시계를 프랑스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 공군, 그리고 추후에는 프랑스 공군 등에 납품하였는데, 본래 Type XI 및 Type XIX등을 비롯한 전투기들의 계기판에 부착되는 것이 그 목적이었으나, 조종사들이 가죽스트랩을 응용함으로써, 허벅지 및 무릎, 그리고 추후에는 손목까지도 착용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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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계기판에 장착되는 Breguet Chronograph Type 31. 1958년 추정.]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프랑스 국방부는 (French Ministry of Defense, 당시는 Ministry of War라고 명명) 자국의 공군들에게 정확하고 안정적인 시계를 조달하기 위하여 시계공급처를 물색하였습니다. Type XIX를 잇는다는 의미에서 “Type 20”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시계를 사용할 곳으로는 Armée de l'air (프랑스 공군), Marine nationale (프랑스 해군), 그리고 Centre d'essais en vol (프랑스 비행 시험 센터) 등이 있었습니다.




시계 개발에 있어서 Type 20프로젝트에 요구되는 시계의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고 추측되어집니다.


1. 30분짜리 minute counter를 포함한 2 counter규격에 검은 다이얼

2. 대략 38mm정도의 케이스 지름

3. flyback기능

4. 하루 오차 8초 이내

5. 35시간 이상의 파워리저브

6. 300회 이상의 크로노그래프 기능 상 고장간격




상기 조건들은 아마도 당시 독일공군에서 쓰이던 Tutima-Glashütte 와 Hanhart의 pilot chronograph으로부터 비롯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구조건이 flyback (retour en vol) 기능이었는데, 이는 공군들의 chronograph사용 환경에서 기인하는 조건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크로노그래프를 사용하려면 start -> stop -> reset의 세 단계가 필요하고, 시간을 재다가 다시 재려면 마찬가지로 stop -> reset -> start의 세 단계를 반복합니다. 비행기처럼 빨리 날아가는 물체를 조종하는 데에 있어서 이러한 조작은 조종사의 주의력을 흐트릴 뿐만 아니라 계산에 오차를 생기게 하고, 이는 곧 거리 계산 오차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크로노그래프가 작동하고 있는 상태에서 버튼 하나로 바로 새로운 시간계측을 가능하게 하는 flyback기능은 공군에게 있어서 필수적인 기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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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Type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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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케이스로 완성된 단 세개의 Type 20중에 한개. 1955년. ]







많은 시계들이 프랑스의 국방부에서 검토되었고, 결국 Vixa (1950년대 초), Breguet (1950년대 초), J. Auricoste (1950년대 중반), 와 Dodane (1960년대 초)의 네 개 회사에서 Type 20시계를 납품하였습니다. 회사마다, 그리고 모델마다 규격은 조금씩 달랐습니다만, 브레게의 경우에는 1954년에 2000개의 생산계약을 맺으면서Type 20시계를 생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1세대Type 20 브레게 시계들은30분짜리 minute counter를 채택하였으며, 인하우스 무브먼트가 아닌 Valjoux 222 수동 무브먼트를 사용했지만, 브레게답게 밸런스에 브레게 오버코일을 적용하여 정확성을 높였다고 합니다. 케이스의 크기는 38.5mm였으며, 베젤은 숫자표기 없이 코인엣지를 지녔고, 장갑을 끼고도 작동을 할 수 있도록 (소위 빅파스타일이라 불리우는) 서양배 모양의 크라운을 채택했습니다. 군용 시계인 만큼 대부분의 경우, 다이얼에 브레게표기는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케이스백에 “BREGUET / TYPE 20 / 5101/54” 등의 각인이 되어 브레게의 시계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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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re d'essais en vol (프랑스 비행 시험 센터)의 디렉터인 Louis Bonte에게 부여되고 CEV 1이라 명명된 갈색다이얼의 piece unique. 1956년 추정.]






1958년에는 프랑스 해군의 항공부서인 Aéronautique Navale에서 30분짜리 minute counter 대신에 15분짜리minute counter를 채용한 모델을 생산해달라는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Aéronautique Navale의 비행기가 출격하기 전에 요구되는 점검시간이 바로 15분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브레게는 항공용 2 counter 모델 이외에도, 12시간짜리hour counter가 달린 3 counter모델도 제작했습니다. 이는 프랑스 비행 시험 센터에서 주문한 것으로,  소량이었지만 브레게의 풍성한 파일럿 워치 제작 경력을 나타내기에는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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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용으로도 판매된 2세대 Type 20.  검은 bakelite로 처리된 베젤과 두꺼워진 러그 등의 변화. 1973년.]





Type 20시계는 군목적을 위해 생산되었지만, 시판용 시계로도 판매되었습니다. Type XX라 명명된 (그러나 발음은 같은) 민간인용 시계는 군용Type 20가 생산되기 시작한지 일년 후부터 판매되었으며, 몇몇은 다이얼에 브레게 표기가 되어있었고, 베젤에 숫자가 적혀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Type 20를 전면적으로 이용하던 프랑스 공군은, 쿼츠파동이 시작되던 1970년대에도Type 20를 계속적으로 사용했지만, 1980년대에 이르러 공군용 시계는 쿼츠시계로 대체되었고, 그 이후로 공식적으로 군용으로서의 Type 20의 사용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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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 XX Aéronavale]







Type 20사용이 중지된지 10년 이상이 흘러 1990년대 중반이 되자, Breguet는 Type XX ref. 3800 Aéronavale을 출시합니다. 옛날 민간인용 Type 20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한 3800은Aéronavale이라는 이름답게, 30분짜리 minute counter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브다이얼의 디자인은15분짜리 minute counter의 모습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 눈금이 1분이 아닌 2분이 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브레게는 date를 6시 위치에 추가한 ref. 3820 Transatlantique모델을 출시하였고, 티타늄 케이스 및 카본파이버 다이얼 등, 여러가지 소재를 활용한 버전을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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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기능이 추가된 Type XX Transatlantique]







그리고 2004년에 이르러, 브레게는 Type 20의 50주년을 맞아 Type XX의 후속모델인 Type XXI ref. 3810을 발표합니다. 케이스는 39mm에서 42mm로 늘어났으며, minute counter는 세시의 서브다이얼이 아니라 센터핸드로 대체되어, 언뜻보면 라트라팡테 (rattrapante)기능을 연상시키는 핸즈들의 조합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3시 위치의 서브다이얼은 AP/PM확인을 위한 24 시간계로 변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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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 XXI]









1954년부터 꾸준히 변모해온 브레게의 Type시리즈는 최근에 또 한번의 변화를 맞게 됩니다. Type XXI가 Type XX의 기능 및 디자인을 대부분 계승한 반면, 새로 발표된 Type XXII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무브먼트 사용은 물론, 실리콘 기술 및 고진동 밸런스 채택 등, 여러 면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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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Type XXII의 핵심은 실리콘 기술을 채용함으로써 이룩한 고진동 무브먼트에서 오는 정확한 크로노그래프 기능입니다. Type XXII를 위한 신 무브먼트 설계에 있어서 크게 두 가지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고진동 수를 이용하여 크로노그래프의 시간 측정을 더 잘게 쪼개어 측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5Hz 크로노그래프는 0.2초 단위로 시간을 잴 수 있지만, Type XXII의 경우는 무려 단위를 4배로 잘게 쪼개어 0.05초 단위로 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목적은 기계식 시계의 정확성을 보다 근본적으로 높이는 것에 있습니다. 





무브먼트의 정확성을 높이는 방법이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대표적인 방법이 무브먼트의 진동수를 늘리는 것입니다. 이를 이유로, 많은 브랜드들이 18000bph (2.5Hz)의 전통적인 진동수에서 벗어난 21600bph (3Hz), 28800bph (4Hz)등의 진동수를 점차 채용하게 되었고, 브랜드에 따라서는 36000bph (5Hz)이상의 진동수의 무브먼트를 개발하여 정확성을 높이려 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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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동 무브먼트의 대명사인 El Primero movement]







고진동 무브먼트의 장점은, 같은 비율 (%)의 토크나 동력 전달 등에 대한 변화가 있을 때, 저진동 무브먼트에 비하여 밸런스의 진폭변화율이 적어서 오차가 그만큼 적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는, 달리 말하면 충격이나 자세변화등에 의한 영향이 저진동무브먼트에 비해 작다는 결론입니다. 이렇듯, 이론적으로는 진동수를 늘리면 다른 조건들이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좀더 정확한 편입니다만, 무조건 진동수를 높이기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같은 조건이라는 가정하에, 고진동 무브먼트는 움직임 증가 이외에도 마찰, 공기 저항 등으로 인하여 비트 수 증가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이는 파워리저브의 심각한 단축이라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더 크고 두꺼운 메인스프링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두꺼운 메인스프링은 다른 부품들이 차지할 공간을 잡아먹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메인스프링에 비해 토크가 덜 고르다는 단점이 있고, 이는 결국 고진동 무브먼트가 가져다 주는 정확성 향상을 상쇄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또한, 고진동 무브먼트는 부품이 더 빠르게 움직이기에, 두 가지 종류의 마손을 가져옵니다. 첫 번째로 무브먼트의 특성상 부품이 더 많이 움직임으로써 이스케이프먼트휠, 윤열과 팔렛 포크 등, 부품과 부품 사이에 생기는 마손의 증가가 있고, 두 번째로는 진동이 증가함으로 인해 밸런스휠이 고속으로 운동하여, 밸런스휠의 축 등의 부품에 걸리는 비틀림부하가 늘어나서 생기는 마손 증가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진동 무브먼트는 윤활유에 더 많은 부하를 주어 품질을 떨어뜨리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좀 더 무거운 윤활유를 사용하면 윤활유가 제자리로부터 튕겨나가는 성향이 보다 심해집니다. 각종 합성윤활유의 개발 덕분에 이러한 문제는 많이 개선되었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고진동 무브먼트는 관리에 보다 세심한 주의를 요하는데, 윤활유가 마르거나 튕겨나가거나, 또는 이 밖의 이유로 품질이 저하되어 제대로 된 윤활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저진동 무브먼트에 비해 훨씬 빨리 무브먼트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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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이유 등으로 무브먼트의 진동을 높여서 정확성을 향상시키는데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는데, 브레게에서는 Type XXII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실리콘 부품기술을 채용함으로써 기존 고진동 무브먼트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였습니다. 





Type XXII에 들어가는 Cal. 589F는 13 1/4 리뉴의 무브먼트로,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과 팔렛포크, 그리고 이스케이프먼트휠을 채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실리콘 신소재는 고진동 무브먼트에 적합한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일단, 실리콘 소재는 기존 재질에 비해 무게가 획기적으로 적어, 이스케이프먼트 부분이 동작할때 필요한 에너지의 양을 그만큼 줄여주기에  고진동 무브먼트가 필요로 하는 추가적인 에너지의 요구량을 상쇄시키는 효과를 갖습니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가 덜 필요해진만큼, 기존의 고진동 무브먼트에 비해 더 고른 토크를 가진 메인스프링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는 위에서 설명한 토크 불안정에 의한 상쇄효과를 해결하여, 정확도 향상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게 합니다. 덕분에 대부분의 시계들의 3-4배에 달하는 고진동수를 채용하면서도, 추가적인 메인스프링배럴이나 특수목적 메인스프링 없이 45시간의 파워리저브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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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소재는 마손에 있어서도 탁월한 효과를 부여합니다. 윤활유가 따로 필요없을 정도로 마모에 강한 소재의 특성 상, 상기 설명한 첫 번째 종류의 마손은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며, 기존 소재에 비해 줄어든 무게 덕분에 고진동 운동에서 생기는 두 번째 종류의 마손도 획기적으로 줄어듭니다. 또한, 윤활유가 필요없어도 되는 실리콘 소재 덕분에, 기존 고진동 무브먼트와는 달리, 윤활유가 튕겨나가거나 변질되었을 때 생기는 급격한 마모도 원천적으로 봉쇄가 됩니다. 이렇듯, 브레게에서는 실리콘 부품기술을 고진동 무브먼트에 접목함으로써 기존 고진동 무브먼트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동시에, 고진동에서 오는 정확도 향상효과를 그대로 가져오는 결과를 이룩하였습니다. 거기에 추가로, 신소재를 이용함으로써 더이상 밸런스 부분이 자기장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실용적인 효과도 누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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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와 접할 때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7개라는 다소 많은 수의 핸즈입니다. 시침과 분침을 제외하고서도 시계 중심에 두 개의 다른 모양을 가진 센터 핸즈들이 있기에, 언뜻보면 라트라팡테기능을 지닌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지만, Type XXI와 마찬가지로 두 개의 센터핸즈들은 크로노그래프 사용시 시간계측을 위해 채용한 구조입니다. 이 두 개의 센터 핸즈들과 다이얼의 주변부를 감싸는, 다소 복잡함 느낌을 주는 두겹의 chapter ring들이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기능 표기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9시에는 10hz의 물흐르는듯한 초침을 자랑하기위해 30초에 한번씩 회전하는 서브세컨드핸드가 위치하고 있으며, 6시방향에는 레퍼런스타임, 그리고 3시에는 레퍼런스타임의 밤낮을 표시해주는 24시간계가 있습니다.




시간을 나타내는 핸즈들의 경우, Type XX로부터 사용된 디자인이 계승되어 Type XXII에서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Type XX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빈티지스러운 “feuille de sauge” (sage leaf) 핸드의 경우, 비록 더 이상 minute counter의 역할은 아니지만, 여전히 3시 방향의 서브다이얼에 자리잡고 24시간계를 나타내는 용도로 쓰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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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 XX의 3시 서브다이얼은 minute totalizer.]





다이얼의 경우, 평면적인 느낌의 다이얼을 가진 Type XX에서 Type XXI로 넘어가면서부터 입체감이 많이 늘었는데, Type XXII에서는 서브다이얼의 높이 차이가 한층 심화되어 입체감이 극대화되었습니다. Type XXI의 경우 세 개의 서브다이얼이 모두 같은 깊이로 들어간 반면, Type XXII의 경우, 서브세컨즈를 나타내는 9시와 24시간계를 나타내는 3시 방향의 서브다이얼은 한층 더 깊게 들어갔으며, 6시 부근의 GMT 레퍼런스타임과 날짜를 나타내는 6시 서브다이얼은 깊이는 상기 설명한 다이얼들만큼 깊지는 않지만 시간을 표시하는 서브다이얼의 chapter ring이 기존 다이얼 위에 따로 부착되어 다른 두 개의 서브다이얼과 포개지면서 입체감을 한층 더 살려주고 있습니다. 또한 chapter ring 내부는 은색처리가 되어 다른 두 서브다이얼과 차별감을 주어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6시 서브 다이얼 내부에는 은색 테두리 처리된 날짜창이 자리잡고 있어서 균형미를 살리면서도 추가적인 정보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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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의 전체적인 색은 검은색 바탕이며, 그 위를 가로지르는 흰색폰트들이 정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만, 군데군데 들어간 적색의 포인트가 되어 Type XXII의 주요기능 표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Type XXII의 주요 기술인 10Hz가 다이얼 중앙에 적색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크로노그래프 센터초침, 그리고  크로노그래프 시침의 끝부분, 그리고chapter ring의 곳곳도 적색으로 칠해져 크로노그래프 정보를 다소 독특한 방식으로 나타냅니다.





10Hz의 무브먼트덕택에, 앞서 말씀드린대로 Type XXII는 시간을0.05초 단위로 잴 수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2.5Hz 무브먼트를 지닌 크로노그래프의 1/4단위를 측정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만, 시계 다이얼의 크기의 한계로, 어느 정도를 넘어가면 기존의 chapter ring에 있는 정보를 가지고는 크로노그래프의 정보를 정확히 읽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2.5Hz크로노그래프의 경우, 각 초 사이에 눈금이 4개가 그려져서 0.2초 단위를 잴 수 있게 되어있으며, 다이얼에 표기할 수 있는 눈금 개수의 실질적인 한계는4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Zenith사의 El Primero로 등의 5Hz고진동 무브먼트의 경우에도 0.1초 단위로 계측이 가능하지만, 초 사이에는 4개의 눈금만이 있습니다. 9개의 눈금을 그리기엔 다이얼의 크기가 너무 작은 것입니다. Zenith에서는 특별히 0.1초 단위의 계측을 보다 편히 볼 수 있게, 크로노그래프 초침이 10초에 한번씩 한 바퀴를 완주하는 모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만, 이런 경우에는 반대로 크로노그래프 초침이 너무 끊겨 돌아가기에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단점이 있습니다.





Type XXII의 경우, 두 가지 문제를 절충해서 해결하기 위해, 크로노그래프 초침이 30초에 한번씩 완주하게 설계를 하였습니다. 기본방식에 비해 두 배나 빨리 돌아가는 초침 덕택에, 고진동 무브먼트 특유의 물흐르듯 돌아가는 크로노그래프 초침의 움직임을 유지하면서도 0.1초단위로 눈금을 표시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30초에 완주를 하기 때문에 초침만 봐서는 계측된 시간이 1-30초 구간인지, 아니면 31-60초 구간인지 알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색과 흰색을 번갈아가며 chapter ring에 사용하여 두 구간을 알기 쉽도록 하였습니다. 크로노그래프 분침은 일분에 한 눈금을 가는 전형적인 모습을 띄지만, 분침의 다이아몬드 촉에 대응하는 안쪽 chapter ring을 보면 적색 구간이 1-30초, 그리고 흰색 구간이 31-60초에 대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크로노그래프 분침이 어느 구간에 있느냐를 보면 크로노그래프 초침이 정확히 몇 초를 가리키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시간 분석을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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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위의 경우, 크로노그래프 분침 (M60)이 53분을 넘어섰습니다. 초침 (S30)의 경우 28초대일 수도, 또는 58초대일 수도 있습니다만, 분침의 끝이 적색 구간 (B60)에 있으므로, 크로노그래프 초침은 1-30초 구간 사이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결국 크로노그래프의 계측시간은53분 28초대이며, 눈금 (B30)까지 계산을 한다면 53분 28.3초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만약에 초침이 반 눈금 더 지나가 있다면 0.05초를 추가할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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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를 보았으니 이번엔 직접 계산을 해볼까요?


답은 아래 부분을 마우스로 드래그하면 보실 수 있겠습니다.



[이번 경우엔 크로노그래프 분침이 3분을 넘어섰습니다. 분침의 끝이 흰 구간에 있으므로, 크로노그래프 초침은 31-60초 구간 사이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번 경우, 크로노그래프의 계측시간은3분 33초대이며, 눈금까지 계산을 한다면 3분 33.8초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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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 XXII의 케이스는 전작인 XXI의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일견 투박해보이는 Type XXII의 케이스 디자인은, 실제로 접하여 이모저모 뜯어보면 여러가지 면에서 여타 파일럿워치들과는 차별되는 고급스러움을 지향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스크래치가 나기 쉬운 베젤은 무광처리가 되어있으나, 베젤측면의 요철부분들은 베젤을 보다 쉽게 회전을 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동시에, 유광처리가 되어 각도에 따라 빛을 현란하게 반사시킵니다.  케이스의 옆과 뒷면은 베젤의 요철과 마찬가지로 유광처리를 하여 고급스러움을 돋보이게 합니다.  또한,  케이스 측면의 요철무늬 처리는 Type XX이래로 꾸준히 계승되어 온 것으로, 밋밋함을 방지하여17.30mm라는 두께에도 불구하고 생각만큼은 두껍지 않다는 인상을 주는데 한 몫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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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크기는 44mm로, XXI의 42mm보다도 한층 커진 형태입니다. 이는 Type XX와 Type XXI가 출시되던 시절에 비해, 보다 더 큰 시계를 선호하게 되는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하는 것 이외에도, 다이얼을 좀 더 크게하여 Type XXII만의 독특한 크로노그래프 표시방식의 가독성을 높이는데에도 한몫을 합니다. 브레이슬릿의 경우, Type XXI와 마찬가지로 유광 중심에 중앙링크는 무광처리하였습니다. 착용감은 전시리즈 동일하게 묵직하면서도 손목에 잘 감기는 느낌이 특징입니다.  실제로 접할 경우, 케이스나 브레이슬릿, 그리고 요철 하나하나까지, 어느 곳을 만져봐도 날카로움 없이 부드럽게 잘 마감되어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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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백의 경우, 간결하게 뒤를 막고 유광피니싱을 한 반면, Type XXII의 가장 독특한 부분인 silicon기술 중심의 10hz 밸런스휠과 이스케이프먼트 부분은 독특한 형태의 사파이어 글래스를 통해 살짝 보여주고 있습니다. 언뜻봐서는 평범한 이스케이프먼트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실리콘 팔렛포크와 이스케이프먼트휠이 푸른색을 띄고 있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케이스백도 앞면과 마찬가지로 적색의 포인트처리가 적용되어있으며, 이는 뒤에 각인된 글씨 이외에도 시계를 움직이다 보면 살짝 모습을 드러내는 Type XXII 특유의 로터에서 드러납니다. 로터의 색도 붉은 색이지만, 마치 레이싱카나 바이크의 림 (rim)을 연상시키는 향태는 스포티함을 강조합니다. 케이스백은 왠만한 시계보다 많은 10개의 나사로 잠긴 형태로, 방수능력도 그만큼 좋아보이지만, 아무래도 크라운을 제외한 크로노그래프 버튼들이 screwed타입이 아닌만큼 방수는 100m에 머무르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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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에 대해서도 잠깐 설명을 드리자면, 빛이 파네라이만큼 밝지는 않지만, 각종 핸즈와 인덱스들에 적용된 푸른 야광의 시원한 느낌은 Type XXII가 파일럿 워치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하는 듯 합니다. 베젤의 마크는 물론, 섭다이얼의 숫자와 인덱스 부분까지 모두 야광도료처리를 한 것이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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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옆면을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크라운입니다. 케이스의 디테일을 살림과 동시에 그립감을 높여주는 요철모양 처리라던가, 크라운 끝에 양각으로 무척이나 디테일 있게 처리된 "B"글자는 Type XXII가 고급스런 파일럿워치라는 점을 상기시켜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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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그래프답게 케이스 우편에는 크라운의 좌우에 두 개의 버튼이 위치하고 있으며, 스포츠워치답게 screwed crown을 채택하여, 기본 위치에서 방수능력을 높입니다.  Type XXII의 붉은색 theme은 여기서도 드러납니다. 리셋 버튼 및 플라이백 기능을 담당하는 4시 방향의 버튼에는 적색의 원형 테두리 두개가 둘러싸고 있습니다. 버튼들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사실은 4시방향의 버튼이 2시 방향의 버튼보다 크고 두껍다는 점입니다. 리셋할때 들어가는 힘이 2시방향의 스타트/스탑 버튼을 누를 때보다 더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하여서 손가락의 아픔 없이 손쉽게 누를 수 있도록 배려한 조치라고 생각되며, 이는 Type XX 및 Type XXI에 비해 발전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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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긴 리뷰가 되었습니다만, Type XXII는 브레게의 유서 깊은 시계를 기반으로 각종 기술을 채용하여 발전시킨 모델입니다.  상기 기술한 기술들의 채택 때문인지 다소 크기가 커진 감이 있어서 모든 분들에게 어울릴만한 시계는 아닙니다만, 유서와 프레스티지,  최신 기술 및 파일럿워치에 어울리는 각종 기능들을 집약한 시계를 찾고 계신 분에겐 최고의 선택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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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계애호가분들 사이에서는 많은 분들의 뇌리에 박히지는 않았지만, 브레게의 Type 시리즈는 시계의 전설인 Abraham-Louis Breguet와, 그의 현손이면서 항공업계의 선구자인 Louis-Charles Breguet를 150년에 가까운 시간을 넘어 이어주는, 파일럿 워치 사상 다시 없을 독특한 매개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1960년대에 그 누군가는 Breguet시계를 차고 Breguet 비행기를 조종했을 테니 말이죠…^^

이번 XXII를 통해서 보여줬듯, 브레게가 앞으로도 Type시리즈를 꾸준히 발전시켜 브레게만의 독특한 파일럿 워치 유산을 계승해 나가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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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Charles Breguet.  Presumably flying on a Bregu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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